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즈번드 프로젝트
팀 다울링 지음, 나선숙 옮김 / 솟을북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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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좋은 남편이 되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 그럼에도 돌아보면, 그리 썩 좋은 남편은 못되는 것이 분명하다. 그나마 좋은 아내 만났기에 이리 살고 있지, 그렇지 않았다면 진작 버림(?)받지 않았을까? 그래서 감사하다. 여전히 내 곁에서 함께 같은 곳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아내가 있다는 것이. 그리고 힘겨운 순간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의지가 된다는 것이 말이다.

 

이 책, 『허즈번드 프로젝트』는 좋은 남편이 되기 위한 에세이라고 해야 할까? 저자는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남편으로서의 방식에 관해 이야기한다. 아울러 21세기의 남편들은 어떠해야 생존할 수 있는지, 남편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요구되는 것은 무엇이고, 요구되지 않는 것은 무엇인지를 솔직한 어투로 풀어놓는다.

 

자신이 아내와 만나게 된 스토리부터 시작하여 결혼하게 되고, 또한 여전히 투닥거리지만 잘(?) 살고 있음을, 그리고 보다 더 잘 살기 위한 남편의 처세 내지 기술(?)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저자 자신이 직접 겪어온 삶에서 우러나온 조언들이다. 그러니, 때론 저자의 구체적 삶, 구체적 상황 속에서의 조언이기에 독자에게 적용되지 않을 수도, 그리고 적용될 수도 있는 이야기들이다.

 

저자의 여러 이야기들을 읽어가는 가운데, 이 책이 우리 남편들에게 말하고 있는 것은 우리가 남편으로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의 전략’, 때론 함께 결혼생활을 무난하게 유지해 나가기 위한 ‘공존의 전략’이 아닐까 싶다.

 

때론 냉소적이기도 하고, 때론 자기비하의 내용들도 만나게 되며, 때론 로맨스가 넘쳐나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생활 속에서 부딪치는 갈등과 유쾌한 에피소드들을 오롯이 전해주고 있다. 이런 이야기들을 읽어나가는 가운데, 때론 아슬아슬함도 느끼지만, 때론 저자만의 고유한 유머 그 유쾌한 바이러스에 감염되기도 한다.

 

물론, 저자의 내용들은 모두 참고사항일 뿐이다. 그럼에도 이런 참고사항들이 언젠가 내 삶 속에서 가장 적합한 순간, 가장 적합한 상황에서 적용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게 삶 속에 도움을 주게 된다면, 그로 인해 우리의 가정, 부부생활이 보다 더 윤택해지지 않을까 싶다. 각설하고, 남편으로서 가져야 할 가장 필요한 자세는 뭘까? 그건 부족한 사내를 만나 여전히 사랑해주고, 감싸 주며, 때론 적절하게 바가지도 긁어 가며, 데리고 살아주는 아내에 대한 감사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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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6-02-17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내가 없는 사람은 ㅋㅋ

중동이 2016-02-17 17:50   좋아요 0 | URL
아내가 없는 분들에겐 이 책은 읽을 필요없겠죠.^^
그리고 아내가 없는 분들에게 제 서평도 조금 죄송하네요...
혹 아내가 없는 분들이라면 용서해주세요~ㅠㅠ
어쩜 아내가 없는 분들에게는 이 책에서의 다투는 모습들이 없을테니 더 좋을지도 모르겠고요.ㅎㅎㅎ^^
 
돌이 낳은 아이
이화연 지음, 박영 그림 / 하늘마음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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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돌이 낳은 아이』는 전남 화순의 고인돌을 모티브로 한 동화입니다. 화순 지역의 고인돌은 강화, 고창과 함께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죠. 십여 년 전에 그곳에 다녀왔던 기억이 나네요. 당시에는 아직 개발되지 않아 날 것의 느낌도 나고 시골 마을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던 그곳을 거닐던 기억이 나네요(물론 땀 많이 흘렸죠.^^). 지금은 얼마나 변하였을지도 궁금해지고요.

 

해솔이는 전남 화순의 고인돌 마을에 현장학습을 갔다가 그곳에서 시간 여행을 하게 됩니다(솔직히 이 부분은 자연스럽지 않다는 느낌이 드네요. 그냥 돌아이와 친구들의 이야기로 바로 시작했어도 좋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요.^^). 바로 청동기시대의 어느 마을로의 여행입니다. 해솔은 돌아이의 친구인 그릇손이 되네요.

 

돌아이는 ‘돌이 낳은 아이’라는 뜻입니다. 돌아이의 아빠가 마을을 지켜내기 위한 싸움에서 전사하고, 엄마가 넙적바우에서 돌아이를 낳았거든요. 돌아이는 마을에서 떨어진 넙적바우에서 벌써 두 달째 홀로 지냅니다. 마을 친구들이 좋아하지 않거든요. 원래는 아빠의 친구이자 돌아이에게는 고모부인 추장님 댁에서 함께 살았지만, 추장의 아들 동산이가 부순 청동거울의 범인으로 오해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동산이도 자신보다 뛰어난 돌아이를 질투하고요.

