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최강 동물왕 미스터리 과학 도감 4
하루가제 산타 만화, 사사키 마사타카 원작 / 서울문화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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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사에서 출간된 미스터리 과학 도감 4: 슈퍼 최강 동물왕은 만화를 통해 보다 쉽고 흥미롭게 다양한 동물들을 만나게 해주는 학습만화이자, 만화 비교도감입니다.

 

학교성적이 평균에 머무르고 있는 평범한 초등학교 4학년 여자아이 수지와 남자아이 지오는 어느 날 외계인을 만나게 됩니다. 벨이란 외계인인데, 지구에 있는 생물들을 비교한 자료를 모으는 여름방학 숙제를 위해 지구에 방문하여 평범한 초등학생 수지와 지오와 함께 다양한 지구 동물들을 비교분석하게 된답니다.

 

동물들의 스피드를 분석하여 최강 스피드왕은 누구인지. 가장 큰 동물은 어떤 동물인지. 최강 점프왕은 어떤 동물이 차지할 것인지. 가장 많이 먹는 동물은 무엇인지. 등 동물들의 다양한 특징을 비교합니다. 또한 사막, 남극, 북극, 고지대, 정글, 바다, 심해 등 다양한 장소에서 살아가고 있는 동물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동물들의 놀라운 능력을 비교하며, 최강 동물이 어떤 동물인지 살펴보고 있지만, 실상 책은 각 동물들의 능력이나 특징, 살아가는 환경 등 각 동물들에 대해 알아가게 하는 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답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다양한 동물들에 대해 알아감으로 그러한 동물들에 대해 애정을 갖게 하고 생명의 소중함을 알고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게 하려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다양한 동물들을 만나며, 동물들의 다양한 특징 내지 능력을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한 학습만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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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지기 쉬운 것들의 과학 꿈꾸는돌 22
태 켈러 지음, 강나은 옮김 / 돌베개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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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딱딱함이 느껴지는 제목, 깨지기 쉬운 것들의 과학이란 제목의 청소년소설을 만났다. 이 소설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 첫 느낌은 어쩐지 먹먹함이 느껴질 것 같으면서도 딱딱한 전개가 그려졌다. 아마도 과학이란 단어가 주는 선입견 때문에 딱딱함이 느껴졌으리라. 이러한 첫 느낌 내지 선입견은 소설을 읽어가는 가운데 일정부분 들어맞기도 하고, 또한 일정부분 전혀 다름을 알게 된다.

 

소설은 내털리라는 중학생 소녀가 겪는 가정 문제를 과학적 탐구과정에 빗대어 성찰되어지며 치유되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시작은 내털리 엄마의 깨진 삶에서 연유한다. 어느 날 갑자기 엄마가 엄마 아닌 존재가 되어 버린 것. 의욕적으로 식물을 연구하던 엄마가 방에서 나오질 않는다. 그로 인해 한 참 깨지기 쉬운 나이의 주인공 내털리는 엄마를 다시 엄마 되게 하려 애를 쓰지만 그 일이 쉽지만은 않다.

 

한편 학교 선생님인 닐리 선생님은 과학적 탐구과정에 대한 숙제를 내주게 되는데, 내털리는 무슨 주제를 정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예전의 엄마였다면 이런저런 도움을 줬으련만 지금의 엄마에게 그런 기대는 할 수도 없다. 이렇게 과제가 막막하기만 한 내털리에게 닐리 선생님은 달걀 떨어뜨리기 대회참석을 권유하게 되고 내털리는 상금에 눈이 멀어 덜컥 이 대회를 준비하기에 이른다. 자신의 절친 트위그와 함께 말이다(나중엔 학교 범생이자 인도혈통 이민자 소년인 다리가 함께 한 팀을 이루게 된다.).

 

쉽게 깨지게 마련인 달걀을 3층 높이에서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한 과학적 탐구가 이 대회의 과제다. 이를 통해 소설은 깨지기 쉬운 것들을 깨뜨리지 않게 하는 방법에 대해 돌아보게 만든다. 그런데 달걀만 쉽게 깨지는 게 아니다. 사람의 마음은 어쩌면 더 쉽게 깨진다. 내털리의 엄마가 지금 그런 상태다. 그러니 내털리의 엄마 마음이 산산조각 나지 않게 하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달걀대회가 아무런 노력 없이 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럼 어떤 노력을 할 수 있는 걸까?

 

달걀대회에 참석하는 내털리와 트위그, 그리고 다리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연구하고 탐구하며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처럼, 우리의 마음이 깨지지 않게 하는데 역시 수많은 노력이 필요하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시행착오를 두려워한다면, 그래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달걀이 깨지듯 우리의 마음도 깨지게 될 것이다. 소설은 그런 측면에서 삶을 회복시키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피력하고 있다.

