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지인의 집에서 조촐한 파티가 있었습니다. 여러 맛있는 음식을 먹고 여러 이야기를 하다보니 한나절이 후딱 가더군요. 재밌는 시간이었습니다. 파티를 주최한 지인은 책읽는 모임에서 만나 거의 7년째 인연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재밌는 건, 이 친구와 제가 책읽는 성향이 정반대입니다. 그러다보니 논쟁을 아주 많이 하곤 했습니다. 같은 책을 읽어도 보는 시각이 달라 항상 논쟁점이 있어 왔지요. 어떤 사건을 보아도 의견이 일치하는 경우는 많치 않습니다. 여튼 이 친구를 만나면 항상 재미있는 논쟁을 하게 됩니다. 재미있습니다.

 

책도 많아서 서재의 책을 구경하면 이질적인 책들이 모여 있는 부분을 발견하곤 합니다. 그러면 자기가 어떻게 책을 배열하고 있는지 설명해 주는데, 대체로 수긍이 갑니다. 예컨대 사이즈가 같은 책만 모아놓은 코너가 있는가하면 반대편 책꽂이는 아주 아무렇게나 무질서하게 꽂혀 있는 책꽂이가 있는데, 아직 읽지 않은 책이랍니다. 그러니 역사서 옆에 실용서가 꽂혀 있는게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한쪽 제일 위에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와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이하 여러 책들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이 코너는 뭐냐고 하니, 제일 별로인 책들만 모아놓은 코너라는군요. 그래서 아니, 대단한 <총균쇠>(2005년판가 왜 별루냐고 하니, 그 친구의 말이 걸작이었습니다.

 

 

 

 

 

 

 

 

 

 

 

 

 

 

 

 

아...그 책은 완전 쓰레기에요!

 

엉? 모든 사람들이 극찬하고 있는 석학의 명서를 쓰레기라고 하다니. 하지만 워낙 이런 성향이 강한 친구라 이해는 했지요. 그렇지만 언제나 자기가 한 말에 대한 근거를 대는 친구이기에 왜냐구했지요. 그랬더니 간략히 언급을 해 주었습니다. 저는 뭐, 읽은지가 하두 오래되서, 그리고 논쟁하기 피곤해서 그냥 넘어갔었지요.

 

근데, 어제 갑자기 이 문제가 생각이 나서 그 친구에게 멜을 보냈습니다. <총균쇠>가 왜 쓰레기같은 논증을 보여주는지 자세히좀 알려달라구요. 그랬더니 아주 장문의 답변을 보내 왔습니다. 그의 글을 보면서 대충 확이을 해 보니 예전에 읽었을 때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갔던 많은 부분이 설명을 요하는 것임을 알았습니다. 다이아몬드가 은근쓸쩍 두리뭉술하게 넘어 간 부분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나할까요.

 

제가 예전에 이 책에 대한 상찬을 한 것이 몹시 걸리더군요. 책이 두꺼워서, 그리고 읽기 훈련이 덜 된 학부때 읽어서 이런 논증의 문제점을 못보고 넘어갔나봅니다. 세계사나 문화사 개설서만 봐도 다이아몬드가 매우 작위적으로 문제를 설정하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이아몬드의 대표작 <총균쇠>는 거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찬사를 받는 명저입니다. 이 정도의 고전을, '논증이 쓰레기'라는 평가를 내리면서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는 사람은 아마도 제 지인이 처음일 겁니다. 제가 아는 선에서는요.

 

현재 알라딘에서 <총균쇠> 양장본을 반값 세일하고 있습니다. 구매해서 비판의 전문과 한 번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쪽수도 표기되어 있기에 확인하기 좋습니다. 저는 신선한 재미와 충격을 받아 전문을 옳겨 놓을까 합니다. (혼자보기 넘 아까워서!) 찬사 일색의 이 명저가 어떻게 '병신같은 논증'의 모범을 보이고 있는지 '지인의 비판'을 따라가 봅시다. 좀 길긴 하지만 아주 재미있습니다. (좀 격앙된 말투이지만 양해해서 읽어주시길~)

 

 

아래 글에 의문이 있는 분들은 이메일(epalflcl@naver.com) 블로그( http://m.blog.naver.com/epalflcl)로 문의하시길!

이곳에는 ‘헛소리를 논리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기술’들이 거의 모두 들어가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들춰내면 그가 하고 있는 말이 처음부터 끝까지 모조리 멍청하기 짝이 없는 헛소리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이아몬드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다만 역사와 논리만 몰랐다. 이것이 내가 이 책에 대해하고 싶은 말의 요약이다. 

 이 책은 아주 다양한 층위의 헛소리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그 헛소리 기법도 아주 다채롭다. 이 모든 것을 상세하게 지적하기 위해서는 총균쇠와 같은 두께의 책이 필요할 정도다. 그러나 나는 우선 가장 중요한, 이 책이 완전히 무의미하다는 차원의 이야기부터 하고 세세한 부분으로 넘어가려 한다. 
 
 그리고 이야기 하기 전에 언급하고 싶은 것이 있다. 
 
 “문명이 지금 같은 모습인 이유는 환경도 주요 요인 중의 하나였다.” 라는 주장은 누구도 반박하지 않는다. 그러나, 
 “문명이 지금 같은 모습인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이유는 환경 때문이다.” 라는 주장은 아주 이상하다. 그리고 다이아몬드는 바로 후자의 주장을 하고 있다.
 
 그는 결코 ‘문화’를 논지에서 끌어들이지 않는다. 모든 문화적 차이는 환경에서 비롯된 것이다. 환경은 바로 궁극적 원인이다. 이것은 언뜻 듣기에는 제정신 아닌 이야기 같다. 그리고 자세히 들어보면 확실히 제정신 아닌 헛소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대답하려고 하는 질문은 책의 서두에도 썼듯이, 한 뉴기니 인이 물어본 “왜 우리는 저런 것들을 가지지 못했죠?” 라는 질문이며, 그 질문은 왜 ‘유럽’이 다른 문화권과 다르게 기술적 우위도를 가지고 세계를 점령했으며, 다른 문화들은 왜 그러지 못했느냐는 질문이 된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대답을 그는 간단하게 ‘환경’ 때문이라고 한다. 
 이 핵심 축을 잊지 말고, 이 녀석이 대체 얼마나 심각하게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는지 시작해보자. 
 
 가장 커다란 헛소리는, 내가 보기에는 다음 네가지다. 
 
 1. 책의 주장과 내용의 불일치 
 2. 유라시아의 단어 사용
 3. 유라시아에서 유럽으로
 4. 환경결정론
 하나 하나 알아보자. 

 1. 책의 주장과 내용의 불일치.
 
 이 두꺼운 책의 80%가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는 이야기다. 그가 궁극적 원인으로 사용한 ‘환경’이라는 것이 무언가 보자. 
 
 작물화 할 수 있는 식물
 가축화 할 수 있는 동물
 농사지을 수 있는 땅
 옆으로 전파할 수 있는 패쇄적이지 않은 지형
이것들이 충족되면 민족은 농업을 하게 되고(틀린 말이다), 그렇게 되면 인구가 늘어나서 정착 사회가 되면 중앙집권 사회가 되고, 인구가 많아지면 문화가 생겨나며, 그곳에서 기술이 일어난다. 그리고 그 기술은 전파된다. 
 그리고 가장 최초 농경지는 메소포타미아다.(틀렸다) 그리고 거기서 나온 문화들이 유럽에 전파되었다는 것이다(틀렸다). 그래서 유럽은 ‘가장 오랫동안’ 발달 할 수 있었다는 논리다.(틀렸다) 
 
 자자, 이 말을 하나하나 다 비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기 전에 조금 더 근본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는 유럽의 기술적 우위를 설명해야한다. 그게 먼저다. 그렇지 않은가? 그런데 그는 책의 50% 이상을 선사시대에 왜 유라시아가 농경에 적합했는지, 왜 다른 지역들은 부적합 하였는지 설명하고 있다. (남은 40%는 심지어는 이것과도 별 연관 없는 헛소리다. 10% 정도만 그의 논리에 봉사하고 있는데, 그것들도 죄다 헛소리다) 그러나 그가 초반에서 설명하는 장면은 15세기 스페인이 잉카를 멸망시키는 장면이었다. 그곳에서 그는 스페인이 잉카에 없는 말과 총 때문에 이겼다(틀렸다)고 한다.
 즉, 질문은 그 15세기에 문명들간 기술적 격차가 왜 일어났는가에 대한 설명이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그 15세기에 문명들을 꼽아보면, 중국, 인도, 아랍, 베닌, 콩고왕국, 아즈텍, 잉카, 아나톨리아, 등이 있었다. 그리고 그 문명들의 발달 정도는 사실 유럽과 많이 다르지 않았다. 그가 문자도 없었다는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에는 상당히 많은 아프리카 왕국들이 있었고, 그들 중 다수는 포르투갈과 교류하고 있었다. 가나 왕국, 말리 제국, 손가이 왕국, 사넴 보르누 왕국 등이 그러하다. 이것들 모두 사하라 이남에 있었으며, 그 중 툼북투는 7세기에 모든 지성과 모든 책이 모이던 지식의 중심지였다. 사하라를 관통하는 교역망은 무수하게 많았다. 
 1486년 경에는 포르투갈과 아프리카의 베닌 왕국이 서로 교역을 했으며, 그 두 왕은 서로 서신 교환을 했다. 그 후 100년 이상이나 그 둘은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 무역에서는 베닌인의 상도덕에 어긋나는 일이 있으면 무역 자체가 패쇄되는 경우도 왕왕 있었다. 1555년 영국 상선의 승무원이 사향고향이를 훔쳤을 때는 그것이 소유자의 손에 돌아올때까지 교역이 중단되기도 했으며, 그때 선장은 “이곳 아프리카 인들은 일단 장사에 관한한 조금도 빈틈이 없다.” 라고 했다. 또한 베닌의 수도를 여행한 네덜란드 인들의 기록은 “도시가 매우 큰 규모이며, 거리에는 아주 넓은 도로가 있다. 암스테르담의 와르모 거리보다 8배는 넓어 보인다. 도로는 직선으로 뻗어있고 전혀 구부러지지 않았으며, 도로들은 너무 길어 끝을 볼 수가 없다. 집들은 가지런히 세워져 있으며... (중략) 왕의 대리인은 멋진 옷을 입고 왕을 대신하여 인사를 보내며 유럽과 네덜란드의 소식을 묻고 왕으로부터의 선물로서 갖가지 과일을 나누어준다.” 등의 기록이 남아 있으며, 그 외에도 “서 세네갈의 워울로프족의 왕은 약 1만의 기병과 10만의 보병을 전장에 투입할 수 있다.” “서 수단의 말리의 왕은 2만의 기병과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보병을 동원할 수 있었다.”
 
  조금 길어졌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다이아몬드가 문명의 격차가 벌어진 시점으로 두고 있는 15세기에는 문명들의 차이가 결코 그리 크지 않았다는 점이다. 나는 잉카와 아즈텍의 문명이 유럽보다 뛰어난 점도 많았으며, 학문적 수준 중 일부는 유럽인들이 엄두도 못 낼 수준이었다는 것도 말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그들이 철기를 사용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확실히 환경적 요인이 큰데, 물론 다이아몬드 식의 환경적 요인은 아니다. 해발 4500의 고지에서는 용광로가 철을 달굴 정도까지 온도내기가 힘들었다. 
 
 만약 다이아몬드가 철기 생산의 시기와 그 어려움의 환경적 요인에 대해서 이야기 했더라면, 이해할 수 도 있다. 하지만 그는 철기 이야기는 빼놓고 오로지 농경에 대한 이야기만을 하는데, 농경은 이미 잉카의 전신인 안데스 문명부터 발달해 있었다. 
 
