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오리 구지구지
천즈위엔 글 그림, 박지민 옮김 / 예림당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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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화를 읽으면서 난 전혀 관련없는 몇가지 사실들을 떠올렸다. 하나는 한국은 단일민족 국가라는 사실을 배웠던 중학교 또는 고등학교 시절이고 둘은 야구 칼럼니스트 박동희가 코나미 컵 중계도중 얘기한 것인데, 세계사적으로 단일민족을 주장했던 국가는 셋뿐이라는 것이다. 나치, 이스라엘, 그리고 한국. 덧붙여 수도에 외국인이 주인인 식당이 가장 적은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이라고 하였다. 셋은 '아내가 결혼했다'에서 박찬욱이 얘기했던, 정확히 옮기기는 어렵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해서 꿈조차 꿀 수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처음 읽었을 때 이 동화의 결말이 무책임하다고 느꼈다. 왜냐하면 결국 구지구지는 자신의 본질이 악어임을 알게 될 거고, 그러니까 오리가 아님을 알게 될 것이고, 오리로서 살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근데, 다시 한 번 곰곰히 생각해보면 어차피 성인이 되면 오리나 악어나 엄마 곁을 떠나기는 마찬가지고, 또 꼭 순수(?) 오리만으로 그들과 꼭 지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리너구리, 오리염소, 악어오리와 같은 오리민족(?) 이외의 민족과도 얼마든지 같이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현실 속에서는 없지만, 현실 속에서 없다고 꿈꿀 수 조차 없는 것은 아니잖아?  

한국은 단일민족 국가라는 사실도 인권침해의 요소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댄다. 세계인권위원회에선가 어딘가에서. 그래서 나도 생각을 바꿨다. 구지구지도 평생 악어오리로서 행복하게, 그리고 다른 오리들과 마찬가지로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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