 

이렇게 돌에서 태어나고 이젠 또 다시 돌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돌아이의 활약을 이 동화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친구이자 사촌간인 추장의 아들 동산과의 갈등과 화해 그리고 협력도 돋보입니다. 동산의 삼촌이자 추장을 살해한 후 새로운 추장 동산을 뒤에서 조정하며 온갖 만행을 저지르는 붉은이리와의 갈등과 불의에 맞서 싸우는 모습도 인상적이네요. 무엇보다 홍수로 희생된 마을 사람들과 의문의 사고로 죽은 추장의 영혼을 위해 고인돌을 세우는 모습은 마을 공동체의 화해를 위해 애쓰는 한 영웅의 탄생을 보여주고요.

 

그 옛날에도 이런 영웅들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에게 고인돌이라는 놀라운 문화유산이 주어졌겠죠. 전 세계에 산재한 고인돌의 수는 약 8만기라고 합니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5만기 정도가 바로 우리 한반도에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우린 압니다. 우리 민족이 얼마나 뛰어난 거석문화를 이루었는지를 알게 되는 자랑스러운 부분이죠. 그만큼 우리의 거석문화가 뛰어났다는 증거가 되기도 하죠. 그건 바로 동화속의 ‘돌아이’와 같은 작은 영웅들이 흘린 땀방울 때문이겠죠.

 

이런 자랑스러운 우리의 문화유산에 대한 이야기들이 더욱 많아진다면 좋겠네요. 그래서 자라나는 우리 자녀들이 이런 자랑스러운 이야기들을 통해, 자긍심을 갖고 그 뛰어남을 계승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말이에요. 우리 아이들이 또 다른 ‘돌아이’와 같은 영웅들로 성장하여 세워질 수 있다면 좋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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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총사 편식 나라 탈출 소동 - 건강한 식습관 랄랄라 학교생활 3
이서윤 지음, 송효정 그림 / 풀빛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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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초등학교 교사인 이서윤 작가의 <랄랄라 학교생활> 시리즈 3번째 책이 나왔네요. 『삼총사 편식나라 탈출 소동』으로 “건강한 식습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동화입니다. 제목에 등장하는 삼총사는 경태, 주희, 록이를 가리켜요. 그렇다고 이들 세 친구가 절친인 삼총사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사실 세 친구를 서로를 몰라요. 그리고 세 친구가 함께 한 가지 사건에 얽히는 것도 아닙니다(물론, 빨간 공책을 경험한다는 공통점을 제외하고는요.).

 

제일 먼저 경태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경태는 채소를 먹고 싶지 않아요. 그런데, 자꾸 엄마는 채소 음식을 먹으라 하죠. 학교 선생님도요. 그런 경태는 엘리베이터에서 이상한 할아버지를 만난 어느 날 길에 떨어진 빨간 공책을 줍게 됩니다. 이 공책 표지에는 ‘( )이 없는 나라’라고 적혀 있고, 첫 페이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답니다.

 

이 세상에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나요? 이 공책에 적어 보세요. 세상에 없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없는’ 나라로 여러분을 데려다 줄 것입니다. 빈 종이에 세상에 없었으면 하는 것을 써 보세요.

 

결국 경태는 그곳에 ‘채소’라고 적네요. 그리곤 정말 채소 없는 나라에 가게 됩니다. 어찌 된 일인지, 모두가 그대로인데, 채소의 저주가 시작된 지 이미 3년이나 지난 상태네요. 모두가 고기만 먹다보니 모습이 돼지처럼 뚱뚱해졌고요. 섬유질을 섭취하지 못해, 극심한 변비에 시달리고 있고요. 물론 경태도요. 모두 스트레스가 심하여 작은 일에도 서로 열을 내며 다투는 모습으로 바뀌었고요. ‘채소’가 없는 곳이라면 경태에게는 천국과 같아야 할 텐데, 전혀 그렇지 않답니다. 마치 그곳은 지옥과 같았어요. 결국 경태는 빨간 공책을 버린답니다.

 

이제 그 공책을 주희가 줍게 되죠. 주희는 탄산음료만 먹는 친구랍니다. 물을 마시는 것을 너무 싫어하죠. 주희가 공책에 무엇이 ‘없는’ 나라를 원하는지 알겠죠? 다음엔 록이고요. 록이는 과자만 좋아하죠. 그래서 그 공책에 과자만 ‘있는’ 나라를 원하고요. 이 두 친구에게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짐작이 가나요?

