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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ㅣ 카를라 3부작 1
존 르카레 지음, 이종인 옮김 / 열린책들 / 2005년 7월
평점 :
르 카레의 소설을 읽을 때마다 궁금한 건데 작가는 스파이들의 생활에 대해서 어떻게 세세하게 알 수 있을까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미행을 당하는 사람이 자신이 미행을 당하는 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미행자의 신발을 살핀다는 사실 같은 것 말이다. 옷이나 그외에 것은 바꾸기가 쉽지만 신발을 바꿔 신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란다. 더군다나 추운 나라에서 긴 부츠 같은 걸 신었을 때는 더욱 더 그렇다. 내 주장이 아니라 이 책속에서 작가가 기술한 내용이다.
근데 이게 정말 작가가 경험한 사실일까? 그러면 르카레는 과거 경력이 스파이? 가능성이 좀 떨어진다. 아니면 누구에게 들은 사실을 쓴 것에 불과한 것일까? 이건 가능한 얘기다. 근데 그런 것 치고는 너무 세세한 내용까지 나온다.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단지 상상한 것에 불과한 것일까?
스파이 소설도 결국 알고보면 내통자, 또는 배신자를 잡는 것이지만 '범인 잡기'에 주력하는 추리소설과는 다른 재미가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스파이들의 생활과 관련된 세세한 부분들을 읽는 재미이다. 도입부가 조금 긴 것이 맘에 걸리지만 중반을 넘어가면서 긴장과 속도감이 뛰어난 소설이다. 끝까지 읽고 나면 도입부가 긴 것이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추운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가 이 소설보다 좀 더 팽팽한 긴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 책은 '추운나라......'와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그게 바로 앞서 얘기한 디테일들이다.
이 책의 제목인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도 결국 디테일과 관련된 제목인 셈이다. 그게 뭔지 궁금하다면 책을 읽어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