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이웃이야! - 서로 친친! 지구 마을 사람들 토토 지구 마을 2
김성은 글.기획, 김언희 그림 / 토토북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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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우리 모두 이웃이야!』는 지구촌이 말 그대로 하나의 마을임을 보여주는 그림책이랍니다. 물론, 지구는 크고 넓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무한한 공간은 아니죠. 게다가 이렇게 커다란 지구이기에 서로 사는 곳이 많이 떨어져 있지만, 그렇다고 서로서로 별개의 시스템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닌,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서로 간에 밀접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게 되죠. 이 책은 바로 그러함을 보여주는 책이랍니다.

 

이 책에서 그런 영향을 주고받는 예로 먹거리와 옷을 들고 있네요. 우리가 먹는 먹거리들도 지구 반대편, 또는 지구 곳곳에서 생산된 먹거리들을 우리가 식탁에서 먹곤 하죠.

뿐 아니라 많은 생활용품들도 그렇답니다. 미국 남부 농장에서 생산된 목화에서 실을 만들고, 그 실이 베트남 염색 공장에서 파란 색으로 염색 된 후 옷감으로 만들어 진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옷감은 다시 중국 의류 공장으로 옮겨져서 그곳에서 멋진 청바지로 만들어지죠. 이것이 다시 우리나라의 옷집에 전시되면 우리가 쇼핑을 하게 된답니다.

 

통신의 경우 더욱 지구촌이 쉽게 연결됨을 알 수 있죠. 지구 반대편의 브라질에서 열리는 축구 경기를 생방송으로 우리들이 볼 수 있죠. 인터넷을 통해, 지구 어디에 있든 즉각적으로 서로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고요.

이렇게 이 책은 우리 지구는 서로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하나의 생활권임을 먼저 말합니다. 사실 이렇게 하나의 생활권임을 말하는 이유는 그 다음에 언급될 내용에 있답니다. 그러니, 그 다음이 어쩌면 더 중요할 수 있겠죠.

 

이제 지구가 하나의 시스템임을 말하며, 그렇기에 우리가 고민해야 할 내용이 있다는 거죠. 지구가 하나의 생활권이기에 중국과 몽골에서 날아오른 흙먼지가 우리나라에까지 날아와 숨쉬기 어렵고, 생활하기 어렵게 만들죠. 여러 가지 병을 일으키기도 하고요. 또한 내가 함부로 배출하는 쓰레기, 그리고 이산화탄소 등으로 지구 반대편이 병들기도 하고, 빙하가 녹기도 하며, 이상기온현상들이 벌어지기도 한답니다.

그러니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구는 하나의 생활권임을 꼭 기억하고, 내 눈에 보이지는 않는 곳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라도 관심을 기울이며, 문제가 시급한 일들에는 함께 해결해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답니다.

이 책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간단하면서 강력하답니다. 우리는 지구촌 안에서 서로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 수밖에 없답니다. 그렇기에 내가 하는 생각과 행동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거죠. 지금 당장 내 가족에게, 우리 마을에, 우리 고장에, 우리나라에 피해가 오지 않는 행동이라고 함부로 했다가는 그것이 결국에는 더 커져서 다시 나에게로 온전히 되돌아오게 됨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특히, 생태 환경을 위해서는 우리가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함을 생각해보게 하는 좋은 그림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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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서빙 이효찬 세상을 서빙하다
이효찬 지음 / 살림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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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서빙” 이효찬 씨에 대해서는 이전에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 책, 『스타 서빙 이효찬 세상을 서빙하다』를 통해, 발견하는 이효찬 씨의 멋진 인생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

 

무엇보다 자신이 하는 그 일, 서빙이란 분야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에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다. 솔직히 우리의 시각이 어떤가? 서빙이란 분야는 어쩔 수 없이 선택하게 되는 시간제 직업이며, 평생직이 아닌 임시직이라고 여기지 않는가? 하지만, 그는 이 분야를 어엿한 직업으로 승화시킨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 분야에서의 계속적인 인력 재생산구조까지 꿈꾼다. 자신의 일터가 학교라는 생각을 품고 말이다. 얼마나 멋진가! 자신의 일에 대해 이러한 자긍심을 가진 이라면 결코 그 인생을 가볍게 여길 수 없다.

