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동화 스토리텔링 - 교과서 속 재미난 동서양 고전이 쏙쏙!
이명현 외 지음, 이찬규 감수 / 경진출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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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힘은 대단합니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스스로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런 훈련을 어린 시절부터 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여기 이야기를 만들기에 앞서 먼저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고, 이에 맞춰 이야기를 만들어보는 훈련을 돕는 좋은 책이 있습니다. 바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동화 스토리텔링이란 제목의 어린이 인문, 어린이 작법 도서입니다.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온 고전의 이야기를 살펴봄으로 이야기가 맛깔나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이 무엇인지를 책은 차례대로 설명해 줍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의 이야기를 포함하여 도합 20편의 이야기들을 책을 통해 만나게 됩니다. 물론 이야기 자체를 알아가는 것도 귀한 의미가 있겠지만, 그보다는 잘 알려진 이야기를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살펴보는 것이 책의 의의입니다. 여기에 더하여 실제 생각해보는 활동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훈련도 하게 됩니다. 말 잘 듣는 아이처럼, 책이 요구하는 바를 착실히 수행해낸다면, 나도 모르는 사이 스토리텔링의 재미와 함께 재능을 발굴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존의 공간과 새로운 공간의 설정이 이야기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인물의 조건들, 즉 특별한 능력이나 외모, 성격(전형적 인물, 입체적 인물) 등이 이야기를 끌어가는데 어떤 힘을 갖게 되는지. 등장인물들이 맺어가는 관계 역시 이야기에서 어떤 맛을 내는지. 흥미로운 사건은 어떻게 진행시켜야 하는지, 즉 플롯은 어떤 흐름으로 만들어가는 지 등을 책은 차근차근 설명해줍니다. 무엇보다 실제 이야기를 통해 내용을 살펴보기에 더욱 이해가 쉽습니다.

 

책을 통해 스토리텔링의 기본적 구조를 숙지할 수 있게 해주는 좋은 책입니다. 어린이 용 도서이지만, 성인인 저 역시 큰 도움을 받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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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산장 살인 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산장 3부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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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은 작가 작품 가운데 어떤 스타일의 소설을 좋아할까? 본격추리소설? 사회파 미스터리? 아님 감동소설? 아마도 히가시노 게이고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셋 모두 좋아할 것이다. 그럼에도 나에겐 여전히 초기의 본격추리소설에 대한 그리움 비슷한 감정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나 작품 속 내용을 통해 공공연히 본격추리소설과 이별을 고한 작가이기에 더욱 그런 그리움이 있지 않은가 싶다. 어쩌면 고향을 그리워하는 그런 마음 비슷한 감정이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 가면산장 살인사건과의 만남은 오래된 친구를 만난 것처럼 가벼운 흥분과 함께 시작한 소설이다. 1990년 작품인 가면산장 살인사건은 그 동안, 개인적으로는 이런 저런 이유로 읽지 못하고, 보고 싶은 소설로 남아 있던 작품이다. 그러던 소설을 드디어 읽는다는 설렘과 함께 작품 속으로 들어가 본다.

 

다카유키는 결혼식을 일주일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약혼자 도모미를 교통사고로 잃고 만다. 졸음운전을 했던 걸까? 결혼식장을 찾아갔던 예비 신부는 곡선주로에서 핸들을 꺾지 못하고 그대로 사고를 당하고 만 것. 그로부터 석 달 후, 다카유키는 처가의 초대로 사고현장에서 멀지 않은 별장으로 향하게 된다. 그곳 별장엔 가면이 하나 놓여 있다(여기에서 가면 산장이란 이름이 왔나보다. 하지만, 실상 이 가면은 단지 상징일 뿐, 가면 산장이란 이름은 가면이 놓여 있어서라기보다는 등장인물들의 가면을 벗겨낸다는 의미가 더 강한 듯싶다. 물론 중의적이겠지만 말이다.). 그곳을 들어가는 장면이 이와 같다.

 

마치 가면이 내려다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다카유키는 문을 열었다. 그 순간 무언가 모를 불길한 예감이 그의 가슴을 스쳤다. 물론 그것은 아무 근거도 없는 예감이었다.(18-9)

 

어쩐지 앞으로 이곳에서 끔찍한 사건들이 벌어질 것만 같은 그런 복선을 깔고 있다. 그런데, 정말 그런 의미의 복선일까?

