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기다려 봐 - 2016년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 비룡소의 그림동화 237
케빈 헹크스 글.그림, 문혜진 옮김 / 비룡소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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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헹크스의 조금만 기다려 봐란 제목의 그림책은 2016년 칼데콧 아너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기다림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누구에게나 기다림의 시간을 탐탁지 않은 시간일 겁니다. 기다림의 시간은 참아내야 하는 인내의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유명한 맛 집에 가면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선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야합니다. 배가 고프기도 하고, 다리가 아프기도 하죠. 결코 이 시간은 좋은 느낌보다는 따분하고, 지겨운 시간일 겁니다. 그러다 보니 전, 대체로 기다리느니 다른 식당을 찾곤 합니다.

 

그런데, 이 시간이 참아내기 힘든 그런 시간에 불과한 걸까요?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이 기다림의 시간이 지나면 맛난 음식을 즐길 수 있게 되겠죠. 그렇다면, 기다림은 어쩌면 기대하고 설레는 기분 좋은 시간이 될 수도 있겠네요.

 

또한 기다림은 뭔가 내가 바라는 것들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바람의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기다림이 끝나면 사랑하는 이를 만날 수 있겠다는 설렘, 두근거림의 시간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또한 이 시간이 지나면 내가 원하는 꿈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희망의 시간이 될 수도 있겠네요.

  

  

그림책 조금만 기다려 봐는 바로 이런 설렘, 바람, 기대, 희망의 기다림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장난감들이 주인공입니다. 점박이 올빼미, 우산 쓴 꼬마 돼지, 연을 든 아기 곰, 썰매 탄 강아지, 그리고 별 토끼 등 다섯 장난감의 기다림을 이야기합니다. 각자가 바라는 것들은 다릅니다. 올빼미는 밤이 오길 기다리고, 우산 쓴 꼬마 돼지는 비가 오길 기다리죠. 연을 든 아기 곰은 바람이 불길 기다리며, 썰매 탄 강아지는 눈이 오길 기다리고요. 별 토끼는 그저 창밖을 바라보며 기다리는 것을 좋아하고요.

 

각자의 바람, 기대는 다르지만, 함께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는 가운데 장난감들은 여러 가지 감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다시 만남의 감정들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나른함을 함께 하는 시간도 보내고요. 계절의 순환 가운데 무지개를 만나기도 하고, 천둥번개에 깜짝 놀라기도 하죠. 그리곤 새로운 생명의 탄생 그 신비함을 경험하기도 하고요(그림책은 고양이 모양의 마트로시카 인형을 통해 새로운 가족의 탄생을 보여줍니다.).

  

  

이런 다양한 기다림의 시간을 통해 말하는 것은 결국 행복입니다. 기다림은 행복을 선물한다는 거죠. 어린이들로 하여금 기다림이 결코 따분하거나 지루한 시간만이 아님을 그림책은 느끼게 해줍니다.

 

결국 기다림은 희망입니다. 내 인생의 가장 좋은 순간이 올 것이라는 희망 말입니다. 그 희망을 품고 기다릴 때, 기다림의 시간들은 설레고 기분 좋은 두근거림이 가득하지 않을까요? 이런 행복한 기다림을 우리 아이들이 알아 가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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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처럼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이현주 글.그림 / 책고래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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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나무처럼은 한 그루의 은행나무가 아파트 화단으로 이사를 오면서 시작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무는 자랍니다. 그래서 처음엔 1층 안을 볼 수 있었는데, 점점 2, 3층과 눈높이를 같게 합니다. 이렇게 나무는 아파트 집 안 풍경을 보며 자랍니다. 1층의 피아노 교습소의 어린이들이 치는 피아노 소리를 듣고 봅니다. 더 자랐을 때엔 2층의 화가 아저씨를 보기도 합니다. 3층 콩이네 가족을 보기도 하죠.

  

  

이렇게 나무는 아파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풍경과 함께 나이를 먹으며 키가 자랍니다. 나무는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성장하는 겁니다. 이런 시간들 가운데 보이는 사람들 삶의 풍경은 밝고 활기찬 그런 모습들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며 분위기는 바뀝니다. 더 자라 보게 된 풍경은 반쯤 가려진 창 안에 홀로 살아가는 할머니의 풍경입니다. 쓸쓸한 분위기, 그리움만 가득 품고 살아가는 어두운 분위기입니다.

  

  

그러다 결국 집들은 비어 갑니다. 아마도 낡은 아파트를 하나둘 떠났나 봅니다. 이렇게 나무의 인생도 끝나는 걸까요? 아닙니다. 나무는 더욱 자라 아파트 지붕 건너 마을에 자란 여러 나무들을 보게 됩니다. 그럼으로 결코 이 나무 홀로 있는 것이 아님을. 비록 마을은 늙고 낡아가지만, 여전히 각자의 자리에서 푸른 잎을 틔워내는 또 다른 나무들이 있음을 알게 되며, 각자의 자리에서 생명력을 틔워냅니다.

