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이 귀찮아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했다 - 할 일은 끝이 없고, 삶은 복잡할 때
에린남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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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대의 맥시멀리스트라 자신하는 내가 작년부터 버리는 재미를 느껴가고 있다. 고양이 9마리에 시바견 한 마리와 함께하는 삶이기 때문에 감히 미니멀리스트를 꿈꿀 수는 없지만 짐을 줄이는 것 자체의 긍정적인 면을 직접 경험해본 후 관련 도서들에 관심이 많이 간다. 작년에는 습관처럼 하루 한 가지 버리기를 꾸준히 진행해왔고, 올해는 이사하기 전과 후 짐정리하면서 정말 많이 가져다 버렸다. 그렇게 정리하다보니 미니멀리스트 도서가 읽고싶어졌고(어쩐지 읽으면 내가 정말 미니멀리스트가 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들어서) [집안일이 귀찮아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했다]를 손에 집어들었다. 처음에는 만화책인 줄 알고 빠르게 후루룩 읽기 위해 선택했는데, 에세이집에 저자의 그림이 중간중간 들어간 형식의 도서였다. 미니멀리스트를 다짐하고, 실천하면서 삶의 변화를 느낀 저자의 솔직담백한 ‘미니멀리스트 실천 후기‘ 이다.

-미니멀하면 나는 ˝냉장고에 들어있는 음식 중에서 골라서 먹겠는가 그날그날 먹고 싶은 음식을 구입해 먹겠는가˝라는 문구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죄송스럽게도 어느 책에서 읽은 말인지는 까먹었다.) 단지 음식 뿐만이 아니다. 내가 사놓은 물건들에 쌓여 물건을 찾고, 정리하는데 시간을 소모하고 이미 대량으로 구입해둔 물건들 때문에 너무 써보고 싶은 물건이 있어도 새로구입하기 망설여지는 삶은 참으로 난감하다. 또 물건은 처분하는데에도 많은 시간이 소모된다. 나눔을 하던 중고 거래를 하던 깨끗하게 닦아서 사진을 찍고 글을 올리고 채팅을 나누고 만나서 돈과 물건을 교환하는 품이 들어간다. 버리는 것도 쉽지 않다. 정말 내가 쓰지 않을까? 나중에 쓸 일이 있지 않을까? 하며 하나하나 저울질하다보면 시간도 시간이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너무 많은 품이 든다. 직접 해보면 열 개만 비워도 기가 쏙 빠지고 시간이 훌쩍 지나갈 것이다. [집안일이 귀찮아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했다] 저자는 단순히 물건이 적으면 집안일이 줄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미니멀리스트를 도전하게 된다. 독자들은 저자의 과감한 도전에서부터 (하루아침에 물건 버리기를 다짐하고 실천하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저자가 실천하며 깨닫는 것들을 함께 느끼고, 공감하게 된다. 미니멀을 실천함으로써 알게되는 것들과 알 수 있는 것들에 대하여, 미니멀을 강요하지도 강조하지도 않으며 (약간 찬양하는 듯한 뉘앙스는 살짝 있지만) 선한 영향력을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책이었다.

-[집안일이 귀찮아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했다]는 미니멀에 이제 막 발을 내딛는 분들에게는 물건 비우기 꿀팁들을 얻을 수 있는 도서가, 이미 어느정도 실천을 하고있던 분들에게는 공감을 주는 도서가, 미니멀에 관심이 없었던 분들에게는 일말의 호기심이라도 동하게 도와주는 도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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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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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목록에 담아두고는 러닝타임이 짧아서 언제 들어야 좋을까 고민하던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 엊그제 새로운 캣타워를 조립하기 전 무슨 오디오북을 들을까 고민하다 이 책이 눈에 들어왔고, 이건 상대적이고 절대적으로 운명이다 싶어서 선택했다. 후루룩 듣기에도 딱 좋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귀여워서 힘든 육체노동을 즐겁게 할 수 있었다.

-귀엽다. 그냥 마냥 귀여운 책이다. 실험실 고양이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발상도 귀엽고, 고양이가 좋아 이런 정보들을 모으고 책으로 펴낸 베르나르도 귀엽고 고양이의 특성을 설명하는 방식도 너무 귀엽다. 너무 귀엽고 귀여워서 힐링용으로 딱이다. 고양이에 대한 세상의 모든 정보가 담겨있는 책은 아니지만 짧지만 굵직한 고양이의 역사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고, 고양이의 신체기관이나 특성에 대해서도 유쾌하게 풀어놔서 정보의 깊이를 떠나서 즐거이 들을 수 있었다. 다만 고양이에 관한 딥한 정보를 원한다면 적절한 도서는 아니다. 가볍고 유쾌하면서 굵직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오랜만에 접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은 역시나, 역시 베르베르 라는 생각을하게 만들었다. 오디오북 퀄리티도 너무 좋았다.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 덕분에 오랜만에 힐링의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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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마트에서 울다
미셸 자우너 지음, 정혜윤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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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출간하자마자 인스타그램에 쉴 새 없이 올라왔던 책 [H마트에서 울다] 도대체 무슨 책이기에 이렇게까지 반응이 핫할까? 싶었고, 장르문학 마니아 인친들까지 굉장히 많이 읽었기에 솔직히 처음에는 장르문학인줄 알고 듣기 시작했다. 러닝타임이 꽤나 긴 편이라서 오래도록 들을 수 있다는 점도 이번 선택에 한 몫 했다. 초반부터 눈물이 찔끔 나오는 이야기라서 솔직히 좀 당황했다. 그렇지만 순식간에 이야기에 빠져들어서 재미있게 들을 수 있었다. 솔직히2 마지막까지 소설일 것이라 생각하고 들었는데, 감사의말에서 진짜 본인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오디오북으로 들으니 조금 더 소설같은 분위기가 조성되었고, 저자의 글이 마치 소설처럼 덤덤하고 자연스러워 감쪽같이 소설이라고만 생각하며 들었다. 사실 지금까지도 에세이라기보다는 자전소설에 더욱 가까운 작품이 아닌가하고 생각하고 있기도 하다.



