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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여행하는 법 ㅣ 땅콩문고
임윤희 지음 / 유유 / 2019년 5월
평점 :
내공에 비해 글의 깊이가 얕아 아쉬운 책. 하나하나의 에피소드가 좀더 깊이 파고들 수 있는 것들인데 그냥 적당히 멈춰버렸다. 그래도 도서관을 여행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괜찮은 안내서가 될 듯.
한국에서는 IMF 때 많은 해고자들이 도서관을 이용한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그런 기사들을 읽으면서 나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 사회의 한구석에 회사에서 내쫓긴 이들에게 내어 줄 자리가 하나쯤은 있구나 싶은 마음이었다고 할까? 최근 사례를 들자면, 에어컨 없이 지내기가 힘든 여름에는 도서관이 극심한 더위를 피하는 피난처가 되기도 한다. 이처럼 도서관이란 돈을 내지 않고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최후의 사회적 보루중 하나일 것이다. 이 세상 누구도 나를 환대해 주지 않는 것만 같을 때 들를 수 있는 곳, 그런 곳이 세상에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면 건축이나 시설이 월등한 외국의 멋진 도서관들은 좀 다른 맥락으로 다가온다. 손에 아무것도 쥔 것 없는 이에게 사회가 제공한 공간의 수준이 그 사회가 일반 사회 구성원을 대하는 태도를 보여 준다. - 28쪽
한국에서 사서는 꽤 많은 오해를 받는 직업이다. 이는 우리가 도서관을 바라보는 시선과 결부되어 있다. 도서관이 독서실로 오해되거나, 단지 내가 원하는 책을 대출하고 반납하는 곳으로만 여겨질 때,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에 대해 두 가지 방향의 오해를 양산한다. 하나는 여유 시간에 책을 읽으면서 안내 데스크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 또 하나는 마트의 계산대 앞에 있는 직원처럼 책의 대출과 반납을 위해 바코드를 찍어 주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 둘은 동전의 양면과 다를 바 없이 밀접하게 결부된, 사실은 하나의 이미지다. - 97~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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