  

  

그림책 페이지를 넘기면서 바뀌는 감정은 이렇습니다. 처음엔 새롭게 시작하는 설렘과 희망이 있습니다. 일상의 행복과 활력이 가득합니다. 성장의 즐거움도 있습니다. 그러다 건물과 사람이 낡고 늙어가는 느낌을 받게 합니다. 정체되고 낙후되어져 가는 쓸쓸함과 공허함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그런 쓸쓸함을 뛰어넘는 연대하는 희망이 다시 틔워집니다.

 

이런 나무의 모습을 보며, 어쩌면 시류에 민감하지 못한 아둔함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모두들 더 좋은 곳으로 떠나는데도 여전히 홀로 남겨졌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오히려 한 자리에 뿌리내린 듬직함, 한결같음을 생각해보게도 됩니다.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우린 목이 좋은 곳으로 옮겨 다니는 것을 현명하게 생각합니다. 물론 이것 역시 지혜로운 것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나무처럼 한 자리에서 뿌리를 내림으로 나로 인해 그 공간이 목이 좋아질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고수의 모습이 아닐까요? 그림책 나무처럼은 바로 그런 나무의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나무처럼우리 아이들이 자라기를, 그리고 주변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길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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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디와 폴리 : 실수로 떠난 세계 여행 폴디와 폴리
크리스티안 예레미스, 파비안 예레미스 지음, 유진아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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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펭귄들이 돌아왔습니다.

크리스티안 예레미스, 파비안 예레미스 이들 쌍둥이 형제 작가의 그림책, <폴디와 폴리> 이번엔 실수로 떠난 세계 여행이란 제목으로 돌아왔습니다.

 

귀여운 악어 폴리와 진공청소로봇 고블이 사라졌답니다. 그래서 폴디는 폴리와 고블을 찾아 여행을 떠납니다. 폴디의 할머니, 에스메랄다 숙모, 찰리 삼촌 역시 이 여행에 함께 하고 말입니다. 이렇게 폴리와 고블을 찾아 떠난 여행은 세계여행이 됩니다. 그래서 책 제목이 실수로 떠난 세계 여행입니다.

 

이 세계 여행은 폴디와 가족들, 그리고 폴리와 고블 만이 하는 여행이 아닙니다. 바로 독자들이 함께 하는 여행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좋아합니다.

  

  

재미나고 예쁜 그림 속에 펭귄들이 잔뜩 있답니다. 그들 가운데 폴디, 폴리, 고블, 할머니, 에스메랄다 숙모, 찰리 삼촌은 모든 그림 속에 있기 때문에 이들을 찾으면 된답니다. 여기에 각 그림마다 찾아야 할 또 다른 여러 여행객들이 등장합니다. 대부분 펭귄이지만, 펭귄이 아닌 경우도 있어요. 이들을 찾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 조심해야 할 것은 찾아야 할 이들을 찾느라 너무 숨은그림찾기에만 집중하지 않길 바랍니다. 왜냐하면, 그림 자체에 아이들과 나눌 이야기 거리가 무궁무진하거든요. 그림이 참 재미있으니 그림 속 여러 펭귄들을 살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답니다. 또한 그림 자체가 하나의 모험입니다. 아이들에게는 모험을 향한 꿈을 심어줄 그런 그림들이랍니다. 그러니, 찾아야 할 펭귄들만 찾느라 진짜 멋진 그림을 놓치지 말길 바랍니다.

   

 

이번 그림에서는 폴디가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주는 기계를 발명해서 가지고 다닌답니다. 그러니 폴디를 찾으면, 폴리와 고블을 찾기 더 쉬워집니다. 폴디 곁에 튀어나온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찾아보면, 폴리와 고블이 있으니까 말입니다(거의 대부분 둘은 함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화살표를 맹신하면 안 됩니다. 기계의 건전지가 떨어진 경우도 있거든요. 그러니 글밥도 함께 읽어가며 찾아야 한답니다.

 

커다란 규격(342*267mm)의 그림책이기에 각 그림마다 매우 많은 펭귄들이 등장하지만, 너무 작지 않고 적당한 크기여서, 눈에 잘 들어옵니다. 아이들과 신나는 세계 여행을 떠나보세요. 예쁜 펭귄들도 만나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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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위 루시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22
김지연 글.그림 / 북극곰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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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작가의 그림책 지붕 위 루시는 함께 할 때 더 행복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그림책입니다.