 즉, 그들이 그곳에 그렇게 고밀도의 농업사회를 이루었다는 것 자체가, 다이아몬드가 그렇게나 주장하던 환경적인 상황들을 이미 모두 극복하거나, 도리어 유용하게 사용하는 문명권을 만들었다는 증거가 된다. 다이아몬드는 스페인이 총으로 그들을 죽였다는 이유로 기술격차가 엄청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그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 주장을 할 것이라면 철제조에 대해 이야기 해야지, 수렵에서 농경으로 넘어가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 무슨 쓸모가 있단 말인가?  
 
 대체 문화의 발달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기술의 발달이란? 총을 만든 것? 아니, 사회구조나 농경이라는 측면에서 잉카는 그 지역에 가장 적합한 문명을 가꾸었다. 그들은 심지어 윗동네 아즈텍과 상당히 잘 지내는 방법도 터득했다. 유럽은 결코 터득하지 못한 기술이었다. 그런데 다이아몬드는 두 문명의 격차가 선사시대부터 내려온 것이라는 식으로 말하고 있다. 이 말에는 문명간의 격차가 어마어마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그건 마치 상당히 잘 짜이고 환경에 적합하게 잘 만들어져 있는 집에 웬 난봉꾼이 총을 들고 사람들을 다 쏴 죽인 후, “오 이런 야만인들, 총이 없다니!” 라고 소리치는 것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그리고 다이아몬드는 “세상에, 어떻게 그들은 총이 없을 수 있지?” 라고 하며 그 집이 세워진 땅을 마구 훑어보고, “이곳은 우리 집과 같은 토양이 아니잖아! 그러니까 총이 없지!”라고 말한다. 심지어 그놈도 총을 다른데서 받아온 것이면서 말이다. 
 
 하여튼, 다이아몬드가 그 두꺼운 책에서 논증하고 있는 수많은 부분은 선사시대에서 농업사회로 변해가는 어떤 과정에 대한 (굉장히 틀린) 서술이다. 그 뿐이다. 이것이 내용이다. 하지만 그가 대답해야 할 것은, 15세기에서 상당히 고도로 발달된 사회 사이에서 왜 유럽만 이길 수 있었는가? 라는 질문이었다. 다이아몬드의 글들은 전혀 그 질문에 대답해주지 않고 있다. 그는 끊임없이 유라시아에서 농경이 많이 발달했느니 어쨌느니 하지만 그 과정을 면밀하게 검토하거나 반박하지 않아도, 그 당시에 유럽과 엇비슷한 문명들을 가진 문화가 꽤 많았다는 것 자체가 그의 논의를 무용하게 만든다. 
 
 전파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위도가 비슷하기 때문에 옆으로 전파가 쉽다고 말한다. 물론 틀린 말이다. 하지만 일정 수준의 문명이 발달한 시기에서는 그 환경적 제약 조건들이 상당수 극복된 다음이었다. 그런데도 그는 문화들이 마치 선사시대 작물들이 퍼지는 것처럼 퍼진다고 묘사하고 있다. 이것도 틀린 말이다. 
 간단히 말해서, 
 
 “너는 선사시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것은 네가 말해야하는 것과는 별로 상관이 없다.”
 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이 이 두꺼운 책의 대부분은 버려도 좋다. 

 
 2. 유라시아의 단어 사용. 
 
 개인적으로는 이게 걸작이다. 
 
 그의 주장은 살펴보면, ‘유라시아는 농업에 유리했고 전파에도 유리했기 때문에 다른 대륙보다 우월했다. 이것이 우리는 총을 만들 수 있고 너희들은 못 만든 이유다.’ 라고 한다. 유라시아란 유럽부터 일본까지 그 거대한 대륙을 뜻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이건 정말 읽어보라고 밖에 말할 수가 없는데, 그는 유라시아라는 단어를 아주 독특하게 사용한다. 그는 스페인이 잉카를 멸망시킨 장면에서는 “어째서 아메리카 문명은 유라시아 문명에 뒤졌던 것일까?” 라고 말한다. 그리고 유라시아가 환경적으로 유리했다는 이야기를 할 때는 메소포타미아와 중국을 언급한다. 특히 메소포타미아, 중동을 주로 언급한다. 그곳의 작물이 어떻고, 가축은 여기 태생이고, 등등. 
 
 무척 당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을 전부 읽어도 유럽지역이 환경 좋다는 이야기는 티끌만큼도 안 나온다. 거의 오직 중동이 땅이 좋다는 이야기만을 하고 있는데, 그도 그럴것이 사실 유럽의 환경은 사람 살기에 그리 좋지도 않았을뿐더러, 우리가 지금 유럽이라 부르는 문명권들의 시기는 상당히 늦었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기원후 400년 지나서야 메로빙거 왕조가 나왔고, 로마, 그리스는 아무리 올라가봐도 기원전 700년대 근처다. 이것은 이집트, 인도, 수메르, 중국 등에 비하면 진짜 엄청 늦은 문명권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결코 유럽이 농경에 좋았느니 하는 소리는 하지 않는다. 
 
 그는 다만 메소포타미아가 훌륭했고, 유럽은 그걸 상속받았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유라시아’를 최고라고 친다. 
 이런 유라시아의 너무 자유스러운 단어 사용은, 책 전반에 걸쳐 보인다. 총을 쏜 것은 유라시아 유럽이도, 환경이 좋은 건 유라시아 메소포타미아, 혹은 중국이다. 심지어 그는 중동이란 단어도 안 쓴다. 중국도 거의 예로 들지 않는데, 왜냐하면 중국에 대해 아는게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조금 있다가 하자) 그리고 이 책을 통틀어 인도 이야기는 정말 전혀 안나온다. 인도는 가장 오래된 문명으로 기원전 4000년 경에 이미 아주 복잡한 힌두 교리를 발전시키고 엄격한 사회제도, 그리고 화려한 문학이 있던 곳이다. 하지만 그는 결코 인도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같은 유라시아인데도 그렇다. 
 
 책을 읽어본 자는 한 번 유라시아라는 단어를 이놈이 어떻게 쓰고 있는지 유심하게 다시 한 번 보기 바란다. 아주 기막히단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유럽이 등장하는 것은 고작해봐야 세균, 혹은 언어, 기술에 대한 이야긴데, 이 3가지 모두 죄다 헛소리고, 그가 이제까지 했던 선사시대 이야기와는 아무 상관 없는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3. 유라시아에서 유럽으로
 그는 놀랍게도 에필로그까지 유럽 이야기를 안한다. 왜 유럽이 그렇게 총을 만들었는지에 대해 전혀 이야기 하지 않고 있다. 아마 여기서 멈췄다면 이 책은 ‘유라시아 중심주의’ 라는 평을 받았을 수도 있을 것이다만, 그럴 수는 없잖은가? 총을 쏜 것은 유라시아에 속해 있는 메소포타미아나 중국 문명이 아니라 유럽이었으니까. 
 결국 그 많은 유라시아중에서도 왜 하필 유럽이 ‘선택’ 받았느냐는 질문을 그는 피할 수 없으며, 사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논증일 수 있다. 그런데 그는 이 논증을 에필로그까지 질질 끌다가, 에필로그 601p부터 시작하여 608p로 끝낸다. 단 7페이지로! 게다가 이 논증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요약해보겠다.
 
 중국은 유럽보다 기술이 발달했지만 뒤쳐졌다. 왜일까?
 유럽은 분산되어 있어서 서로 싸우느라 기술을 받아들이는데 열심이었다. 
 중국은 통일 되어 있어서 그러지 못했다. 
 
 그는 이걸 만성적 통일과 만성적 분산이라고 하는데, 여기까지는 유치하긴 하지만 그리 수긍하지 못할 일도 아니다. 하지만 그 다음 논리가 기가 막힌다. 그는 그 차이를 ‘문화’가 아니라 ‘환경’으로 설명하기 때문인데,
 
 유럽은 해안선이 복잡하고 산맥도 많아서 분리되었다.
 중국은 해안선이 단순하고 강이 동서로 서로 연결하고 있어서 통일하기 좋았다. 
 이건……. 뭐랄까……. 뭐라고 반박해야 할지, 참. 이 요약은 진짜다. 605p를 보라. 정말 이 말을 하고 있다. 재미난 문장 하나를 인용하겠다. 
 
 “유럽은 여러개의 높은 산맥(알프스, 피레네, 카르파티아, 노르웨이 산맥) 때문에 언어, 민족, 정치 등의 측면에서 각각 독립적인 단위들로 조각조각 나누어져 있는 반면, 중국에서 티벳 고원 동쪽에 있는 산맥들은 그리 대단한 장애물이 되지 못한다.”
 
 혹시 이 티베트고원 동쪽에 있는 산맥들이 히말라야 산맥의 지류들을 말하는 건 아니겠지? 중국은 거대한 나라다. 다이아몬드가 그렇게 호들갑스럽게 말하는 멕시코 북부의 사막(그는 이 ‘사막’ 때문에 남북 아메리카가 서로 교류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거긴 관목과 선인장들과 낮은 풀, 사막영양 등 짐승도 꽤 살고 있고, 우리가 상상하는 그런 모래로 뒤덮인 부분은 극히 일부다;)만한 사막이 몇 개는 있다. 높은 산 역시 마찬가지이다. 중국의 서남지방은 아예 산악지대이며,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산과 산맥이 모두 중국에 있다. 정글에서부터 사막, 만년빙산 까지 중국에는 모조리 다 있다. 그는 유럽이 가지고 있는 그 산맥들이 자랑스럽게도 커보이고, 중국은 평평하다고 생각하나본데, 이는 그가 중국에 대해서는 거의 아무런 지식도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유럽의 국경선을 보면 그 산맥대로 분할된 것조차 아니지 않는가? 유럽의 국가는 엎치락 뒷치락 제 멋대로 갈라졌다가 분할되었다가 그랬다. 그는 유럽에 대해서도 틀렸고, 중국에 대해서도 틀렸다. 그리고 해안선은……. 아무리 읽어도 대체 왜 해안선이 통일과 분산에 어떤 영향을 끼쳤다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들쭉날쭉 하면 그곳에 모두 한 국가가 들어선다는 의견인 것 같은데,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4. 환경 결정론
 네 번째는 그냥 이 논의 자체다. 그는 문화가 아니라 환경이 문명의 발달을 결정한다고 했다. 이것은 결정론이 될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같은 환경에서 다른 문명이 발달한다고 인정하는 순간, 환경은 부수적인 요인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것은 ‘환경이 모든 것의 궁극적 원인이다.’ 라는 이야기가 된다. 
 
 그래서 “중국이 통일된 것은 해안선이 단조롭고 거대한 중국에 별 장애물이 없어서이다.” 라는 미친 주장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을 통일한 진나라가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제 2의 진나라, 제 3의 진나라가 자연스레 통일을 했을 ‘운명’이라는 것이다. 중국은. 그럼 대체 수백개로 쪼개지거나 했던 시절에는 해안선이 복잡해지기라도 한 것일까?
 여하간 이런 미친 주장은, 방어하기가 너무 어려운 까닭에 역사학을 조금이라도 배운 자라면 주장하지 않을 법한 이야기다. 그런데도 그는 이걸 환경 때문이라고 했지만, 뒤에서 점점 알아보겠지만 그 중 무엇도 설득력 있지 않다. 
 
 이제 부터는 세세하게 장을 따라가며 이상하다 싶은 부분들을 짚어내겠다. 

