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 잡으러 갈까? 햇살그림책 (봄볕) 3
배종숙 그림, 정주일 글 / 봄볕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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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 잡으러 갈까?』란 재미난 제목의 그림책은 무엇보다 부모님들에게는 어린 시절을 떠올리는 그림책이며, 아이들에게는 부모님이나 그 이전 세대들의 어린 시절을 엿볼 수 있는 책입니다.

 

원이는 솜씨 좋은 사냥꾼이라지만, 글쎄요. 정말 그런지는 잘 모르겠네요. 냇가에서는 물고기를 잡고, 산에서는 다람쥐를 쫓는답니다. 그러다 벌들에게 쫓기기도 하지만요. 할아버지 집에 가면 쥐들을 쫓고요. 물론, 쥐를 잡는다고 온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지만요. 할아버지 생신이어서 아침부터 지지고 볶아 맛난 음식이 가득한데, 참새들이 날아와 음식들을 탐내네요. 솜씨 좋은 사냥꾼인 원이가 가만히 있을 수 없겠죠? 원이는 참새들을 잡으려 한답니다. 과연 생각처럼 쉬울까요?

 

이 그림책을 읽으며, 옛 추억에 빠져들게 되네요. 어린 시절 개울에선 피라미와 송사리, 붕어들이 가득했죠. 여름엔 송사리, 붕어를 잡는 재미가 있었죠. 음지라고 뱀장어 비슷한 민물고기도 있었고요. 민물키조개도 많이 잡고, 겨울엔 미꾸라지 잡는 재미도 있었죠. 요즘 아이들은 체험학습에나 가야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 되어 버렸지만요. 음지란 물고기는 체험학습에 가도 볼 수 없는 희귀종이 되어 버렸고요.

 

참새를 잡기 위해 쌀을 뿌려놓고, 그 위에 소쿠리를 세워놓고, 끈으로 묶어 숨어 기다리던 재미도 있었죠. 사실 이런 놀이에서 실제 잡는 재미도 있겠지만, 꼭 잡아야 재미난 것은 아니었죠. 그저 잡기 위해 쫓아다니고, 첨벙거리고 하는 자체가 언제나 재미였던 기억이 나네요. 이 동화속의 원이처럼 말이죠.

 

그런데, 원이는 참 재미난 방법으로 참새를 잡네요. 술지게미를 온통 마당에 뿌려놓았답니다. 이걸 집어 먹은 참새가 취해 있을 때, 잡는 거죠. 참 귀여운 방법이네요. 술 취한 참새들 혹시 술주정하면 어떡하죠? 술에 취해 땅콩 베개를 베고 자는 참새들의 그림이 참 귀엽네요.

 

요즘 아이들에게도 이런 재미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는 것 말고 이처럼 자연 속에서 뛰어놀 수 있다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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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오늘도 너의 꿈을 세상에 그리렴! - 자폐성 장애인을 둔 가족에게 보내는 응원과 희망! 세상에 너를 보여줘 시리즈 1
자폐행복센터 기획, 박선영.임경신 글, 한부열 그림 / 카모마일북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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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오늘도 너의 꿈을 세상에 그리렴!』이란 책은 제목만 얼핏 봐서는 자기계발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책은 자기계발서가 아닌, 자폐라는 장애를 가진 화가 한부열씨의 성장스토리다.

 

자폐라는 장애는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살아가는 장애다. 그러니, 세상과 소통하기보다는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단절시키는 장애가 자폐다. 한부열씨는 바로 그러한 장애를 가지고 있다. 그런 그가 어떻게 하여 미술이란 도구를 통하여 세상과 소통하게 되었는지를 이 책은 보여주고 있다. 물론, 자폐아 아들이 자라나는 모습을 어머니의 언어로 우리에게 전해 준다.

 

사랑하는 아들이 자폐라는 장애를 가지고 있음을 알았을 때, 그 부모의 심정이 어땠을까?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강한 이름인 엄마라는 이름답게 한부열씨의 엄마는 강했다. 장애라는 현실, 자폐라는 뚫을 수 없는 장막 앞에 약해지기보다는 어떻게든 아들을 세상과 소통시키려는 엄마의 강인함과 모정이 아들을 세상과 소통케 한다.

 

물론, 그림을 사랑하는 아들의 열정과 재능이 밑거름이 되었고, 그런 아들이 그림으로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도운 주변의 손길들도 있었다.

 

이 책은 전문 작가의 글이 아니기에 조금은 투박하고 매끄럽지 않은 문장들도 눈에 띤다. 하지만, 그럼에도 사랑하는 아들이 자폐라는 두꺼운 벽을 헐고 나오길 바라는 소망, 그리고 실제 그렇게 더디지만 조금씩 그 벽을 헐고 나오는 모습을 담고 있기에 독자에게 감동을 전해주기 충분하다. 책 말미에 수록된 한부열 화가의 작품 사진들 역시 잔잔한 감동을 준다.