 

자신의 처가가 될 뻔 했던 가정, 도모미의 부모와 오빠, 그리고 사촌 여동생과 도모미의 절친 등 8명의 인물이 모이게 되는데, 산장에선 예상할 수 없었던 사건이 벌어지고 만다. 별장에 권총을 든 괴한 둘이 침입하게 된 것이다. 이들은 주변에서 은행 강도 범행을 한 후 주변 빈 별장을 도주로로 택했던 것인데, 마침 그곳에 이들 일행이 모여들었던 것. 이들 범죄자들에 의해 인질로 잡힌 별장 사람들, 이로 인해 소설은 한껏 미스터리 소설의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해 낸다.

 

그런 가운데 별장에 묵던 이들 가운데 도모미의 절친이자 소설가인 게이코는 도모미의 죽음이 사고사가 아닌 살인사건임을 주장하게 됨으로 분위기는 또 다시 바뀌게 된다. 정말 도모미는 사고사가 아닌 살인사건의 희생양인 된 것일까? 그렇다면 범인은 누구일까? 갑자기 인질이 된 이들은 자신들의 처지도 잊고 추리 클럽과 같은 분위기를 펼치곤 한다.

 

이런 가운데 갑자기 별장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지게 되면서 소설은 본격적인 본격추리소설의 분위기를 만들게 된다. 각자가 탐정의 역할을 해내면서 범인을 추리하게 되는데,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그리고 이들 흉악한 범죄자들로부터 산장에 모인 이들은 무사히 풀려날 수 있을까?

 

소설을 읽으며 솔직히 범인이 누구인가 하는 점은 작품해설을 쓴 오리하라 이치의 말처럼 언젠가부터 혹시 이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물론 그 인물들은 조금씩 변하게 되는데, 소설은 이에 맞춰 이들을 범인으로 상정하곤 한다.).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이 사람, 이 사람은 왜 용의자에서 벗어나야만 하는 걸까?

 

그렇다. 소설은 작가가 독자를 작심하고 속이는 서술 트릭의 기법으로 진행된다. 결과를 다 알고 나면, ! 이때, 그 부분들이 바로 내가 생각했던 복선이 아닌 또 다른 복선을 넣은 것이구나 싶다. ‘서술 트릭이란 게 어쩌면 작심하고 독자를 속이는 반칙인 것이 분명하지만, 이런 복선들을 곳곳에 넣음으로 나름 페어플레이를 하고 있는 셈이다. 개인적으로는 역시 작가의 본격추리소설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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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별 1 - 경성의 인어공주
나윤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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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웹툰을 잘 보진 않는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냥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그랬던 내가 이 책을 통해 웹툰을 클릭하게 되었다. 바로 나윤희 작가의 고래별1-경성의 인어공주란 작품이다.

 

작품의 배경은 1926년 일제 강점기 식민 지배 하의 조선, 그 중에서도 군산에서 시작된다. 바로 내 고향 군산에서 시작되는 이야기였기에 더 특별한 느낌을 갖게 된 것일까? 군산에서 태어나 자란 나에겐 일제강점기의 잔재들은 예사롭지 않다. 어린 시절부터 곳곳에서 수탈의 흔적들을 만날 수 있었으니 말이다.

 

군산의 대표 친일파 대지주 집안의 몸종 수아는 17세 소녀로 같은 나이의 아가씨 윤화를 섬기는 일이 주 업무인 소녀다. 그런 수아는 어느 날 부상을 입은 채 해변가에 쓰러져 있는 의현을 발견하게 되고, 그를 간호하게 되는데.

 

이 사람 의현은 바로 군산항에서 경찰을 쏴 죽인 불령선인이라 일컬어지는 사람, 다름 아닌 조국의 독립을 위해 투신한 독립 운동가였던 것. 과연 이 사람과 수아의 관계는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까?

 

작품 속에선 친일파 대지주의 딸인 윤화의 인생이 생각처럼 모든 것을 누리며 살아가는 인생이 아님을 보여준다. 행복하기는커녕 도리어 아비에 의해 왜놈에게 팔려가야만 하는 불행한 인생. 어쩌면 당시 우리네 여인들의 삶이란 게 이처럼 힘겨운 삶이었음을 보여주고 있지 않나 싶다.

 

또 한 가지 독립운동가라고 해서 모두 바른 선택과 바른 길을 걷던 성인 역시 아니었음도 보여준다. 수아의 목소리를 앗아간 독립운동가의 행태는 어째 이 인물의 향후 여정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게 만든다.

 

수아에겐 또 하나의 비밀이 있는 것만 같다. 그녀는 뭍의 소녀가 아닌 바다의 소녀인걸까? 정말 그녀는 인어인 걸까? 아직은 모르겠다. 군산을 떠나 경성으로 향하게 될 수아의 앞으로의 여정이 어떨지 궁금해진다.