 

솔직히 나탈리의 엄마가 마음이 깨져가는 그 이유가 조금은 억지스럽단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 돌아보면, 우리 인간은 생각보다 약하기 때문에 남들이 볼 땐 아무렇지도 않은 이유가 그 사람에게 절실하고 심각한 문제를 초래함도 사실이다. 어쩌면 작가는 우리 인간은 이처럼 깨지기 쉬운 존재라는 것을 말하려는 게 아니었을까? 그러니 우린 수많은 관계 속에서 더 조심하고 노력해야 함을, 그럴 때, 깨지기 쉬운 것들이 깨지지 않고 안전할 수 있음을 말하려는 게 아니었을까?

 

그럼에도 또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우린 생각보다 더 강하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소설 속 주인공 내털리가 참 대견스럽다. 사실, 내털리의 나이는 아무런 이유 없이도 쉬이 깨질 수 있는 그런 나이인데, 도리어 엄마의 깨짐을 안타까워하고 다시 회복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그 단단함이 엿보이니 말이다. 물론 그 나이또래의 고민이 있고, 힘겨움이 있어 쉬이 깨질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단단하게 삶을 헤쳐 나가는 모습이 예쁘다. 우리 아이들도 이렇게 자신들 앞에 놓인 문제들을 헤쳐 나갈 수 있다면 좋겠다. 때론 깨져버릴 것처럼 힘겨운 순간들이 다가올지라도 말이다.

 

여기에 소설은 성장소설답게(?) 친구간의 우정과 관계에 대해서도 보여준다. 어쩌면 깨지기 쉬운 달걀을 깨뜨리지 않기 위해 많은 완충제가 필요한 것처럼, 이런 우정이야말로 깨지기 쉬운 청소년기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최고의 완충제가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한다. 더불어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작가의 정체성 고민이 소설 속 주인공 내털리에게도 투영되기도 한다(내털리는 친할머니가 한국인으로 한국인 피가 흐르는 소녀다.).

 

깨지기 쉬운 것들의 과학, 이 소설을 읽는 가운데 함께 아프기도 하고, 함께 절망 앞에 서기도 하지만, 결국은 이겨내는 그 힘을 조금은 공급받은 것만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 오늘 우리들 역시 분명 깨지기 쉬운 존재들이지만, 쉬이 깨지지 않고 단단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 특히, 자라나는 세대들의 앞날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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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2020-06-06 14: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성해주신 글을 읽으니 읽고싶어지는 책이네요^^ㅎㅎ 어렸을 때 성장소설을 많이 안읽었는데 다 커서 읽고 싶어지네요
 
포스트 코로나 - 우리는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임승규 외 지음 / 한빛비즈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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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가 전 세계인의 삶을 바꿔놓을 것을 말이다. 마치 공상과학소설 속에서나 볼 법한 일들이 현실 속에서 실제 일어나게 되었고, 그 비현실적 삶이 어느덧 우리에게 익숙해져 버렸다. 모든 사람들은 외출하며 마스크 착용이 필수가 되어 버렸고, 학생들은 학교에 가지 못하고 온라인을 통한 재택학습을 하게 되었다. 회사원 역시 가능하면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고, 종교집회 역시 축소되거나 온라인을 통한 종교예식으로 바뀌었다. 모든 공연이 취소가 되고, 프로 스포츠가 취소가 되었다(다행히 한국의 야구와 축구는 무관중경기로 뒤늦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말이다.). 각자 여행을 자제하게 되었고, 함께 먹는 즐거움을 경계해야만 하는 삶이 되어 버렸다.

 

개인적으로는 평생 한번밖에 없을 딸아이의 초등학교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하게 되었다(졸업식을 각자 교실에서 진행하였기에). 딸아이의 유치원 졸업식이 나의 학위수여식과 겹치는 바람에 유치원 졸업식도 참석하지 못했는데, 이래저래 딸아이 졸업식은 한 번도 참석하지 못한 아빠가 되어 버렸다.

 

이러한 때, 우린 어떻게 해야 할까? 과연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걸까? 많은 이들이 말한다. 코로나 이후는 코로나 이전과 같아질 순 없다고. 그렇다면 결국 코로나가 우리 삶의 커다란 변환점이 된 게 분명하다. 이러한 때,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각 방면의 전문가가 내다본 좋은 책을 만났다. 포스트 코로나란 제목의 책이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제 코로나 이후의 시대는 분명 이전과는 다른 시대가 되어 버렸다.

 

이 책은 경제(국제, 국내), 부동산, 사회, 의료, 정치, 교육 등 6개 분야의 7명의 전문가가 진단하는 코로나 이후의 생존전략이다. 이 책의 강점 가운데 하나는 각 분야의 전문가가 자신의 분야를 진단했다는 강점과 함께 모두 한국 전문가가 바라본 한국 사회 진단이란 점이다. 물론 세계 석학이나 세계적 미래학자가 진단하는 내용도 좋겠지만, 우리 사회라는 구체적 상황 속에서의 진단이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할 테니 말이다.

