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깊다 - 서울의 시공간에 대한 인문학적 탐사
전우용 지음 / 돌베개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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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미디어에서 좋은 책으로 선정되었다고 하여 덜컥 산 책이다. 역사에 관한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고, 특히 자질구레한 것들의 역사를, 그러니까 미시사, 읽는 것을 특히나 좋아한다. 하지만 이 책은 기대한 만큼 만족스럽지 않다. 정확히 말하면, 기대에 훨씬 못미친다.  

이유를 몇가지 생각해봤는데, 우선은 별로 특별한 내용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내가 이 책에 나온 얘기를 이미 다 알고 있었단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저자가 전달하는 사실들이 새로운 사실이기는 하지만 그리 흥미로운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 문제이다. 두번째는 저자의 주장 속에는 '-카드라' 통신 류의 언급들이 너무 잦다는 것이다. 책이라는 것이 워낙에 자신의 주장을 밝히는 것이긴 하지만 근거가 약한 주장들을 추측과 가정만 가지고 넘겨짚으려는 것은 좀 곤란하다. 예를 들면, 고종과 고우영의 삼국지에 나온 유비의 유사점에 관한 기술이 그렇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가능하긴 하지만 그런 주장을 하는 이유가 분명하지 않다. 고우영 화백이 무능함의 대명사로 고종을 떠올렸다는 것을 주장하고 싶은 걸까?, 아니면 무능하지만 인덕있는 이로 고종을 떠올렸다는 것일까? 글 속에서 이런 식의 막연한 추측들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이런 부분을 읽을 때면 다른 부분들에 나온 주장도 왠지 의심스럽다. 좀 어렵게 말하면, 주관을 객관화 하는데 서투르다.   

마지막으로 이 책 속의 내용이 굳이 서울의 깊은 역사를 아는데 적합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단지 조선말과 한국 근대사에 관한 책일뿐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좀 더 나은 서울사가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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