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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1030 ㅣ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정경호 옮김 / 오픈하우스 / 2014년 7월
평점 :
앗, 어쩌다보니 벌써 잭 리처 시리즈를 두권이나 읽었다.
<1030>은 전작 <하드웨이>보다 더 길고, 더 조마조마하고, 더 재미있다.
<하드웨이>에서 논란(?)이 되었던 '잭 리처의 양치법'은 '치약을 묻히지 않은 칫솔'로 양치질한다는 결론이었는데, <1030>에서는 '잭 리처의 다림질법'이 나온다.
그는 일단 옷을 모두 벗어던지고 욕실로 들어갔다. 샤워를 마친 뒤에는 옷들을 매트리스 밑에 넣었다. 그만의 다림질법이었다.
단벌신사 잭 리처에게 왜 하루종일 입고 다닌 옷을 빨지도 않고 다리기만 하냐고 비난하지 말자. 돈이 없는 것도 없는 거지만(하지만 책을 읽어보면 잭 리처에게 돈을 구하는 건 문제도 아니니 근본적으로 돈의 문제는 아니다), 그는 들고다녀야 할 짐을 늘리는 것을 극단적으로 싫어한다. 그의 짐은 칫솔 하나 뿐. 새로 옷을 사입으면 헌옷은 곧장 쓰레기통으로 들어간다.
"대장은 무엇으로부터 도망치고 있는 거죠?"
"난 어떤 것으로부터도 도망치고 있지 않아."
"입었던 셔츠를 간직할 수도 있잖아요."
"그게 고난의 시작이 되는데?" 리처가 말했다. "여벌 셔츠를 갖고 다니다 보면 금방 여벌 바지도 갖고 다니게 돼. 그러면 여행 가방이 필요하게 되겠지. 그다음엔 어떻게 될까? 집, 자동차, 차례로 갖게 될 거야. 수많은 서류들의 빈 칸을 메워 가면서."
"사람들은 다들 그러면서 살아가요."
"난 아니야."
그런데 이번 편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리처의 소중한 칫솔이 부서져 버렸다.. 뜨억
"저자들이 내 칫솔을 부숴 버렸으니 난 이제 가진 게 하나도 없어."
"기분이 어떄요?"
"엿 같지. 난 그 칫솔이 참 좋았거든. 아주 오랫동안 함께해서 정이 들었어."
이 부분에서 아아아 역시 잭 리처 더러워.. 하실 어떤 분이 떠오른다. 잭 리처씨, 칫솔도 몇 개월마다 바꿔줘야 한다구요... 왜 칫솔 같은 거랑 정들고 그래요? 근데 이번 기회에 칫솔 새로 안 사고 손가락양치질 시작하는 건 아니겠지..?
이제 내용을 이야기해 보자면.. 아니 여태 딴소리만 했네 ㅋㅋ
이번 편에서는 잭 리처의 리즈시절이라고 할 수 있는 특수부대 시절 이야기가 나온다. 바로 그 특수부대 동료들 중 한명이 살해당한 사실을 알게 되면서 사건에 개입하게 되기 때문이다. 특수부대 동료들은 매우 끈끈한 전우애들 자랑하는데, 그 마음은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어도 변함이 없다. 그리고 살아있는 동료들끼리 다시한번 합을 맞춰 사건을 해결해 간다.
이번 편 리처의 명대사.
희망은 최선을 꿈꾸며 품는 거고 계획은 최악을 대비해 세우는 거야.
동료들과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하는 느낌으로 척척 합을 맞추는 모습이 신명난다. 조마조마하게 위기를 넘기기도 하지만, 우리의 영웅 잭 리처에게 실수는 있어도 패배는 없다. 잭 리처의 특수능력으로 '시간을 정확하게 맞추는 능력'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번에 보니 '시간을 늘리는 능력'도 있는 모양.
그의 두뇌는 급속도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의 움직임은 정상적이었지만 주변은 슬로모션 모드로 변했다. 인도는 4차원의 다이어그램이 되었다. 앞, 뒤, 양옆, 시간.
물론 진짜로 시간을 늘리는 마법을 부리는 건 아니지만. 이 장면은 영화를 보는 것 같다.
1년에 한편씩 이정도 분량의 책을 내고 있다니 리 차일드 보통 사람이 아닌 듯.. 게다가 한 명의 주인공을 내세워 이렇게 긴 시리즈를 끌고 가다니. 리처의 역마살은 작가를 위해 어쩔 수 없는 것인가.
다음 읽을 편은 <사라진 내일>이다. 줄거리를 보니 "우크라이나 출신의 미녀"가 나온다고 한다...... 이 인간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