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시간이 다가오네.

인생은 타들어가는 촛불마냥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나는 어느덧 너 없이 산다.

한때 상상할 수도 없던 일이,

너무 자주 일어나는 것이,

인생.

그런,깨달음을 주기 위해,

너는 나에게로 온 듯하다.

그것은 또 얼마나 무익한가.

불가역한 시간을

낸들 어떻게 할 수 있을까마는,

가끔씩 억울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


여태 이렇게 살았는데...



애인은 토막난 순대처럼 운다


를 읽고 있다.



시는, 단순에 읽어내려갈 수 없는 것이다.

시는, 줄거리에 익숙한 두뇌에 늘 배신감을 안겨준다.

시는 초와 분이 다르게 읽힌다.

같은 시도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 다 다르다

시적 언어는 읽힐 때와 머금을 때가 다르다.

기분에 따라, 날씨에 따라, 장소에 따라,,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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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3-11-21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테레사님~이 시집 좋은가요?
저는 이 시집이랑 [그리운 나무]랑 고민하다가 [그리운 나무] 샀거든요.

맞아요, 시는 단숨에 읽을 수가 없는 것 같아요.
문제는 아껴서 읽다가 올초에 산 시집을 아직도 읽고 있다는 거지요.^^

테레사 2013-11-21 14:59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음...뭐라 하기 어려운데....음식에 대한 비유들이 감각적으로 읽혔어요..근데 전..뭐 별로라고나 할까...기냥...박성우 시인의 시가 전 더 좋더라고요, 비교하자면..최근에 읽은 시집 중에서 ...ㅎㅎ 전 시를 읽어낼 만큼 순수하지 못한가 봐요.ㅎㅎ
 

요즘 통 책을 읽지 못했다.

아니 손에 들기조차 하지 않았다.

점점 무언가로부터 멀어지는 느낌이다.


반성의 미덕은, 추스림일 것이다.

그리고 나아감의 동기를 확인하는 것일 터이다.



"여전히 나 자신이 온전한 인간인지 알아보고 싶은 욕망"의 실천일 것이다.


또래보다 열살은 늦게 철이 드는 나로서는, 이제 겨우 그들이 십년 전쯤에 이미 체득했을 법한, 생의 기미를 겨우 감지하는 듯하다.

그래그래...이제 겨우, 공부를 왜 그리 안했던가와 직업인으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등등에 대한 일말의 기미 같은 거, 너무 늦게 오지만 말아줘.


"만일 당신이 생의 기미를 안다면 당신을 사랑하겠습니다."


대학 때나 지금이나.. 나는 이 시구를 좋아한다. ....

그러고 보니 우리가 어떤 책을 읽게 되는 과정은 얼마나 불가사의한가.

하필 왜 , 그 책이어야 하는지, 어째서 꼭 그 책이었는지, 왜 그 책이 나의 눈에 띄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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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시전집을, 틈틈이 읽고 있다.

이 경우, 읽고 있다고 하는 게 맞는지, 자신이 없지만.


김수영,

내 인생에서 김수영의 시는 아주 오래 전, 우리 집에 잠시 기거했던 사촌 오빠로부터, 시작된다.

내가 사춘기 여고생이었던 어느날.

그때, 키가 180센티미터가 넘고 호리호리한, s대 대학원생 오빠가 나타났다.

내 인생은,늘 외로웠기 때문에, 

사촌오빠의 존재는, 갑자기 드러난 이정표와도 같이, 닫혀진 나의 인생의 선명한 목표가 되었다.

그래 오빠에게 칭찬받고, 귀염받고, 사랑받고...뭐 그런 소녀다운 목표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싸늘했다.

오빠에게는 차분하고 맏딸다운 내 언니가 있었고, 나는 그 다음이었다. 실은 그 다음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다음, 오빠는 가녀린 서울 여인과 결혼하여 우리집을 떠났다. 

그 가버린 자리에 책들이 남았다. 누렇게 바랜 냄새나는 종이들의 더미...를 우리에게 남겨주었다. 그때 알지도 못했던 문학인들의 이름들이, 주목받고 싶었으나 결국, 아무것도 이끌어내지 못한,나의 실패를 증거하듯, 그 책들도 , 나를 외면하였을 것이다...아마도

그 때, 김수영이란 사람이,있었다..., 들쳐보았으나 도무지 무슨 말인지 모를.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난다는 그 유명한 말, ..어쩌면 그때가 아니라 대학에 들어오고서야 그게 무슨 말인지 어슴푸레하나마 감을 잡았던 것은.


사실 그때 김수영을 처음 보았는지, 대학에 들어가서야 비로소 만났는지, 기억이 확실하지 않다. 다만, 김수영 하면, 이상하게도 사춘기 시절 관심받고 싶었던 나의 좌절된 열망이 어김없이 떠오르곤 해서,  쓸쓸함이 그리고 종내는 부끄러움이 찾아 오는 것이다.


시를 뒤적이는데,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여전히.

