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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깐 청춘이다‘는 헛소리다

어느 지방대 학생이 4년의 석박사 과정을 거쳐 졸업하고 시간강사가 되기까지의 고행기, 그리고 시간강사가 되어 강의를 하면서 학생들과의 에피소드를 통한 성찰기로 나눌수 있다.

대학원생이 되면 무급으로 조교활동을 강제로 해야만 한다. 학기때 뿐만 아니라 심지어 방학 중일때조차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더불어 군대식 5분 대기조같은 실시간 접근성도 함께 갖추고 있어야 한다.

관행이라는 이름하에 대학원 선배들간에 군대식 위계와 규율들이 일상에 자리잡고 있기도 하다.

대학원 수업도 교수의 역량에 따라 천차만별의 수준차이가 난다. 한학기 등록금이 500만원이라는 것이 너무 아까운 수준이다.

매년 학자금으로 1000만원과 생활비로 200만원을 대출 받을수 밖에 없는 그의 형편으로서는 눈물나는 현실이다. 그래서 박사과정을 졸업하면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이 4천여만원의 학자금 대출이다.

대학원에 진학하여 지도교수로부터 다른 교수들에게 ‘잡일 돕는 아이‘로 소개당하며 시작한 그는 갖은 고초를 겪고 제도권 문체를 익혀 가면서 결국은 박사과정을 졸업하고 1주에 4시간씩 시간강사로 활동할 수 있게 된다. 연봉은 600여만원이다.

저자는 박사과정을 졸업할때까지 가득찬 부조리와 마침내 강사가 되고서도 미래가 보이지 않는 질곡으로 가득찬 현실에서 인간의 존엄성마저 위협받는다.

이 책은 이같은 모순을 해결하고 싶다기 보다는 단지 이 같은 상황에 대한 공유를 목적으로 인터넷 커뮤니티에 연재한 내용이다. .

어라? 대학원생은 대학원 공부만 하는 것 아닌가? 저자는 아닌가 보다.
저자만 아닌건가? 대학원생활을 안해본다데다가 ‘학교‘마다 ‘과‘의 특성에 따라 다를 것 같은데 너무나 혼란스럽다.

내가 대학에 대해서 뭘 알겠냐만은 그저 내 머리속에는 ‘대학은 청렴하고 배움의 열정이 있는 학생들에게는 관대할 것‘이라는 막연한 상상을 했을 뿐이다.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내가 알던 대학의 이미지와는 너무나 다른 대학현실을 보고 ‘너마저도‘ 라는 참담한 심경이 든다.

저자는 평범한 가정의 평범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이런 평범한 사람은 대학원까지의 공부를 마치기가 이렇게도 힘들다는 것을 이 책은 말한다.

그런데 더 무서운 현실은 저자와 같은 형편의 사람들이 우리네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노력‘하면 가능할까?
우리는 그저 자기착취적인 ‘노오력‘을 해가며 희망고문을 당하는건 아닐까?

마치 제 3자의 이야기라 느껴질만큼 저자의 담담하고 절제된 문장이 깊은 밤에 나의 가슴에서 쉬이 떠나질 않고 남아 있다.

˝아파도 되는 청춘은 없으니까 모두 아프지 않기를, 그리고 이처럼 아팠음을 모두 기억하고 바꿔나갈 수 있기를˝

#독서 #책읽기 #추천도서 #지방시 #나는지방대시간강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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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적 정치 - 좌·우파를 넘어 서민파를 위한 발칙한 통찰
서민 지음 / 생각정원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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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정치에 왜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기생충 학자이자 작가인 서민 교수가 정치에 입문 , 아니 정치칼럼을 쓰게 된 동기는 박근혜때문이라고 한다.
퍼스트레이디 생활을 빼고도 20년간이나 정치 현장에 있었던 박근혜를 보고 '내가 해도 저것보다 잘하겠다'라는 자신감이 그를 정치칼럼을 쓸 수 있게 한 것이다.