 

비록 여전히 자폐라는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그림을 통한 자신의 표현에 있어만은 더 이상 자폐가 아니라는 엄마의 고백이 뭉클하다. 한부열 화가가 세상을 향해 한 껍질씩 자신의 벽을 벗어던지는 과정은 분명 많은 자폐 장애 가정에 희망의 씨앗이 될 것이다. 한부열 화가나 그 가정만이 아닌, 수많은 자폐아를 둔 가정에 희망의 씨앗이 싹이 계속하여 뿌려지길 위해서라도 한부열 화가의 작품 활동이 멈추지 않길 바란다. 그가 그림을 통해, 자신을 가두고 있는 틀을 한 꺼풀, 한 꺼풀 계속하여 깨트려 나감으로 그림을 통해, 세상 밖으로 나가며, 세상 밖으로 그림을 완성해 나가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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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건강, 수소수가 답이다 - 독성산소의 체내 생성을 막을 수는 없을까?
임동수.김서곤 지음 / 상상나무(선미디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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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어느새 백세시대라는 말이 낯설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그만큼 실제 평균수명도, 기대수명도 길어졌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역시 말하듯이 단순히 오래 산다는 것이 삶의 질을 결정짓는 것은 아니다. 삶의 질을 결정짓기 위해선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 한다. 그렇기에 백세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는 그만큼 건강에 대해 관심이 많다.

 

여기 또 하나의 건강에 대한 좋은 길을 제시해주는 책이 있다. 『백세건강, 수소수가 답이다』란 책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수소수가 우리 몸에 얼마나 좋은지를 이야기 하고 있다.

 

활성산소가 우리 몸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내용이다. 물론, 모든 활성산소가 다 나쁜 것은 아니고, 이 가운데 우리 몸, 우리 세포를 산화시키는 나쁜 활성산소가 있는데, 이 책에서는 이런 활성산소를 ‘독성산소’라 칭한다. 이런 독성산소(대표적으로 하이드록실 래디칼)는 우리 몸의 세포에 손상을 가져오고, 이러한 세포 손상은 질병을 낳게 될뿐더러 노화의 원인이 된다. 그렇기에 이런 독성산소를 방어해 준다면, 노화를 방지할뿐더러 수많은 질병들(세균, 바이러스에 의한 질병 이외의 질병들)을 예방 내지 치료할 수 있게 된다는 논리다.

 

물론, 우리 몸에는 애초부터 독성산소에 대한 방어기능인 항산화효소(SOD)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SOD는 35세전후로는 더 이상 신체에서 생성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기에 40대 이후로는 항산화효소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는 항산화제가 필요하게 되는데, 저자는 가장 좋은 대안이 바로 수소수라고 한다.

 

수소수는 수소가 산소와 반응하여 물이 된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물 안에 물분자 이외에 이 수소 분자가 녹아들게 될 때, 이 물을 수소수라 칭하게 되는데, 이런 수소수 안에 녹아 있는 수소는 나쁜 활성산소와 결합하여 순수하고 무해한 물이 되어 몸 밖으로 배출하게 된다. 그러니, 수소수는 부작용은 없으며, 노화를 촉진하고 많은 질병을 야기하는 활성산소(독성산소)를 해소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단다.

 

게다가 우리 몸의 2/3가 물이기에 수소수는 몸 전체에 돌아다닐 수 있으며, 가장 작은 크기인 수소이기에 여타 항산화제가 들어갈 수 없는 세포 속까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는 것.

 

물론, 저자는 말한다. 수소수는 약이 아니라고. 특히, 만병통치약은 더더욱 아니라고, 하지만, 그럼에도 활성산소에 대해 생기는 노화나 질병들에 도움이 될 것은 기정사실이란다. 수소수가 항산화작용을 함으로 나쁜 활성산소의 산화작용을 막을 것이기에 말이다.

 

책은 이러한 이론이나 주장만 열거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수소수의 체험사례들을 많이 기록하고 있어 이 역시 도움이 된다. 수소수로 건강하게 오래 살며, 이 땅에 있는 동안 행복을 누릴 수 있다면, 백세 시대에 백세건강의 제법 좋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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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아이 보고서 - 비루한 청춘의 웃기고 눈물 나는 관찰 일기, 제4회 한우리 문학상 청소년 부문 당선작 한우리 청소년 문학 5
최고나 지음 / 한우리문학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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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은 퇴학을 앞둔 고2 학생이다. 학교에서 담배를 피우고, 아이들을 괴롭힌 이유다. 하지만, 그런 무민에게 쌤은 제안을 한다. 바로 무민이 새로 이사 간 집 옆집에 사는 아이 순희를 관찰하고 관찰보고서를 제출하며, 궁극적으로는 순희를 학교에 데려오는 미션이다.

