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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자가 이번 달에 새로 나왔다고 하네.

이웃 서재에 놀러갔다 알게되었다.


예전에 썼던 몇 마디 독후감이 떠올라 다시 붙여 보았다.

다시 읽는다면 어떤 기분일까?

어떤 느낌일까?

이 여자는 너무 예민하여 그야말로 유리그릇같다는 느낌을 준다.

섬세하고 민감한 그녀였기에, 세상을 시로 표현할 수 있었으리라.


나는 당시, 모든 바람난 유부남을 증오하였었다. 마치 내가 피해자인양...감정이입이 이 정도면 병적이다.


다시 이 책을 보면, 어떨까? 

새로 살까 말까...



(아래는 예전에 썼던 몇 자)






./내 속엔 언제나 비명이 살고 있어요./밤마다 비명은 울부짖으며/내 속에서 잠자고 있는 이 어두운 것이/ 구름이 지나가고 흩어집니다/..(실비아 플라스의 ‘느릅나무’ 중)


195,60년대 미국의 시인이었던 실비아 플라스는 31살의 나이로 자살했다. 자살이란 문자 그대로 스스로를 죽이는 것이다. 인생의 유쾌한 결말은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영국의 유명한 계관 시인이었던 남편 테드 휴즈는 자살한 실비아의 일기를 세상에 공개했다. 나는 그것이 무척 뻔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사적이고 내밀한 부분에 대해 남편이라고 해서 세상에 공개할 권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 예민한 실비아도 분명 원치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참으로 난감한 일이 생겼다. 실비아의 일기가 보고 싶다는 유혹이 드니 말이다. 실비아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자랐는지, 시란 그에게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왜 자신을 죽여야만 하였는지 자꾸 궁금해진다, 실비아 그녀가 자꾸 보고 싶어진다. 

<벨자>는 지적이었고 예뻤으며 ‘지나치게’ 감성적이었던 실비아가 자살하던 해에 발표한 유일한 소설이다. 자신의 경험이 투영된 자전적 소설이라고 하니, 내게는 일기를 대신할 수 있는 좋은 대체물이 될 수 있을 것이었다. 유리로 만들어진 종(bell)을 뜻하는 <벨자>가 무엇을 상징하는지는 책 속에서 확인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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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3-08-28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벨자를 읽어본 적이 없어서 이번참에 사야겠구나 하고 보관함에 넣어두었어요.

프레이야 2013-08-29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테레사님, 저도 구매했어요. 땡스투유~
실비아 플라스의 전기를 읽고 이 책 이름을 알게 되었었는데 읽어보진 않았어요.
기네스 펠트로우가 연기한 실비아, 영화 참 좋아합니다. 너무나 예민하고 가련한 여인.

테레사 2013-08-29 16:26   좋아요 0 | URL
와 프레이야님 반가반가^^ㅎㅎ 저도 영화 참 잘 보았어요....맞아요 가련한 여인이에요..

페크pek0501 2013-09-01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브아르의 <위기의 여자>가 생각나는군요.
일기체 형식의 소설인데 남편이 바람이 나서 속이 상한 아내의 일기랍니다.
예전에 이것 읽으면서 저도 그 남편이 미웠어요.
하지만 사랑에 빠지면 할 수 없는 일이 아닐까, 싶어요.
사랑하면 뻔뻔해지는 듯해요. 뻔뻔해지는 용기도 사랑의 힘이겠지요. ㅋ

테레사 2013-09-02 10:19   좋아요 0 | URL
와 펙님 반갑습니다.^^. 기네스 펠트로의 실비아를 보고 그녀의 남편을 증오했었지요...사랑이란 게 그렇다.....맞긴 맞는데...어느 편에 감정이입되느냐에 따라 이해도 되고 아니되기도 하고 그래요..^^;

가연 2013-09-26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궁금하네요. 저 책 링크를 타고 소개글을 조금 읽어봤는데.. 호밀밭의 파수꾼에 맞먹는 대작이라니. 아니 호밀밭의 파수꾼에 맞먹는 작품이 존재할 수 있단 말인가? 싶은 심정이지만, 아하하하하... 여담이지만 누군가 죽은뒤 많은 주변사람들이 죽은 사람과 주고받았던 내밀한 기억을 팔아버리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런 걸 보면서 참 슬픈 느낌이 들지만, 동시에 궁금한 그런.. 배덕감이 느껴진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