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름다운 이웃 - 박완서 짧은 소설
박완서 지음 / 작가정신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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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신 출판사 인스타그램 이벤트에 당첨되어 받았던 [나의 아름다운 이웃] 제목을 한참동안이나 고민하다 그냥 ‘박완서 짧은 소설‘ 이라고만 적어넣었다. 그녀의 이름과 작품 외에 어떤 수식어가 더 필요할까 싶었기 때문에. 잔잔한 아름다움과 씁쓸한 유머가 가득 담겨져있는 ‘현실적이고 일상적인‘ 이야기들.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보게되는 이야기들이었다.

-[나의 아름다운 이웃]은 서평을 쓰는데 있어서 긴 글이 필요치 않은 작품이라 생각한다. 1970년대 한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으면서도 현대와 전혀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는, 현재에 읽어도 꼭 어울리는 이야기들이었다. 거리감이 느껴지는 부분을 굳이 꼽자면 서울 사투리 정도. 시대가 많이 바뀌었는데도 불구하고 공감이 많이 되는 내용들에 씁쓸한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가슴 한구석이 따스해지기도 한다. 결국은 우리의 이야기이며 우리 이웃의 이야기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아름다운 이웃]을 읽다보면 나도몰래 가슴이 따스해진다. 결국 우리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짧은 이야기가 이야기로써 작용하려면 더욱 깊고 진한 내용이 담기어져 있어야 한다. 짧은 글 속에서 사랑과 교훈을 느껴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짧은 글쓰기를 더욱 어려워하는 작가들이 많지만, 박완서는 너무도 쉽게 해냈고 독자들의 마음을 너무나 쉽게 울렸다. 쇼트쇼트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써 한국의 정서가 가득 담겨있는, 한국의 언어로 쓰인 쇼트쇼트 작품을 즐길 수 있어서 너무나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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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둥이 쿠키를 데려오고 시바견에 관한 도서들을 찾다가 밀리의서재에서 발견한 [시바견 곤 이야기] 고민없이 바로 찜목록에 넣어두었다. 사실 1,2권은 작년에 한차례 읽었지만 서평 쓰기전에 다시 읽고 싶어서 독서가 좀 쉬고 싶어졌을 때 (신체적으로 피곤할 때) 한 번에 순서대로 다 읽어버렸다. [시바견 곤 이야기]는 ‘시바견 마니아‘인 저자가 상상한 네 컷 만화와 그와 얽힌 곤과 테쓰의 이야기, 그들의 사진과 특별한 순간들의 이야기 등 다채로운 즐거움을 즐길 수 있는 만화책이었다.

-시바견이 들어간 귀여운 네 컷 만화와 그와 연관 된 곤과 테쓰의 일상을 즐길 수 있다. 그런데 모든 페이지가 이렇게 되어있으면 사실 읽기 다소 질릴 수도 있는데 가게야마 나오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챕터마다 컨셉을 다르게해서 보는이의 즐거움을 한껏 끌어올렸다. 곤과 테쓰의 사건일지도 있고, 그들이 물건을 대하는 방식이라던가 그들의 사진 같은 것들이 깨알같이 첨부되어있어서 보는 재미와 매력이 넘치는 작품들이었다. 밀리의서재에는 5,6권이 없어 4권 까지만 읽었지만, 언젠가 만화책으로 구입해서 다시 한 번 읽어야겠다고 다짐했다.

-강아지를 사랑한다면, 특히 시바견을 사랑한다면! [시바견 곤 이야기]를 꼭 읽어야 한다. 시바견의 매력에 푹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할 테니까! 개인적으로 내새끼랑 비교하면서 읽으니까 더욱 재미있었고, 읽는 내내 너무나 사랑스럽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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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도어
B. A. 패리스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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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서 발견하고 재밌을 것 같아서 중고서점 갔을 때 구입해뒀던 [비하인드 도어] 종이책으로 구입한 책은 아르테 출판사 버전이고 밀리로 함께 읽은 책은 모모 출판사 버전이었지만, 오류가 수정된 것 빼고는 다른게 없었다. ‘심리 스릴러‘라는 주제에 약간의 불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심리 스릴러는 심리적인 압박감이 낮으면 지루함의 끝판왕이기 때문) 기대반 걱정반 심정으로 펼쳐들었는데, 분노와 경악. 충격과 공포가 생생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라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존재인 다운증후군을 가진 동생까지 온 마음을 다해 받아주고 이해해주는 다정하고 따스한 남자를만나 결혼을 결심한 주인공. 그런데 결혼식 당일부터 심상찮은 사건이 벌어진다. 몇 번이고 이게 현실일리가 없다며 부정하던 주인공에게 남편은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렇게 시작된 완벽한 겉모습 속에 감옥처럼 갇힌 삶. 주인공은 자신의 동생을 지키기위해서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현재와 과거가 교차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주인공이 처한 상황이 더욱 생생하게 느껴지면서 현실적인 느낌이 강해지고 몰입도가 올라간다. 현재와 과거가 점점 가까워지면서 이야기는 클라이맥스로 나아간다. 이야기를 읽으면 읽을 수록 혐오스럽고 경악스러워 읽어나가기가 힘들었다. [비하인드 도어] 속의 이야기가 내 주변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런 감정이 더욱 격해졌다.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주인공에 대한 무력한 분노까지 들었고 계속해서 탈출 방법을 궁리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정의는 승리한다‘라는 명언까지 깨부수는 상황에 페이지 넘기기가 힘들었다. 그만큼 현실적이고 생생한 이야기로 독자들을 완전히 매료시키는 작품이다.

