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의 문법 - 2020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소준철 지음 / 푸른숲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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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가난한 노인으로 늙어간다는 것‘

이제야 말하지만 나는 항상 ‘가난으로 떠밀려 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가슴에 품어왔다. 그런 나에게 가뜩이나 좁은 차도에서 폐지가 가득한 리어카로 통행에 방해를 하는 재활용품 수집 노인들이 보인다.

그들은 젊은 날에 노력하지 않은 혹독한 댓가를 치루고 있는걸까? 자신들때문에 도로가 막힌다는 걸 모르는걸까? 아니면 알면서도 차로를 다니는 그들은 과연 이기적인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거지?

그들이 그럴수 밖에 없는 이유는 바닥이 울퉁불퉁한 인도에서 100~200kg이 넘는 리어카를 끌고가기에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인도는 더 좁아서....

이 책은 가상인물인 윤영자씨의 하루 중 일과와 그에 대한 해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1945년생인 윤영자씨(여)는 재활용품 수집으로 생계를 이어가는데 그의 재활용품 수집 일과를 보면 참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들끼리도 먼저 폐지를 줍는 사람이 임자인 경쟁구조다. 

도시에서 가난한 노인으로 늙어가는 것은 재활용품 수집을 강요하는 것인가? 어떤 삶이 기다릴까? 감히 상상도 못하겠다. 65세 이상의 노인들은 더이상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오면 좋겠다. 아니면 양질의 일거리라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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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2-16 00: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운전하고 가면서 무거운 리어카에 폐지를 한가득 끌고가는 분들을 볼때마다 마음이 짠합니다. 내려서 밀어드릴수도 없고.... 그런 분들은 평생을 일하면서 살아오셨을 가능성이 많아요. 그렇지 않고 주변이 기생하면서 살아온 사람들은 나이들어서는 더 그럴 가능성이 많지요. 이런 분들이 무서운 리어카를 끌지 않아도 될 정도의 최소한의 복지가 그렇게 어려운걸까요?

자강 2021-02-17 21:37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더욱 무서운건 그들의 현재가 저의 미래가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에요. ㅠㅠ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당신에게
변지영 지음, 윤한수 사진 / 카시오페아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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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날까지 우리는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인간 관계가 버겁고 세상의 속도와 삶이 두려운 내가 삶의 중심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되는 글들이다. 후기 스토아 학파를 대표하는 세네카, 에픽테토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쓴 것이다. 그 글들은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방황할 때마다 꺼내들고 읽으면 마음에 큰 위안을 준다. 좋다.

몇 개를 공유해본다.

˝당신을 괴롭히는 것들로부터 도망가기를 원한다면, 다른 장소로 갈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되어야 한다˝

˝상황이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상황은 사람이 자신의 본성을 드러내게 할 뿐이다.˝

˝많은 사람이 품격 있게 사는 법보다는 오래 사는 방법에 대해 관심을 둔다. 품격 있는 삶에 대해서는 노력을 할 수 있지만, 오래 사는 것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

˝갖지 못한 것에 슬퍼하지 않고, 가진 것에 대해 크게 기뻐하는 사람이 지혜로운 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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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미래 - 총.달러 그 이후... 제국은 무엇으로 세계를 지배하는가?
에이미 추아 지음, 이순희 옮김 / 비아북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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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제패의 비결은 무엇인가?‘

세계 제패에 가까이 있는 국가나 위정자에게는 너무나 궁금한 주제일 것이다. 세계를 제패해서 ‘제국‘의 지위를 얻기 위해서는 지리, 인구, 천연자원, 지도력, 행운, 경쟁국들의 상황 등이 절묘하게 조합이 되어야 한다. 이들 요소 중 반드시 있어야 할 요건은 ‘관용‘정책이라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관용이란 ˝인종, 종교, 민족을 가리지 않고 사회에 참여하고 번영할 수 있는 자유˝를 말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아케메네스, 로마, 당, 몽골, 스페인, 네델란드, 영국, 미국의 (미국은 현재 진행형) 흥망성쇠를 서사하는데, ‘관용‘정책이 시행될 때 국가가 번영하여 ‘제국‘의 위치에 있다가 어떤 이유로 ‘불관용‘이 시행되면서 다른 나라에게 패권을 물려주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을 보여준다. 아울러 아예 관용정책을 시행하지 않아 패권을 차지하지 못한 ‘오스만, 명, 무굴, 독일, 일본‘의 흥망성쇠도 보여준다.

