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섬의 비밀 - 검은턱수염의 정체, 제19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 수상작(고학년) 창비아동문고 278
유우석 지음, 주성희 그림 / 창비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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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남자들이라면(물론 여자분 들도 마찬가지일 수 있지만) 어린 시절 모험 가득한 책을 읽고는 그대로 따라해 보던 경험이 있을 겁니다. 저 역시 어린 시절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 『보물섬』 등의 동화책을 읽고는 모험 여행을 떠나본 적이 있답니다. 마을 개울에서 커다란 스티로폼을 뗏목이라며 그 위에 올라타고는 기다란 막대로 바닥을 밀어가며 개울 탐방을 하다가 결국엔 빠져 온몸이 젖었던 기억도 있죠. 또 마을 뒷산에 올라 혹시 보물이 숨겨진 동굴을 찾진 않을까 친구들과 찾아다니던 기억들도 있고요.

 

이 책, 『보물섬의 비밀』의 작가 선생님 역시 그러한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하네요. 오늘날 온통 공부에만 신경을 써야 하는 아이들이 신 나는 모험 여행에 대한 꿈을 품을 수 있도록 말이죠. 그리고 이 책의 배경이 되는 곳은 실제로 ‘보물섬’이라 불리는 전남 신안군의 증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답니다.

 

산호와 현민은 꽃섬에서 사는 유일한 아이들이랍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별로 찾지 않던 꽃섬에 갑자기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답니다. 이유인즉슨 꽃섬에 옛날 보물이 있다는 소문 때문이랍니다. 하지만, 아무도 보물을 찾았다는 이야기는 없답니다.

 

산호와 현민도 함께 보물을 찾아 나섭니다. 산호는 식당을 하는 할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는데, 할아버지는 몇 년 전 실종되었답니다. 그렇게 실종된 할아버지는 노래를 참 잘 불렀답니다. 직접 만든 노래도 있고요. 할아버지는 실종되기 전 직접 만든 노래들을 할머니에게 가르쳐줬고, 할머니는 언제나 이 노래를 흥얼거리네요. 바로 이 노래 속에 보물을 찾을 비밀이 담겨 있답니다.

 

과연 산호와 현민은 그 비밀을 깨닫고 보물을 찾을 수 있을까요? 게다가 이곳 꽃섬에는 전설적인 보물사냥꾼인 검은턱수염과 그 일당들이 있답니다. 과연 검은턱수염은 누구일까요? 그리고 산호와 현민은 이들 보물사냥꾼을 피해 보물을 찾을 수 있을까요?

 

이 책을 읽고 나니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이네요. 왠지 여태껏 알려지지 않았던 보물의 단서를 우연히 만날 것 같은 설렘도 있고 말이죠. 작가 선생님의 기대처럼 이 책을 읽고 아이들이 모험을 동경하는 어린이다운 마음이 회복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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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가 쿵쿵, 호박이 둥둥 - 제19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 수상작(저학년) 신나는 책읽기 44
김애란 지음, 박세영 그림 / 창비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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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화 『멧돼지가 쿵쿵, 호박이 둥둥』은 제19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에서 저학년부문 대상을 받은 작품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아무래도 더 기대를 갖게 되네요.

 

미라와 아라 자매, 그리고 이웃집의 이장님 아들인 경모가 그 주인공이랍니다. 동생 아라는 엄마가 짜준 소중한 무릎 담요를 잃어버렸답니다.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요? 처음엔 옆집 경모를 의심합니다. 하지만, 경모는 범인이 아니라네요. 그럼 범인은 누구죠? 경모는 유력한 범인으로 호박죽 할머니를 의심하네요. 호박죽 할머니는 구미호라고 불린답니다. 왜냐하면 할머니가 아이들을 혼낼 때, 자긴 꼬랑지가 아홉 개라 모르는 게 없다고 엄포를 놨거든요. 그래서 아이들은 할머니가 사람으로 변신한 구미호라고 확신합니다. 게다가 언제나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데, 그건 빨간 눈동자를 감추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거죠.

