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줌맨
야프 로번 지음, 벤자민 르로이 그림, 강희진 옮김 / 어린이북레시피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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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어이없고 화나는 기사를 접했습니다. 어느 여중생이 수업시간에 실례한 사건이었습니다. 소변이 마렵다고 화장실에 보내줄 것을 교사에게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묵살 당했던 겁니다. 이 사건은 어른스럽지 못한 어른이 여전히 많음을 보여줍니다. 마땅히 화장실은 쉬는 시간에 가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쉬는 시간에 갈 수 없는 사정이란 것도 있을 수 있음을 고려하지 않는 교사는 어른이 될 수 없습니다. 학생의 사정이나 입장은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사정만을 고집하는 이를 교사라 할 수 있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 학생은 직전 수업이 이동수업이었던 관계로 쉬는 시간에 화장실에 미쳐 다녀올 수 없던 사정이 있었습니다. 얼마나 급했으면 묵상 당했는데도 다시 요청했을까요? 그런 학생에게 성적을 빌미로 협박 아닌 협박을 한 어른스럽지 못한 교사를 과연 학생들은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요? 참 씁쓸한 기사였습니다.

 

그런 이야기와는 달리 완전 유쾌한 오줌 이야기가 있습니다. 야프 로번 이란 작가가 쓴 오줌맨이란 제목의 그림책, 이 짧은 동화 속에선 새로운 히어로가 등장합니다. 바로 오줌맨입니다. 오줌맨이 잘하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아니 오줌 싸는 것 하나 잘합니다. 오줌맨은 별 볼 일 없는 꼬마지만, 어엿한 슈퍼 히어로입니다.

    

어느 날 오줌맨 혼자 체육관(슈퍼 히어로들이 훈련하는 체육관입니다.)을 지키는데, 호출 전화가 옵니다. 커다란 눈사람 괴물이 쳐들어온다는 아기 곰의 전화였습니다. 걱정 말라며 안심 시킨 후, 오줌맨은 슈퍼히어로들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그런데, 모두들 사정이 있답니다. 이런 사정이 참 재미나네요. 감기에 걸려 출동할 수 없는 히어로. 엄마가 옷을 꿰매고 있어 입고 출동할 옷이 없는 히어로. 저녁을 먹어야 해서 출동할 수 없는 히어로. 밤에만 활동하고 낮엔 잠을 자야하기에 출동할 수 없는 히어로. 늙어 장화와 틀니를 가져오는 데만도 30분이 걸린다는 히어로. 이런 히어로들의 출동할 수 없는 이유들이 참 재미납니다.

  

  

급한 마음에 출동한 오줌맨은 그만 눈사람 괴물에게 잡히고 맙니다. 그런데, ‘오줌맨에겐 잘하는 게 한 가지 있어요. 그걸 이용해서 눈사람 괴물을 무찌릅니다. 따뜻한 오줌을 눈사람 괴물에게 마구 싸버린답니다.^^

  

  

이렇게 오줌싸개가 영웅이 되는 이야기, 참 멋지네요. 자다 실례하면 아이들은 괜히 주눅이 들고 부끄러움을 느끼게 마련입니다. 그런 소재를 슈퍼 히어로로 둔갑시킨 작가의 센스가 너무 멋지네요. 이런 센스, 이런 여유로운 마음이야말로 진짜 어른스러움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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