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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A
비카스 스와루프 지음, 강주헌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난생 처음 읽는 인도작가의 소설이다. 근데 신기한 것은 별로 낯설지 않다는 것이다. 줄거리 요약에 나와있듯이 이 소설의 진행은 엄청난 상금이 걸린 퀴즈쇼 한문제 한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를 보여 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작가는 주인공의 인생역정을 통해서 인도 빈민의 삶과 그들의 삶을 둘러싼 거칠고 무서운 조건을 보여준다. 아마도 그것이 작가가 근본적으로 의도하고 있는 것이리라. 그리고 이것이 인도 작가가 쓴 소설을 처음 읽게 된 이들이 기대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것은 <연을 쫓는 아이>를 읽는 이들이 기대하는 바와 같다. 한문제를 풀때 마다 주인공의 새로운 이야기가 등장하는 것은 신선하다. 하지만 앞서 얘기한 것처럼 이런 이야기들이 별로 낯설지 않은 것은 작가가 제시하고 있는 설정들이 '인도'라는 포장지만을 보여주는 데서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라는 배경을 빼면 근본적으로는 미국에서 일어나는 혹은 만들어지는 이야기와 같고, 아이와 어른, 선과악, 사랑과 증오의 대립항등을 묶어내는 방식이 여전히 전형적이기 때문이다. 인도라는, 누군가는 인도를 가면 진짜 세계의 끝을 볼수 있다고 했다, 알 수 없고 신비한 세계를 기대하는 이들에게는(내가 거기에 속한다) 이 소설이 제공하는 이야기는 너무 빤해 보인다. 여러가지 전형적인 설정들과 전개는 흔한 헐리웃 영화를 연상시킨다. 그래서 인지는 몰라도 이 소설이 헐리웃 영화의 소재가 된 것이 내게는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특히나 소설의 결론은 지나치게 헐리웃적이다. 지나치게 완벽한 해피엔딩을 강요한다는 것,
그것만 피했어도 좀 더 나은 소설이 되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