 

웹툰을 잘 보지 않는 나이지만, 책장을 덮은 후엔 웹툰에서 고래별을 검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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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감도 - 사라진 선감학원의 비극
김영권 지음 / 작가와비평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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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감도라는 비극의 땅이 우리 역사 속에 버젓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안 것은 부끄럽게도 얼마 되지 않는다. 신선이 내려와 목욕을 했다는 아름다운 전설에서 시작된 섬 이름, 선감도. 하지만, 그 선감도에 실제 펼쳐진 것은 지옥이었다. 신선은 결코 존재하지 않았다. 그 지옥의 문을 연 것은 일제였다. 그곳엔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에 의해 세워진 소년 교화시설이 있었다.

 

이 선감도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사실, 목포의 고하도란 곳에도 같은 시설이 일제강점기에 세워졌음을 알게 된 후 여기에 대해 찾아보다가 고하도는 선감도의 동생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인천의 선감도와 목포의 고하도, 이렇게 두 곳에 이러한 거짓말 같은 시설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일제에 의해 열린 지옥의 문, 문제는 일제에 의해서만 당시 어린이들의 인권이 짓밟히고 지옥을 맛보게 한 것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해방이 된 후에도 이 시설은 그대로 정부에 의해 사용되어졌다는 점이다. 이승만 정권과 박정희 정권하에서 말이다.

 

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일이고, 기가 막힐 일인가. 하지만, 실제 역사 속에 있었던 일이다. 단지 그 자취를 지웠을 뿐. 지옥문을 닫기보다는 여전히 그 문을 활짝 열고 사용한 이들, 그 후예들이 역사 앞에 이 일에 대해 과연 어떤 자세를 보이고 있을지 궁금하다.

 

김영권 작가의 소설, 사라진 선감학원의 비극, 선감도는 바로 그 시설에서 벌어지는 지옥도를 보여주고 있다. 김영권 작가가 실제 피해자와의 인터뷰를 근거로 펼쳐 보인 지옥도. 그 지옥도를 들여다보는 것이 솔직히 기쁘지도 유쾌하지도 않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들여다봐야만 한다. 진실을 알아야 하기에 말이다.

 

소설은 쉽게 잘 읽힌다. 물론, 분이 차오를 때가 많다는 단점이 있을 뿐. 우리 역사의 부끄럽고도 부끄러운 단면이다. 부랑아를 단속한다는 미명하에 벌어진 인권 착취의 현장, 그 안에서 벌어지는 알량한 권력의 악마성을 소설을 통해 만나게 된다. 물론, 여전히 그 시대를 그리워하는 이들이 있지만, 부디 앞으로는 이런 이야기는 소설 속에서만 존재할 수 있길 기도해본다. 그러기 위해선 더 많은 이들이 이 소설을 읽었으면 좋겠다. 감추기보다는 드러내고 알아야 반성도 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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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간의 표류기, 헨드릭 하멜 다문화 인물시리즈 6
박현진 지음, 이은혜 그림 / 작가와비평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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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비평에서 출간되고 있는 <다문화 인물 시리즈>, 여섯 번째 인물은 하멜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에겐 하멜 표류기로 친숙한 인물이죠. 그 역시 조선 시대 우리 사회에서 살다 떠난 다문화 인물임에 분명합니다.

 

하멜이 또한 <다문화 인물 시리즈>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점은 그는 조선인으로의 귀화를 끝까지 거부하고 끝내 자신의 고국으로 떠나는데 성공한 인물이라는 점일 겁니다. 다문화사회에 대해서는 용광로 정책만이 아니라 샐러드 접시 정책 역시 있음을 앞 권인 영원한 여진족 사람, 이지란에서 공부했었는데, 이러한 정책의 연장선에서 살펴보고 고민해 볼 수 있는 인물이 하멜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말합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시리즈의 앞 책들인 4번째 책인 파란 눈의 조선인 박연5번째 책인 영원한 여진족 사람, 이지란을 읽고 이 책을 읽으면 더 좋다고 말입니다. 박연에 대한 이야기는 같은 네덜란드, 그리고 동인도 회사 소속 인물로서 동인도회사 배를 타고 조선에 표류한 공통점이 있기에 그런 연계를 살피며 공부하면 좋을 것이고, 이지란의 이야기와는 이런 샐러드 접시 정책의 연장선에서 살펴보면 좋기 때문일 겁니다.

 

이번 이야기 하멜의 이야기에서는 무엇보다 다문화 사회에서 생기는 문제점, 그 어려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울러 다문화에 대한 존중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하멜의 이야기를 통해서 생각하게 되고 말입니다. 물론, 하멜에 대한 이야기 자체를 공부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역사 속 인물을 만나게 되고 알게 되는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이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고 강진이나 여수, 또는 제주의 하멜 전시관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오는 것도 아이들에게는 또 다른 독후활동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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