 
 2장
 
 유라시아와 아프리카인들은 철을 사용하는 수준까지 나갔을 때, 폴리네시아에는 그런 발전이 전혀 없었다. 뉴질랜드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금속 매장량이 없었기 때문이다...  91p
 그 이후로 쭉- 폴리네시아가 왜 발전을 못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아마도 이 부분에서 그의 논증은 맞을 것이다. 다이아몬드 말대로 폴리네시아의 섬들은 너무 작다. 
 
 하지만 내가 제기하고 싶은 문제는 이런 비교가 무척이나 비열하단 점이다. 그는 유라시아 전체와 그 지도에서 보이지도 않는 섬으로 이루어진 폴리네시아의 섬들을 비교했다. 그리고서 그것들이 ‘자연의 실험’ 이라고 칭하고 있다. 지역에 따라 환경의 영향이 큰 곳이 있을 수 있고, 적은 곳이 있을 수 있다. 그런 조그만 섬에서는 당연히 클 수밖에 없으며, 다이아몬드의 논증이 맞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이 이것들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 
 설득력을 가지려면 어떤 비슷한 대상을 비교한 후, 그 차이가 진정으로 환경에서 시작했다는 것을 밝혀야 한다. 예를 들어 뉴질랜드와 영국은 적절한 비교가 될 것이다. 그러나 후에 가서 알겠지만, 그는 결코 이런 비교를 하지 않는다. 


 
 3장 
 
 아타우알파에게는 배를 만드는 기술이 없었으므로 (스페인처럼) 남아메리카를 벗어나 해외로 팽창할 수가 없었다
피사로가 카하마르카에 오기까지는 배와 더불어 중앙집권적 정치조직도 필요했다. 그래야만 스페인이 자금을 마련하고 그 배들을 건조하고 선원들을 고용하고 장비를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잉카 황제에게도 중앙집권적 정치조직은 있었지만, 그 경우에는 오히려 불리한 요소로 작용했다. 왜냐하면 피사로가 아타우알파를 생포함으로써 잉카족의 명령계통은 고스란히 움켜쥐게 되었기 때문이다. 잉카의 관료 체제는 신과 같은 존재인 절대 군주와 밀접한 관계에 있었으므로 아타우알파가 죽자 송두리째 와해되고 말았다. 해양기술과 정치조직은 유럽인들이 다른 여러 대륙으로 팽창하거나 다른 민족들이 팽창할 때에도 역시 근본적이 요소로 작용했다.
 스페인들이 페루에 올 수 있었던 또 한가지 요인은 문자의 존재였다. 잉카 제국에는 문자가 없었지만 스페인에는 있었다. 정보는 문자를 사용할 때 훨씬 더 멀리, 더 정확하고 자세히 전파된다. 콜롬버스의 항해와 코르테스의 멕시코 정복에 대한 정보가 곧 스페인에 전재히면서 스페인들이 신세계로 밀려 들었다. 잉카는 이런게 없었다...  109p 
 
 3장은 스페인이 잉카를 전멸시킨 일화를 죽 늘어 놓으며, 어떻게 이런 격차가 생긴걸까? 하고 묻는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아주 여러 가지로 잘못된 곳들이 많다. 
 우선, 위에 인용한 부분을 봐 보자. 언뜻 보면 별 문제 없는 문장 같지만, 자세히 봐 보면 순수하게 헛소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문단의 문맥은 왜 잉카는 스페인에게 가지 못했을까? 어떻게 스페인은 잉카에게 갈 수 있었을까? 라는 질문이다. 거기에 다이아몬드는 초반에는 스페인은 배가 있었고, 배가 있었던 것은 중앙집권 사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라는 논리를 펼친다. 그렇다면 당연히 뒤의 문장은 잉카가 배를 만들지 못한 이유가 나와야 할 것이다. 
 
 하지만 잉카는 중앙집권 문명을 가졌고,... 그 다음에 다이아몬드는 “그것이 그 경우에는 오히려 불리했다. 왕을 잡으니까 명령계통이 마비되었기 때문이다.” 라고 말했다. 이것은 왜 잉카는 항해기술이 없었는가에 대한 질문과 아아무 상관이 없다. 이 헛소리를 요약하면 이렇다. 
 
 스페인이 잉카를 침공한 것처럼, 왜 잉카는 스페인을 침공하지 못했을까?
 배가 없기 때문이다.
 스페인은 중앙집권 정치 제도 때문에 배를 만들 수 있었다. 
 잉카는 중앙집권 정치 제도 때문에 전투에서 졌다.
 ...다섯살 먹은 어린애도 이게 무슨 소리냐고, 이게 어떻게 논리냐고 반박할 수 있을 정도다. 이건 그냥 제 생각의 연관 없는 나열이다! 아니, 스페인이 중앙집권 조직 덕분에 배가 있다면, 당연히 잉카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아니면 하다 못해 “잉카도 중앙집권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슨 이유 때문에 배가 없었다.” 라고 설명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그런 말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그는 다시 또 은근 슬쩍 문자에게 책임을 넘긴다. 그들이 진 것은 문자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보 전달력이 없다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서 그의 비열함은 또 드러난다. 책을 읽어보면 그가 스페인이 잉카를 친 이야기만 하고 있으며, 그것이 ‘가장 인상적인 사건’ 이라고 묘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왜 그게 가장 인상적인 사건인지는 알 수 없다. 왜냐하면 바로 그 전에 (다이아몬드도 지나가듯 이야기했지만) 코르테스가 멕시코시티에서 아즈텍을 점령시킨 일이 있었는데, 그때도 잉카제국과 완전히 같은 일이 더 다이나믹 하게 펼쳐졌다. 
 
 그리고 아즈텍에는 나우틀리어라는 문자가 존재했다. 심지어 코덱스(네모난 현재의 책 형태) 형태로 있었다. 스페인은 보이는 모든 책을 구덩이에 집어 넣고 불태웠다. 베르나르디노 사군이 아즈텍의 책들을 숨기고 보존했기 때문에 간신히 아즈텍이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었는지에 대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만큼 우리는 아즈텍이 어떤 문명과 문화를 이루었는가에 대해 알 수 있다. 잉카는? 별로 자료가 없다. 
 
 스페인은 아즈텍을 멸망시키고, 연이어서 잉카를 멸망시켰다. 그런데 왜 그는 잉카를 선택하여 스페인과 비교했던 것일까? 자료도 거의 없고, 문자도 결속문자밖에 없어서 우리가 알기어려운 잉카를? 그리고 스페인이 그들을 멸망시킨 것은 그들이 문자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문자가 있었던 아즈텍도 멸망시켰으면서 말이다. 아즈텍과 잉카의 멸망사에 대해 잘 모르는 독자들은 이 이야기를 듣고 남아메리카 문명이 구식이었고 신석기 문명에 불과했다고 생각하게 될 것 같으나, 사실 그것은 어느정도 의도한 비교다. 
 

 4장. 식량생산의 기원

 120p 그림 1 
 
 이 그림은 이 책의 모든 것을 요약하는 그림이며, 당연히 그에 맞게 멍청한 그림이다. 지금 책이 있으신분은 한 번 펼쳐서 보라. 여기에서 내가 왜 이 책 전부가 쓸모없는지에 다시 한 번 이야기 해보면, 15세기에는 이미 “인구가 많고 조밀하여 계층화된 정주형 사회”가 많았단 거다. 그가 왜 유럽만 기술이 발달했는지에 대한 대답을 말하고 싶으면, 그가 화살표 하나로 처리해놓은 정주형사회->기술 그 사이를 서술했어야했다. 하지만 그는 아무 의미도 없이 수렵에서 정주형 사회로 가는 현상만을 주구장창 서술하고, 정작 가장 중요한 기술로 가는 곳은 완전한 공백으로 놔두었다. 
 
 그는 가축화와 작물화, 그리고 말이 고대세계에서 중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그것들이 조밀한 인구밀도를 가진 정주형 사회를 만든다고 했다. 그러나 이미 몇 번이고 말했듯이 아주 다양한 환경에서 바로 그 조밀한 인구밀도를 가진 정주형 사회들이 나타난다. 그의 논지는 아주 몇몇 부분(딱 대놓고 말하여 중동)에서만 적합한 이야기이며, 그는 그렇기 때문에 중동 외에는 환경이 안 좋아서 그렇게 농경 사회가 발전할 수 없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스스로 질문을 던진다. 왜 어떤 지역에서는 환경이 좋은데도 농경으로 발달하지 않았는가? 
 

 5장. 인류역사가 갈라 놓은 유산자와 무산자
 
 이 장에서는 사실 별 의미 없는 이야기를 쭉 한다. 여기서 볼만한 것은 151p의 그림과, 155p의 셋째줄 뿐이다.
 
 “반대로 서남아시아 농작물 및 가축의 야생 조상도 서유럽에 없었다. 그러므로 서유럽에서는 식량 생산이 독립적으로 시작되지 않았음이 분명해보인다. 서남아시아의 가축과 작물이 들어오면서 식량생산이 촉발되었던 것이다.”
 
 이 부분이다. 그는 유산자 무산자를 말하면서, 유럽은 도저히 최초 농경생산자에 들어갈 수 없음을 인정한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사실이니까. 이 문장을 잘 기억해 놓고 있으면, 그가 후반부에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그 문명은 생산이 좀 늦었기 때문이다. 시간만 더 있었으면 우리처럼 총을 만들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시의 ‘지각이론’이 얼마나 말도 안되는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유럽은 농경이 가장 늦은 지역이었다. 그러면 어째야하는가? 믿을 건 가장 가까운 농경의 근원지, 메소포타미아(중동지방)다. 후에 그가 왜 그렇게 유라시아 유라시아, 메소포타미아 메소포타미아 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그는 그렇게 몇 페이지나 쓸데없는 이야기를 늘어놓더니 결국 마지막에서는 “식량생산이 시작된 시기와 양상이 이처럼 지리적으로 달랐던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으로 돌아온다. 이것은 사실 그 전 장에서 했던 질문이다. 