 

책은 각 분야별로 되어 있으니 처음부터 차례대로 정독을 해도 좋고, 관심이 있는 분야를 읽어도 좋다. 아무래도 학부모의 입장에서 교육 파트를 먼저 읽게 되는 건 그만큼 우리 아이들의 교육 문제가 관심사이기 때문이리라.

 

책을 읽어가며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코로나 사태는 분명 아무도 원치 않는 사태임이 분명하다. 이 일로 인해 많은 이들의 삶의 근간이 흔들리고 무너져 내린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또한 이 위기는 또 하나의 기회가 될 수도 있음을 역시 생각하게 된다. 그 가능성은 다름 아닌 우리들에게 달려 있다.

 

이 책은 우리에게 미래를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아니 미래에 대한 진단과 예측을 하긴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미래를 아는 게 아니다. 이런 내용을 통해 미래를 진단하고 예측함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변화시키는 게 중요할 게다. 그렇게 함으로 미래학자들이 진단하는 때론 불길하고 때론 부정적인 미래를 모두 틀리게 만드는 것, 이것이야말로 바로 이런 책을 읽는 목적이 아닐까 생각해보며, 내 삶의 자리에서 필요한 부분을 준비하며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지혜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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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천체관측 떠나요! - 천체관측 초보자들을 위한 가이드북
조상호 지음 / 가람기획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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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로 이사 온 지 2년째가 되어 갑니다. 시골에 와보니 좋은 점이 몇 가지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별이 잘 보인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잘 보이는 별들을 보다보니, 언젠가는 한 번쯤 해보고 싶었던 욕심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바로 천체망원경을 사서 하늘을 보고 싶은 욕심이 말입니다.

 

그러나 막상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답니다. 물론, 천체망원경을 구입해야하겠죠. 하지만, 무엇을 구입해야 할지 막막했답니다. 한참 처음 시작하는 분들이 쉽게 코동을 많이들 구입했던 것 같은데, 이젠 이 코동역시 판매가 되고 있지 않아, 직수입의 경우 단가가 제법 올라가더라고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리저리 인터넷 검색을 하던 중, 지금 저에게 딱 좋은 책을 만나게 되었답니다. 아빠, 천체관측 떠나요란 제목의 책으로 천체관측 초보자들을 위한 가이드북이란 부제가 달린 이 책은 1999년 초판 발행 이후, 20년이 넘도록 저와 같은 초보자들을 천체관측의 기쁨으로 이끌어준 스테디셀러랍니다.

 

책장을 펼쳐 보니, 이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온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책은 기본적인 내용부터 차근차근 알려줍니다. 무엇보다 책은 이제 막 천체 관측에 관심을 갖게 되어 천문학도로 성장해 가는 호성이란 학생을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 형식으로 진행되며 사이사이 필요한 내용들을 설명해주고 있어, 초보자로서 공감을 갖게 된다는 점입니다.

 

사실 천체망원경을 구입하려 해도 무엇을 어떻게 구입해야 할지 막막한 초보자에게 천체망원경의 종류는 무엇인지, 어떤 점에 초점을 맞춰 망원경을 구입해야 하는지 등을 설명해주는 부분은 너무나도 큰 도움이 되는 부분입니다. 망원경 카탈로그 보는 방법까지 친절하게 가르쳐 주고 있답니다.

 

또한 기존에 갖고 있던 막연한 생각 가운데 얼마나 잘못된 생각이 많은지도 알게 되었답니다. 이런 내용들이 있습니다. 배율이 높은 망원경이 좋은 망원경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천체망원경에서 배율이란 무의미하다고 합니다. 대신 배율보다는 구경이 중요함도 알게 됩니다. 아울러 이런 구경 역시 어떤 내용의 관측을 우선하느냐에 따라 천체망원경 선택에 차별을 두게 됨도 알게 됩니다.

 

망원경으로 별을 본다고 생각했는데, 망원경으로 보는 것은 별 자체가 아님도 알게 됩니다. 설명을 들으니, 그 이유가 당연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제 이 책을 통해 공부한 것들을 기본으로 어떤 천체망원경을 구입해야 할지 조금은 가닥이 잡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제 조금 더 이리저리 찾아보며 적당한 망원경을 구입해야겠지만 말입니다.