 

순희는 평범한 학생, 아니 모범생이라 불릴 수 있는 학생이었다. 그런 순희가 어느 날 갑자기 돌변하여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 학교뿐 아니라, 집밖으로 나오지 않는 은둔형 외톨이가 되어버렸다. 간혹 아파트 주민들이 다 알 정도로 이상한 짓까지 해대는 마을의 골통이 되어 버린 것. 이제 순희는 33일이 지나도록 학교에 나오지 않으면 퇴학당할 수밖에 없다. 이에 빡세(박세만) 쌤은 순희의 하루하루를 관찰하고 학교로 다시 데려오는 미션을 맡긴 것. 이를 수행할 시 퇴학을 면해 주겠다는 것.

 

이에 무민의 요상한 관찰이 시작된다. 과연 무민의 ‘옆집 아이 보고서’는 성공리에 작성될 수 있을까?

 

평범하지 않은 소재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처음부터 흥미롭고 재미나게 이야기가 진행된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는 가운데, 점차 무거운 주제로 흘러가며, 아무래도 독자로 하여금 마음이 무겁고 울적해질뿐더러 분노마저 일으키게 한다.

 

무엇보다 황태라는 녀석과 그 부모로 인한 분노다. 황태라는 녀석은 바로 무민이 다니는 학교 이사장의 아들이다. 재력 있는 집안, 그리고 멋진 외모, 거기에 모델 뺨치는 패션 감각까지 보유한 이 녀석은 아주 못된 녀석이다. 여자아이들에게 접근하여 여친을 집단성폭행하고 버리는 아주 악한 녀석이다. 하지만, 이런 악한 녀석인 황태는 든든한 배경과 미성년자라는 특권으로 법의 처벌을 받지 않는다.

 

여기에서 작가는 독자들에게 질문한다.

 

“어른을 능가하는 청소년의 악행들, 과연 언제까지 용서만이 능사인가”(150쪽)

 

라고 말이다. 그렇다. 이 녀석 황태는 악한 녀석이다. 이 녀석은 범죄자다. 반면 무민은 법범죄자가 아닌 말썽꾸러기다. 하지만, 집안의 배경 차이는 말썽꾸러기는 퇴학예정자로 분류해놓고, 범죄자는 언제든 학교로 돌아올 수 있는 특권을 누리게 한다.

 

그렇다. 황태는 미성년자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교묘하게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나이. 녀석이 저지른 짓은 내가 치는 말썽과는 차원이 다른 범죄다. 그건 분명한 범죄였다.(180쪽)

 

이 소설을 통해 작가가 던지는 가장 큰 화두다. 과연 미성년자라는 이유만으로 용서하는 것만이 능사인가? 쉽게 결론지을 수 없는 부분이다. 물론, 우리나라는 미성년자라고 해서 무조건 용서하지만은 않는다. 우리나라에는 미성년자 범죄자들이 가는 소년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미성년자 범죄자 가운데 죄질이 악한 아이들이 가는 교도소가 존재한다. 김천소년교도소가 그곳이다. 이곳은 소년원이 아니다. 말 그대로 이곳은 교도소다. 이곳은 용서가 아닌, 처벌을 가하고 대가를 치르는 곳이다. 미성년자 범죄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그렇다면, 이런 소년교도소를 더 많이 지어야 한다는 의미일까? 결코 쉽지 않는 부분이다. 게다가 죄를 지었다는 이유로(또한 많은 경우는 집안 배경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교도소에서 한 겨울에도 찬물로 샤워를 해야만 하는 그런 비인권적인 대접을 받는 것이 옳은가라는 또 다른 질문 역시 할 수 있기에 말이다.

 

작가는 단순히 미성년 범죄에 대한 질문만을 던지는 것은 아니리라 여겨진다. 미성년이라는 특권에 더하여 대단한 집안이라는 특권이 악질적인 범죄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처벌에서도 자유롭게 하며, 오히려 세상을 향해 더 큰 소리를 치고, 여전히 세상을 좌지우지하려는 이들의 모습이 과연 정상적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작가의 진짜 의도가 아닐까 싶다.

 

우리 사이에 권력이란 건 쌈질이나 성적 정도인데, 어른의 권력은 내가 아는 것보다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 힘은 습자지에 스민 먹물처럼 은밀하지만 깊숙이 학교 안에 퍼져 있었다.(148쪽)

 

물론, 작가는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그 몫은 독자들의 것이다. 무엇보다 이 세상이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분별할 수 있는 지혜가 있길 소망한다. 말썽과 범죄는 다름을 알고, 범죄에는 그만한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그리고 용서 역시 피해자의 치유가 우선되어야 가능하다는 것과 가해자의 사죄가 동반한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면 좋겠다.