 

 6장 식량생산민과 수렵채집민의 경쟁력 차이
 
 이 장에서 질문은 다음과 같다. 농경과 채집의 대비다. 이곳에서 그는 아주 괴이하기 짝이 없는 논리를 세운다. 
 그는 스스로 아주 후대에 와서까지 농경을 시작하지 않았던 이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들 중에는 독일도 끼어 있다. 
 “독일 북부 해안의 여러 민족은 독일 내륙에서 선형토기 문화를 일으킨 민족이 200킬로미터 밖에 안 되는 곳까지 식량생산을 도입해왔는데도 그로부터 1300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식량생산을 시작했다.” -161p
 
 자, 이 질문에 그는 스스로 어떻게 대답했을까? 대답은 어처구니 없게도 농경은 ‘진화’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161p)
 
 식량생산은 결과를 짐작하지 못하고 내린 여러 결론들의 한 부산물이다. -160p

 그는 무의식적인 결과들이 농경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므로 자신들의 질문은 어째서 지역마다 그 시기가 달랐는지 하는 부분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넘어가지 말고, 농경이 진화라는 이 기상천외한 주장부터 검토해보자. 그는 선사시대인들은 농경을 처음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농경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씨를 뿌리면 그것이 자라난다- 라는 자연의 현상을 인위적으로 우리 집 마당에 뿌린다는 생각은 사실 그렇게까지 혁신적인 사고는 아니다. 나무 조각 두 개를 비벼서 불을 낸다는 사고보다는 훨씬 더 간단한 사고다. 실제로 그는 163p 말하고 있지만, 20세기에 발견된 수렵채집민들도 농경을 하지 않을 뿐이지 농경에 대한 기본적 아이디어들은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하여튼간 농경이 진화라고 생각하는 다이아몬드가, 왜 그들이 서로 발전이 달랐는지 지적하는 이유들을 보면 기가 막힌다. 165p를 보면, 그는 사냥꾼은 자기 위신을 고려해야하고, 음식의 선호 순위는 사람들의 생활 방식에 부여하는 상대적 가치에 따라서도 크게 좌우된다고 말하고 있다. 나는 이 페이지를 읽으며 기가 막혔다. 모든 것을 환경으로 설명하겠다는 사람이, 자신이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에 이르면 아주 태연하게 문화적인 차이, 구성원들의 의식을 끌어 들인다. 음식의 선호 순위가 사람들의 생활 방식에 따라서 변하는 것이야말로 환경적인 이유로 설명할 수 있는 것 같은데도 말이다!
 그 외에 있는 내용은 마치 정말 대단한 이야기 하는 것 같은 어조로 말하지만 굉장히 단순한 이야기들이다. 채집과 농경은 장기간 병행되었다는 이야기 말이다. 그리고 이곳저곳에 전파 되었다는 이야기도 하고 있다. 이걸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는가? 바로 현대 한국에서도 오지에 사는 농사꾼은 수렵도 함께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그는 이것이 대단한 비밀이라도 되는 양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식량생산과 수렵채집은 상호 경쟁의 대안 방식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어느 부분은 왜 농경을 늦게하였을까?’ 라는 질문에 대답이 될까? 그것들은 왜 독일 북부 애들은 바로 아래에 농경문화가 있는데도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전혀 아니다. 정말 간신히 대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위에서 말한 ‘문화적 요인’이 정도이다. 하지만 그 대답조차 설득력이라고는 전혀 없다. 땅도 좋고, 옆에 농경사회가 있는데도 농경하지 않는 케이스에 대해 그가 하는 말이 있는지 앞으로 읽으면서 찾아봐도 좋다. 하지만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에 그는 어째서 채집이 농경으로 변했는지 설명한다. 제시한 원인은 4가지다. 

 1. 야생먹거리가 줄었다. 
 2. 그와 반대로 작물화의 보상이 많아졌다.
 3. 농업에 필요한 기술(낫, 공이, 맷돌)이 발달했다.
 4. 인구가 증가했다. 
 이에 대해 비판하기 전에, 다음으로 넘어가자. 다음 질문은 
 
 “20세기까지 수렵채집민으로 남아 있는 민족들은 왜 그러한 것이었는가?” 170p

 대답은, “수렵인들은 인구밀도가 높은 농경민들에게 공격당하고 쫓겨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아직까지 수렵채집민으로 남아 있는 민족들은 환경이 거칠어서 공격을 받지 않은 것이다.” 이것인데. 그러면서 멋진 말로 결론을 내린다. 
 
 “(20세기까지 채집민인 부족들)그러나 그들도 결국 20세기가 다 지나가기 전에 문명의 유혹에 굴복하거나, 관료 또는 선교사들의 압력에 못 이겨 정착하거나, 아니면 병원균 때문에 죽고 말 것이다.”
 라고 말이다. 나는 이 논지에 대해 한가지 부분은 동의하겠다. 농경민들이 침략하기 때문에 수렵인들이 줄어든 것이라고 말이다. 
 다이아몬드가 이야기한 전제들만 가지고 생각해보자.
 
 농경민들은 왜 농경민이었고, 채집민은 왜 채집민인가? 그 둘을 가르는 이유는 다이아몬드가 말했듯이 하나다. ‘야생동물이 줄어들어서.’ 채집의 효율성이 떨어진 것이 이유다. 그렇다면 현대까지 채집민의 생활을 영위하는 부족들은 왜 그렇게 유지할 수 있었는가? 야생동물이 줄지 않아서. 이다. 간단히 말해서 수렵채집으로 먹고 살만 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독일 북부인들이 바로 아래에 농경민이 있는데도 한참동안이나 농경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어업과 채집으로 충분히 먹고 살아갈만 한데, 농사일을 지을 필요가 어디있는가?
 다이아몬드는 조금 간과하는 것 같지만, 농사일이라는 것은 극히 비효율적인 생산형태다. 사냥과 채집으로 생존할 수 있다면, 농사일은 할 필요가 없다. 농사는 1년을 두고 해야 하며, 기후에 따라 그 1년의 고생이 모두 없어지기도 하는데, 이러한 불확실한 곳에 노동력을 투자하기는 엄청나게 해야한다. 그런데도 농경문화가 꽃핀 것은, 인구가 늘어나면서(일정이상의 인구가 되면 수렵채집으로 살아남기에 한계가 있다) 먹을 것이 부족해지자 궁여지책으로 만든 것이 농경이었다. 사실 이 농경이란 것이 진화의 산물이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이며, 선사시대 인들은 다만 무엇이 더 효율적인가 따졌던 것이며, 채집에 비해 노동비 효율면에서 극히 떨어졌던 농경으로 생활패턴을 바꾸는 것은 어쩔 수 없을 때만 그랬다. 기술의 발달은 그 후에, 떨어지는 효율을 조금이나마 끌어올리기 위한 필요의 산물이라고 봐야한다. 
 다이아몬드의 전제에서도 이와 같은 결론은 충분히 끌어낼 수 있으며, 이것은 정론이다. 그런데도 그는 이런 모든 것은 그저 간과함, 농경은 진화의 산물이라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그리고 채집민이 사라진 큰 이유가 농경민의 공격 때문이라고 말하면서도, 마지막 문장에서는 ‘문명의 유혹, 선교사의 압력, 병원균’ 때문이라고 말한다. 미안하지만 6장 전체동안 채집민이 농경민이 되는 과정으로 문명의 유혹, 선교사의 압력, 병원균이 등장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지적된 것은 단 하나, 군사적 공격이다. 
 
 그리고 후반부에도 이야기하겠지만, 그의 머릿속에는 수렵인이 아주 오랫동안 수렵인으로 남아 있는 이유가 다만 그것으로도 충분히 먹고 살만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은 떠오르지 않는다. 그는 다만 환경이 안 좋아서, 혹은 폐쇄되서 그랬다는 이야기만 계속 지껄이고 있다. 
 

 7장. 야생먹거리의 작물화.
 자, 여기에서는 그의 기가막힌 논리, 농경은 진화다- 라는 것이 실제로 어떤 식의 근거 위에서 세워져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바보 같은 소리로는 올림픽에 나가도 될 정도의 논지를 구사하고 있다. 
 
 그는 첫장에서 야생작물 중에는 독이있는 것도 있다. 아몬드 같은 경우가 그렇다. 그런데 어떻게 이것을 현재의 아몬드로 작물화 했을까? 하는 질문에 대해 179p에 이렇게 설명하고 잇다. 
 "야생 아몬드의 종자에는 대부분 지독한 쓴맛이 나는 아미그달린이라는 화학물질이 함유되어 있어 그것이 분해되면 시안화물이라는 독이 생긴다. 그 쓴맛의 경고를 무시하고 다짜고짜 야생 아몬드를 먹어치우는 바보는 죽을 수도 있다. 도대체 야생 아몬드를 작물 화할 때 어떻게 그 첫 단계(종자 채취)를 거칠 수 있었을까?
이 문제에 대한 설명은 어쩌다가 몇 그루의 아몬드 나무에서 유전자 하나에서 돌연변이가 생겨 쓴맛이 나는 아미그달린을 합성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야생 생태에서라면 그런 나무는 새들이 발견하고 종자를 모두 먹어버리므로 후손조차 남기지 못하고 죽어 버리기 십상이다. 그러나 초기 농경민들의 아이는 배가 고파서 또는 호기심 때문에 주변의 야생 식물들을 모두 먹어보면서 다니다가 결국 쓴맛이 없는 아몬드 나무를 발견하게 되었을 것이다. (오늘날 유럽의 농민들과 똑같은 방법으로 쓴맛이 아니라 단맛이 나는 도토리가 열리는 떡갈나무를 찾아내곤 한다.) 고대의 농경민들은 이렇게 쓴맛이 없는 아몬드 종자들만을, 처음에는 쓰레기장에서 무심코, 그리고 나중에는 과수원에 의도적으로 심었을 것이다"
 ……내가 이곳에 반박을 해야 한다는 것이 슬프게 여겨진다. 이것은 그냥 뭐랄까, 유머게시판이 어울리는 글이다. 
 이것이 그가 주장하는 ‘농사는 진화다’의 근거다. 거의 순전한 가설, 상상. 그리고 그 상상조차 천치가 아니라면 하지 않을 법한 상상. 
 
 저건 마치 야생 독개구리 중 어쩌다가 독이 없는 개구리가 나왔는데, ‘배가 고프거나 호기심 때문에’ 그 개구리들을 먹던 아이들이 어쩌다가 그 독 없는 개구리를 먹고 나서 그걸 양식화 했다는 것이다. 
 
 아니 걔들이 그걸 왜 먹는데;;;; 먹으면 죽는다며;;; ‘쓴 맛의 경고를 무시하고 다짜고짜 야생 아몬드를 먹어치우는 바보는 죽을 수도 있다’며;;; 어린애들은 배가고프고 심심해서 다짜고짜 먹었나보다. 그리고 죽었다. 그러나 그걸 보고도 다른 어린애들은 다짜고짜 먹었다. 그렇게 얼마나 많은 어린애들이 죽어야 돌연변이 독 없는 아몬드를 찾을 수 있는 걸까? 그리고 걔들이 그걸 왜 먹어;; 지금 현재 남아 있는 채집민을 보아도 알겠지만, 그들은 먹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아주 명료하게 구분하며, 독이 있다 싶으면 건드리지도 않는다. 
 
 그 후로 그는 이 ‘돌연변이’론이 마음에 들었던지 계-속 밀고 나간다. 하지만 죄다 헛소리이며, 근거라곤 전혀 없는 순수한 가설, 그것도 바보 같은 가설들이다. 
 
 이 아몬드에 대한 헛소리는 194p에서 절정이다. 
 마지막으로, 아마 아몬드와 도토리의 (도토리는 작물화되지 못한) 가장 중요한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몬드에서는 단 하나의 우성 유전자가 쓴맛을 조절하지만, 떡갈나무에는 쓴맛을 조절하는 유전자가 여러개인 듯 하다. 가령 고대 농경민이 어쩌다가 발견한 쓴맛이 없는 돌ㅇㄴ변이 나무의 아몬드나 도토리를 땅에 심었을 때, 유전학 법칙에 따라 아몬드의 경우에는 거기서 자라난 나무 열매가 쓴맛이 없겠지만 떡갈나무의 도토리는 계손 쓴맛이 난다. 설령 어느 농경민이 도토리를 재배하겠다고 나서서 다람쥐를 물리치고 끈기 있게 버티었더라도 이 문제에만 부딪히면 그만 열정이 식어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이녀석은 바보다. 
 
 이녀석이 이렇게 바보 같은 말을 하고 싶어하는 이유는, 농경의 시작이 ‘무의식적’이라는 주장을 계속 하고 싶어서인 것 같다. 
 
