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
마리오 푸조 지음, 이은정 옮김 / 늘봄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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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가장 여러 번 영화를 꼽으라면 난 제일 먼저 대부를 꼽는다. 1편만 따지면 거의 열 번 이상 본 것 같다. 꼭 영화가 아니더라도 뭐든 한 번 보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재미가 덜 해지는게 보통인데 이상하게도 대부는 아무리 보아도 질리질 않는다. 하지만 대부의 비디오 테잎은 암시장에서 엄청 비싸단다. 그리고 이젠 너무 오래된 영화여서 TV에서 잘 해주지도 않는다. 비디오 가게? 이미 없어진 지 오래다. 결국 방법은 하나다. DVD로 사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을 보기 위해서 플레이어를 살 수는 없지 않은가?

늘봄에서 출판된 소설 대부는 이런 고민을 단번에 해결해 주었다. 대부 1, 2편의 원작 소설을 갖게 된 것이다. 물론 3편의 내용이 책 속에 없는 게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냐는 생각으로 선뜻 골랐다. 결과는 대만족. 대개 영화의 원작소설을 사게 되면 영화와 원작 소설간에 차이가 좀 있다. 하지만 소설 대부의 경우, 물론 약간의 첨삭이 있긴 하지만, 놀라울 정도로 영화와 비슷하다. 정확히 말하면 영화가 원작에 정말 충실하게 만들어 졌다. 소설에서 세밀하게 묘사된 장면의 디테일이 스크린에 거의 그대로 옮겨진 부분이 많다. 마치 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철 지난 느와르를 보는 게,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읽는 게 궁상맞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굳이 이 책을 고를 필요가 없다. 하지만 가끔씩 영화 속 시칠리아 섬에서 흘러나오는 '고요한 목소리로 나를 부르네'라는 감상적인 가사가 지독하게 그리울 때가 있다. 물론 소설 속에선 그런 가사가 등장하지 않는다. 그냥 들린다고 상상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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