패권의 이동, 패권국들의 교체가 굉장히 흥미로웠다. 게다가 패권국의 민낯도 알게 되고 세계사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기억되면서 교훈도 얻게 된다. 역사가 재밌는 이유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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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2-11 00: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보지는 않았는데 오스만과 무굴제국이 아예 관용정책을 시행하지 않았다라는건 좀 이상한 해석이네요. 이들이 제국으로 발전하던 시기 둘 다 현지인들과 다양한 민족들을 수용하기 위해 상당한 관용정책들을 시행하거던요. 그리고 관용정책이란 범주로 제국주의 시기의 독일과 일본을 뭉뜽거려 넣은 분류법도 좀 이해가 안가고요. 어떤 맥락에서 이런 결론이 나오는지 의문이 들어요.

자강 2021-02-11 18:07   좋아요 1 | URL
아. 방대한 양을 간단하게 줄이려다보니 일반화가 되버렸네요. 오스만과 무굴도 앞에 언급한 제국들처럼 관용 정책을 펼친건 맞습니다. ^^
 
아이의 행복을 위해 부모는 무엇을 해야 할까 - 아이의 행복과 성적 사이에서 갈등하는 부모들을 위한 해답
웨인 W. 다이어 지음, 조영아 옮김 / 푸른육아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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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

인생이라는 항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주는 게 아닐까? 그러면 도대체 그것이 무엇인가? 나는 재능, 행운, 돈, 권력, 지능, 친구, 가족, 외모, 노력 같은 것들이라고 생각해왔다. 물론 이런 것들도 중요하지만 부차적인 요인에 지나지 않음을 느끼는 요즘이다. ‘웨인 다이어‘ 선생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인생을 즐길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한다. 내가 중병을 선고받을 때, 가까이 있던 자들에게 배신당할 때, 직장에서 직위해제 당할 때, 사랑하는 가족에게 무슨 일이 생길 때, 사업이 망해서 빚쟁이들에게 쫓겨 다닐 때 조차도 인생을 즐길 여지는 있다고 한다. 지금의 나로서는 한시도 버티지 못할 만한 상황들이다.

하지만 충분히 일리가 있는 말이다. 재능이나 돈은 누구에게나 불공평하고 재능이나 돈의 크기와 상관없이 모두들 고통받는 시간들이 있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에서라도 인생을 즐길 수 있는 능력이란 것을 조속히 알아내서 나도 배우고 딸에게도 전하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웨인 다이어 선생은 인생을 즐기는 법을 배운다는 것은 일종의 태도의 문제라고 한다. 그들은 어떤 태도를 가진 사람들일까?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
타인을 경쟁자로 생각하지 않고 세상에 대한 애정이 있는 사람.
불평하는 대신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자신이 불행하다고 해서 남을 탓하지 않는 사람.
일어나지 않은 일로 전전긍긍하면서 주변을 불안케 하기보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사람.
지나간 일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리지 않고 주눅 들지 않는 사람. 
이미 벌어진 일을 바꾸려고 하거나 변명하지 않는 사람.
인생의 목표가 확고하고 내면의 생각이 굳건한 사람.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결단력 있는 사람.
남에게 잘 보이려 하거나 칭찬받거나 성공했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 애간장을 태우는 일 따위에는 무관심한 사람.
자신의 권한을 침해당하지 않는 한 다른 사람들의 조언을 귀담어 듣고 남을 비판하는 것을 삼가는 사람.
인생을 기적처럼 훌륭한 것으로 여기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

나는 내 딸이 이런 태도를 견지하며 살아가길 진심으로 바란다. 그리고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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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잘 살고 있어 - 이 시대 2인 가족의 명랑한 풍속화
박산호 지음 / 지와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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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삶은 어떻게 오는가?‘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는 건 모든 인간들의 바램일 것이다. 하지만 모든 인간들이 행복한 삶을 살지는 못한다. 그들이 처한 상황이 달라서이다.

