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효의 글쓰기 만보 - 일기 쓰기부터 소설 쓰기까지 단어에서 문체까지
안정효 지음 / 모멘토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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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소개하면 본인은 섭섭하겠지만, 소설가로서보다는 번역가로서 널리 알려진 안정효씨가 낸 글쓰기 책이다. 이 책은 글쓰기 책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창작론을 담은 책이기도 하다. 번역가들이, 아니 좋은 번역가들이 모두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은 무척이나 꼼꼼한 저자의 성향이 잘 드러나 있다. 간간히 설명되어 있는 번역하는 과정을 보면 번역이라는 것이 꼼꼼하고 섬세한 작업이라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아마  다른 번역가들도 안정효씨와 비슷한 태도일것이라고 생각된다.

이 책은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읽어도 좋고 , 안정효씨를 번역가로서 존경하는 사람들이 읽어도 좋고, 안정효라는 작가에 대해서 궁금한 사람이 읽어도 좋을 책이다. 정성이 담겨 있는 책들은 사실 누가 어디서 읽어도 좋은 것이다.

저자에게는 미안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발견한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안정효씨가 번역한 문장들이 본인의 소설에서 인용한 문장들보다 훨씬 더 훌륭하다는 것이다. 번역한 문장들이 훨씬 더 탄탄하고 꽉짜여진 듯한 느낌을 받는다. 아마도 그래서 소설가로서보다는 번역가로서 더 유명한 것이 아닐까? 이 책의 저자후기가 좀 씁쓸한데, 내용인즉슨 본인이 소설가로서 한계를 느꼈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안정효씨의 소설을 본 지가 정말 오래 된 것 같다.

창작과 번역, 두 마리 토끼를 쫓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게 저자후기의 결론이다. 하지만 그의 새로운 책을 기다려본다. 그것이 소설이든, 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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