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킬 박사와 하이드 (반양장) 펭귄클래식 31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박찬원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공포소설의 고전들을 읽어보려는 목적으로 읽은 책이다. 이전에 브램스토커의 <드라큘라>를 읽었는데, 이 작품과 유사한 점이 많다. 우선은 발표시기가 비슷하다. <지킬&하이드>가 1886년이고 <드라큘라>가 1897년이니 약 10년 정도의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두번째는 앞서 얘기한 것처럼 수많은 공포소설들의 기원이 되었다는 것이다. <드라큘라>가 수많은 뱀파이어 소설들의 원조인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고, <지킬&하이드> 또한 수많은 이중인격 을 모티브로 한 작품(?)들의 원조가 되어 왔다. 비단 공포물이 아니더라도 영화 <마스크>같은 코믹물 또한 '약'과 '마스크'의 차이만 있을 뿐, 한 사람 안에 존재하는 두가지 인격이라는 차원에서 보면 두 영화 모두 같은 범주 안에 있다.   

세번째는  두 작품이 얻은 유명세에 비해서, 또는 뱀파이어와 이중인격이라는 소재에 비해서 작품이 지극히 정적이라는 것이다. 책을 펴기 전에 독자들이 상상한 뱀파이어와의 혈투나, 이리와 박쥐와 쥐들의 습격에 대한 인간들의 방어, 이성적인 지킬과 본능적이고 난폭한 하이드라는 캐릭터가 만들어내는 극적이고 충격적인 반전은 없다. 아마도 이런 정적인 작품이 된 가장 큰 이유중에 하나는, 이것 또한 이 두 작품이 공통점인데, 이 두 작품 모두 하나의 시점에서 사건이 기술되지 않고, 여러주인공들의 진술에 의해서 사건이 기술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19세기 후반의 영국은 빅토리아 여왕의 시절이었고, 이 시기는 이성과 합리주의의 시기이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초자연적이고 비현실적인 소재를 다룬 공포 소설의 두 고전은 바로 이 시기에 출판되었다. 당대의 작가들이 이성과 합리주의가 갖고 있은 어떤 부분을 공포로 느끼고 있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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