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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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지하철에서 책을 읽다가 눈물을 찔끔 거린적이 꽤 있었는데, 이 책도 그런 책 중의 하나이다. 제목이 의미하는 것이 실제의 내용과 어떤 식으로 연관되어 있는지는 책을 다 읽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 소설의 내용이 소설의 제목만큼이나 혼란스럽고 어지럽다는 것이다. 내용의 일부는 먼저 읽었던 집사람의 말을 듣고 나서야 이해했다.  

한국처럼 중국, 일본, 러시아와 같은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였던 경험이 많은 나라에서야 몇대째 전쟁을 통한 비극을 경험하는 것이 비교적 흔한 경험이지만 미국처럼 역사가 짧고 자국내에서의 전쟁을 경험한 적이 없는 나라에서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전쟁으로 인한, 물론 한쪽은 테러이지만, 비극을 경험하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닐 것 같다.  

이 소설은 전쟁의 비극이라는 거대한 담론을 아이의 눈을 통해서 들여다본다. 사실 이 소설의 유일한 약점은 아홉살 짜리 아이의 눈으로 본 세상이라는 설정이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누가 알랴? 우리들 중 어느 누구도, 비록 자신은 오스카가 아니지만, 오스카와 같은 아이가 없다고 단언하지는 못하리라.   

아이의 눈을 통해서 본 테러는 국가와 종교와 문명의 문제에서 가족과 개인의 문제로, 역사의 일부에서 일상의 전부로 탈바꿈한다. 이 소설이 감동적인 것은 이런 개인과 일상의 문제들이 꼼꼼하고 섬세하게 묘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의 힘은 이야기의 힘이라기 보다는 디테일의 힘이다. 하지만 이 디테일들이 지나치게 최루성이다.  

가끔 웃는다는 것 보다 우는 것이 정신건강에 더 좋은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한다. 이상한 말이지만 울어서, 울 수 있어서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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