 

또한 책에서도 밝히듯이 그의 출생, 그의 인생의 출발에서 안고 가는 핸디캡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물론, 이것이 그를 금칠하는 하나의 수단이 되어서도 안 되겠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남들과 다른 출발에서 일구어낸 그의 성장(저자가 말하듯 성공은 이미 완료형이니)이 멋스럽고, 앞으로의 성장 역시 기대된다.

 

이 책은 가볍게 읽되, 결코 가볍지 않은 반성을 촉구한다. 무엇보다 어떤 직업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그런 반성을. 함부로 남의 인생을 낮춰보는 교만이야말로 죄악일 수도 있음을. 남을 해롭게 하는 직업이 아닌 한 어떤 직업도 아름다운 예술이 될 수 있음을.

 

아울러 그의 마인드에서 본받을 점들이 적지 않았다. 테이블을 세상에서 제일 잘 닦으려는 태도, 시래기 껍질을 누구보다 많이 벗기고자 하는 욕망이 과연 나에게는 있었던가 돌아보게 한다.

 

또한 저자가 가장 강조하는 것으로 이해되는 ‘관찰’ 역시 도전이 된다. 먼저, 나에 대한 ‘관찰’과 내가 관계하는 이들, 내가 섬겨야 할 대상들, 그들을 향한 나의 ‘관찰’은 어땠는지를.

 

감동이 된 부분은 그가 책에서 몇 차례 언급한 인생 그래프에 대한 부분이다. 그는 세바시 스쿨을 통해 인생 그래프를 표시하게 하는데, 이를 통해 모든 사람에게서 세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첫째, 굴곡 없는 삶을 사는 사람은 없다는 것.

둘째, 어떤 지점에 있건 그 시기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사람 또한 없다는 것.

셋째, 살아있는 한 그래프도 정지하지 않는다는 것.

 

그렇다. 내가 만들어 가는 인생 그래프가 때론 가장 밑바닥에 놓이는 순간이라 할지라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 아니, 이 순간 역시 내 삶에 있어 커다란 자원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품어본다. 내 정신이 살아있는 한 내 인생의 그래프는 결코 정지하지 않으리라는 확신과 함께 내 인생을 서빙해 볼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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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의 나라, 카자흐스탄
김정민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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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제목이 참 흥미롭다. 『단군의 나라, 카자흐스탄』, 카자흐스탄(이하 카작)이 우리와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겠다. 이러한 주장이 얼마나 흥미로운가?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큰 땅덩어리를 가지고 있는 나라, 전 세계에서 9번째로 넓은 나라, 그 넓은 땅덩이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우리와 같은 뿌리라는 생각은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한다.

 

저자는 이러한 카작과 우리 민족이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음을 밝히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인 느낌을 받게 된다. 무엇보다 그는 언어의 유사성을 들어, 카작과 우리가 같은 뿌리임을 주장한다. 특히, ‘단군’이란 단어가 유라시아 민족 공통된 언어임에 주목한다. 우리에겐 ‘단군’이라 불리지만, 카작에서는 ‘탱그리’라 불린다는 것. 이 둘이 같은 어원, 비슷한 음가임에 주목한다.

 

또 하나 고구려와 백제의 뿌리가 되는 ‘부여’국에도 주목한다. 카작의 상징 가운데 하나가 늑대인데, 이 단어는 ‘봬르’라고 한다. 이 ‘봬르’와 우리 민족의 뿌리 가운데 하나인 ‘부여’와 음가가 비슷하다는 것. 게다가 부여국은 ‘늑대’와 연관이 있다고 주장한다(사실 이 부분은 조금 억지스럽기도 하다. 부여국이 동물과 연관이 없지만, 특별히 ‘늑대’와 강한 연관성은 없다. 물론 부여국의 한 관직자, 윷놀이의 도개걸윷모 가운데 개가 되는 개를 늑대라 말할 수도 있겠지만, 말 그대로 윷놀이에서도 볼 수 있듯이 개를 특별히 높여 생각할 수는 없다. 도리어 윷인 소나 모인 말을 부여의 상징이라고 말한다면 모를까). 이렇게 저자는 언어의 유사성에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수메르어, 카자흐어, 한국어에 유사한 단어들이 많다는 것이다.