 

『삼총사 편식나라 탈출 소동』은 아이들에게 건강한 식습관을 갖도록 돕는 책입니다. 그러니 교육적 효과를 꾀하는 책이죠. 그렇다고 해서 재미없을 것이란 편견은 버리세요. 이 책은 참 재미나게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답니다.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이 자연스레 식습관 가운데 뭔가가 ‘없는’ 나라를 원한다는 것은 끔찍한 재앙을 초래할 수도 있음을 깨닫게 되겠죠. 작가는 말하네요. 이런 깨달음의 순간이 바로 그 ‘없는’나라에서 돌아오는 방법이라고 말이죠.

 

이 책을 읽다보니, 저의 어린 시절이 떠오르네요. 저 역시 어린 시절 편식이 심했어요. 고기반찬이나 소시지, 어묵 등의 반찬들만을 좋아했죠. 그런데, 어느 날 병원에 가서 진단을 해보니, 의사선생님이 영양실조라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먹을 것이 없어 굶던 그런 형편이 아니었는데 말이죠. 저희 부모님이 굉장히 황당해 하시던 기억이 나네요. 물론, 지금은 뭐든 너무 잘 먹어서 걱정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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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럴 2 - 미드나잇스톤의 비밀 페럴 2
제이콥 그레이 지음, 정회성 옮김 / 사파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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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어떨까? 거기에 동물들을 동료처럼, 때론 부하들처럼 부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얼마나 신날까? 간혹 이런 능력이 무협소설 속에서 등장하곤 한다. 동물을 부릴 수 있는 무공이 말이다. 하지만, 그런 무공이 아닌, 선천적인 능력을 가진 존재들이 있다면 어떨까? 일반적인 사람과 다른 동물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능력이 말이다. 바로 이런 내용을 다루고 있는 판타지 소설이 『페럴』시리즈이다.

 

페럴은 동물과 대화하며, 동물을 친구로, 때론 부하로 부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가리킨다(여러 동물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고유한 동물이 정해져 있다. 소설의 주인공 커는 까마귀 페럴이다.). 이 능력은 혈통을 통해 전해지는데, 부모 가운데 한 사람(때론 특정 성으로만 전해지기도 한다.)의 능력이 자녀에게 전해진다. 그 능력을 가진 부모가 죽으면 자녀가 이어받게 된다. 이들을 페럴이라 부르는데, 그 능력이 뛰어난 페럴들은 단지 자신의 동물들과 대화를 나누는데 그치지 않고 그 동물로 변신하기도 한다.

 

1편 『까마귀와 말하는 소년』편에서는 8년 전 블랙스톤을 암흑으로 만들었던, 그리고 또 다시 부활하여 블랙스톤을 암흑의 세상으로 만들려 하는 거미 페럴 스피닝맨과 맞서 부모 없이 어린 시절 까마귀들의 돌봄을 받고 자란 까마귀 페럴 커가 블랙스톤을 구하는 활약상을 그려내고 있었다면, 이번 2편 『미드나잇스톤의 비밀』에서는 새롭게 등장하는 악당 파리 페럴과의 싸움을 그려내고 있다.

 

오랜 세월 많은 페럴들로부터 멸시받아왔던 파리 페럴의 한을 품은 신시아 대번포트는 블랙스톤을 정복하려는 야욕을 품는다. 그 일을 위해 미드나잇스톤을 얻으려하는데, 이는 오랜 세월 페럴들의 비밀이 담겨진 돌로 오직 까마귀 페럴들과 지렁이 페럴만이 그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돌이다. 어느 날 갑자기 커의 앞에 나타난 지렁이 페럴은 미드나잇스톤을 커에게 전해주고, 그 비밀을 엄마에게 듣지 못해 알지 못한 커 앞에 새로운 페럴들이 나타나 미드나잇스톤을 탈취하고자 한다. 과연 커는 파리 페럴과 맞서 미드나잇스톤을 지켜낼 수 있을까? 그리고 미드나잇스톤에 감춰진 비밀은 무엇일까?

 

이 『페럴』 시리즈는 판타지를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법한 재미난 소설이다. 동물들과 대화를 한다는 설정, 그리고 각자 고유한 동물들을 가진 페럴들의 존재, 여기에 선한 페럴과 악한 페럴들 간의 싸움이 독자들로 하여금 소설 속으로 금세 빠져들게 만든다. 여기에 더하여 커와 동료들 간에 나누는 동료애와 우정 역시 소설의 재미를 더해준다. 1편에 등장하지 않았던 새로운 페럴들의 등장도 새로운 재미를 선사해준다(파리 페럴, 나방 페럴, 들쥐 페럴, 지렁이 페럴 등). 또한 커의 페럴로서의 능력이 향상되어져 가는 것도 관심을 끄는 내용이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또 어떤 새로운 페럴이 등장하여 블랙스톤의 평화를 위협하게 될지, 또한 커와 동료들은 그런 악 앞에 어떻게 용감하게 맞서게 될지 기대된다.

