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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평전
최하림 지음 / 실천문학사 / 200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에 김수영 시 전집을 읽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읽었다. 물론 현재 공부하고 있는 분야의 숙제라는 것이 아마도 더 큰 이유였을 것이다. 91년 민음사 판 김수영 시전집을 읽다가, 어떤 시는 너무 좋아서 학생수첩에 깨알같이 적었던 기억도 난다. 물론 좋은 추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시간이 지나가면 어떤 것이든 다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다라는 누군가의 말이 여기에도 여지없이 적용된다. 사실 민음사판 김수영 시전집을 읽을 당시 수많은 한자어로 인해 해독의 곤란을 겪었던 기억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해독이 어려운 시들과 알 수 없는 한자들의 조합. 사실, 그 시전집을 읽고 있던 시절이 꼭 즐거웠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어찌됐건 김수영 평전을 읽는 것은 그의 시를 읽는 것만큼이나 감격적이다. 최하림의 꼼꼼한 취재를 바탕으로 한 묘사들은 그의 시전집에서 파편화된 채 제시되었던 그의 삶의 조각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된다. 평전의 가치는 한 인간의 삶을 천천히, 적당한 거리를 두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물론 어떤 조각들은 이런 식으로도 맞춰지지 않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는 왜 죽었을까? 아니, 어떻게 죽었을까? 그가 살아 있다면 한국은 어떻게 흘러갔을까?
사실 역사 혹은 개인사에서 이런 식의 가정이나 의문은 불필요한 것이지만 늘 생기는 것일 수 밖에 없다. 당연한 얘기지만 평전을 꼼꼼이 읽는다 해도 이 질문들에 대한 완벽한 답을 얻을 수는 없을 것이다. 단지 추측과 공상의 나무들만 무성해질 뿐이다.
교통사고, 김수영의 갑작스런 죽음. 운명은 누구에게나 무차별적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삶은 무서우리 만치 공평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