 고대 등산객들이 먹을 수 있는 야생 식물을 선택할 때 그 기준이 의식적이었든 무의식적이었든 아무튼 그 선택의 결과로 야생 식물이 농작물로 진화하게 된 과정은 처음에는 무의식적인 과정이었다.  -195
 
 이게 무슨 소린지 아는 사람은 내게 연락해주기 바란다. 고대인이 야생식물을 의식적으로 선택하여도 그게 농작물로 진화하게 된 것은 무의식적이었다는 이야긴데, 내 어리석은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제 8장 작물화하는데 적합한 식물의 식별과 성패의 원인
 이번 장은 작물에 대한 이야기다. 주장은 단 하나, ‘유라시아가 그 어떤 지역보다도 농작물을 키우기 좋았다.’ 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주장은 상당한 억측과 가설 위에 서 있다. 그 중 가장 먼저 나오는 헛소리를 우선 살펴보면, 
 현대세계에서 모든 농작물을 통틀어 연평균 총 생산량의 80%를 책임지고 있는 농작물은 겨우 12종에 불과하다. 그 12종 중에서 곡물로는 밀, 옥수수, 벼, 보리, 수수, 콩류로는 메주콩, 뿌리 또는 덩이줄기 작물로는 감자, 마니오크, 고구마, 설탕 공금원으로는 사탕수수와 사탕무, 과일로는 바나나가 있다. 이 중에서 곡류만 따지더라도 전 세계 인류가 소비하는 총열량의 절반을 넘는다. 
 세계적으로 주요 농작물이 그렇게 소수에 불과하고 그 모두가 수천년 전에 이미 작물화 되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세계의 많은 지역에 탁월한 가능성을 가진 토종 야생 식물이 전혀 없었다는 것도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현대에 와서도 새로 작물화된 주요 식량 식물이 단 하나도 없다는 사실만 보아도 유용한 야생 식물은 이미 고대인들이 거의 빠짐없이 살펴보았고 그 중에서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은 모조리 작물화 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199
 
 이 논리를 요약해보자. 
 
 주장: 작물화 할 만한 가능성이 있는 주요 식물은 고대인이 모두 빠짐없이 작물화 했고, 그 숫자는 소수에 불과하다. 
 근거: 왜냐하면, 현대 열량의 대부분은 고작 12종의 농작물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다. 이 사이에 현대에 와서 새로 작물화된 식량이 없다는 등의 문장이 들어가 있지만, 그것이 어떻게 저 주장을 강화시켜주는지는 도저히 알 수 없다. 현대에 작물이 12종인걸 보니 고대의 작물들도 소수였을거라는 주장을 어떻게 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다. 그는 이런 말을 태연하게 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메소포타미아를 최초의 식량생산지라고 말하고 논지를 전개한다. (202p) 사실 그로서는 그래야만 했다. 유럽은 도대체가 농업을 빨리 시작했다고 할 수가 없으니, 바로 근처의 메소포타미아를 끌어 들여야 한다. 이 부분 말고도 수 없이 다른 부분에서 그는 비옥한 초승달 지대와 지중해 유럽은 단일 역사권이라는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다. 하지만 그 둘이 단일 역사권이라는 주장은 몇십년 전에 나온 유럽중심주의적 낡은 주장이다. 
 여하간 메소포타미아가 최초의 농경민족이라는 근거는 사실 현재까지는 거의 없거나, 있는 것도 매우 불확실한 것이다. 왜냐하면 농경과 곡물 유적이라는 것이 그렇게까지 오래 남는 증거들이 아니기 때문인데, 그것조차도 지역편차가 너무 심하게 연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하간 현재 메소포타미아는 기원전 8500년으로 잡고 있다. 그러나 뉴기니는 기원전 7500년, 중국은 최소 기원전 7000년에서 최대 11000년으로 잡고 있다. 그리고 연구가 진행될수록 이 숫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사실 아프리카같은 경우는 아예 연구도 미흡한 실정이다. 
 
 좋다, 이런 불확실성을 제외하고 메소포타미아가 최초의 식량생산지라고 친다 하더라도, 그 후 그가 주장하는 ‘다른 식물보다 유라시아(사실 이 단어를 쓸 필요도 없다. 그는 중국도, 유럽도 말하지 않고 오직 중동에 대해서만 말한다)에서 작물이 잘 자랄 수 있었던 이유를 다음과 같이 든다.
 
 1. 지중해성 기후다
 2. 알이 큰 볏과 생물 종이 가장 많았다.
  2-1 뿌리식물은 단백질이 별로 없다. 

 이것인데, 이곳에 숨어 있는 전제들은 사실 동의하기 무척 어려운 것이다. 그 전제들이란, 1. 지중해성 기후가 볏과 식물에게 좋다. 2. 볏과 식물은 뿌리 식물보다 더 좋다.  라는 전제다. 하지만 이 두 전제 모두 틀렸다. 왜냐하면 그 볏과 식물들은 지중해성 기후가 아니라 상당수 많은 기후에서 자생하고 있으며, 사실은 지중해성 기후보다도 물이 많은 열대성 기후에서 더 많은 수확량이 존재한다. 또한, 알이 무거운 종류를 고르고 있는데, 사실 그것은 벼의 수확량과 같은 말이 아니다. 또한 기장의 여러 변종들을 비롯한 상당수 잔알 곡물들은 또 다른 기후를 가진 또 다른 지역들에서 주곡노릇을 한다. 사실 다이아몬드가 지중해성 기후를 강조하는 이유는 목적론적 냄새가 풍기는데, 지중해성 기후가 곡물에 좋다면 자연히 그 곡물들은 지중해쪽으로 갈 것이기 때문이다. 
 
 다이아몬드는 뿌리식물(얌, 감자, 타로감자, 카바사, 고구마)보다 곡류가 좋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곡류 중에서도 유라시아에서 작물화된 작물(근동의 밀, 중국의 기장)이 다른 작물보다 더 좋다는 것이다. 그 근거로 내놓은 것은 설득력 없는 낡은 논지, ‘단백질 함량이 적다’ 라는 것이다. 
 이것은 옛날에 폐기된 주장이다. 간단히 말해서 사람은 곡물 하나만 먹지 않기 때문이다. 덩이뿌리, 줄기 작물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밀이 8-14%의 단백질 함량을 가졌다고 하지만, 사실 쌀은 7%의 단백질 함량을 가진다. 또한 그 차이래봐야 수분함량의 차이일 뿐이다. 게다가 뿌리작물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며, 얌이나 타로토란을 먹는 문명권은 보통 다른 음식들로 단백질을 섭취한다. 
 
 즉, 그는 ‘유망한 작물’에 대해 구구절절하게 설명하지만 그 설명 이면에는 지중해성 기후와 볏과 식물을 우위로 두는 전제가 숨어 있다. 그러나 둘 다 진실이라고 보기에는 곤란한 명제들이다. 

 
 제 9장 선택한 가축화와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
 
 여기서도 비슷한 논지가 반복된다. 하지만 잠깐만 지적하고 빨리 넘어가자, 우리에게는 10장에서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이고 터무니없는 헛소리와 만나기 때문이다. 
 그는 ‘성공적으로 가축화된 동물들은 거의 오로지 유라시아 종들 뿐이었다.’ 라고 말했다. 하지만 메소포타미아와 이웃한 북 아프리카와 중앙 아시아 두 지역에서 양, 염소, 말, 낙타, 소의 한 종이 가축화 된 것은 확실 하지만, 인도 또한 소의 또 다른 종(보스 인디쿠스)을 가축화 하였고,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에서는 물소와 돼지, 남아메리카에서는 야마와 알파카가 가축화 되었거니와, 사하라 사막과 수단을 아우르는 지역은 서기 칠천년 전 쯤엔 지금 보다 비가 더 많이 내렸고, 이미 그때 소를 몰고 있었으며, 가장 최초로 가축화 된 곳이었다. 
 
 그는 사실 자체를 왜곡하고 있다. 
 

 제 10장 대륙의 축으로 돈 역사의 수레바퀴
 드디어 나왔다. 헛소리의 백미. 제 10장이다. 
 
 지금까지 다이아몬드가 한 모든 말이 죄다 옳다고 하자! 하지만 그래도 그것은 결코 유럽의 우위를 정당화 할 수 없다. 고작 해봐야 “메소포타미아가 세계에서 가장 빨리 식량을 생산한 이유” 정도가 될까? 당연히 유럽은 기원전 8000년 전쯤에 나무에서 살았거나, 혹은 동굴에서 살았다. 그렇다면 어찌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유럽은 메소포타미아의 문물들을 흡수했다! 라는 것이 필요하다. 자, 이제 다이아몬드가 건드리는 것은 ‘전파’다. 
 
 그는 ‘축’으로 세계를 나눈다. 유라시아는 좌우로 길쭉(동서 축)하고,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는 위 아래로 길쭉(남북 축)하다는 것이다.
 
 축의 방향은 농작물과 가축은 물론이고 어쩌면 문자와 바퀴 등 발명품들의 전파 속도에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260p
 
 그리고 쭉 전개하는 논지는 간단하다. 문물들은 좌우로는 잘 전파되고, 상하로는 더디게 전파된다는 것이다. 왜? 
 
 같은 위도상에 동서로 늘어서 있는 지역들은 낮의 길이도 똑같고 계절의 변화도 똑같다. 그리고 일치하는 정도는 좀 덜하지만 질병, 기온과 강우량의 추이, 생식지나 생물 군계등도 서로 비슷한 경향이 있다. 예를 들자면 이탈리아 남부, 이란 북부, 일본등은 모두 위도상의 위치가 같지만 (...) 기후가 비슷하다. (..._식물의 발아, 성장, 질병에 대한 저항력등은 바로 기후의 그 같은 특성들에 적응하고 있다. -270~271p
 
 내 살다 살다 이런 헛소리는 생전 처음 들어본다. 아, 물론 이 이야기 하기 전에 남아메리카의 옥수수와 라마가 천천히 전파되었고, 유라시아의 작물은 좌우로 무척 빨리 전파되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것들은 정말로 고고학적으로 불확실한 근거이며, 도대체가 설사 선사시대에 그렇게 더디게 전파되었다고 하더라도 문명이 들어선 후 전파 속도가 선사시대 전파 속도가 관계가 있을까? 
 
 자자, 하여튼 그래도 우선 같은 위도상에는 대충 비슷한 기후다- 라는 말도 안되는 헛소리를 생각해보자. 그는 지리와 기후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거나, 혹은 모른 척 한 것 같다. 
 당장 지도를 펼쳐보고 그가 그렇게나 좋아하던 메소포타미아지대의 위도에 대체 뭣들이 있는지 살펴보라. 그는 이곳을 그냥 ‘온대’라고 치부했다. 그리고 위에서 예로 든 이탈리아 남부와 이란 북부 위도는 그가 계속 말했던 메소포타미아의 위도보다 한참 위에 있다. 심지어 그 위도상에도 테클라마한 사막과 쿤룬 산맥이 있다. 그리고 광활한 스텝이 있고, 이곳들은 모두 지중해성 온대와는 아주 거리가 먼 기후들이다. 자, 그리고 그가 말한 농작물이나 가축이 기후가 비슷해서 전파되기 좋았다는 메소포타미아 위도를 살펴보면, 아무리 눈이 나쁜 사람이라도 그 라인에 사막, 열대 인도, 히말라야 산맥등이 펼쳐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그가 아메리카 동식물들이 남북으로 퍼지기 힘든 자연적 장애물로 지적한 멕시칸 북부 사막과 파나마보다 훨씬 더 거칠고 난폭한 자연들이다. 
 
 어떻게 상식 가진 사람이 위도가 비슷하면 기후도 비슷하단 말을 내뱉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 
 
 좌우로 퍼지기 쉽다는 말이 거짓인 마당에, 그렇다면 상하로 퍼지기 쉬운 이유는 진실일까? 그는 기후가 달라지면 식물종이 번식하기 힘들다는 논지로 경도를 따른 확산이 매우 더디다고 주장했다. 이 이야기 역시 헛소리인데, 왜냐하면
 1. 자연적으로 하나의 식물종은 상당히 다양한 기후에 적응하고 자생한다. 온대 유라시아에서 자라는 작물들은 사실 어느 열대지역이나 자랄 수 있고,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다 하여도 실제로 자란다. 
 2. 인간들은 종자들을 작물하면서 기후에 맞추어 적응 시킨다. 식물의 적응력은 더욱 높아진다. 