'나와 같이 정치에 관심이 없던 국민들을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하고 참여하게 만든 것'
이것이 박근혜의 유일한 업적(?)이 아닐까 한다. (아오.. 도대체  무슨 짓을 한것이냐)

서민 작가는 말한다. 
"정치는 정치인에게만 맡겨 두기에는 너무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는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감시'가 필요한 것이라 한다. 

그렇다고 거창하게 정치공부를 할것도 없고- 정치를 어찌 공부해야 할지 방법도 모르지만 -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서 신문의 사설만 봐도 된다고 한다.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한다는 것이다"
작년 촛불집회 즈음에 원없이 들었고 들을 때마다 가슴이 울컥하던 플라톤의 명언이다.  

박근혜가 탄핵되고 난 뒤 지지자들이 그의 집앞에서 '마마'라고 외치는 장면은 마치 광신도를 보는 듯한 충격과 함께 분노가 느껴진다. 

정치는 '권리'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 

'병사'라고 양심을 저버리고 안면에 철판을 깔았던 자들이 정권이 바뀌고서야 '이실직고'를 하고 있는 것은 우리가 정치라는 '의무'를 다하지 못했던 탓이 아닐까

이 책 '서민적 정치'는 서민 작가 특유의 입담과 비유로 딱딱하고 화가 나는 우리나라 정치 이야기를 부드럽고 위트있게 풀어나간다.

나아가서 우리들 시민모두가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서 두번 다시는 박근혜의 국정농단같은 일이 생기질 않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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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견만리 : 새로운 사회 편 - 정치, 생애, 직업, 탐구 편 명견만리 시리즈
KBS '명견만리' 제작진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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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앞에 닥칠 미래를 볼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밝은 눈으로 만리까지 내다볼 수 있는 식견을 뜻하는 '명견만리'는 가까운 미래에 우리가 직면할 절박한 이슈들에 대한 사회적 담론이다. 이번 6월에 출간한 '새로운 사회'는 시리즈 3편에 해당된다.

'명견만리'는 1편당 각각 4가지 이슈를 이야기 했는데 '인구,경제,북한,의료,윤리,기술,중국,교육'이라는 아젠다로 세간의 화제가 되면서 효과적으로 공론화시켰던 것 같다.

앞서 말했듯이 '명견만리 - 새로운 사회'는 시리즈 3편인데 그 이슈는 '정치, 생애, 직업 ,탐구'로 또 한차례 사회적인 공감을 형성할 것 같다는 확신이 든다.

이 책에서 말하는 '정치'는 크게 2가지 측면을 이야기한다.

첫째. 국가의 운명을 가른 어떤 선택.

2008년 금융위기 후에 그리스,스페인,포르투갈과 같이 이탈리아는 지금까지 극심한 남북간 지역격차와 청년실업문제로 경제위기 속에 있다. 이에 반해 독일은 같은 금융위기를 지나면서도 유럽의 소방수, 구원투수라고 불리고 있다.

지금의 이탈리아와 독일의 차이는 바로 '사회적 합의'를 얼마나 잘 이행했느냐의 결과이다.

합의를 통한 갈등 해결이 조기에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로 인한 갈등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되어 소속공동체에게 막중한 피해를 안겨주게 된다.

예를 들어 2009년에 150여억원을 들여서 청주에 설립된 노인전문병원이 근무교대 방식에서 비롯한 사소한 갈등이 해고,파업,폐업,농성,분신시도라는 일련의 악순환을 통해 청주시와 그 공동체에 심각한 타격을 준 사례가 우리에게도 있다.

이제 더이상 갈등이 심화되기 전에 '사회적 합의'를 이룰 수 있도록 '이탈리아'나 '청주 노인전문병원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겠다.

둘째. 정치의 일상화, 일상의 정치화

정치란 무엇인가?

한때 대통령직에 있었던 박근혜의 무능으로 인해 헌정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와 이 상황을 대하는 정당의 뻔뻔함을 지켜보면서 평생 정치에 관심이 없던 나를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만들었다.

