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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사전 ㅣ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사전
이재운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0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그런데 왜 갈매기살을 돼지고기집에서 파는 거냐?' 어떤 광고에 나온 질문이다. 혹시 답을 알고 계시는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바로 이 책 속에 있다. 사실 '갈매기살'말고도 자주 쓰기는 하지만 뜻을 잘 모르는 단어들은 부지기수다. 이 책은 그 수많은 단어들 중에 천 개를 골랐다. 단순한 천 개의 단어가 아니라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단어 천 개. 천 개라면 그리 적지 않은 숫자이다. 또한 천 개의 단어를 선정하고 해설하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설명방식이다. 속뜻, 바뀐 뜻, 보기글로 구성된 설명의 방식은 기존의 사전이 갖고 있는 지루함과 딱딱함의 무게를 꽤 많이 덜어 준다. 당연한 얘기지만 천 개의 단어를 하나 하나 읽다 보면 원래 알고 있던 단어도 많지만 그 보다는 새로 알게 되는 단어가 더 많다. 혹 아는 단어였더라도 상관없다. 어원이나 말에 얽힌 이야기는 대부분 몰랐던 거였기 때문이다. 단어의 역사를 읽는 재미또한 쏠쏠하다. 기존의 사전들이 '찾아보기' 위한 사전이었다면 '뜻도 모르고......'는 '읽히기' 위한 사전이라고나 할까. 읽히기 위한 사전이란 표현이 완벽하진 않지만 어쨌거나 이 사전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것이 전혀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하지만 이러한 좋은 편집의도와 덧붙여 여러 책들을 뒤적거리느라 고생했을 저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좀 아쉬운 구석이 많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억지로 만든 듯 보이는 보기글(예문)이다. 이 보기글들의 대부분이 출처가 불분명한- 아마도 저자의 창작인 듯 싶은- 문장이 대부분인데 문학 작품 속의 인용문들을 활발하게 활용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사전의 용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뜻풀이'다. 하지만 국어사전일 경우는 여기에 하나 더 추가된다. 그게 바로 단어가 쓰인 적절한 '보기글(예문)'이다. 국어사전의 경우에는 단어의 뜻 뿐 아니라 단어가 쓰이는 용례를 보기 위해서 사전을 펴는 경우도 꽤 많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 책은 보기글(예문)의 선택에 좀 더 세밀한 신경을 기울었어야 했다. 다음 개정판에서는 오백 개에서 천 개로의 양적인 변화뿐 아니라 질적인 변화도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