이 나이가 되었으나, 나는 아직도 

김수영의 시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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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3-10-07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되게 어려울 거란 생각이 들어서, 김수영이 시로 하는 말들을 제대로 이해할 자신이 없어서 그의 시를 읽을 엄두가 안나요.

그렇게혜윰 2013-10-07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을 샀는데 언제 시작을 하려는지....ㅠㅠ

단발머리 2013-10-07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테레사님, 안녕하세요~~
전 김수영전집 산문편에 도전했다가 바로 하산했어요^^ 당연히 시는 엄두도 못 내구요.
엄두 안 나시는 분들 계셔서 쪼금 위로가 되는데요.

테레사 2013-10-08 16:47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이 제 서재까지..너무 너무 반가워요^^. 그러게요..어제도 한편 읽었는데 마침 생황인으로서 기자질을 해야 하는 처지를 빗대어 쓴 시였어요..암튼....

2013-10-15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김수영 전집에 그런 기억이 입혀져 있군요. 저에게도 김수영은 나름의 애착과 추억이 있는 시인인데 별 얘긴 아니지만 언젠가 할 수 있겠지욥.ㅎㅎ / "실은 그 다음도 아니었을 것이다." 라니, 흐흐..ㅋ
 

.

벨자가 이번 달에 새로 나왔다고 하네.

이웃 서재에 놀러갔다 알게되었다.


예전에 썼던 몇 마디 독후감이 떠올라 다시 붙여 보았다.

다시 읽는다면 어떤 기분일까?

어떤 느낌일까?

이 여자는 너무 예민하여 그야말로 유리그릇같다는 느낌을 준다.

섬세하고 민감한 그녀였기에, 세상을 시로 표현할 수 있었으리라.


나는 당시, 모든 바람난 유부남을 증오하였었다. 마치 내가 피해자인양...감정이입이 이 정도면 병적이다.


다시 이 책을 보면, 어떨까? 

새로 살까 말까...



(아래는 예전에 썼던 몇 자)






./내 속엔 언제나 비명이 살고 있어요./밤마다 비명은 울부짖으며/내 속에서 잠자고 있는 이 어두운 것이/ 구름이 지나가고 흩어집니다/..(실비아 플라스의 ‘느릅나무’ 중)


195,60년대 미국의 시인이었던 실비아 플라스는 31살의 나이로 자살했다. 자살이란 문자 그대로 스스로를 죽이는 것이다. 인생의 유쾌한 결말은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영국의 유명한 계관 시인이었던 남편 테드 휴즈는 자살한 실비아의 일기를 세상에 공개했다. 나는 그것이 무척 뻔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사적이고 내밀한 부분에 대해 남편이라고 해서 세상에 공개할 권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 예민한 실비아도 분명 원치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참으로 난감한 일이 생겼다. 실비아의 일기가 보고 싶다는 유혹이 드니 말이다. 실비아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자랐는지, 시란 그에게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왜 자신을 죽여야만 하였는지 자꾸 궁금해진다, 실비아 그녀가 자꾸 보고 싶어진다. 

<벨자>는 지적이었고 예뻤으며 ‘지나치게’ 감성적이었던 실비아가 자살하던 해에 발표한 유일한 소설이다. 자신의 경험이 투영된 자전적 소설이라고 하니, 내게는 일기를 대신할 수 있는 좋은 대체물이 될 수 있을 것이었다. 유리로 만들어진 종(bell)을 뜻하는 <벨자>가 무엇을 상징하는지는 책 속에서 확인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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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3-08-28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벨자를 읽어본 적이 없어서 이번참에 사야겠구나 하고 보관함에 넣어두었어요.

프레이야 2013-08-29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테레사님, 저도 구매했어요. 땡스투유~
실비아 플라스의 전기를 읽고 이 책 이름을 알게 되었었는데 읽어보진 않았어요.
기네스 펠트로우가 연기한 실비아, 영화 참 좋아합니다. 너무나 예민하고 가련한 여인.

테레사 2013-08-29 16:26   좋아요 0 | URL
와 프레이야님 반가반가^^ㅎㅎ 저도 영화 참 잘 보았어요....맞아요 가련한 여인이에요..

페크pek0501 2013-09-01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브아르의 <위기의 여자>가 생각나는군요.
일기체 형식의 소설인데 남편이 바람이 나서 속이 상한 아내의 일기랍니다.
예전에 이것 읽으면서 저도 그 남편이 미웠어요.
하지만 사랑에 빠지면 할 수 없는 일이 아닐까, 싶어요.
사랑하면 뻔뻔해지는 듯해요. 뻔뻔해지는 용기도 사랑의 힘이겠지요. ㅋ

테레사 2013-09-02 10:19   좋아요 0 | URL
와 펙님 반갑습니다.^^. 기네스 펠트로의 실비아를 보고 그녀의 남편을 증오했었지요...사랑이란 게 그렇다.....맞긴 맞는데...어느 편에 감정이입되느냐에 따라 이해도 되고 아니되기도 하고 그래요..^^;

가연 2013-09-26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궁금하네요. 저 책 링크를 타고 소개글을 조금 읽어봤는데.. 호밀밭의 파수꾼에 맞먹는 대작이라니. 아니 호밀밭의 파수꾼에 맞먹는 작품이 존재할 수 있단 말인가? 싶은 심정이지만, 아하하하하... 여담이지만 누군가 죽은뒤 많은 주변사람들이 죽은 사람과 주고받았던 내밀한 기억을 팔아버리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런 걸 보면서 참 슬픈 느낌이 들지만, 동시에 궁금한 그런.. 배덕감이 느껴진달까
 

다윈 평전을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다.

