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를 일등으로 - 野神 김성근
김성근 지음, 박태옥 말꾸밈 / 자음과모음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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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아가 V10을 달성했다. 김성근 감독은 그 전에 여기저기 인터뷰에서 본인의 '재미없는 야구', '승부에집착하는 야구'에 대한 변명으로 SK가 강팀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다는 이유를 가끔씩 댔다. 내 생각에 그건 절대로 아니다. 물론 올해는 어찌 어찌 하다보니 기아가 극적인 역전승(나는 기아팬이지만)을 했지만, '종범이도 없고, 동열이도 없는' 과 마찬가지인 '광현이도 없고, 경완이도 없는' 게다가 부상선수들도 많은 SK가 이 정도로 끈질기게 기아를 물고 늘어질 줄은 몰랐다.  

스크선수들과 김성근감독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근데 김성근 감독에 대한 세간의 시선이 그리 곱지 않은 것만은 사실이다. WBC 감독을 고사해서 욕먹고, 기아전에 봉중근을 왜 선발 기용안하냐고 김재박 감독에게 뭐라고 했다고 욕먹고, 왜 어깨 아픈 봉중근을 스크 전에 기용했냐고 말했다고 욕먹고, 한국 시리즈에서 기아 팀이 내내 사인을 훔쳤다고 해서 욕먹고...... 안티팬들의 악플(물론 김성근 감독 본인은 전혀 안보겠지만)을 한 몸에 받고 계신 김성근 감독. 근데 왜 박찬호도, 이승엽도 슬럼프때 김성근 감독을 찾아갔을까요?  그리고 왜 갑자기 스크는 모든 팀들의 공포의 대상이 되었을까요?  단지 감독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사실 내 입장에서는 그렇다. 적장으로 보면 얄밉지만 사실 존경스러운 점이 많다. 작년 코나미 컵에서 한국의 대표팀 감독으로서는 그렇게 믿음직할 수 없다. 비록 일본에게는 이기고 대만팀에게는 졌지만. 치밀하고 기본기에 충실한 야구, 수비야구이면서, 뛰는 야구이면서, 벌떼 투수진을 운용하는 야구이면서(출석체크야구라는 이른바 출첵야구라는 비난이 많지만), 매경기 타순을 다시 짤 수 있는 지뢰밭 타선의 야구. 그의 야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를 이해해야 하고 그를 이해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 볼 필요가 있다.  

지독한 가난, 조센징, 지옥훈련, 악마, 투수로서의 절망, 약팀들을 전전하던 감독생활, 쪽발이라는 비아냥.

이 모든 것들을 넘어서 한국 프로야구 7개 구단의 공포의 대상인 스크의 감독이 되기까지에 대한 역사가, 한국 야구의 역사와 함께 이 책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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