 그는 이렇듯 작물이 좌우로 전파가 빠르고, 상하로는 느리다는 틀린 주장을 한다. 
 
 게다가 그가 그렇게나 힘들었다고 말하는 아메리카의 남북 전파는 상당히 잘 되고 있었다. 그가 그렇게 경시하는 옥수수에 대한 자료는 그냥 완전히 틀린 것으로서, 그것은 남북 아메리카 두 대륙을 오갔다. 그리고 파나마 지협의 폭 역시 바닷길이 존재했고, 마치 사하라 사막급으로 묘사한 멕시코 북부 사막은 사바나 지역이며 우리가 상상하는 모래 가득한 사막 부분은 극히 조금이다.   

 여기에서 그는 또 과감한 주장을 한다. 

 각 대륙에 따라 달랐던 축의 방향은 식량생산의 확산 뿐만 아니라 기타 기술이나 발명품의 확산에도 영향을 미쳤다. 기원전 삼천년 경에 서남아시아 부근에서 발명된 바퀴는 동서로 신속하게 전파되어 불과 수세기 동안 유라시아의 많은 지역으로 퍼졌다. 반면 선사시대에 멕시코에서 독립적으로 발명되었던 바퀴는 안데스까지 남하하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기원전 1500년 경에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서부에서 개발된 알파벳의 원리도 약 천년동안 서쪽으로는 카르타고까지, 동쪽으로는 인도 아대륙까지 전파되었지만 선사 시대에 중앙 아메리카에서 꽃을 피웠던 문자 체계들은 그로부터 적어도 2000년 동안 안데스 일대에 도달하지 못했다. -280p
 그는 멕시코에서 발명되었던 바퀴가 잉카에 전파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하지, 평원인 멕시코에 비해 해발 4000미터 이상으로 된 고지 잉카에 바퀴가 그다지 필요 없었을 거란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그는 아무 설명도 없이 은근슬쩍 농작물의 확산에 ‘문화’ 도 집어넣는다. 이것은 아주 심각한 오류다. 일정 문명들이 발달하게 되면 전파 속도는 자연을 극복하며 전파된다. 그러나 그는 결코 전파에 ‘문화’가 끼친 영향을 말하지 않는다. 그에게 있어 전파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위도 상에는 기후가 비슷하며, 좌우로는 남북만큼 장애물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두 근거 모두 완전히 틀렸다. 물론 유럽-중동-중국을 잇는 좌우 문화 전파가 남북보다 활성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자연‘덕분’이 아니라, 거친 ‘자연에도 불구하고’ 실크로드를 뚫었던 중국과 아랍의 공로였다. 
 그리고 아무리 뒤져봐도 그는 농작물의 전파가 좌우로 쉽고 남북으로 어렵다는 주장에 대한 (틀린) 근거를 내놓을 뿐, 문화 전파 역시 좌우로 쉽고 남북으로 어렵다는 주장에 대한 근거는 전혀 없다. 내가 가장 역겨워하는 부분인데, 그는 선사시대 근거를 들고 나서 마지막에 와서는 아무 상관없는 현대의 이야기를 살짝 더하는 것이다. 
 이 현대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해보자.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농작물이 처음 경작 된 것이 그의 말대로 기원전 8000년 전 쯤이라고 가정 하자. 그곳에서는 기원전 6000년 전부터 금속을 쓰기 시작했고, 철기는 신히타이트 제국때부터 사용했다. 이 시기는 기원전 1100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이아몬드의 축 이론은 농작물의 전파가 위도를 따라 더 빨리 전파된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유럽은 메소포타미아의 오래도록 발전된 문물을 전파 받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기원전 8000년 경, 유럽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작물들은 전파되었을지도 모르지만, 거기서 사람들이 농사를 지었는가? 그들이 말하는 ‘그리스 문명’은 기원전 7세기였다. 그때는 익히 알고 있었겠지만 이미 이란이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었다. 
 
 누군가 유럽의 문명발달이 ‘전파’덕분이라고 말하고 싶다면, 위도 때문이 아니라 전쟁, 즉 문화적 요인 때문이라고 말해야 한다. 그리스가 세워질 쯤, 이미 인간들은 상당한 경도 차이를 극복할 수 있게 작물들을 개량하는 경지에 이르렀으며, 어지간한 산맥, 바다, 사막 따위 건너는 것도 드문 일이 아니었다는 것을 기억해야한다. 
 나는 유럽의 기술이 발달한 것이 전파 때문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분명 아랍의 수없이 발전된 기술을 받아들였고, 그 기술들을 더 발전시키기도 하였다. 내가 반박하는 것은 그게 환경 때문이라는 말도 안되는 주장이다. 심지어 위도가 같고, ‘별 장애물이 없어서’ 라는 꼴같잖은 주장에 반대한다. 

 
 11장 세균

 이 장은 딱히 별로 할 말이 없다. 죄다 이상한 주장이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유럽의 세균들이 다른 민족들을 죽인 이야기를 아주 많이 하고 있다. 이 이야기들은 물론 거의 대부분 사실이다. 다만 문제가 몇 개 있다. 
 
 1. 유럽인들도 신대륙에 가서 괴질로 무척이나 많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2. 치명적인 세균들은 모두 가축에서 진화한 것이기 때문에 농경민의 특권(?)이라고 말하고 있다. 결국 그는 세균을 통해 공격도 농경민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렇게 친다면 아메리카 역시 야마와 얄파카가 가축화 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그들 역시 또 다른 종류의 세균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 상황에서 유럽의 세균이 그들이 키운 가축부터 비롯되었다는 주장은 아주 이상하다. 이에 대하여 그는 311p에서 설명하는데, 읽어보면 알겠지만 전혀 설득력 없는 주장이다.  
 3. 유럽인은 전혀 가축을 키우지 않는 아프리카등 지역에 들어가서 무척 많이 죽어댔다. 
 
 즉, 세균이라는 것은 문명마다 다르며, 심지어는 농경민의 특권같은 것도 아니다. 
 

 12장 문자

 이 장은 참 무용한 장이다. 
 
 농경민이 문자를 사용했다는 것은 무척 당연한 말이기 때문이다. 그는 문자 발명에 대해 이런 저런 말을 무척 많이 하지만, 그게 이 책에서 다룰 필요가 있는지도 아주 의심스럽다. 그는 수메르 문자가 비음성적인 어표들로 구성되어 있느니, 그것이 어떻게 전파되었는지 이야기 하지만, 사실 없어도 되는 내용들이다. 

 다만 그런 와중에서도 아주 불쾌한 논지들이 많이 보인다. 
 이 로마 알파벳은 약간의 수정을 거친 후 바로 지금 우리가 쓰는 알파벳이 되었다. 알파벳은 정확성과 간소함을 겸비했다는 잠재적 이점 때문에 오늘날 현대 세계의 대부분 지역에서 채택하고 있는 문자 체계다. -331p
 
 이 주장은 그 자체로도 헛소리지만, 내가 우선 지적하고 싶은 것은 그의 논리전개 방식이다. 위의 문장이 결론으로 나와있다면, 그 저자는 그 위에 무슨 이야기를 했어야 하는가? 당연히 다른 언어들과 알파벳을 비교하면서 그 정확성과 간소함 등을 장점을 이야기해야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329, 330페이지를 읽어보면 알겠지만 다이아몬드는 그냥 알파벳의 역사에 대해 쭉 설명할 뿐이다. 알파벳이 편해서 세계에서 많이 쓰인다는 주장과는 아무 상관없는 글들이 나열되다가, 갑자기 결론에서 저것이 튀어나온 것이다. 선사시대 작물의 전파가 이렇다느니 저렇다느니 지껄이다가 갑자기 ‘……그래서 문화 전파도 비슷함.’ 이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 책은 큰 골격조차 이딴 식으로 되어 있다. 
 
 게다가 그가 자기네 언어 말고 다른 언어를 바라보는 시점 역시 아주 문제가 많다. 
 미케네 문명 시대 그리스의 문자였던 선문자B는 그보다 더 단순한 형태로, 90개 가량의 기호로 이루어진 음절 문자와 어표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선문자B의 이 같은 장점은 심한 모호함 때문에 상쇄되고 말았다. 이 문자는 낱말 끝에 오는 자음을 모두 생략했고 몇 개의 관련된 자음을 한 개의 기호로 나타냈던 것이다. (예를 들자면 I 와 r, p 와 ‘b’ ‘ph’, g 와 k 등을 한 개의 기호로 표시하는 식으로) -340
 
 그는 초기문자의 한계로 두가지를 지적했다. 1. 심한 모호함, 2. 엘리트만 사용한 문자. 그리고 그 심한 모호함의 예시로 든 것이 바로 저 선문자다. 그런데 다시 한 번 읽어보면 어째서 저것이 심한 모호함인지 도저히 알 수 없다. 엘과 알을 한 개의 기호로 표시한다는 것은 한글도 마찬가지다. 우린 그것을 모두 ‘리을’로 표기한다. 묻고 싶다. 대체 모호함, 그것도 ‘심한 모호함’의 기준은 무엇인가? 문자대로 발음되지도 않는 영어 알파벳은 모호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그는 단순히 자기에게 낯설면 ‘모호함’이며, 그것은 그 문자가 가지고 있는 ‘한계’ 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그가 또 지적하는 ‘문자가 엘리트만 사용했다’라는 지적에 대한 근거들을 살펴보면 더더욱 기가 막힌다. 수메르 문헌들은 모두 궁전이나 사원관료들의 기록이며, 중국인의 최초 글자는 갑골에 새겨져 있으므로 엘리트만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조금 기가 막힌 논증인데, 우선 자료로 남은 것이 그것일 가능성도 있고, 두 번째로 문자는 원래 엘리트들이 썼다. 그러나 그는 ‘초기 문자’가 아닌 그리스 문자는 그렇지 않았다고, 처음부터 시와 유머의 전달 수단이었으며 각 가정에서 얼마든지 읽을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342) 그런데 그 근거라는 것이 아주 웃기다. 술 항아리에 시 한줄이 쓰였고, 술잔에 시가 새겨져 있다는 것이 그 근거다. 그것으로 그는 ‘그리스 문자는 만들어지는 순간부터 모두가 읽을 수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반박하기도 귀찮은 주장이다. 게다가 그가 ‘초기 문자’ 라고 하는 한자는 그리스 문자가 생겼을 당시 춘추전국시대로서 제자백가 철학자들이 사용하고 있었다. 그는 이곳에서는 전혀 시대를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여담처럼 말하는데, 그는 그리스 문자가 페니키아의 자음 알파벳을 빌려오고 그리스인들이 모음을 발명하여 더욱 향상시킨 알파벳(342)이라고 하는데, 거짓이다. 
 

 13장 발명은 필요의 어머니
 
 이 장 역시 거의 순수한 헛소리로만 이루어져 있다. 그는 여기에서 발명은 개인이 하고, 그것을 수용하는 것은 사회이다- 라는 논지를 전개한다. 그리고 이제까지 선사시대에 대한 이야기에서 갑자기 축음기와 자동차를 예시 든다. 읽다 보면 조금 당혹스러울 정도이다. 뭐 그래도 받아들여보고 읽다 보면, 그가 계속 ‘기술의 수용성’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한 사회가 기술을 받아들이는 것을 결정짓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이유를 내세운다. 
 1. 기존의 기술과 비교되는 경제적 이점
 2. 사회적 가치관과 위신의 문제. (일본은 능률적인 알파벳이나 일본의 가나 문자보다도 무지막지하게 성가힌 한자를 선호하며 계속 사용하는데, 이것은 한자라는 문자에 부여된 위신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3. 기득권과의 양립 가능성이다. 
 
