[우리 딸은 어디 있을까]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
-
우리 딸은 어디 있을까? ㅣ 그림책은 내 친구 31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그림, 이지원 옮김 / 논장 / 2011년 11월
평점 : 
딸만 키우다보니.. 딸.. 이라는 글자가 들어간 이야기책이나 그림책에 먼저 눈길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도데체 딸이 아들보다 키우기 쉽다는 생각이 맨 처음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것인지.. 아들보다 키우기 쉬운 딸이란 어떤 존재인지.. 딸도 이렇게 키우기가 힘든데 더 힘들다는 아들은 어떤 존재들인지... 그런 생각이 마구마구 드는 요즘...
알라딘에서 이 책이 왔다.
우리 딸은 어디있을까?
딸이 가출을 했나? 집을 나갔나? 아니면 늦은 시간까지 귀가를 하지 않았나?
예전같으면 딸이랑 술래잡기를 하나? 하는 이쁜 생각을 먼저 했을텐데.. 사춘기에 들어선 딸이랑 사는 입장에서는 저런 불길하고 부정적인 생각이 먼저 든다.
아.. 무서운 선입견... 그리고 의식의 일방통행..
책이 무척 아기자기하다.
일일이 손으로 바느질 한 작품이 나온다. 조금은 삐뚤고 서툰 바느질이다. 매끈한 작품의 냄새가 아니라 내가 해도 이만큼은 하겠다 싶게 친근하고 조금 조악한 부분도 눈에 띄고 삐뚤고 거칠다. 하나하나 세세하게 살피면 썩 잘 된 작품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책이나 질감이 따뜻하고 정겹다.
책장을 넘겨도 딸은 도무지 나오지 않는다. 역시.. 딸이 나갔군.. 지레짐작해버린다.
엄마는 (아마도 화자가 엄마가 아닐까) 계속 자신의 딸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런 면이 있지만 내면엔 이런 면도 있어요. 남들이 보는 것과 달리 엄청난 반전도 속에 있답니다.. 하면서 시시콜콜 딸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그리고 마지막.. 짜잔.. 딸이 나온다. 영리하고 밝은 모습의 딸이다. 엄마가 말했던 모든 겉면이 그대로 보이는 얼굴.. 그러나 엄마게 이야기 해준 그 이면도 아마 가지고 있을 딸이다.
사람이면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 남들에게 보이는 모습이 있고 남들에게 감추고 싶은 면도 있을거다. 남에게 보이지는 않지만 속으로 간직한 모습.. 얌전하기만 하던 사람에게 의외의 당차고 당돌한 모습도 있고 늘 앞장서고 리더쉽을 발휘하는 사람의 의외의 소심한 모습도 있다.
사람에게는 보이는 모습 이외의 다양한 모습을 어쩌면 내가 모르고 남이 먼저 알아차리는 그런 면도 있다.
겉으로 예쁘게 완성된 수예작품도 그 뒤를 보면 복잡한 실들의 꼬임 매듭이 나있는것처럼 (물론 완벽하고 좋은 솜씨를 가진 장인이라면 앞뒤를 구분하지 못할만큼의 깔끔한 이면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일반의 보통 사람이라면 조금은 감추고 보여주고 싶지 않은 이면이 있기마련이다. 그러나 내가 보여주고 싶어하는 모습도 역시 보여주기 싫은 그 뒷면이 있기에 가능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어떤 모습이 있고 어떤 이면이 있건.. 우리딸이 어떤 모습이건.. 나는 우리딸을 사랑한다는 엄마의 마음이 보이는 듯하다.
내가 내 딸을 미워하고 힘들어하면서도 사랑하듯이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