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모사의 눈부심 - 문학세상 외국소설선 1
쥴퓨 리반엘리 지음, 이난아 옮김 / 문학세상 / 2002년 2월
평점 :
절판


2006년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는 터키의 오르한 파묵이었다. 대개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정해지고 난 후에 그 작가의 책을 읽어보는 것이 순서인데 우연찮게도 2005년 해롤드 핀터와 2006년의 오르한 파묵은 원래 알고 있던 작가들이었다. 사실 두 작가 모두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에 대해 놀랐다. 해롤드 핀터는, 아니 해롤드 핀터가 아직도 노벨 문학상을 못 받았어?, 였고 오르한 파묵은, 엥?. 이었다. 사실 각 나라의 문학에 상을 주니 어쩌니 하는 것이 워낙 말이 안되는 일이긴 하지만 작가로서의 역량을 따지자면 해롤드 핀터가 한 수 위가 아닌가 하는 내 나름대로의 평가 때문이었다.

내가 알고 있기로는 한국에 출판된 오르한 파묵의 작품은 모두 이난아 씨에 의해 번역되었다. <새로운 인생>, <하얀 성>, <내이름은 빨강>, 등등등. 쥴퓨 리반엘리, 이름이 너무 어려워서 한 달 정도 나면 까맣게 잊어버리리라, 의 소설 <살모사의 눈부심>도 이난아 씨가 번역했다. 세계사, 특히 오스만 제국과 관련된 역사는 문외한이어서 그런지 소설의 내용에 집중하는 것이 좀 어려웠다. 오스만 제국의 술탄의 권좌를 둘러싼 음모와 암투, 그리고 거기에 에로티시즘까지. 미모의 궁녀들과 주지육림의 환락을 상상하는 독자들의 뒷통수에 한 방을! 이 소설의 주인공은 어렸을 때 고환을 잘린 60대의 흑인 환관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둘 것. <살모사의 눈부심>의 중심엔 권력에 대한 인간의 무절제한 욕망이 있다. 에로티시즘은 단지 들러리일 뿐이다.

집중해서 읽지 않아서인지 책장을 덮자마자 내용을 다 잊어버렸다. 가끔 이런 경우도 있다. 책장을 덮으면서 기억에 남는 것은 이 책 속에 등장한 각종 잔혹한 형벌들이다. 임신부와 노약자는 되도록이면 다른 선택을 하시길! 책을 읽고 할 수 있는 말이 고작 이 정도 뿐이라니, 쩝.
개인적으로 이런 내용을 다룬 소설이라면 몇 년전 제주가는  비행기에서 읽고 있었던 티리크 알리의 <술탄 살라딘>이 더 나은 것 같다.

이 책은 임신부와 노약자도 읽어도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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