 

아울러 신화의 유사성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이러한 접근은 사실 대단히 유용한 접근이기도 하다. 이러한 저자의 연구노력이 더 좋은 결과를 맺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무엇보다 우리에게는 어쩌면 생소할 수도 있는 카작과 우리 민족이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다는 이런 연구결과를 통해, 향후, 카작과 우리의 많은 교류를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저자의 연구와 주장은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저자의 이러한 연구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그럼에도 조심스러운 것은 언어의 유사성으로 접근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된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다. 히브리어로 아버지는 ‘아브’이다. 우리의 ‘아버지’ 내지 ‘아빠’와 비슷한 음가다. 어머니는 ‘앰’이다. 이 역시 비슷한 음가라고 주장할 수도 있겠다. 그러니 이러한 비슷한 음가, 그것도 언어사용의 첫 출발이 되는 가장 기본적인 단어의 유사성을 들어 히브리 민족과 우리의 뿌리가 같지 않을까 생각해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기본적인 단어가 이것만 있는 것은 아니겠다. 또 다른 기본적인 단어들을 보자. 아들은 ‘벤’, 딸은 ‘바트’, 여자는 ‘이샤’, 남자는 ‘이쉬’다. 우연히(?) 비슷한 음가를 가진 단어가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인 단어 가운데, 더 많은 수의 경우는 음가가 전혀 다르다. 그렇다면, 같은 논리로 두 민족은 전혀 다른 출발을 가지고 있다고도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비슷한 음가의 단어로 접근하는 위험성이다. 바라기는 저자의 아름다운 노력이 더 많은 성과와 공감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이런 부분 역시 염두에 둘 수 있다면 좋겠다.

 

위의 사족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업적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카작의 자료들과 언어로 이런 접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분들이 얼마나 있겠는가? 그렇기에 저자의 연구에 박수를 보내야 한다. 아울러 이런 저자의 노력으로 인해 우리와 카작이 같은 뿌리라는 공감대를 가지고 앞으로 펼쳐나갈 일들, 그로 인해 얻게 될 성과들도 기대해본다. 저자의 앞으로의 연구를 기대해 보며,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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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보다 재미있는 2학년 수학 연습장 재미로 푸는 수학 1
홍세윤 외 지음, 채상우 그림 / 아주좋은날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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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딸아이가 초등2학년이 된다. 아직 딸아이는 학원에 보내본 적이 없다. 그 덕에 딸아이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 하며, 마음껏 놀고 있다. 물론, 책읽기는 아이 스스로 즐거워하기에 매일 같이 한다. 딸아이에게 공부로 스트레스를 주고 싶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딸아이가 공부를 놓게 만들고 싶진 않다. 부모의 마음이 다 같을 것이기에.

 

자식 자랑 한 번 해야겠다. 2학년 반 편성을 위해 치른 시험에서 딸아이는 올백을 맞았다. 그래서 반에서 1등을 했단다. 상장도 받아오고. 며칠 전에는 친구 집에 놀러 갔는데, 그 집 어른에게 자기네 반에서 공부 제일 잘하는 아이라고 소개하더란다. 집에서는 펑펑 놀기만 하는데... 아무튼 그러니 사실 욕심이 없지 않다.

 

이처럼 우리 부부는 둘 사이에서 갈등한다. 아이에게 마음껏 놀 수 있는 시간을 주되, 즐겁게 공부할 수 있도록 자연스레 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부모의 도리가 아닐까 여겨진다. 그래서 무엇보다 아이에게 책을 많이 읽도록 훈련을 시킨다. 요즘은 초등 고학년 책들도 심심찮게 보며 재미있어 한다. 그런 아이가 어려워하는 게 수학이다(우리 때는 산수라고 했는데...).