 

그런 구미호가 범인이라니 어떻게 하죠? 그래도 미라와 아라, 그리고 경모는 용기를 내어 호박할머니에게로 향한답니다. 과연 아이들은 범인을 찾아 담요를 얻을 수 있을까요?

 

먼저, 이런 아이들의 용기가 돋보이네요. 물론, 그럼에도 겁이 없는 건 아니랍니다. 겁이 나죠. 그래서 머뭇거리기도 하고요. 그런데, 도리어 이런 모습이 귀엽게 느껴지고, 그 표현이 예쁘기도 하고요. 소중한 것을 찾고 지켜내기 위해 겁이 나지만 그럼에도 용기를 내는 모습이 참 멋지네요. 이런 용기가 우리의 것이 되면 좋겠네요.

 

또한 아이들이 호박죽 할머니를 구미호라 생각하는 것은 순전히 편견과 오해 때문이랍니다. 처음엔 이처럼 오해하지만, 나중엔 호박죽 할머니가 끓여주는 호박죽을 맛나게 먹죠. 우리에게도 이런 편견과 오해가 없진 않겠죠. 괜히 누군가를 오해하고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모습이 말입니다. 이런 모습은 썩 예쁜 모습, 지혜로운 모습은 아님에 분명하겠죠?

 

사실 이야기 속에서 호박죽 할머니가 언제나 선글라스는 끼고 있는 이유는 아들이 사준 것이기 때문이랍니다. 이제나 저제나 아들이 찾아오길 기다리게 하는 불효막심한 아들일지라도 아들이 사준 선글라스를 몸에서 떼지 않는 할머니의 모습이 애틋하기만 하네요. 우리네 부모님들은 자식의 소식을 이렇게 기다린다는 생각에 뭉클하기도 하고요.

 

이야기의 말미는 할머니를 잡아먹으려는 멧돼지, 그리고 그 멧돼지와 맞서 싸우는 아이들의 모습이 초현실적이기도 하네요. 뭐, 이게 동화니까요. 두려움과 회피의 대상이기만 했던 호박죽 할머니를 위해 두려움을 떨쳐 멧돼지와 싸우는 아이들의 모습은 이야기를 화합의 장으로 우릴 초청하네요. 어쩜, 이것이 작가가 원하는 모습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이야기처럼 오해와 편견, 회피를 떨쳐버리고 하나 되는 화합의 마당이 우리 앞에 놓이게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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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워지지 않는 나라
이제홍 지음 / 푸른향기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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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이야기는 충남 부여에서 한 구의 시신이 발견되며 시작된다. 그 시신의 주인공은 문화재청에 근무하는 백동운이란 남자. 경찰은 그 범인이 누구인지를 추적하는 가운데, 유력 용의자로 백제사 연구에 몰두하는 서민준이란 사람을 지목한다. 그런데, 그 뒤로도 또 다시 백제연구의 신진학자인 김명석이 살인을 당하고, 그 뒤로는 중국대사관 문화참사관인 은미령이 살인미수로 인해 의식불명의 상태에 빠지게 되는데, 이 모든 사건의 용의자로 서민준이란 사람이 지목되는데, 과연 서민준이 범인일까? 피해자들 모두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백제가 남긴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인 금동대향로와 이런저런 모습으로 연관이 있으며, 서민준 역시 그러하다.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이 소설은 백제가 남긴 자랑스러운 우리의 보물(국보 287호) 금동대향로를 둘러싼 살인사건으로 전개된다. 하지만, 이 소설이 우리에게 전하는 진정한 메시지는 바로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의식 고취에 있다. 우리에게는 세계가 놀랄만한 자랑스러운 문화유산들이 많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백제의 문화유산인 금동대향로이다. 우리 민족에게는 이처럼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 가득함에도 우리는 여전히 스스로를 비하하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이것 역시 일제의 의도적 식민지 역사교육 탓이 없지 않다). 저자는 이 소설을 통해, 우리에게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 있음을 깨닫게 하려하며, 우리로 하여금 자기 비하가 아닌 자긍심을 갖길 촉구한다.