 

전망이 좋은 지붕이 있습니다. 이 지붕 위에 고양이 루시가 제일 먼저 올라 그곳을 차지합니다. 지붕 위에 오르자 정말 좋습니다. 이렇게 좋은 곳에 다른 고양이들도 올라가고 싶어 하지만, 루시는 그곳은 자기 거라고 합니다. 자신이 먼저 차지했다는 거죠.

   

 

이렇게 루시는 자신이 홀로 차지한 지붕 위에 있을 때, 지붕 아래 풀밭에선 다른 고양이들이 함께 공놀이를 하기도 하고, 함께 밥을 먹기도 하며, 함께 낮잠을 자기도 합니다. 하지만, 루시는 그것들이 하나도 부럽지 않은 척합니다. 자신은 공놀이를 싫어하고, 배가 부르며, 낮잠을 이미 잤다며 말이죠.

 

그런데, 어쩌죠? 갑자기 비가 내립니다. 다른 고양이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갑니다. 루시만 남겨놓은 채. 루시는 그 좋은 지붕을 내려오기 싫었던 걸까요? 아님 여전히 미련이 남는 걸까요? 아무튼 제일 늦게까지 홀로 남았다가 쓸쓸히 집으로 돌아갑니다.

  

  

다음날엔 다시 햇볕이 쨍쨍. 이번엔 누가 그 좋은 지붕을 차지하게 될까요? 누가 제일 먼저 지붕에 오르게 될까요?

 

이때, 루시는 제안을 합니다. 함께 오르자고 말입니다. 어제의 경험을 통해, 루시는 함께볼 때, 아름다운 풍경이 되는 것을 알게 된 겁니다. 아무리 맛난 음식도 혼밥은 쓸쓸합니다. 아무리 그렇지 않은 척 해도 말입니다. 그림책 속 루시 홀로 지붕 위 좋은 자리를 차지했을 때에도 사실 친구들의 모습을 부러워했답니다. 아닌 척, 자신은 홀로 지붕 위에서 제일 좋은 것을 즐기고 있노라 과시했지만 말입니다.

  

  

김지연 작가의 그림책, 지붕 위 루시는 어린이들에게 함께의 가치, ‘함께의 행복을 알게 해주는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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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를 살랑!
패트릭 맥도넬 지음, 이창식 옮김 / 터치아트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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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강아지 얼이 꼬리를 살랑 살랑 흔듭니다. 맛난 밥을 먹을 때도, 신나게 공놀이를 할 때도, 꽃밭에 앉아 있을 때도 얼은 꼬리를 살랑 살랑 흔듭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이유에 대한 답은 무치라는 고양이가 대답하려 합니다. 하지만, 그 이유를 잘 모른답니다. 무치는 안다고 하면서도, 까먹었다고 핑계를 대기도 하고, 비밀이라며 딴청을 피우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말 이유가 뭘까요? 드디어 무치는 그 이유를 알게 됩니다. 그건 바로 사랑이랍니다.

 

어쩌면 이런 내용이 다소 평범하고 단순한 것 아닌가 생각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해봤어요. 그림책 속에서 굳이 대답을 다른 강아지가 하는 게 아니라, 무치가 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 걸까 하고 말입니다. 그랬더니, 이 안에 그림책의 진짜 메시지가 담겨 있더라고요.

 

무치는 고양이입니다. 그리고 꼬리를 살랑거리는 얼은 강아지고요. 흔히, 개와 고양이가 다투는 이유는 서로의 꼬리 신호를 다르게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고양이는 화가 나면 꼬리를 바짝 세우는데, 개는 기분이 좋으면 꼬리를 들고 흔들죠. 이처럼 비슷한 모습을 서로 다르게 이해하기 때문에 오해가 생깁니다.

   

 

그래서 강아지 얼이 꼬리를 살랑 살랑 흔드는 이유에 대한 대답은 고양이 무치가 해야만 하는 겁니다. 이야기 속에서 무치는 결국 대답합니다. 얼이 자꾸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이유는 다름 아닌 사랑때문이라고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고양이 무치는 이제 강아지 얼이 꼬리를 흔드는 것은 화가 나서가 아니라, 자신을 사랑하기 때문임을 알게 된 겁니다. 이제 고양이와 개 사이의 오랜 오해가 사라집니다. 이제 둘은 꼭 포옹합니다.

  

  

오해가 사라지면 상대의 진짜 마음을 알게 됩니다. 상대의 사랑을 알게 되는 겁니다. 그리곤 따스한 포옹을 선물로 받게 됩니다.

 

이렇게 생각하자, 평범한 것 같던 그림책이 너무 예쁜 내용으로 바뀝니다. 솔직히 처음엔 칼데콧 상을 수상한 작가의 작품 치곤 너무 평범한 것 아닌가 했거든요. 그 평범함 속에 정말 따스한 이해와 사랑이 감춰져 있습니다. 오해의 장벽이 부서지는 엄청난 힘이 담겨 있고요. 그림도 참 예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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