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사들 새로운 예언 편 5 : 황혼 ㅣ 전사들 2부 새로운 예언 5
에린 헌터 지음, 서나연 옮김 / 가람어린이 / 2018년 2월
평점 :
기다리던 <Warriors 전사들 시즌2 새로운 예언들> 5번째 책이 나왔습니다. 이번 이야기는 『황혼』이란 제목입니다. 이번 이야기의 커다란 축은 사랑으로 인한 고민과 갈등이 한 축이며, 또 하나는 종족간의 협력과 분열입니다.
천둥족 지도자인 파이어스타의 두 딸인 리프풀과 스쿼럴플라이트은 모두 깊은 고민에 힘겨워합니다. 둘의 고민 모두 사랑에 대한 것이며, 종족을 향한 충성이란 측면에서 동일합니다.
의무관 고양이 리프풀은 사랑의 감정과 의무관으로서의 종족을 향한 의무 간에 겪는 갈등과 고민입니다. 의무관 고양이는 사랑을 하면 안 된다는 종족의 방침 때문입니다. 오롯이 종족을 위해서만 헌신하고 봉사하라는 의미겠죠. 그런 리프풀이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것도 다른 종족인 바람족의 전사 크로페더와 말입니다(크로페더는 1권부터 등장한 예언을 찾아 떠났던 젊은 전사들 6명 가운데 하나입니다.). 사랑이냐 종족이냐? 사랑이냐 의무관으로서의 소명 내지 의무감이냐? 이 둘 사이에서의 고민이 과연 어떤 결과를 낳게 될지 궁금함을 품게 됩니다.
스쿼럴플라이트 역시 고민과 갈등을 겪습니다. 그런 브램블클로와의 사랑이 틀어져버렸기 때문입니다. 스쿼럴플라이트는 브램블클로가 권력에 대한 욕망을 품고 있다 여깁니다. 그의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종족을 커다란 위기로 몰아넣게 될 것이란 의심을 품습니다. 이런 스쿼럴플라이트의 생각은 사실 부조리합니다.
왜냐하면 스쿼럴플라이트가 다른 종족들이 갖고 있는 혈통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힘들어 하고, 화를 낼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의 아버지이자 천둥족 지도자인 파이어스타는 원래 애완고양이였습니다. 다른 고양이 전사들의 편견은 애완고양이는 전사가 될 수 없다는 겁니다. 이런 편견을 스쿼럴플라이트 앞에서 종종 보이기도 합니다. 정작 자신들의 지도자가 애완고양이였는데 말입니다. 그런 편견은 스쿼럴플라이트 자신을 향해서도 갖고 있다고 여기며 힘겨워합니다. 그런데, 정작 자신은 브램블클로의 아버지가 권력욕으로 종족을 위기에 몰아 넣았다는 것 때문에 브램블클로를 의심하고 이런 의심이 둘 사이를 멀어지게 만듭니다. 이처럼 자신을 향한 문제와 타인을 향한 문제에 있어서는 이중적 잣대,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스쿼럴플라이트와 브램블클로, 그리고 애쉬퍼. 이들 간의 삼각관계가 어떻게 진행될까 하는 궁금증을 품고 소설을 읽게 됩니다. 과연 스쿼럴플라이트와 브램블클로가 다시 서로를 향한 사랑을 확인하게 될까요?
이번 이야기에서는 위기를 딛고 새로운 영토에 자리를 잡은 4종족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여줍니다. 함께 협력하여 위기를 헤쳐 나갔던 4종족은 점점 분열과 단절을 향해 나아갑니다. 이에 반해 천둥족 지도자 파이어스타는 여전히 다른 종족들의 일에 도움을 주고자 하고 말입니다.
이런 모습 속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보며, 도움과 간섭의 경계가 무엇인지 고민해 보게 됩니다. 선한 의도라 할지라도 그것이 도움에서 지나쳐 간섭으로 받아들이고, 실제 간섭이 될수도 있음을 말입니다. 그렇기에 분열이 모두 나쁜 것만은 아님을 생각하게 됩니다. 위기 앞에선 4종족이 서로 협력하고 하나되어 위기를 벗어나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안정된 상태에서의 자신들 공동체성을 다지기 위한 분열은 어쩌면 당연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분열이 단절로 나아가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선 분리와 경쟁이 오히려 도움이 되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위기 앞에선 기꺼이 돕고, 도움을 받으며, 또한 함께 협력하는 모습으로 나아가는 게 지혜롭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소설은 이런 모습으로 나아갑니다. 위기 앞에선 서로 돕는 협력의 모습을 보이되, 일상으로 돌아가면 또 다시 서로의 자리를 지켜나가며, 자신의 공동체를 세워나가는 것, 이처럼 경쟁과 협력을 오가는 모습은 분열이라 말하기보다는 자신을 자리를 찾아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소설은 이처럼 분열과 협력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잘 보여줍니다. 각자의 종족을 인정하고, 자신들의 테두리를 강화하며, 서로 간에 경쟁하는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문제는 서로의 위기 앞에 침묵하고 외면하기보다는 선한 의도로 협력하고 힘을 합할 수 있는 그런 마음의 자세가 있다면 될 겁니다. 또한 도움을 준 후엔 물러섬의 지혜도 있어야 하겠고요. 이런 모습들을 작가들은 4종족 고양이 전사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에게 이야기합니다.
마지막 순간 천둥족에게 찾아온 위기를 바람족의 도움으로 헤쳐 나가는 모습이 참 흐뭇합니다. 그런데, 마지막 페이지에서 스톰퍼(1권에서 함께 예언을 좇아 모험을 떠난 전사이자 3권에서 물여울부족에 남았던 고양이)와 브룩의 방문으로 마치고 있기에 다음 6편이 더욱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