 

여기에 더하여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정한론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무엇보다 백제가 우리 역사 가운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하려 한다. 그는 백제의 중요성이 우리 국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 일본의 의도적 식민지 역사교육 탓이라 말한다.

 

저자는 이 재미난 소설을 통해, 백제의 역사와 국력은 엄청났음을 알린다. 그 예로 백제 22담로를 이야기하고 있다. 담로는 백제가 해외 영토를 효과적으로 통치하기 위해 설치한 22개의 행정 구역으로, 당시 백제는 한반도를 뛰어넘어 중국의 해안선 지역들과 일본 땅까지, 더 나아가서는 일본이 대동아공영권을 주장하며 점령하였던 지역들까지 모두 아우르고 있다고 말한다. 그만큼 백제가 강국이었다는 것.

 

그리고 이렇게 강국이었던 백제가 한반도의 수호신으로 만든 것이 바로 금동대향로라는 것이다(물론, 이것은 저자가 소설 속에서 일본의 입장을 통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즉 소설 속의 설정이다).

 

소설의 전반부는 동북공정과 정한론, 그리고 금동대향로, 대백제론 등에 대한 역사적 진술들이 등장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이루어지기에 자칫 지루한 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중후반부로 넘어가며, 적절한 사건과 함께 우리 역사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줄 내용들을 다루고 있기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재미나게 읽을 수 있을 내용이다. 마치 고인이 되신 최인호 작가의 『잃어버린 왕국』 그 다음의 이야기처럼 느껴지리만치 백제문화의 우월성에 대한 고양이 두드러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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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와 고양이
김성일 지음, 이영은 그림 / 더드림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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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이 생각을 할 수 있다면, 그들의 눈에 보이는 우리 인간들의 모습은 어떨까? 이런 생각을 간혹 해본 적이 있다. 그런데, 바로 그러한 관점으로 풀어낸 소설이 있다. 바로 이 책 『까치와 고양이』가 그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까치와 고양이의 시선으로 인간의 부끄러운 모습들을 고발하고 있다. 물론 까치와 고양이만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마치 성경의 선지자적인 모습을 보이는 까마귀 까묘도 등장한다.

 

아무튼 이들의 눈에 보이는 인간 세상은 결코 아름답지 않다. 아니, 도리어 부끄럽고, 안타까운 모습뿐이다. 욕정의 노예노릇하다 잉태된 자식을 아무렇지도 않게 쓰레기통에 버리기도 한다. 물질의 욕망 때문에 아비를 미치광이로 만들어 정신병원에 버리기도 한다.

 

뿐인가! 고기를 더 많이 얻고자, 가축들의 최소한의 복지마저 외면한다. 돼지들은 일평생 움직이지도 못할 우리 안에 갇혀 살게 한다. 오직 더 많은 살을 찌우기 위해. 닭 역시 날개 한번 펴보지 못한 채 평생을 닫힌 공간에서 먹고, 배설하고, 알을 낳다가, 산란율이 떨어지면 도축장으로 향하게 된다. 병아리는 부화되면, 암수를 감별하여 수컷은 효용성이 없다 판단하여 곧장 분쇄기로 보내져, 다른 동물의 사료로 전락하게 된다.

 

가축들만 이처럼 사육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간도 사육한다. 자신들의 유전자를 남기고자 하는 비뚤어진 욕망에 의해 정자와 난소를 매매하기도 하고, 대리모를 두기도 하며 심지어 장기를 얻기 위해 인간 사육까지 하기도 한다.

