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의 나라, 카자흐스탄
김정민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우선 제목이 참 흥미롭다. 『단군의 나라, 카자흐스탄』, 카자흐스탄(이하 카작)이 우리와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겠다. 이러한 주장이 얼마나 흥미로운가?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큰 땅덩어리를 가지고 있는 나라, 전 세계에서 9번째로 넓은 나라, 그 넓은 땅덩이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우리와 같은 뿌리라는 생각은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한다.

 

저자는 이러한 카작과 우리 민족이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음을 밝히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인 느낌을 받게 된다. 무엇보다 그는 언어의 유사성을 들어, 카작과 우리가 같은 뿌리임을 주장한다. 특히, ‘단군’이란 단어가 유라시아 민족 공통된 언어임에 주목한다. 우리에겐 ‘단군’이라 불리지만, 카작에서는 ‘탱그리’라 불린다는 것. 이 둘이 같은 어원, 비슷한 음가임에 주목한다.

 

또 하나 고구려와 백제의 뿌리가 되는 ‘부여’국에도 주목한다. 카작의 상징 가운데 하나가 늑대인데, 이 단어는 ‘봬르’라고 한다. 이 ‘봬르’와 우리 민족의 뿌리 가운데 하나인 ‘부여’와 음가가 비슷하다는 것. 게다가 부여국은 ‘늑대’와 연관이 있다고 주장한다(사실 이 부분은 조금 억지스럽기도 하다. 부여국이 동물과 연관이 없지만, 특별히 ‘늑대’와 강한 연관성은 없다. 물론 부여국의 한 관직자, 윷놀이의 도개걸윷모 가운데 개가 되는 개를 늑대라 말할 수도 있겠지만, 말 그대로 윷놀이에서도 볼 수 있듯이 개를 특별히 높여 생각할 수는 없다. 도리어 윷인 소나 모인 말을 부여의 상징이라고 말한다면 모를까). 이렇게 저자는 언어의 유사성에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수메르어, 카자흐어, 한국어에 유사한 단어들이 많다는 것이다.

 

아울러 신화의 유사성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이러한 접근은 사실 대단히 유용한 접근이기도 하다. 이러한 저자의 연구노력이 더 좋은 결과를 맺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무엇보다 우리에게는 어쩌면 생소할 수도 있는 카작과 우리 민족이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다는 이런 연구결과를 통해, 향후, 카작과 우리의 많은 교류를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저자의 연구와 주장은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저자의 이러한 연구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그럼에도 조심스러운 것은 언어의 유사성으로 접근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된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다. 히브리어로 아버지는 ‘아브’이다. 우리의 ‘아버지’ 내지 ‘아빠’와 비슷한 음가다. 어머니는 ‘앰’이다. 이 역시 비슷한 음가라고 주장할 수도 있겠다. 그러니 이러한 비슷한 음가, 그것도 언어사용의 첫 출발이 되는 가장 기본적인 단어의 유사성을 들어 히브리 민족과 우리의 뿌리가 같지 않을까 생각해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기본적인 단어가 이것만 있는 것은 아니겠다. 또 다른 기본적인 단어들을 보자. 아들은 ‘벤’, 딸은 ‘바트’, 여자는 ‘이샤’, 남자는 ‘이쉬’다. 우연히(?) 비슷한 음가를 가진 단어가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인 단어 가운데, 더 많은 수의 경우는 음가가 전혀 다르다. 그렇다면, 같은 논리로 두 민족은 전혀 다른 출발을 가지고 있다고도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비슷한 음가의 단어로 접근하는 위험성이다. 바라기는 저자의 아름다운 노력이 더 많은 성과와 공감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이런 부분 역시 염두에 둘 수 있다면 좋겠다.

 

위의 사족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업적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카작의 자료들과 언어로 이런 접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분들이 얼마나 있겠는가? 그렇기에 저자의 연구에 박수를 보내야 한다. 아울러 이런 저자의 노력으로 인해 우리와 카작이 같은 뿌리라는 공감대를 가지고 앞으로 펼쳐나갈 일들, 그로 인해 얻게 될 성과들도 기대해본다. 저자의 앞으로의 연구를 기대해 보며,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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