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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도 수컷과 암컷이 있습니다
오다 마사쿠니 지음, 권영주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책을 읽기 시작했다.
출근길 노선을 새롭게 설정한 후, 두달째 되어 가는 이 시점에 마침내, 나는 책을 읽기로 하였다.
현 직장 생활 17년째이지만,
출근시간이 버스와 지하철로 적어도 1시간 10분은 족이 되지만,
나는 책을 읽은 적이 없다.
왜?
왜냐면,
버스는 흔들려서 눈이 아프다.
지하철은 숨이막힌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동수단이 한개가 아니고 두개 이상인 바에야, 정신을 집중할 수가 없다.
갈아타야할 것에 신경쓰다보면, 책이고 나발이고...
귀에 뭐 꽂고 듣는 스타일도 아니다. 왜?
버스소음과 지하철소음땜에 볼륨이 어지간하지 않으면 뭘 듣고 있는지 나도 모르는 상황이 되므로.
그런 내가
새로 출근하기 시작한 지 어언 두달 째, 되어가는 지난 월요일부터, 지하철 5호선 어느칸 언저리에 서서..책이란 녀석을 꺼내들었던 거다.
그러니까 이건 내 생활습관에 변화가 생겼다는 말..
그 책은 하필이면 '책에도 수컷과 암컷이 있다'
근데...더 이상 쓸 힘이 없네....
오늘 너무 우울해서...우울이 거대하고 육중한 코끼리 마냥 덮친다..심장이 무겁고..머리도 지끈거리고....연민과 자기비하로 숨쉬기조차 힘들다.
그것은 나의 어머니 탓이다.
어머니는 늘 나에게 연민과 애착과 원망의 그 무엇이었다.
한개의 감정이 아닌 다종의 감정 덩어리가 내 어머니,에 뭉텅이로 인다.
정말이지, 오늘 나는 죽고 싶다.
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만 오롯이 솟아나는 이 세계가,
나를, 나같이 연약하고 아무런 문제 해결 능력도 갖지 못한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 듯하다.
그런 생각에 이르면, 정말 죽는다는 것은, 참으로 가까이 있는 듯한데...왜 나는 이렇게 꾸역꾸역 사는가 싶어진다.
하지만...
오늘 하필이면 오늘,
나의 어머니는, 너무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