-감정적으로 읽기 쉬운 작품은 아니었지만, 그만큼 재미있었다. 심리 스릴러라는 주제가 명확하게 어울리는 작품이었다. [비하인드 도어]는 소설속 가상의 이야기로 생각하며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의 현실에, 때론 가까운 곳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주며 내가 실제로 겪을 수도 있는 일이라는 경고 또한 함께 던져주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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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질문 - 내 안의 두려움을 마주하는 인생의 지혜를 찾아서
다큐멘터리 〈Noble Asks〉 제작팀 외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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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일까. 삶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종종 발걸음을 멈추고 이러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다. 그런데 그 답을 찾기는 쉽지 않다. 막막함을 가슴에 품은 채 그저 주어진 삶을 열심히 살아낼 뿐이다. 이런 의문을 한 번쯤 가져봤다면, [오래된 질문] 이라는 책을 발견하면 홀린 듯 펼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나또한 밀리를 시작하자마자 제목만보고 바로 찜목록에 넣었던 작품이다. 그런데 왜 이리도 늦게 들었냐면, 사실 한 번 포기했던 책이기 때문이다. 책이 어렵거나 재미없어서가 아니라 오디오북으로 듣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성우분의 깊고 잔잔한 목소리와 차분한 내용의 이야기는 정말 잘 어울리지만, 오디오로 후루룩 듣고 끝내기에는 깊이가 너무 깊은 책이기 때문이다. 한 번 듣다가 포기하고, 11월 말부터 12월 말까지 거의 한 달을 꽉 채워서 두 번 들었다. 그만큼 놓치고 싶지 않은 내용들이었고, 새겨두고 느끼고 싶은 내용이었다.

-무엇이 우리를 불안과 공포에 떨게 하는걸까. 왜 우리는 이토록 화가 나는걸까.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일까. [오래된 질문]은 옥스퍼드 생물학의 대석학이자 [생명의 음악]의 저자 데니스노블이 한국의 사찰에 방문해 스님들과 만나 이야기 나누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면서, 영상에 다 담지 못한 대담들이 사라지는게 아쉬워 펴낸 책이다. 대니스 노블과 스님들, 생물학자와 불교인의 대화가 색다르면서도 어쩐지 융합이 잘 되는 것이 신기한 한편으로 종교와 생명의 유사점에 흥미와 깊은 감명을 받게 된다. 쉽게 대답할 수 없는 오래된 질문들, 아무도 해답을 찾지 못한 오래된 질문들에 대한 ‘정답‘을 알려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대화와 생각을 듣다보면 저절로 마음이 차분해지며 삶에 대한 초점을 다시 맞추게 된다.

