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이 무렵때였을 겁니다. 한 오프라인 모임에서 일명 문학에 대해서 해박한 친구를 알게 되었습니다. 친해지고 이러저러한 말이 오간 끝에 '고전읽기 모임'이라는 걸 만들어 보자고 했습니다.  

책을 읽는 비율이 성인 10명 중 한 사람이라는.. 작금의 대한민국 사회에 고전을 읽으러 모임에 나오는 사람들이 어디 있겠냐는 푸념도 있었습니다. 

4명만 모이면 정식으로 모임을 시작하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서로 읽었던 고전 중에서 1차분 50여권을 추렸습니다. 그리고 2007년 9월 첫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모임을 시작하고 보니, 정말 놀랍더군요. 1회 참석인원이 15명이었고, 그 후 계속 사람이 많아져서 모임을 진행할 사회자를 선정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1회부터 9회까지는 목록 리스트 조율 상태라서 고전 목록 중에서 읽었던 것을 급하게 공지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이때 한 책들이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 등이었습니다. 이때 문학은 주로 한국문학 위주로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것이 아래 리스트가 완성된 후 논제위주로 심도 있는 토론을 진행해 갔습니다. 몇 달 못갈것 같은 이 모임이 2달 후면 3주년이 되네요.. (문학과 인문 사회 비율이 50:50. 한달에 두 번 모임. 한주는 인문사회, 한 주는 문학)

1  조선상고사,  신채호 

2  요한시집,  장용학 

3  눈물이란 무엇인가,  심노승 

4  백석전집,  백석 

5  광장,  최인훈

6  용재, 총화성현 

7  슬견설,  이규보 

8  에덴의 동쪽,  존 스타인 백 

9  아큐정전,  노신 

10 금각사,  미시마 유키오 

11 25시,  게오르그 

12 오이디프스 왕,  소포클레스 

13 파우스트,  괴테 

 

14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안톤 체홉

15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16 까라마조프의 형제들,  도스토예프스키

17 마음,  나쓰메 소세키

18 농담,  밀란 쿤데라

19 나무위의 남작, 이탈로 칼비노

20 안개, 우나무노

21 변신·시골의사, 카프카

22 푸른꽃, 노발리스

23 고도를 기다리며,  사무엘 베케트

24 픽션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25 우리들,  예브게니 자먀찐

26 꿈의 해석,  프로이트

27 도덕경 

28 장자

29 논어

30 변명/크리톤/파이돈

31 징비록,  유성룡 

32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막스 베버

33 공산당 선언, 칼 마르크스 

34 군주론, 니콜로 마키아벨리 

35 우연과 필연,  자크 모노

36 바가바드기타

37 권리를 위한 투쟁,  루돌프 폰 예링

38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 

39 생명이란 무엇인가,  에르빈 슈뢰딩거

40 역사를 위한 변명,  마르크 블로크

41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  장 폴 사르트르

42 자유론,  존 스튜어트 밀

43 작은 것이 아름답다,  조엘 슈마허

44 예술의 의미,  허버트 리드

45 죽음에 이르는 병,  키에르 케고르

46 권위에 대한 복종,  스탠리 밀그램

47 엔트로피,  제레미 리프킨

48 유토피아,  토마스 모어

49 나와 너,  마틴 부버

50 시지프의 신화,  알베르 카뮈

 

감개가 무량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이 리스트가 8월이면 모두 끝나내요~ 그간 만든 논제만도 책 한권 분량이 됩니다..ㅎㅎ 모임 평균 인원 20여명. 그간 거쳐간 인원도 200여명 정도 될 거 같습니다.

고전을 읽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그렇게나 많은 지 모임을 진행하면서 처음을 알았습니다. 모임을 만든 이유중의 하나는 이런 고전을 같이 읽고 토론하는 모임이 없어서 만든 것인데, 참석하시는 분들 대부분이 저와 같은 생각을 갖고 계시더군요..책 않읽는 대한민국 사회라고 하지만...기이하게도 고전을 좋아하는 분들이 있긴 있습니다..ㅎㅎ 

열띤 토론과 사람들이 주마등 같이 스쳐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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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3 0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26 0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대정신 지식의 최전선 1
피터 조셉 지음, 김종돈 옮김 / 노마드북스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최고의 다큐 영화!!   