 

잘 하면서도 수학은 어렵다는 말을 버릇처럼 말하는 아이에게 수학을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이 책, 『만화보다 재미있는 2학년 수학 연습장』이 얼마나 반가운지 모르겠다. 초등2학년 과정에서 배우게 될 개념들을 스토리텔링과 함께 전해주고 있다. 물론, 어떤 설명들은 설명이 아이들에게 어쩌면 어렵지 않겠나 싶은 부분도 없진 않지만, 그럼에도 아이 혼자 차분히 책을 읽어나가는 가운데, 개념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그림이 함께 나오기 때문에 시각적 효과를 통해, 이해를 돕고 있다. 도합 50개의 단원으로 되어 있으며, 각 단원의 이야기는 이어지는 내용들도 있고, 또한 새롭게 시작되는 내용들도 있다. 같은 개념의 수학은 대체로 스토리가 이어지고 있다. 그렇기에 전체가 하나의 이야기는 아니라 할지라도 이야기가 단절된다는 느낌은 없다. 또한 현직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함께 만든 책이기에 아이들에게 필요한 개념을 잘 설명하고 있어 좋다.

 

아이에게 공부의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 하면서, 이 책을 통해, 벌써 2학년 수학을 예습을 시켰다. 부모 된 자로서의 아이러니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이에게 공부 스트레스는 주지 않는다며 자위한다. 이 책은 아이가 공부의 스트레스를 어느 정도 벗어나며, 공부의 열매는 딸 수 있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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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라디오
이토 세이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영림카디널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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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어느덧 5년이 가까워지는 후쿠시마 대지진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일상의 삶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죽음을 맞게 된 수많은 이들. 이들의 죽음은 과연 누구의 잘못인가? 그리고 이들의 죽음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갑자기 죽음을 맞게 된 그들은 그렇다면 이 세상과는 영원히 단절된 것인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작가 나름의 해석이 이 소설 안에 담겨 있다.

 

너무나도 무거운 주제이다. 하지만 작가는 이 무거운 주제를 무겁지 않게 다룬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내용은 빠뜨리지 않는다.

 

무엇보다 죽은 자가 상상력으로 들을 수 있는 라디오 방송을 한다는 설정이 참신하다. DJ 아크는 도시 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그만 그 다음날 후쿠시마 대지진이 일어남으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삼나무 꼭대기에 걸리게 된다. 삼나무 꼭대기에서 눈을 뜬 그는 그 때부터 상상력으로 들을 수 있는 라디오 방송을 전송하게 된다. 물론, 이것 역시 상상력으로.

 

그런데 이 방송을 수많은 사람들이 듣게 된다. 그리고 그들 모두는 죽은 자들이다. 이 방송은 죽은 자들만이 들을 수 있다. 그렇다. DJ 아크 역시 죽은 자다. 그는 이 방송을 통해, 갑자기 영문 모를 죽음에 처한 수많은 혼백들을 위로한다. 죽은 자와 죽은 자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뿐 아니라, 그는 이 방송을 통해, 그의 사랑하는 아내가 연락을 해 주길 원한다. 하지만, 아내에게서는 연락이 없다. 아크는 아내의 연락을 애타게 기다리지만, 연락이 없음이 곧 기쁜 소식임을 깨닫게 된다. 그건 바로 아내는 살아있다는 증거니 말이다.

 

한편 작가 S씨는 죽은 자의 목소리를 듣길 원한다. 그리고 실제 죽은 자의 목소리를 듣는 자들도 발견한다. 과연 S는 죽은 자와의 소통을 이룰 수 있을까?

 

이 소설은 갑자기 당하는 죽음, 그 이면에 무엇이 있는지 질문한다. 혹여 그 뒤편에 신이 있다면 그 신은 너무나도 잔인한 신이다. 그렇기에 작가는 DJ 아크를 통해, 그 신에게 분노한다.

