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비 전당포
장정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읽은 희곡이다. 표제작인 '고르비 전당포'는 소설 '보트 하우스'를 희곡으로 각색한 것이다. 이 작품에만 한해서 말한다면 소설이 희곡보다 더 낫다. '보트하우스'가 여러가지 방식으로 소설이 전개되는 것에 반해서 '고르비 전당포'는 소설의 이야기를 보여주기만 할 뿐 참신하고 극적인 재미를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심하게 말하면 희곡은 소설의 요약판 이상의 수준을 넘어가지 못하고 있고 극적인 장치들도 평범하다.

나머지 두 작품들 중에서는 역시 '일월'이 눈에 띈다. 이 작품에 대한 해설을 '독서일기'에서 읽었던 적이 있다. 그 당시 읽을 때는 좀더 규모가 큰 작품으로 보았는데  막상 작품을 보니 소극장용 연극에 훨씬 더 적합할 것 같다. 무대장치들을 최소화하고 상징과 압축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가히 장정일 다운 희곡이라고 할 수 있다.

'해바라기'는 글쓰기의 욕망과 성을 연결시켰다는 점에서 장정일 다운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하지만 내가 개인적으로 이런 식의 작품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언제 읽어도 잘 집중이 되지 않는다. 아마도 '이야기'의 함량이 적고 작가의 '의도'와 장치들이 너무 강하기 때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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