 아. 무지막지하게 성가신 한자 라는 표현은 내가 쓴게 아니다. 360p에 쓰인거다. 여하간 이 말도 안되는 헛소리를 비판하기 전에 내가 먼저 지적하고 싶은 것은, 그는 이제까지 환경만 연호하다가, 제 편할대로 사회적 위신이니 뭐니 하는 전혀 감잡을 수 없는 개념을 마구 끌인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그 후에 그는 당연하게도 기술혁신의 수용성이 차이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려고 한다. 무려 다섯페이지 남짓 그는 쓸데없는 말을 하더니, 전파에는 평화적 교역, 첩보 활동, 이민자, 전쟁등을 372p에서 꼽는다. 그리고 다음페이지에서 ‘지리와 확산이 기술의 역사에서 담당하고 있는 역할’을 설명하기 시작하는데...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이녀석은 그 후에 갑자기 일본이 총을 포기한 이유가 위신적인 문제라고 하더니, 다음에는 농경문화는 기술을 발달시키는 원인이라고 하더니, 그냥 그렇게 말하다가 자기가 앞에서 제시한 정말 중요한 질문들은 거의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끝내버린다. 중언부언한 헛소리라는 것이다. 
 
 일본이 총을 거부하고 중국이 해양선박을 포기했던 일은, 고립 또는 반고립 상태인 사회의 기술 퇴행 현상을 보여주는 유명한 역사적 사례다 –375
 
 그는 일본이 총을 거부한 것을 이렇게 결론내리고 있지만, 사실 그 전까지 그가 한 말을 들어보면 대체 일본이 총을 포기한 이유로 지리적 요인은 단 하나도 들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위신을 문제 삼았다. 그는 유럽은 총을 포기하지 못한 이유로 주변에 적국들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안한 말이지만 간단히 말해서 일본은 섬나라라서 총을 선택 안했다는 건데, 그러면 대체 영국은 어쩌란 말인가.
 하아, 그 후로 나오는 말들도 다 헛소리지만 일일이 지적하기에는 이제 지쳐간다. 다음 장으로 넘어가자. 

 14장. 평등주의부터 도둑정치까지.
 여기서 그는 농경부족이 점차적으로 어떤 정치적 과정을 겪는가 설명한다. 그 뿐이다. 그리고 마지막 장 439p 에 가서야 말하는데, 대충 요약하자면 중앙집권정치 체제를 가진 사회는 추장사회를 잘 이긴다. 라는 내용이다. 
 
 ...난 사실 지금 이걸 다시 읽어도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는 장인지 알 수 없다. 아는 분은 좀 말해주기 바란다. 이 장이 ‘유럽이 총을 가진 이유’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 말이다. 이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농경사회는 비농경사회를 이기고 점령한다.’ 정도로만 읽힌다. 이 장 대체 왜 쓴거지?
 15, 16, 17, 18, 19장은 그냥 다 쓸데가 없다. 
 하나하나 내용 역시 헛소리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에필로그 전까지 그저 ‘유라시아가 농경이 제일 일렀다’ 정도에서 머물며, 다이아몬드가 말해야할 질문과 거의 아무런 상관없는 장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변호하고 싶으시다면 개인적으로 연락 바란다.

 
 20. 에필로그
 에필로그까지 왔지만, 여전히 그는 유럽이 승리한 원인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마 여기서 책이 끝났다면 이 책은 ‘유럽중심주의’가 아니라 ‘유라시아 중심주의’ 라는 비판을 받으면 족했을 것이다.
 하지만 애초에 이 책을 시작한 목적이 왜 유럽이 세계를 지배했는가에 대한 질문이었다. 피해갈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질문, 사실 이것은 제 1장부터 계속 다루어졌어야 하는 대답인데, 그는 에필로그까지 침묵하며 쓸데없는 이야기로 페이지를 채웠다. 그는 유라시아의 중요한 두 문명, 메소포타미아와 중국이 왜 세계를 지배하지 않았고 하필 가장 늦게 발달한 유럽이었는가에 대해 아주 짧고, 아주 터무니 없이 대답한다. 
 
 질문: 메소포타미아에서 부흥한 문명은 왜 몰락했는가? 
 대답: 그 부분이 사막이 돼서. (600p)
 지도를 다시 보라고 묻고 싶다. 비옥한 초승달 지역은 아직도 비옥하다. 네푸드 사막과 룹알할리 사막은 그 아래다. 203p로 돌아가서 그가 스스로 ‘비옥한 초승달 지대’라고 표시한 부분이 현재 어떠한지 알아보고, 그가 태연하게 ‘이제는 사막이 되었다’라고 한 바로 그 사막은 어디에 있는지 알아보라. 헛소리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지역은 현재 시리아 북부, 터키 동부, 이라크 북부, 이란 동부다. 모두 아직도 괜찮은 땅이다. 
 
 질문: 중국은 왜 유럽에게 기술력에서 뒤쳐졌을까?
 대답: 해안선이 단순하고, 중국에 지리적 장애물이 없어서.
 
 이게 어떻게 헛소리인지는 처음 시작할 때 지겹게 말했다. 정말 퓰리처상을 받은 놈이 이런 멍청한 말을 지껄였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면 605p를 보면 정말 그렇게 적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글은 임재영(글라인) 님의 글로 이 글에 대한 반박이나 의견은 홈피(http://rmffkdls.com) 이메일(epalflcl@naver.com) 블로그( http://m.blog.naver.com/epalflcl)에서 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글의 쥔장께서 명확히 그 반박과 의견에 답해 주실 것입니다. 이 분은 언제나 건전한 논쟁은 환영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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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4-11-01 12: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인의 주장에 대해 숙독 및 음미를 해 봐야겠지만, ; `중요 요인의 하나`와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이유`라는 것이 눈에 들어 옵니다.

영어어법에 one of the most (~est)가 있는데, 최상급은 논리적으로는 하나이지만, 영어 언어 습관 상에서는 상급 의미로 최상급을 쓰기도 하지요.

나머지 내용은 생각을 해 봐야겠지만, 어떤(∃)과 반드시(only)의 차이가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아니면 원인과 이유와의 혼동일수도 있구요.

yamoo 2014-11-05 16:14   좋아요 1 | URL
마립간님 오랜만입니다!

지인의 주장이 참 과격하고 재미있지요? 책과 비교해보면 아주 날카로운 비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나머지 내용도 생각해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글라인 2014-11-12 17:42   좋아요 0 | URL
어떤 현상의 원인이 `환경`이다. 라고 주장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을지도 모릅니다만, 그 근거를 들때 주장과의 관계는 긴밀해야겠지요. 제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은 그 부분입니다. 저 글은 너무 오래전에 쓴 것이어서 지금 다시 보니 혼탁합니다.

넙치 2014-11-01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친구분 만나뵙고 싶네요:)

마립간 2014-11-03 07:38   좋아요 0 | URL
저도 그 친구 분에게 저의 글(사고)의 검정을 받고 싶네요.

yamoo 2014-11-05 16:17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넙치님~ 서재에서 간혹 님의 글을 봤습니다. 책 가열차게 읽으시는 분같다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제가 넙치님을 오프라인에서 한 번이라도 뵈었다면, 위 글을 쓴 제 지인을 만나기 아주 쉬웠을 거라 생각해봅니다. 아주 파티를 좋아하는 친구고 새로운 만남을 반기는 친구라~^^

어쨌든 서재에 덧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글라인 2014-11-12 17:41   좋아요 0 | URL
전 언제든 만날 수 있습니다 ㅋㅋ 저도 비평은 애정이라 생각합니다.

callone 2014-11-12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분에게 추천 독서 목록을 받고 싶네요.

yamoo 2014-11-12 12:39   좋아요 3 | URL
아래, 친절히 이 글의 글쓴이가 자신의 블로그를 밝혔습니다. 그에게 문의하시면 아주 좋은 추천목록을 받으실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글라인 2014-11-12 17:46   좋아요 0 | URL
에... 취향을 먼저 알려주신다면...

글라인 2014-11-12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우 이것때문에 알라딘 비번 한참 찾았네요. 저 글의 글쓴이입니다. 이 글이 페북이나 트윗으로 퍼지더군요;; 주인 없는 글이 되어서요;

2014-11-12 12: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라인 2014-11-12 12: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홈피(http://rmffkdls.com) 이메일(epalflcl@naver.com) 블로그( http://m.blog.naver.com/epalflcl) 전 글라인/임재영입니다. 반박이나 의견은 언제든 환영합니다!

DADF 2022-05-13 06:32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반박이나 의견은 언제든 환영한다면서 왜 댓글을 닫아놓았습니까?

또띠 2014-11-13 08: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혹시 이런 책읽는 동호회는 원하는 사람 아무나 가입할 수 있는 건가요? 혹시 동호회 인터넷 홈페이지 같은게 있는지요?

yamoo 2014-11-13 15:39   좋아요 0 | URL
네...아무나 가입할 수 있습니다. 책을 좋아하면 누구나 환영받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읽는 책들이 만만치 않습니다. 세계문학과 고전류의 책을 읽기 때문에..동호회 카페가 있는데, 숨어 있습니다. 오프 모임에 두 번 이상 참석하시면 초대 멜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글라인 2014-11-14 12:24   좋아요 5 | URL
http://blog.naver.com/epalflcl/220181001828

블로그 사람 올라온 김에 공지를 블로그에도 올리기로 했어요 ㅋㅋ 여기 들어오세용 ㅋ

intro 2014-11-17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서구중심주의를 욕하는 사람일수록 서양사를 제대로 모른다는 게 역시 사실이었군요.

만화애니비평 2014-11-26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라인님 발견!

만병통치약 2015-04-04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앞으로 몇번은 더 읽고 생각해볼 글이네요 제 평소 생각과 반대지만요. 전 환경결정론에 한발 가깝습니다 ^^

만병통치약 2015-04-04 12:43   좋아요 0 | URL
무단스크랩해갑니다 ^^

ㅎㅎ 2015-06-11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다는 것이 참으로 신기하군요!

자격지심 2015-10-15 13: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논리에 오류가 많은 글입니다. 주의해서 읽으시기 바랍니다.
첫째로 다이아몬드가 이야기하는 주요요지 중 하나 동서축에 의한 전파는 글쓴이가 비약적으로 해석했습니다. 작물화 (혹은 가축화) 된 곡식의 경우 남북으로 전파되기 위해서는 해당 기후에 맞게끔 다시 작물화가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동일한 기후에서는 재작물화가 필요치 않고 전파가 더 빠르게 되는 것 입니다. 문화 전파에 있어서의 부족함은 이해하지만, 작물에 있어서는 이해를 잘 못 하신 듯 합니다.
둘째로, 스페인의 신대륙 침공에 대해 언급하셨는데 해당 부분은 스페인이 유럽을 대표하는 것이 아닌 유라시아를 대표하는 것입니다. 최초로 신대륙 원주민을 점령한 것은 스페인이고 따라서 그 예를 든 것 입니다. 중국이 최초였다면? 중국 예를 들었을 것입니다. 글 전체를 읽지 않으시고 해당 부분은 반복적으로 읽으시면서 생긴 오류이신 거 같습니다.
셋째로, 유라시아라는 개념을 유럽으로 혼동하신 거 같습니다. 유라시아 대륙의 일반적인 정의는 유럽과 중동, 동아시아 일대를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다이아몬드는 이에 대해서 지중해를 끼고 메소포타미아의 영향을 받았던 북아프리카도 부분적으로 포함시키지만, 유라시아를 유럽으로 한정시키지 않습니다. 단지 유럽으로 상정하시고 논리를 전개해 격분하게 되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는 됩니다.
이외에 매장 문제점을 짚으셨지만 주요 요지를 이해를 잘 못하셔서 전반적으로 잘 못 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은 책에 대해서 쉽게 속단하지 마시고 책을 정독하시길 권합니다. 감사합니다.