 

“이것은 누군가의 저주인가요? 그렇다면 저는 그놈을 저주해 주고 싶습니다. 상대는 신인가요? 신이라고 해도 저는 네 멋대로 굴지 마, 하고 목을 잡고 코나 입에서 점액이 나올 정도로 흔들어 줄 겁니다. 살려달라고, 살려달라고 몸부림치고 울면서 비명을 지르도록 신을 높이 쳐들어 누구의 눈에서도 존경심이 사라질 정도로 손발을 파닥거리는 그놈을 숨이 끊어지지 않을 만큼 괴롭히며 무릎으로 배를 차면서 산꼭대기로 올라갈 겁니다. 그곳에서 마을을 보여주며 너한테 무슨 권한이 있어서 이런 짓을 했냐고 따질 겁니다.”(106-7쪽)

 

그렇다. 우리는 이처럼 죽음 앞에 분노할 수 있다. 누가 그 분노가 잘못이라 말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그 안에서 섣불리 신의 뜻을 말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누군가의 죄 때문이라는 무책임한 접근은 지양해야만 한다. 또는 그 안에 어떤 교육적 의도가 있다는 생각도 누가 이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무엇보다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은 엄청난 불행에 대한 우리 모두의 공감이다. 함께 슬퍼하고, 함께 슬픔을 딛고 일어서려는 노력이다. 물론, 아무리 그렇다 할지라도 우린 직접 그 슬픔과 재앙을 겪은 자들의 마음을 온전히 알 수 없지만 말이다.

 

“아무리 귀를 기울인다 해도 물에 빠져서 가슴을 쥐어뜯다 바닷물을 마시고 세상을 떠난 사람의 괴로움은 절대로, 절대로 살아 있는 우리가 헤아릴 수 없습니다. 들린다고 생각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고집이고, 설령 뭔가가 들린다고 해도 살아갈 희망을 잃은 순간의 진짜 두려운, 슬픔을 우린 절대로 알 수 없어요.”(83쪽)

 

물론, 이 말은 죽은 자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고, 듣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말에 대한 반론으로 자원봉사자 나오 군이 한 말이다. 하지만, 이 안에 우린 어떤 노력을 할지라도 당사자들의 슬픔, 두려움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렇다. 죽음은 온전히 직접 체험한 자들의 몫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작가는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을 말하고 있다. 실제 이 소설에서는 그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설정임을 잊어선 안 된다. 비록 우리가 죽은 자들의 소리, 그 두려움, 그 절박함, 그 애절함, 그 슬픔을 들을 수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할지라도 그럼에도 그 비명, 그 아우성에 귀를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함을 작가는 말한다. 상상을 동원하여.

 

또한 작가는 이런 귀 기울임과 함께 우리가 너무나도 쉽게 그 슬픔을 잊음을 꾸짖는다. 우린 어떤가? 작년 봄, 전국을 뒤흔들었던 슬픔, 세월호 사건을 얼마나 기억하고 있나? 이미 그 슬픔은 우리에서 온전히 씻겨 나간 것은 아닌가? 여전히 그 슬픔의 한가운데 앉아 있는 유가족들의 슬픔은 외면한 채 말이다. 특히, 이런 망각에 매스컴이 앞장서고 있음을 작가는 고발한다.

 

“텔레비전에서도 라디오에서도 신문에서도 거리에서도. 죽은 사람을 애도하고 멀리하며 그걸 맹렬한 속도로 잊으려 하고 있고, 그 방법이 사회를 전진시키는 유일한 길처럼 되어 있잖아.”(138쪽)

 

물론, 우린 그 슬픔을 딛고 일어서야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결코 그 슬픔의 사건을 잊어선 안 된다. 오히려 그 슬픔이 나의 것이 되어야 한다. 소설의 줄거리 안에서 DJ 아크는 점차 자신의 에피소드와 타인들의 에피소드 간의 간극이 뭉개지기 시작한다. 아크 자신의 기억이 뭉개지는 것이다. 나는 이 부분을 작가가 의도한 구원의 한 줄기로 이해했다. 타인의 아픈 기억이 나의 것이 되는 것. 이것이 치유할 수 없는 슬픔을 치유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슬픔에서 건져 올릴 구원의 방법이기도 하다. 망각이 아닌, 오히려 그들의 슬픔의 사건이 내 것이 되는 것, 이것이 진정한 소통이 아닐까?

 

죽은 자와 죽은 자의 소통, 산자와 죽은 자의 소통, 남겨진 자와 산 자의 소통은 결국 그 기억을 공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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