-다음에 꼭 종이책을 다시 봐야겠다고 다짐한 책이다. 깊고 잔잔한 성우분의 목소리와 찰떡인 작품이지만, 한 줄 한 줄 음미하며 읽고 이야기 하나를 읽고 생각 하나를 하는 깊은 시간은 글로 읽어야지만 느낄 수 있기에 오디오북으로 후루룩 듣기엔 너무 아쉬운 책이었다. [오래된 질문]을 들으며 왜 그렇게 화가 났는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스스로의 행동을 되짚어보며 깨닫고, 반성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진하게 듣고도 또 듣고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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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들, 한국 공포 문학의 두 번째 밤 단편들, 한국 공포 문학의 밤 2
김보람 외 지음 / 황금가지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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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들, 한국 공포 문학의 밤]을 읽었을 때 부터 책장에 담아뒀던 [단편들, 한국 공포 문학의 두 번째 밤] 짧고 강렬한 장르문학이 읽고싶어져서 (이상의 후유증으로) 펼쳐들었다. 한국 장르문학에 불신이 있었으나 작년즈음 부터 한국문학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미래가 아주 밝다는게 점차 확신으로 다가오는데 새삼 ‘황금가지‘라는 출판사가 거기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가 생각하게 된다. 황금가지의 단편집들은 겹치는 작품들이 다소 있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럼에도 출판일에 따라 점점 깊고 진해지는 작품들에 감탄을 금치 못하고 읽게 된다. 21년에 출간 된 이 [단편들, 한국 공포 문학의 두 번째 밤] 도 신선하면서 자극적인 작품들로 이야기 속에 푹 빠져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점] 어느날부터 주인공의 눈에 귀신이 보이기 시작한다. 설상가상 귀신이 있는 자리에 곰팡이가 짙에 피어오르고, 남편의 몸에 원인 불명의 점이 생기기 시작한다.
[구조구석방원] 여자 동기와 ‘현관문과 창문을 잠구지 않고 일주일 버티기‘라는 내기를 하게 된다. 자신은 남자이니 괜찮을거라 생각했던 주인공은 어느날 창 밖에서 자신을 쳐다보는 사람을 발견하게 되고, 이윽고 자신의 집에 침입하는 남자들이 생겨나며 점차 공포심을 느끼게 된다.
[홍수] 어느날 홍수로 마을이 침몰하게 되고, 집 옥상으로 올라가 겨우 살아남은 주인공은 어둠속에서 낯선남자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점점 과격해지는 남자의 이야기에 두려움에 떨게 된다.
[상어] 동네 장군이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그후 꿈에 자꾸만 장군이 할머니가 나와 춤을 춘다. 두려움에 떨던 주인공은 굳게 잠겨있는 장군이 할머니네 창고로 발길을 향하게 된다.
[심해어] 아무런 예고도 없이 멈춰버린 지하철 속에 갇히게 된 주인공 암흑 속에서 길을 찾아 떠나지만 앞뒤 모두 터널이 무너졌다는 절망적인 사실을 깨닫게 된다. 완전한 어둠 속에서 후각과 청각만이 점차 예민해진다.
[공포의ASMR] 늘 듣던 ASMR에 질려있던 주인공은 어느날 유튜브에 신선한 ASMR가 올라와 들어갔다가 충격적인 소리를 듣게 된다.
[아기 황제] 기리현에 데릴사위로 들어가게 된 주인공은 어느날부터인가 악몽을 꾸게 된다. 그러다 한 스님이 찾아와 그에게 이상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할머니 이야기] 집에 돌아가는 길 어느 할머니와 맞닥뜨리게 된 주인공. 퍼뜩 잃어버렸던 기억이 떠오른다. 저 할머니와 마주치면 나는 죽는다.
[처형 학자] 전쟁에서 승리하면 99명의 포로와 자신의 신하 1명을 포함에 총 100명에게 ‘가장 잔인하게 죽는 방법‘을 고안해오라 말하며 1등을 차지한 단 한 명만 살려주고 나머지는 자신이 고안한 방법대로 죽임을 당하고 꼴등은 1등의 방법으로 죽는다는 경연대회를 열어 ‘처형학자‘라는 별명이 붙은 장군이 있다. 단 10 번 우승시 영원한 자유를 얻을 수 있는데, 주인공은 마지막 10번째를 코 앞에 두고있다.
[검은책] 다재다능하고 예쁜 친구가 전학을 왔고, 질투심에 사로잡힌 주인공은 그녀에게 저주를 걸기 시작한다.

-신선하고 색다르면서 재미있는 작품들로 구성되어있다. 특히 [구조구석방원]은 짜임새가 너무도 완벽해 읽는 내내 점점 고조되는 긴장감을 느껴야만했다. [심해어]는 ‘시각‘라는 신체 일부를 강탈 당했을 때 오는 공포와 불안을 효과적으로 표현해냈으며 [아기 황제]는 고전적이면서 익숙하지만 신선한 줄거리로 독자들의 눈을 잡아끈다. [할머니 이야기]는 단순하달 수 있는 공포 이야기지만,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깊은 이야기 이기도 했다. [처형학자]는 정말 신선해서 놀라울 정도였다. 약간 아쉬운 작품들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완성도가 굉장히 높은 작품집이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의구심을 안고 펼쳐들었던 한국 장르문학인데, 이제는 기대감을 가지고 펼쳐들게 된다. 다음에는 어떤 작품을 만나게 될까 설레이는 마음으로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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