 

보다 맛난 커피를 먹겠다며 커피열매를 루왁 고양이에게 배가 터지게 먹이기도 하며, AI나 구제역을 막아보겠다고 수많은 가축들을 도축해버리곤 한다. 이러한 모습들을 동물들의 입을 통해 고발하고 있다.

 

동물들이 바라보는 인간 세상은 극도로 타락했다. 그리고 이런 타락은 창조주의 징계를 불러올 수밖에 없고, 이런 징계를 통해, 동물들 역시 함께 재난의 대상이 될 것을 동물들은 안다(소설 속의 인간들은 이런 모습에는 신경도 쓰지 않고 여전히 탐욕의 노예가 되어 살아간다).

 

이처럼 이 작가는 동물들의 눈을 통해, 인간의 더러운 욕망의 그림자를 들춰내고 있다. 자신의 자식이나 부모를 버리는 비윤리적인 모습, 동물의 권리 내지 복지는 신경 쓰지 않고, 그저 더 많은 고기를 얻고자 하는 실리에만 매달려 있는 모습, 그러면서도 자신들의 후세를 이 땅에 내놓고자 하는 비뚤어진 욕망, 여기에 더하여 책임성 없는 모습을 통해 생태계 질서를 파괴하는 모습 등 다양한 내용들을 언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작가가 제시하는 대안으로서의 내용이 몇 가지 있다.

첫째, 남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 긍휼이다. 이 긍휼의 마음을 은혜를 갚은 까치 이야기를 통해 언급하며, ‘호신부’라 칭한다. 긍휼의 마음이 그 사람을 지켜준다는 것.

 

둘째, 비록 시대가 이러할 지라도 창조주께서 우리에게 허락한 시간동안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최선을 다해서 가는 것이다. 이것은 고양이인 누얄이의 고백을 통해 몇 차례 반복된다.

 

셋째,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유전자를 회복하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며,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것이다. 아마도 작가는 이 결론을 말하고자 여러 가지 인간의 부끄러운 모습들을 고발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우리는 ‘짐승만도 못한 인간’이라는 말을 하곤 한다. 하지만, 이 소설을 읽은 후엔 ‘짐승만큼만 되어도...’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의 부끄러운 모습들이 가득함을 생각해본다. 때론 너무 내용이 반복되는 느낌이 없진 않지만, 우리의 부끄러운 단면을 잘 그려내고 있다.

 

또한 기독교작가답게 수많은 성경구절들을 언급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 부분 역시 아쉬움으로 남기도 한다. 같은 성경구절의 빈번한 반복이 아쉬웠으며, 너무나도 많은 성경구절의 언급은 ‘과유불급’이란 말을 떠올리게 한다. 게다가 몇몇 적용은 문자적 해석과 접근을 함으로 인해, 도리어 말씀이 공허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아쉬움이 남는다.

 

소설 속의 고양이 누얄이는 이처럼 타락한 세상, 미래가 불안한 세상 속에서 자신의 부끄러운 유전자를 남기지 않으려 한다. 암컷 고양이 매기가 수없이 유혹해도. 그만큼 우리 인간의 부끄러운 모습이 고양이의 앞날조차 어둡게 하고 있다는 거다. 이는 오늘날 험한 세상 속에서 자녀 낳길 거리끼는 젊은 세대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지 않나 여겨진다. 이제 우리의 부끄러운 모습들을 낱낱이 들춰내어 깨달았다면, 이젠 그 어두운 단면들을 밝게 만들어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누얄이도, 그리고 어느 누구도 자녀 갖길 거리끼지 않을 그런 세상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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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당은 마음속에 있다 만화 최창조의 풍수강의 1
최창조 지음, 김진태 만화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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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명당에 대한 관심이 많을 것이다. 어떤 이는 풍수지리는 미신에 불과하다며 무시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정작 좋은 자리에 대해서 관심이 없진 않을 것이다. 그러니 우리 안에는 누구나 명당을 차지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조상 묏자리 명당을 찾아 헤매기도 하고, 집이나 가게의 명당을 찾아다니기도 한다. 그렇다면, 여기 풍수지리의 대가인 최창조 교수는 이 책 『명당은 마음속에 있다』(이 책은 만화다)에서 명당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을까?