SADF 2022-05-13 06:30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추천!

ㅇㅇ 2015-11-12 02: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총균쇠가 거시적인 해석을 하기때문에 많은 점에서 논리도약과 후려치기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반박은 총균쇠에서 주장하는 수준을 넘어서 후려치네요. 제대로단 반박이 하나도 없음.

roylory 2016-01-04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느정도 동의하는데 적어도 7장은 친구분이 적자생존의 원리를 이해 못하시는거 같네요.

ㅇㅇ 2016-03-02 22: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자격지심 / 스페인이 유라시아(유럽부터 중화권까지 전역) 전체를 대표한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맞지 않고, 최종 논지인 유럽이 치열한 경쟁으로 발전했다는 결론을 위해서는 중국을 예로 들 수 없습니다. 거기에 중국이 먼저 진출했다면이라고 가정하셨는데, 애초에 실제로 벌어지지도 않은 일을 가정하시는 것 부터가 무리가 아닐까요... 글이 비약을 가지고 있지만 자격지심님이 쓰신 댓글만큼 비약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아서 댓글 달아봅니다

OO 2017-01-13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재밌는 글 잘 읽었습니다. 확실히 이렇게 보니까 논리의 허점이 많이 보이는군요
이렇게 보면 책의 결론이
유라시아가 발전하기 좋은 환경이었고 유럽은 그 와중에 우연히 발견한 아메리카를 등쳐먹어서 발전했다가 되는군요
다만 책 내용에서 생물쪽은 꽤 그럴듯한 것 같습니다. 돌연변이와 교배는 어쨌든 시간만 있으면 할 수 있는거고 생물종의 다양성이 중요하겠죠. 세균쪽도 어쨌든 아메리카가 큰 피해를 입었고 유럽은 그정도까지는 아니었고요.
결론적으로 책의 착안(환경결정)은 괜찮았지만 논리전개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22 2017-01-19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지인분의 주장에도 상당히 논리적 오류가 있어 보입니다.

- 패쇄/폐쇄도 구분 못하는 비평은 독자로 하여금 읽기 힘들게 합니다.
- 잉카 등의 남미 문명에 대해 언급할 때 그 문명의 차이는 환경적 요인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해발고도가 철의 생산에 방해되었다고 주장하면서 해발고도는 환경적 요인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현대 지리학에서 해발고도가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생각해보면 참으로
이상한 논리를 펴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 4대 문명(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인더스, 황하 문명) 중 3개가 유라시아에 속하고, 각 지역별 지리적 장점을 분명 언급하는데 유라시아의 장점이 없다는 둥의 주장은 이해하기 힘듭니다.(책에서 농경관련 종자를 언급하기도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지리적 장점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독서초보 2017-05-31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직 읽지 않은 일인으로 감상평이 있어, 읽기 전에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네요.

평을 읽다 보니... 웬지 기분이 언짢으신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데...
아마, 글 내에 작가를 무시하거나, 멸시하거나, 심지어는 욕을 하고 계셔서, 제가 그렇게 느낀것으로 생각됩니다.

혹시 그 이유를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제가 일 독할때 경계하여 읽기 위함이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가승민 2017-06-05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건 번역가 문제 아닌가요?

ㅇㅇ 2018-01-05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논리적인 반박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수준 이하의 반박이네요. 개인적인 책 평가로는 훌륭하지만, 그 논리를 가지고 논문을 낼 정도는 아니네요. 저 논리를 가지고 논문 수준의 논증으로 발전시키기도 어려워 보입니다. 학술적인 책에 대한 반박을 할때는 기본적으로 학계에서도 인정받을 만한 논리수준을 가지고 반박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논증은 쓰레기고 읽을 가치도 없죠. 즉, 그것을 가지고 고민해봐야 시간낭비라는 것입니다. 한번 지인분께 저 논리를 가지고 그걸 발전시켜서 어디 학회에 논문으로 투고해보라고 하세요. 아마 불가능할겁니다. 총균쇠를 비판하는 논문은 널리고 널렸습니다. 차라리 그걸 읽어보고 생각을 더 확장하는게 지인분의 장문의 이메일을 읽는 것보다 좋을 것 같네요.

ㅇㅇ 2019-11-18 08:21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책은 왜읽으십니까? 논문이나 열심히 읽으세요. 논문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당신의 의견 또한 학계에서 환대해줄지나 의문입니다.

웃기네요 2018-06-06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윗분은 전형적인 권위에 대한 오류를 주장하고 있네요.
학계에서 인정받는 논리라는 것 역시 정반합을 통해 소수의 문제제기와 그 소수 의견의 검증을 통한 헤게모니 장악 그로인해 그 이론이 기존이론을 대체하여 학계에서 인정받는 논리가 되고 다시 새로운 이론이 도전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는 것입니다.
학계에서 인정받는다는 그놈의 논리가 그 자체로 완전무결하여 도전하는 다른 이론이 다 배척받아야 한다면 산업혁명은 일어나지도 않았을겁니다.

ㅇㅇ 2018-06-17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내용을 떠나서 참으로 쓰레기같은 문장력을 가진 글이구만요

ss 2018-06-19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여러 생각을 하게 해 주는 글입니다.
다만 고립과 일본, 중극의 사례에 관한 예기는 일본이 위신을 통해 포기했으며, 그후 다시 발달하지않은 이유는 환경 때문이라는 겁니다. 유럽의 경우는 총을 포기한뒤에 옆 나라에서 공격하면서 무기를 다시 ㅂ받아 들일수 밖에 없으나, 일본은 고립되어 다시 받아들일 이유가 없었다는 거죠.

자작 2018-07-11 17: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총균쇠 이 책을 사려다 우연히 이 글을 읽게 되었는데, 책 살 생각이 완전히 없어졌어요.
아주 예리하게 비판했군요. 사피엔스를 읽은 걸로 대충 땜빵하고 다른 책이나 읽어야겠습니다.

지나가던이 2018-07-20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잘 읽었어요!! 총균쇠를 사놓고 몇년째 읽지 못하다 지금 읽고 있는데, 이글 덕분에 나름 중립적인 시각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사피엔스도 읽고나서 총균쇠를 읽고 있는데 많은 생각이 듭니다. 지인분 참 해박하신거 같아요. 댓글들에서도 많이 배우고 갑니다!! 총균쇠 다 읽고 이글도 다시 읽어야겠어요!!포스트 감사합니다!!

주인장 2018-07-26 0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주인장님? 주인장님 글은 신뢰성이 없네요.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싶은데, 일단 불쌍해서 참습니다. ㅋㅋ

중립 2018-07-31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책을 쓴 저자는 말을 좀 이상하게 한다. 즉,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 아닌, 조금 일관된 태도나 오해를 살 수 있는 말을 많이 하여 독자들이 오해를 하게 한다. 유럽과 유라시아의 혼동, 기후, 절대적 이점 등의 단어나 일관화된 예시를 들어 다른 변수들을 배제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제시된 내용들은 기존의 실제 사례 위주의 연구에 기반하여 그 공통점을 분석하여 내린 결론들이고, 이미 외국 학계에서도 인정받은 내용들이다. 하지만, 그 영향이 크거나 작음, 다른 영향이 있다는 것을 그냥 다 무시해 버리고, 그 내용으로 밀고 나간다. 기술 발전에 지리적 영향만이 기인하는가? 아니다. 나는 자연선택으로 인한 각 인종의 차이도 충분히 작용한다고 본다. 실제로 수렵 채집 체제 전환으로 인한 자연선택을 다이아몬드 교수도 약간 언급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적 영향이라고 넘긴다. 이 점은 확실히 비판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퓰리처 상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러한 영향들은 기존에 잘 정리되거나 밝혀지지 않았으며, 이러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결론들을 도출해 낸 대에 있다. 저자는 다양한 논문들을 참조하고, 이를 바탕으로 과학적 결론을 도출해 내었다. 그것이 어느 쪽으로 치우치든, 단어 서술이 잘못되었든 간에 이 책이 잘한 것은, 정말 잘한 것은 기존의 무시되거나 거의 고려되지 않던 요인들을 언급하면서 정리한 것이다. 사회, 경제 발전의 또 다른 방향성을 제시한 중요한 책이다. 방향성 뿐만이 아니라 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요인들도 연역적, 귀납적 추론을 상당히 잘 써서 정리했다. 확실히 농업, 가축에 있어 생태학적, 진화적 영향을 결코 배재할 수 없으며(인간의 이주로 인한 종 다양성 감소, 대륙의 면적 및 이 책에 언급된 생태학적 요인들), 그로 인한 기술 발전은 다양한 예시들을 들어 설명해 놓았다. 아직도 논쟁이 되고 있으며 아쉬운 한 가지 사실은 유럽 쪽의 연구가 많이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다양한 예시를 찾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유럽 쪽의 연구 예시가 많았기에(기존의 우월한 기술을 장기간 가지고 있던 나라였으며,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였고, 이러한 나라들만이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라) 저자는 이것들을 선택했고 이로 인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물론 후에 저자는 왜 유럽이 후에 발전했는지에 대해 유럽의 지리적 요인과 집단 체제 구성의 연관성, 및 기술 이동 등을 언급하였다. 저자는 앞서 이 책은 특정 문명의 우월성을 배제하며, 따라서 우리는 이 책에서 과학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이러한 결론만을 읽어야 한다.
그리고 이 비평문을 쓴 분에 대한 아쉬움은 이 책의 내용이 자세하지 않다고 생각하여 책을 대충 읽었으며, 배경지식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특정 비평에 관해서는 단순 반대되는 예시만 언급하고 저자의 의견과의 과학적 연관관계는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그리고 과학적 추론이 아닌 단순한 비유로만 비판하거나 은근슬쩍 넘기는 경우가 많다. 우리 사회가 농경 사회로부터 형성되었고, 따라서 당시의 사람들과 경험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현대 사회의 경험적 요인을 이끌고 와서 이러한 것은 유머게시판에나 올려야 한다면서 비판한다. 그리고 생물 학계에서 보편적으로 인정되던 작물의 인위선택을 개소리라며 비판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좀 아쉬운 부분이다. 이 비평문을 쓴 사람은 작가의 잘못은 정확히 제시하였으나 정확한 과학적 추론이나 배경지식 없이 단순히 인간적으로 비판한다는 것이 아쉽다. 물론 저자의 인과관계를 바탕으로 한 전개의 몇몇 모순점, 예를 들면 폴리네시아와 유라시아 사회 전개 비교에서 고려하지 않은 차이점들은 정말 잘 소개한 것 같다.

이창우 2018-09-09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확실히 문명의 발달을 환경이라는 요인 하나로만 퉁치기엔 무리가 있지 싶습니다. 그런 사고는 어느정도 서양식 운명론적 사고방식에서 기인했다고 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에 대해 생각할 때 좀 더 입체적이고 다각도로 살펴보고 고민해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비로그인 2018-10-06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스모스는 어떻게 비판하셨을지 궁금하군요...

별밤 2019-01-21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어 감사합니다

구르당 2019-06-19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출처 밝히고 퍼가도 될까요?

ㅇㅇ 2019-11-18 0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주제와 내용이 동떨어져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긴 했습니다.

ㅇㅇ 2022-05-13 0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는만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