과연 정치란 무엇인가? '정치란 사회적 가치의 권위적 배분'이다. 즉 '모두의 뜻을 모아 공공의 자산을 관리하고 분배하는 행위'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국회의원들은 공정한 심판자 역할을 수행해야 마땅한데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우리나라 국회의원의 평균 연령은 55.5세이다.또한 국회의원 300명 중 130여명이 법조인,관료,교수 출신에 평균재산이 39억원이 넘는다.

그런 국회의원들이 과연 맞벌이부부 육아, 저출산, 청년실업, 복지, 노인빈곤 등의 민생에 대해서 제대로 인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수잔 손택'이 말하지 않았던가. '타인의 고통'은 말해줘도 모른다고.

20,30대들의 국회의원들이 일정숫자가 있어야 하며 시민들은 투표 뿐만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어서 끊임없이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결론이다.

바로 일상의 정치화 , 정치의 일상화가 그런 맥락이다.

'명견만리'는 단지 미래를 예측하고 맞이 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우리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만드는 데 우리의 관심을 모아주고 공론화 시켜주는 고마운 역할을 해준다.

#명견만리 #독서 #책읽기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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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6-15 18: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대통령이 바뀌어도 박사모, 일베 등 사회적 합의에 방해되는 걸림돌 세력이 활개치고 다닐 겁니다.

자강 2017-06-19 11:28   좋아요 0 | URL
사회적 합의를 저해하는 요인들을 어찌 해야 할지.... ㅠㅠ
 
악의 시대를 건너는 힘
강상중 지음, 노수경 옮김 / 사계절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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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고백할 것이 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영화속 악역들을 동경해왔다.

기억에 남거나 몇번이고 다시 봤던 영화들의 면면을 보면 조폭들이나 범죄자가 주인공인 '친구,비열한 거리,범죄와의 전쟁,신세계,내부자들' 같은 영화이다. 

처음에는 그저 액션이나 싸움장르를 좋아하나보다 생각했지만 '트리플엑스','미션 임파서블','엑스맨'같이 착한 편에 있는 영웅들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스토리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나는 왜 유독 조폭영화만을 좋아하는 걸까. 설마 겁쟁이인 내가 조폭이 되고 싶었던 걸까?

좀더 내밀한 나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면 영화속에 등장하는 악역들을 동경했던 것 같다. 

이런 악역들에게는 나에게 없는 그 무엇인가가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는 그들의 확신에 찬 언행들은 현실에 있는 나는 감히 행할 수 없는 것들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동경했던 조폭의 행로를 따르지 않고 사회의 규범에 맞춰서 잘 살아가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고는 안도의 한숨을 쉰다. 

이같이 악인에 대한 동경을 '강상중' 작가도 했었다니 하니 내가 그렇게까지 비정상은 아닌가 보다.

이 책 '악의 시대를 건너는 힘'은 "악은 어디에서 기인하는가? 세상에 만연한 악은 어떻게 분류하는가? 악을 줄이기 위한 방법은?"이라는 마치 판타지소설이나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주제들에 대한 강상중 작가의 사고와 통찰이 담겨 있다. 

우리는 무협지나 종교에서나 나오는 악마가 아닌 현실에서도 악행을 저지르는 악마와도 같은 사람들과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과연 이같은 악은 과연 무엇때문에 생기는가. 

강상중 교수가 말하기로 바로 '공허함,  자기 자신이 세계의 일부가 아니라는 절망감, 증오, 거절당한 느낌, 허무의 심연'에서 악이 싹튼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생긴 악인을 외부로 배척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것이 강 교수의 주장이다.
사회 전체가 공감대 형성을 통해 '안전','정의','자유'를 확보하면서 악인이 탄생할 환경을 최소화해야 겠다는 결론을 얻는다.  

'강상중 작가'를 알게 된 걸로 만족스럽고 그의 다른 저서도 꼭 읽어보고 싶다.

