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과의 동침 - 어느 불면증 환자의 기억
빌 헤이스 지음, 이지윤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작가가 이전에 쓴 '5리터'를 재미있게 읽어서 구입하게 된 책이다. 하지만 책 두 권을 읽고 작가의 글 쓰는 방식이 빤히 보인다면 그건 좀 곤란하다. 물론 작가의 글쓰는 방식이 내가 닮고 싶어하는 방식이긴 하지만 두 책의 구성방식이 소재만 다를 뿐 똑같다면, 앞으로 더이상 빌 헤이이스의 책을 살 이유가 없을 것 같다.   

과학사와 개인사를, 문학과 과학을 한 권의 책 속에 버무리는 능력이 여전히, 사실 시기적으로는 이 책이 처음 나온 것이기 때문에 '여전히'라는 말이 부적절하지만, 뛰어나다. 하지만 빌 헤이스의 단점 중에 하나는 과학사를 많이 공부한 것도 알겠고, 저널리스트로서 '의학'이라는 전문분야에 대한 지식이 많은 것도 알겠는데 책속에 자신만의 의견이 없다는 것이다.  

자신의 책속에 남의 말들만이 가득하고 자신의 의견이 없다면 과연 그 책을 꼭 읽어야 할까?  

이 책속에 들어간 자신의 불면증, 코카콜라 사장의 아들, 카페인, 동성애, 에이즈에 대한 이야기는 이런 자신의 빈곤한 주장을 보완해주기 위해서 넣은 것 같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개인사가  이 책의 커다란 주제에 잘 섞여져 들어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5리터>가 시기적으로도 나중이고 완성도면에서도 더 나아졌다는 사실은 조금 위안이 된다.  

두 권의 책을 읽고나서 좀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빌헤이스가 다룬 소재인 피, 불면증 다음에는 어떤 소재를 다루게 될까? 만약 이 소재들 사이에 규칙이 있다면, 그건 뱀파이어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밤에 잠을 자지 못하고 피에 굶주린 인물! 아마도 다음은 태양이나 십자가에 관한 것이 아닐까 싶다.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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