 

이 책, 아빠, 천체관측 떠나요!는 저와 같이 막연하게나마 천체망원경을 구입하여 천체관측을 해야겠다는 욕심을 품는 분들이 그 욕심을 현실적으로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너무나도 친절하면서도 많은 것을 공부할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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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쌍곡선
니시무라 교타로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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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무라 교타로란 작가의 작품을 처음 읽었다. 처음엔 이 작가가 신진 작가인줄 알았다. 그런데, 1930년 생으로 90세를 넘긴 노작가였다. 지금까지 600편이 넘는 작품을 발표한 작가, 지금도 여전히 집필활동을 하는 노작가, 도합 2억 부 이상의 책을 출간한 노작가, 그래서 일본 국민추리소설가라 불리는 작가였다니. 일본은 추리소설 작가 층이 참 탄탄하다는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되는 대목이다.

 

아무튼 그런 작가의 1971년 작품이 바로 이번에 출간된 살인의 쌍곡선이란 작품이다. 쌍곡선이란 제목처럼, 소설의 줄거리는 두 개의 사건이 교차되며 진행된다. 도쿄에서 벌어진 연쇄강도사건, 그리고 한적한 시골 외딴 호텔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이 그것이다.

 

작가는 소설을 시작하기 전 이 소설은 쌍둥이 트릭이 사용되고 있음을 미리 밝힌다. 어쩌면 이 밝힘이 또 하나의 트릭 역할을 하고 있지 않나 싶다. 왜냐하면, 눈에 훤히 보이는 쌍둥이들이 계속하여 활약을 하고 있기에 또 다른 쪽에서 쌍둥이가 과연 어떤 역할을 할지 눈에 보이는 쌍둥이들이 계속 시야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도쿄에서 연쇄 강도사건이 벌어지는데, 놀랍게도 범인은 자신의 얼굴을 보란 듯 드러낸다. 그것도 유독 밝은 곳에 서 있음으로 더욱 또렷하게 자신의 얼굴을 각인시키고, 대신 장갑을 착용한 복장으로 지문만은 철저하게 방지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렇게 해서 범인이 잡히고 마는데, 놀랍게도 몽타주와 일치하는 범인은 하나가 아니었다. 목격자들이 모두 범인이라 확신하고 지목했지만, 그와 똑같이 생긴 쌍둥이의 등장에 과연 범인이 누구인지 오리무중. 분명 둘 중 하나, 아니면 둘 다 범인임에 틀림없지만, 그럼에도 범인을 지목할 수 없다는 맹점에 이 둘은 유유히 법망을 빠져나가며 형사들을 조롱하듯 범행을 저지르곤 한다. 또한 보란 듯이 형사들을 조롱하기도 하고.

 

한편, 이와 함께 한적한 시골 호텔에서 날라 온 초청장에 의해 여섯 명의 승객이 한적한 호텔에 투숙하게 되고, 호텔은 많은 눈 아래 고립되고 만다. 역시 연쇄살인사건이 벌어지기에 딱 맞는 조건(클로즈드 서클)이 형성된 후, 호텔에 있던 이들이 하나하나 희생자가 되고 만다. 그 사건의 현장엔 카드 하나가 놓이게 되는데, 카드엔 이상한 기호와 함께 이렇게 첫 번째 복수가 이뤄졌다.”라는 문구가 적힌다. 두 번째 세 번째 거듭되는 사건과 카드에 쓰인 복수가 이뤄졌다는 문구. 여기에 호텔 볼링장에 있던 9개의 볼링핀(처음부터 9개의 볼링핀이었다.)이 사건과 함께 하나씩 사라지기 시작한다. 이는 무엇을 가리키는 걸까? 실제 호텔에 있는 사람은 호텔 주인까지 해서 기껏 7명에 불과한데.

 

소설을 읽는 내내 두 개의 사건(도쿄에서 일어나는 연쇄강도사건, 한적한 호텔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이 과연 어떻게 연결되는 것일까 궁금했다. 도저히 연결될 것 같지 않은 별개의 두 사건. 그래서 혹 시간차 트릭으로 독자들을 작심하고 속이는 건가 의심하기도 했는데, 그건 아니었다. 또한 범인은 과연 누구일지 역시 궁금했다.

 

다소 상관없는 것만 같은 두 개의 사건이 쌍곡선을 이루며 진행되기에 이 부분이 조금은 불만이었지만, 그럼에도 두 사건(연쇄강도사건, 연쇄살인사건)은 각기 지루할 틈 없이 긴박하고 흥미진진하게 진행된다. 게다가 이 둘은 결국엔 하나의 사건이었음이 드러나게 될 때, 그 촘촘한 전개에 탄복하게 된다.

 

이 소설은 애거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뛰어넘는 본격추리소설이다. 본격추리소설의 고유한 맛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추리소설이기에 본격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겐 너무나도 고마운 선물과 같은 작품이 될 것이다.

 

게다가 소설이 전하는 묵직한 메시지 역시 있다. 마땅히 해야만 하는 옳은 일을 하지 않는 것, 그것 자체가 하나의 범죄임을 부르짖는 묵직한 메시지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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