굉장히 신기했고 나에게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주제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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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란 무엇인가 -
인류의 시작때부터 ‘함께‘ 살아온 남자와 여자, 이제는 그저 ‘함께‘가 아닌 ‘더불어‘ 살아야 할 때이다.

남자란 무엇인가라는 자극적인 제목이 호기심을 부추긴다. 남자는 자신이 속한 부류에 대한 궁금증때문에, 여자는 남편,남친이라는 화성에서 온 듯이 말이 통하지 않는 종족을 이해하기 위해서 이 책을 집어들지 않을까?

나 또한 남자란 어떤 특성을 가진 것일까라는 궁금증에 펼쳐봤고 공감되는 내용에서는 ‘나만 그런것이 아니구나‘라는 안도감을 갖게 되었다.

˝권력욕은 남자의 상징이다. 나이가 들어 다른 욕망은 쇠퇴해도 권력욕은 결코 쇠퇴하지 않는다. 남자들이 노욕으로 비판받으면서도 권력의 끈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그것이 자신의 존재 이유이기 때문이다.˝˝

‘파리스의 심판‘이라고 잘 알려진 그리스신화가 있다. 그리스문학의 최고봉이자 서양문학의 모태라고 찬양받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의 원인이 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리스와 트로이간의 10년 전쟁이야기가 일리아스인데 그 시작은 심히 단순하기가 짝이 없다.

여신 중 최고의 미녀에게 그 증표로 사과를 주는 심판의 역할을 맡은 이가 있었으니 후에 트로이의 왕자가 되는 ‘파리스‘이다. 그 파리스에게 3명의 여신은 각각 자신을 선택해준다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제안한다.
아테네는 ‘지혜‘를, 헤라는 ‘권력‘을 아프로디테는 ‘세상에서 제일가는 미녀‘를 제안한다.

알다시피 파리스는 최고의 미녀로 아프로디테를 선택함으로서 ‘일리아스‘라는 고전이 탄생하게 된다.
초등학교때부터 위화감이 느껴진 파리스의 선택은, 지금의 나는 거의 확신이 든다.
내가 만약 파리스였다면 주저없이 ‘권력‘을 준다는 ‘헤라‘를 선택했을거라고.

그런데 권력욕은 비단 남자만의 전유물일까? 라는 의문이 강하게 든다. 여자는 권력욕이 없는걸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중국의 ‘서태후‘를 보면 여자도 권력욕이 있지만 사회구조상 그럴 기회가 극단적으로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2015년 제 10회 세계 성 격차 리포트에 따르면 현재의 진보속도로 보면 전 세계적으로 남녀평등이 실현되기까지는 118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게다가 여성에게 참정권이 생긴것은 불과 100여년전에 지나지 않는다. 과거에는 얼마나 성차별이 심했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다.

이 책은 비단 남자의 다양한 본성 뿐만 아니라 태곳적부터 여전한 성차별, 그리고 대한민국 사회의 현상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이야기한다. 비단 남자만이 아닌 인간이라면 공히 느끼는 사회의 인식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을 관통하는 전체의식은 단순히 ‘남자란 무엇인가‘에 대한 탐구보다는 오히려 ‘남녀간의 성차별‘을 골자로 ‘인권‘에 대한 공감대형성인것 같다. 그래서 ‘남자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은 상당히 의아스럽다.


권력욕은 남자의 상징이다. 나이가 들어 다른 욕망은 쇠퇴해도 권력욕은 결코 쇠퇴하지 않는다. 남자들이 노욕으로 비판받으면서도 권력의 끈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그것이 자신의 존재 이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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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2-10 1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과거 문헌 몇 편만 봐도 여성도 권력욕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남성들이 권력욕을 가진 여성을 비하하고, 부정적으로 보는 바람에 그 사실이 오랫동안 잊혔어요.

자강 2017-02-10 17:10   좋아요 1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남성들의 권력독점구조에서 여성들이 그 틈을 비집고 올라가기가 하늘의 별따기라 그렇지 권력욕은 남녀구별은 없는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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