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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 제172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스즈키 유이 지음, 이지수 옮김 / 리프 / 2025년 11월
평점 :
알라딘 별점을 보면 호불호가 갈리는데, 나는 좋았다. 기회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반복해서 읽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책의 내용을 단순화하면 ‘말한 사람’, 그러니까 ‘말의 주인’을 찾는 것이라 할 수 있겠는데, 말 또는 문장이 특정 인물에 의해 전유되는 것이 아닌, 관계망 속에 있는 사람들 속에서 되풀이되고 공유되면서 생명을 얻는 과정을 지켜보는 매력이 있었다. 또한 그 과정이 일상 속에서 잔잔하게 이루어지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또한 좋았던 건, 나도 한 발 정도 담그고 있는 세계, 그러니까 학계(學界)라는 세계에 대한 디스(?)였다. 신형철 평론가는 이 책에 대해 “아카데미를 비판하자고 쓴 건 아니고, 진짜 삶이 무엇인지를 고민하자는 소설”이라고 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는 일종의 ‘통쾌함’ 같은 감정을 가지고 이 책을 읽었다. 학문의 세계만큼 ‘말의 주인’를 깐깐하게 따지는 곳도 없을 터. 물론 학문의 세계에서 창의성은 중요하지만, 때론 배우신 분들의 권위세움과 자존심 싸움, 위조/변조/표절 논란도 결국은 ‘내가 바로 말의 주인’이라는 것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평소에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소설 본문과 함께 저자 후기에 담긴 “Tree of Word”, “Amicorum communia omnia(모든 것은 공유다)”와 옮긴이의 말도 매우 인상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