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조네 사람들 김소진 문학전집 1
김소진 지음 / 문학동네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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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은 지는 한 6년 정도가 된 것 같다. 하지만 지금도 그 당시의 감동, 아니 감격이라고 해야 하나?, 이 남아있다. 이 감격은 주로 이 소설가가 쓰는 정체불명의 사투리 문체와 단순한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장정일은 언젠가 독서일기에서 김소진의 문체를 평하기를 어느 지방에도 속하지 않은 '문학어'라고 하였다. 그의 지적이, 또는 그가 사용한 문학어라는 용어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인지 어쩐지는 알 수 없지만 그의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이 문학어라는 의심쩍은 용어로 불리는 문체이다.  

그의 전집 속에는 이 소설외에도 미완성 소설이 포함된 4권의 단편집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 작품들을 모두 읽어보면 이야기의 다양함은 좀 떨어지는 편이다. 하나의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어느 곳에서는 주된 이야기라 나왔다가, 다른 곳에서는 풍문으로만 잠시 나왔다가 하면 끊임없이 반복, 변주된다. 그 많은 수의 단편들의 중심에는 이 장편소설의 공간적 배경이 되고 있는 미아리 달동네가있다.   

하지만 제한된 이야기 소재와 미완성 작품들이 주는 아쉬움에 대해서 독자들이 불만을 갖기는 어려우리라. 알고 있겠지만 그는 이미 고인이 되었다. 그가 살아있었다면 전집 서문에 나온 한국문학사에 길이남을 작품을 남기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한국문학의 21세기를 책임질 작가의, 아니 그 이상의 반열에 올랐을 것이다. 서문에 쓰여진 찬사가  전집을 내는 출판사의 약간 허풍섞인 입에 바른 칭찬일 것이라는 예상은 이 소설을 읽는 순간 깨져버린다.  

그래서 즐겁다. 그의 긴 문장과 입에 착착 감기는 단어들과 살아 있는 듯한 인물들을 읽어내는 것이 즐겁고, 동네사람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소설을 <원미동 사람들>과 <관촌수필>, <우리동네>를 능가할 만한 작품을 쓴 젊은 작가가 존재한다는, 혹은 존재 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서 즐겁다. 하지만 이런 모든 즐거움들이 6권의 책이상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이 김소진 소설을 읽는이를 우울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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