당일 배송이라는데, 아직 안왔다.


퇴근 전에 왔으면 좋겠다.

최근 들어 진화와 관련된 재밌는 책이 눈에 안띈다는 생각을 하였다.


윌슨의 인간의 본질에 관하여란 책은 중고서점에 팔아버렸다. 76년도에 나왔던가 싶은데, 너무 오래되기도 했고, 다시 볼일이 없을 듯해서, 팔아치웠다.


다윈

인류의 본질에 대해 이처럼 혁명적인 인식을 가져다 준 이가 있었을까?

신과 기적의 시대에 혼자(물론 다윈과 같은 생각을 했던 이들이 다수 있긴 했다) 물질로서의 인간상을 제시한 천재,


나의 인생관에도 영향을 끼친 사람을, 너무 오랫동안 모른체 하며 살았다.

이제 그를 들여다볼 때가 되었다.


그러고 보면, 인간의 지적 능력은 시간과 무관한 듯하다.

정보와 경험의 축적 양이 다를 뿐 인간의 지적 능력은 과거라고 해서 지금 우리들의 시대보다 떨어진다고 할 수 없을 것 같다. 바꾸어 말해 지금 우리의 지적 능력이 다윈 시대의 그것보다 낫다고 할 수 없다는 것.


뭐래는 거니 나?...책, 안오네...아직...



(하루 지나...)



오전에 출근하는 버스에서 택배기사의 전화를 받았다. 결국 당일 반 배송인셈...


화장실에서 잠깐 서문을 읽었다.

음..서문이 꽤나 뭉클한데..

약간의 감명까지 받아 페이스북에 한 줄을 옮겨놓기까지 했다.


뿌리와 이파리라는 출판사는, 일관성이 있다.

대표를 한번 만나고 싶은 마음이 든다, 문득.


1000페이지가 넘는 분량. 번역가는 김명주, 그의 연애라는 책을 잘 읽었고 독후감까지 썼던 기억이 떠올랐다.

말인즉, 번역이 좋았다는 평.


"인간이 자기를 바라보는 방식을 혁명적으로 뒤바꾼 " 사람으로 평가하는 대목에서 왠지 모를 감격이 치밀어 올랐다.

평전을 잘 안 읽는 나로서는, 기대 반 걱정 반.

베고 자기에도 목이 뻐근할 정도의 내용...


다 읽고 독후감까지 써볼 생각이 났으면, 좋겠다..

얏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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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3-08-21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 읽고 다윈 평전을 읽을 생각은 아예 못하고, [연애]를 검색해봤네요. 그러다 테레사님의 리뷰도 보았고요. 전 다윈 평전 보다는 [연애]쪽이 더 끌려요. 그런데 600페이지쯤 되더라고요. 흐음, 소설이 아닌 글을 그렇게나 많은 페이지를 읽어낼 수 있을까 ...요? 흐음.

테레사 2013-08-21 17:03   좋아요 0 | URL
연애는 낚시성 제목이에요. 그죠?

다락방 2013-08-21 18:00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그' 연애인줄 알았다가 당황했다능;;

2013-08-26 2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27 09: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27 1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3-08-27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윈의 딸이 쓴글을 어디서 봤는데 팬레터에 일일이 가족모두가 동원되서 답장을 썼다더라구요. 인간적이고 소명의식이 있는 사람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읽고 싶어서 장바구니 쓱.

테레사 2013-08-28 09:24   좋아요 0 | URL
네네..원체 혁명적이고 이단적인 사상이라 다윈이 20년이나 묵혀두었었다니...글고 다윈도 좀 꼬장꼬장...성격 장난 아닐듯...

가연 2013-08-28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다윈 평전..ㅎㅎㅎ 후회하시지 않을거에요

잘 지내고 계신가요?? 너무 오랜만에 들러요ㅠ

테레사 2013-08-28 09:23   좋아요 0 | URL
가연님, 제가 이 책 고른 건 가연 님의 글을 언젠가 읽고 무의식 속에 남아 있었던 듯...어딘가 소개글을 읽었다는 생각을 하였거든요...다시 가연님 서재에 가보니 역시나....^^ 암튼 반갑고 고맙슴다.

2019-06-02 09: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테레사 2019-06-02 13:11   좋아요 0 | URL
아...제가 좋게 읽은 책을 파는 성격이 아닌 듯 합니다..죄송합니다.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