감추어진 진실을 전파하는 단 하나의 영화!

통화기반 세계경제에서 주체적이고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게 해 주는 영화!

크리스트교의 허상을 벗기며..
9.11은 날조 되었고,
통화기반 세계경제는 허상이며, 당신을 노예로 만들고 있고..
세계를 움직이는 주체가 바로 다국적 기업의 총수들이라는 사실을..

있음직하게 밝혀주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신이 자본의 노예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영화다~

우리를 항상 깨어 있게 하는 이 영화에 ‘최고’라는 찬사가 전혀 아깝지 않다~ 
 

 

[덧붙임]
영화가 하도 원색적으로 현재의 체제를 신랄하게 까발리기 때문에 개봉금지 조치도 행해지고 했단다. 개봉을 위해 만든 영화인데, 태클이 하도 많아서 책으로까지 출간 했나 부다. 책 내용은 다큐영화의 대본 쯤 된다. 책보단 다큐영화를 보시라 권해드리고 싶다. 화면하고 같이 보는 것이 책을 읽는 것보다 100배 이해하기 쉽고 비판정신을 제대로 체험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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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이나 서재는 나에게 하나의 피안처 였다. 책으로 꽉 들어찬 벽들이 나를 둘러싸서 보호해 주던 그 순간, 세상의 그 무엇도 나를 공격하지 못한다라는 느낌을 받았었다. 저 절대적인 시간의 갉아먹음마저 거기서는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우리를 배반지 않는 유일한 행복인 그 단조로움과 함께 시간은 그저 흐르고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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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0-07-22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첫번째 실연을 당하고는 대학교 도서관에 박혀서 책꽂이 하나를 다 읽을 때까지 몇 달이고 박혀있던 기억이 나네요. 그 오래된 책내음도 참좋아요.

yamoo 2010-07-22 18:49   좋아요 0 | URL
저하고 매우 비슷하시네요^^ 그르니에의 저 문구가 바로 학부 때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면서 한 생각인데, 너무 흡사해서 놀랐죠^^
 
타인의 삶 - The Lives Of Other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지인이 추천해 줘서 메모만 해 놨다가 3번으로 나누어서 본 영화다~  아, 근데, 더 말할 필요가 없을 만큼 잘 만든 영화다! 개인적으로 세바스티안 코취를 좋아해서 더 재밌게 봤는지도..

영화는 두 개의 축으로 전개된다.

하나는, 냉혈안보국도청 직원 비즐러(울리히 뮤흐)가 드라이만(세바스티안 코취)의 부부를 도청하면서 인간적이고 자유로운 삶이 어떤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는 내용. 주인공이 부부를 도청하면서 그의 변화 과정이 아주 미세하게 진행되는데, 이 과정을 보는 것도 꽤 의미심장하다. (주인공 역을 한 배우의 연기가 압권이었다!)

다른 하나는 독일의 유명한 극작각 예르스카가 자살한 이후 드라이만이 쓴 원고가 동독 사회주의의 실상을  여실히 고발하고 있다는 사실. 동독의 통제된 사회를 리얼하게 그리고 있다.

암울한 동독 사회의 실체는 예르스카가 자살한 이후 드라이만의 원고가 공표되는 장면에서다. 영화 후반부의 키포인트이다.