 

주인공 커와 친구 리디아와의 대화 속에 다음 편에서도 여전히 만나게 될 이야기가 담겨 있다.

 

“괜찮아?”

“그냥 생각 좀 하고 있었어. 나쁜 마음을 가진 몇몇 사람만으로도 도시를 마비시킬 수 있구나 하는 생각.”

“겨우 몇 사람이 도시를 구할 수도 있고 말이야.”(363-4쪽)

 

그렇다. 바로 여기에 판타지의 재미가 담겨 있지 않을까? 나쁜 마음을 가진 소수의 악당들에 의해 도시는 위기에 처하게 되지만, 그들과 맞서 싸우는 선한 영웅들의 활약에 우리가 환호하게 되는 것 말이다. 분명 다음 편에서도 악한 페럴들이 새롭게 등장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들로 인해 도시는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고. 하지만, 여전히 그들과 맞서 싸우는 선한 페럴들의 연대가 있는 한 도시의 생명은 보존될 것이다. 어쩌면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 역시 마찬가지일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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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레의 새 옷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1
엘사 베스코브 글.그림, 정경임 옮김 / 지양어린이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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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마을 어린이인 펠레는 양을 돌보고 기르는 아이입니다. 펠레의 사랑을 받아서일까요? 양은 쑥쑥 잘 자랍니다. 그런데, 양뿐 아니라, 펠레 역시 쑥쑥 자라네요. 그래서 펠레의 옷이 작아져버렸고요. 이제 펠레는 자신의 새 옷을 장만하고자 합니다. 먼저 자신이 기르는 양의 털을 정성껏 깎아 할머니에게 가져가 양털을 손질해 줄 것을 부탁하네요. 물론, 그동안 펠레는 할머니의 밭에서 일을 합니다.

 

그 다음에는 잘 손질되어 부풀어 오른 양털을 옆집 할머니에게 가져가 실로 뽑아 줄 것을 부탁합니다. 물론, 그동안 펠레는 옆집 할머니의 암소를 돌본답니다. 이렇게 해서 뽑아진 실을 다음엔 염색하기 위해 이웃 아저씨를 찾아가고, 염색한 실로 옷감을 만들기 위해 엄마에게, 그리고 드디어 만들어진 옷감을 재봉사 아저씨에게 가져가 재단해 줄 것을 부탁하네요. 물론, 언제나 펠레는 부탁한 분들의 일을 열심히 해드린답니다. 드디어 펠레는 멋진 새 옷을 입게 되었네요.

 

이 그림책 속에 등장하는 펠레의 모습이 요즘 아이들에게 많은 귀감이 되겠어요. 펠레는 새 옷을 거저 얻는 것이 아니라, 새 옷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한답니다. 그러한 펠레의 일하는 모습이 멋지고 심지어 거룩하게 느껴지네요. 요즘 아이들은 원하는 것이 있으면 그저 요구하기만 하면 얻어지니, 과연 이런 펠레의 노동을 보람을 알까요? 그래서 이 책, 『펠레의 새 옷』은 더욱 귀하게 느껴지는 동화입니다.

 

저도 어린 시절 염소 한 마리를 기른 적이 있어요. 매일 젖을 짜먹는 커다랗고 하얀 염소였는데, 아침저녁으로 열심히 염소를 풀밭으로, 그리고 집으로 데리고 다녔죠. 겨울엔 모아둔 건초를 먹이기도 하였고요. 그 염소가 커서 처음 새끼를 낳았을 때, 두 마리나 낳았어요. 이 가운데 한 마리를 아는 분에게 선물로 드렸는데, 그분이 고맙다며 쌀 한 가마니를 저희 집에 주셨어요. 저희 부모님은 그 쌀은 제가 일하여 얻은 거라며, 쌀 한 가마니 가격을 저에게 주셨고요. 그리고 이 돈을 가지고 제가 사고 싶던 카메라를 샀던 기억이 나요(물론, 아버지께서 카메라를 내가 일한 돈으로 샀으니 플래시를 덤으로 사주셨고요.). 그러니 이 카메라는 저에겐 너무나도 소중한 카메라였답니다. 어린 제가 수고하여 얻게 된 카메라였으니 말이에요. 벌써 30여년이 훌쩍 지났지만, 지금도 소장하고 있는 소중한 물건이죠.

 

이처럼 자신이 수고한 몫으로 얻게 된 뭔가는 언제나 소중하죠. 특히, 어린 시절이라면 더욱 그렇고요. 『펠레의 새 옷』은 우리 아이들로 하여금 수고함의 몫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게 하는 너무 귀한 그림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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