보유재산의 크기따위 등이 처한 상황의 차이일텐데 부자와 가난한 자 중에서는 부자 쪽이 행복할 것이다. 부자들이라고 해서 모두 행복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행복할 여지는 가난한 사람들보다는 많다.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애쓰는 이유기도 하다.
(내가 돈을 더 벌고 싶은 마음은 언제나 그렇듯이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기 위해서임을 밝힌다 ^^)

처한 상황이 같거나 비슷한 경우라도 어떤 사람들은 행복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불행하다. 전쟁 때 포로가 된 사람들이 있다. 포로생활을 하는 중 가장 먼저 죽어가는 사람들은 근육이 탄탄했던 소위 근육맨들이라고 한다. 우람한 근육들은 운동, 수면, 영양분이라는 3가지 요소가 안정적으로 지속되어야만 가능하다. 포로생활은 수감자들에게서 이것들을 박탈한다. 근육맨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 절망하고 삶의 의욕을 접게 된다고 한다. 물론 모든 근육맨들이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근력이라는 피지컬로 남들보다 더 오래 살아남을 지도 모른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럼 절망적인 환경을 견디게 하는 힘, 나아가 삶을 행복으로 이끄는 것은 무엇일까? 돈, 권력, 명예, 근육도 완벽한 답을 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나는 그 답을 회복탄력성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주환 교수는 ‘회복탄력성을 시련을 행운으로 바꾸는 마음 근력‘이라고 한다. 그리고 회복탄력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감사하기‘와 ‘운동하기‘를 권하기도 했다.

나는 그 2가지에 하나를 더 추가하고 싶다. ‘자기 만족‘이 그것이다. 자기 만족을 가장 잘 표현한 제목의 책이 여기 있다. ‘생각보다 잘 살고 있어‘라는 책이다. 저자는 번역가, 작가로 활동하는 싱글맘이다. 이 책은 작가 자신과 고등학생 딸 릴리, 반려동물인 7살 난 송이라는 고양이와 생후 3개월 경의 해피라는 시바견, 이렇게 4인(?) 가족이 알콩달콩 만들어가는 성장이야기다. 일련의 에피소드들을 보면 양육자도 자녀와 반려동물들을 양육하면서 그들을 통해 성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 개개인은 약하지만 함께하면 강해진다는 것을 또 한번 느낀다.

작가 스스로가 말했듯이 비록 구시대의 잣대로 보면 이들은 ‘정상가족‘의 형태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얼마든지 다양한 가족형태와 삶들이 있다는 것을 용기내어 보여준다. 비록 정상(?)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자신들은 행복하다는 것을. 나는 이것을 ‘자기 만족‘의 정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나에게 필요한 것도 바로 이 마음이다. 고난을 견디고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어떤 상황에서라도 ‘자기만족‘을 견지해야겠다.

‘나도 생각보다 잘 살고 있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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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2-03 22: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박산호는 왠지 남자이름 같은데, 싱글맘이군요~ 저런 자세 넘나 중요하죠~ 나는 잘 살고 있다! 덕분이 복창하고 갑니다:)

자강 2021-02-03 22:41   좋아요 1 | URL
ㅎㅎ 고맙습니다. 저도 덕분에 복창해보아요~

바람돌이 2021-02-03 23: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우 이 책은 표지도 멋지군요. 읽으면 행복해질것같은 책이네요

자강 2021-02-06 18:37   좋아요 0 | URL
ㅎㅎ 그쵸? 행복감이 물씬 느껴지는 표지이기도 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