 

아무튼 이 소설, 『옆집 아이 보고서』는 무거운 주제이기에 마음을 무겁게 하고 울적하게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그 이상으로 재미와 감동도 우리에게 전해주는 좋은 작품이다. 바라기는 더 이상 우리 청소년들 가운데 순희와 같은 희생자가 나오지 않길 기도한다. 그리고 황재와 그 엄마와 같은 파렴치하고 악한 자들 역시 더 이상 이 땅에 나오지 않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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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당신이 다른 곳에 존재한다면
티에리 코엔 지음, 임호경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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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에리 코엔의 소설, 『만일 당신이 다른 곳에 존재한다면』은 한 죽음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노암은 피곤해 하는 엄마를 졸라 공원에 가 그네를 타기 위해 길을 건너다 그만 자신을 뒤따르던 엄마가 차에 치어 숨지게 된다. 이 사건은 노암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는다.

 

“꼬마가 떼를 써요. 공원에 가서 그네를 타자고 계속해서 졸라요. 엄마가 ‘다음에 하자’라며 꼬마를 달래요. 엄마는 꼬마를 ‘몽꾀르(내 심장)’라고 불러요. 왜 그렇게 부르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요. ... 사실 누군가를 ‘심장’이라고 부르는 건 말도 안 돼요. ... 왜냐면 심장은 무언가를 살게 해주는 거잖아요.”(10쪽)

 

심리상담을 하며 어린 노암이 던진 말이다. 결국 엄마를 살게 해주는 존재가 아닌, 죽인 자신이 어찌 엄마의 ‘심장’이 될 수 있겠느냐는 이 말 안에 노암의 죄책감과 노암이 평생 짊어져야 할 아픔의 무게가 느껴진다.

 

노암은 오랜 시절 심리상담을 받게 되고, 결국 일상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건 표면적인 모습일 뿐. 노암은 무엇보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무의식 가운데 품고 살아간다. 그런 노암은 어느 날 사랑하는 어린 조카(3살) 안나에게 이런 말을 듣게 된다.

 

“넌 다섯 사람과 함께 같은 날 심장으로 죽을 것이다.”

 

누군가 조카의 입술을 빌어 말하는 것 같은 이 말로 인해, 노암의 가장 큰 두려움, 죽음은 노암을 힘겹게 하고, 노암의 공항장애가 시작된다. 그러던 차, 이 음성이야말로 ‘순수한 이들의 예언’임을 알게 되고, 어린 시절 자신의 상담자였던 로랑스 박사를 통해, 신비주의 심리상담을 하는 리네트를 소개받게 되고, 리네트는 노암에게 예루살렘에 있는 예언하는 아이를 찾게 한다.

 

과연, 노암 앞에는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그리고 안나의 예언의 의미는 무엇일까?

 

처음 접한 작가인 키에리 코엔, 그의 소설을 읽어가는 가운데 금세 소설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스토리 자체가 흥미진진할뿐더러, 신비한 영역, 우리가 알지 못할 또 다른 차원의 어떤 힘을 느끼게 하는 재미도 있다. 게다가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에 대한 작가의 접근도 흥미롭다.

 

엄마의 죽음으로 인해 해체된 가정과 엉망이 된 삶이 이제 소설 말미에서는 안정을 찾아 가게 되는데, 그 동인은 무엇일까? 영원한 사랑과의 만남. 사라의 예언을 추적하는 가운데 얻게 되는 영혼의 깊은 곳에서의 울림. 그리고 또 다른 죄책감을 안고 평생을 살아온 사람의 고백과 용서를 통해 얻게 된다. 하지만, 작가는 마지막까지 과연 그것뿐일까 암시한다.

 

우린 누구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마련이다. 물론, 이러한 두려움에 종교가 가장 큰 힘을 실어주고 해답을 제시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아울러, 우리가 죽음에 얽매이기보다는 어떤 삶의 자세로 살아가느냐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소설 속에서 작가가 던져주는 질문이 이에 대한 답이 될 수 있겠다.

 

나는 과연 의미 있는 삶을 살아왔는가?

나의 가치들을 포기해 오지 않았는가?

나는 정말로 내 가족의 행복에 관심을 가졌던가?

이 시대의 정치적, 사회적 투쟁에 얼마만큼이나 참여했던가?(209쪽)

 

내 죽음의 때가 언제일지에 매달리기보다는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이런 질문과 함께 살아감이 필요하지 않을까?

 

역시 도서출판 밝은세상의 소설들은 한 결 같이 재미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평소 도서출판 밝은세상의 책답지 않게 책 안에 오타가 많다는 점이었다. 10여 곳이 넘는 오타들(조사들을 잘못 번역 내지 적은 경우가 많았고, 단순한 오타들도 많았다)이 좋은 작품을 방해하는 요소로 남는 것 같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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