 

먼저 그는 풍수지리의 최종 목적은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지키며 그 속에서 스위트 홈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 말한다. 한 마디로 우리의 삶을 안녕의 상태로 만들어 감을 목적으로 한다는 말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뭔가 대박을 나기 위한 수단이 아님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살기 좋은 장소가 있겠고, 무덤으로 사용하기에 좋은 장소가 있겠다. 이는 분명하다. 그렇다고 해서 조상 묘를 어디에 쓰느냐에 따라 후손들의 인생이 과연 달라질까? 묘의 명당 발복(명당에 있음으로 복을 받게 되는 것)을 강조하는 분들은 ‘동기감응론’을 이야기한다고 한다(동기감응론이란 에너지 파장 즉 기(氣)가 동종의 기를 만나서 서로 감응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즉, 부모와 자녀 간에는 유전자가 같기 때문에 그 에너지 파장이 서로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말이다. 과학에서 이야기하는 ‘공명’과 유사한 개념이라고 이해하면 쉬울 것 같다). 이러한 동기감응 때문에 묏자리가 좋고 나쁨에 따라 그 시신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파장이 자녀에게 좋거나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논리다. 상당히 설득력 있으며, 재미난 논리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것이 절대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님을 저자는 말한다. 조선시대 대표적 실학자인 이익은 실제로 지관들에게 관할지역 무덤의 명당과 흉당을 조사하라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명당과 흉당으로 분류된 곳의 후손들이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역학조사하게 한 것이다. 그랬더니 명당에 묏자리를 썼음에도 자손들이 실종되어버린 경우도 있고, 반대로 흉당에 묘를 썼음에도 자손들이 멀쩡히 벼슬을 잘 하고 있는 경우들이 있다 한다. 그러니 명당을 찾는 일이 부질없는 짓일 수 있음을 저자는 밝히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명당은 찾아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만들어 가야 할 대상이라고 말이다. 혹 내가 있는 장소가 문제가 있는 땅이라면 그곳을 고쳐 쓰면 된다. 이것을 풍수지리에서는 ‘비보 풍수’라 하며, 주로 신라에서 발달한 풍수학이라고 한다. 그렇다. 마치 철새처럼 나에게 좋다는 곳을 찾아 이리저리 유리방황하는 모습이 아니라, 내가 있음으로 내가 속한 지역이, 내가 속한 공동체가 명당이 될 수 있다면 되지 않을까? 적어도 이런 욕심을 가지고 세상을 품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또한 저자는 이런 말도 한다. 내가 있는 곳이 편하게 느껴지면 거기가 명당이며, 좋은 땅이란 그 땅이 어떤 사람의 어떤 용도에 맞느냐, 맞지 않느냐의 문제일 뿐이라고 말이다. 그렇다. 나의 필요에 맞는 땅을 고르고, 아울러 내가 있는 그 장소에서 편안함을 느끼며 살아간다면, 이것이 처음 말한 ‘안녕’한 삶이 될 것이고, 바로 그곳이 나의 명당인 것이다. 따라서 이 책 제목인 『명당은 마음속에 있다』처럼 내 마음이 평안을 누리는 것, 이것이 내가 살아가는 장소를 명당으로 만들어가는 비결이다.

 

풍수지리에 대해 경기를 하며 폄하할 필요도 없거니와 명당에 목을 매며 살아가는 것 역시 어리석은 모습일 것이다. 풍수지리에 대해 오랜 시간 연구한 저자의 관점에 공감하며, 다음에 출간될 풍수 강의 2편 역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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