유사이래 사회주의와 유사한 체제는 한 번도 없었다.
정부는 모든 사람의 일거수 일투족을 주시하고 있다.
일인당 평균 매년 2.3 켤레의 신발을 사고 3.2권의 책을 읽는다.
매년 6743명의 학생들이 올A로 졸업한다.
하지만 공개되지 않는 단 하나의 통계가 있다.
그건 아마도 자연사로 합산되어 발표될 것이다.
국가안보부에 전화를 걸어 물어보라.
서독과 비교하여 얼마나 많은 용의자들이 자살을 했는지.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당신의 이름을 조심스럽게 적을 것이다.  이것이 모두 국가 안전을 위한 것이다.
그렇게 죽은 사람들 모두가 국가의 안전과 안녕을 위한 것이다.
동독은 1977년 이후로 자살자의 통계를 내지 않고 있다.
알다시피 자살은...이미 최선을 위한 것이다.
그들은 피 흘리지 않는, 열정이 없는 삶을 참지 못했기 때문이다.
죽음만이 그들에게 유일한 희망이었다.
9년 전, 자살통계를 중단한 후, 유럽에서 동독보다 사망률이 높은 나라는 단 하나, 헝가리이다.
우리는 모두 사회주의라는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 사람들 중에서 가장 저명한 사람은 훌륭한 연출가 예르스카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자유’의 가치를 곱씹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동독 비밀경찰 비즐러가 드라이만의 집에 가서 훔쳐온 브레히트의 책을 읽고 있는 장면에서는 브레히트의 시가 그대로 가슴에 꽂히기도 했다.

초가을 9월의 하루하루는 파랗다

그들이 품고 키우는 사랑처럼
곧추선 어린 나무들은 하늘을 향한다 

우리들 위엔 청명한 하늘이 떠 있고
그 사이를 하얀 솜 같은

구름이 걸어다닌다

당신의 가슴 속에 믿음이 있다면
이것은 결코 당신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베르톨트 브레히트

무엇보다 이 영화가 감동적인 것은 냉혈인간 비즐러의 변화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다시피 비즐러는 드라이만 부부를 도청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변화해 간다. 그러다가 마지막 장면. 통일된 독일 사회. 초라한 비즐러가 서점에서 드라이만의 책을 사고 점원의 물음에 한 마디 한다. 그 한 마디가 감정의 홈런을 치면서 영화는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비즐러의 한 마디는 영화의 수준을 두 차원 높였다는 게 주관적인 생각.

결론적으로, 사회주의라는 통제된 이데올로기와 개의의 자유라는 첨예하고도 무거운 주제를 빼어난 연출력으로 형상화한 영화라 촌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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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10-07-21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귀여운 비즐러 아저씨. 이 영화 정말 최고입니다. 저도 무척 좋아하는 영화인데.

yamoo 2010-07-21 23:04   좋아요 0 | URL
아프님도 보셨군요! 정말 최고죠?^^ 이런 영화를 한 달에 한 편만 감상하면 좋겠습니당~ㅎㅎ 그러고보니 비즐러를 역기한 아저씨...귀엽게 생기긴 했습니다..하하~
 
팩토리 걸 - Factory Girl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시에나 밀러라는 배우를 이 영화를 통해 첨 봤다..

패션리더라는데...유명한 배우를 첨 접한 느낌은...이 여배우 얼굴이 천의 얼굴을 가졌다는 생각~ (첨 볼땐  디게 평범해 보였는데 보면 볼수록 이게 같은 배우인가 하는 매번의 낯설음을 경험해야 했다)

그리고 연기를 꽤 잘한다는 뭐, 그런거~

영화는 앤디 워홀의 전기를 봤으면, 알 만한 내용이다. (얼마전 끝난 앤디 워홀 전에도 앤디 워홀과 나란히 찍은 20대의 이디가 있다) 이디(시에나 밀러 역)가 앤디(가이 피어스 역)를 만나 신데렐라가 된다는 내용~ 영화는 짧은 생을 살다간 이디의 삶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에나 밀러가 주인공이었지만, 앤디 워홀을 연기한 가이 피어스에게 더 눈길이 갔던 영화다~

영화 종반부 쯤에, 이디가 앤디에게 "날봐~ 네가 날 망쳐놨어!"라고 한 처절한 대사는 자기가 선택한 삶의 부끄러운 고백일거라 생각한다~

실존 인물 쳐놓고 매우 비극적인 인물이지만, 뭐 그렇게 산 것도 자신의 선택이었으니 28세에 약물 중독으로 자신의 삶을 마감한 것도 예정된 일이 아니었을까.

삶 자체가 비극적인 여자~

이 영화를 보면서 내내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생각이 났다. 성(性)만 달랐지 이디는 곧 요조의 도플갱어였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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