-한국인이기에 이 책이 더욱 다정하게 느껴지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외국문학에서 만나는 익숙한 환경과 먹거리들에 대한 이야기는 편안함을 느끼게 했고, 저자가 한국문학을 소개할 때 마치 내것을 타인이 타인에게 설명하는 듯한 생경한 느낌도 재미있게 다가왔다. 한국의 문화가 널리 퍼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아 마냥 기쁘기도 했다. [H마트에서 울다]는 에세이로 분류되어 있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이 자전소설로 들어가야하지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에세이는 자신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들려주듯이 쓰는 방식이며, 나무위키에는 그때그때 떠오르는 느낌이나 생각을 적은 글이라 명시되어있다. 자전소설은 자신이 직접 겪은 이야기를 소설적으로 적어내려가는 방식이다. 네이버 사전에는 자신의 생애나 생활 체험을 소재로하여 쓴 소설이라 명시되어 있다. 구분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마치 소설처럼 자연스러운 문체와 이야기로 거부감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H마트에서 울다]는 또한 많은 것들을 담고있는데, 어머니의 진한 사랑, 혼혈인으로써의 정체성 혼란과 고통들, 암과 싸우는 순간들. 환자의 고통과 보호자의 고통들. 어머니의 사랑을 깨닫고 스스로를 찾아가며 더욱 단단해지는 모습까지.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넘치고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곳곳에 넘치는 작품이었다. 한 페이지의 서평으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H마트에서 울다]는 미셸 자우너라는 사람의 특별한 인생이 담겨져있는 작품이지만, 어떻게보면 모든 가정에서 우리 모두가 겪을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이 아닐까. 엄마와의 갈등, 아버지의 무관심, 가족과 방황 그 모든 이야기들이 특별하면서 평범하게 다가온다는 것. [H마트에서 울다]는 낯설면서도 익숙하고 가슴아프면서도 다정하고 따스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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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단식 일기 - 소비를 끊었다. 삶이 가벼워졌다. 자기만의 방
서박하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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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가 넘치는 세상에서 ‘소비 단식‘을 외치는 책이라니. 밀리에서 발견하자마자 호기심이 생겨서 담아두었던 책이다. 엄청난 맥시멈리스트였던 내가 최근 제로웨이스트에 도전하며 미니멀리스트를 추구하는 삶을 살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버리고, 나누고, 사지 않는 재미에 빠져들고 있었다. 이렇게 살아가니 무언갈 가지고 싶다는 욕구 자체가 생기질 않았다. 그런데도 지출은 줄어들지 않았는데, 식비가 문제였다. 먹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바로 시켜먹고, 사먹고 다음날 후회하며 가계부를 쓰는 나날이 계속 되었다. 그때 [소비단식 일기]가 눈에 들어왔고, 지금의 나에게 딱 맞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독자가 한 번 더 생각하고 구입하게 이끌어주며 작고 소소하지만 확실한 자극과 도움을 주는 책이었다.



-이 책은 저자가 소비단식을 시작하게 된 배경과 그 과정에서 생긴 우여곡절과 깨달은 것들을 덤덤하지만 솔직하게 작성한 이야기다. 그녀는 독자들에게 소비단식을 강요하지도 권유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독자는 그녀의 이야기 속에 담긴 여러 통찰들을 통해 많은 깨달음을 얻게 된다.

우리는 비싼 자동차를 오로지 만족감을 위해서 가지고 싶어한다는 것을 안다. 또한 원하던 자동차를 손에 얻게 되었다 하여도 그 기쁨이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도 안다. 그럼에도 자기 만족감과 더불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 ‘보여주기‘위한 구매를 계속해나간다. sns 속 친구들의 호화로운 삶을 바라보며 부러움과 불안함을 느끼기도 하고 ‘나도 호화롭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비싼 호텔을 할부로 끊어 방문하기도 한다. 결국 소비는 심리적인 것과 큰 연관성이 있다. 저자는 ˝엉킨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내가 건강해야 했다.˝라고 말하면서 심리적으로 건강해야 소비를 끊을 수 있다고 이야기하며 소비를 끊고 나서야 자유롭고 가벼운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거창하고 어려운 방법이 아니라 가끔은 넘어지더라도 꾸준하게 어렵지 않은 방법으로 소비단식을 실천해나가는 저자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독자들은 저절로 자극을 받게 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바로 소비단식을 실천해 보았다. 가계부에 빨간색 글자(지출)가 없는 날들을 하루씩 늘려가며 단순하고도 확실한 만족감과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소비단식 일기]는 한 번 더 생각하고 소비하는 습관을 독자가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책이다.



-절제하지 못한, 본인이 감당하지 못하는 소비는 끊을 수 없는 굴레 속에 스스로를 가두는 것이다. 과한 소비 욕구는 삶을 무거운 짐을 진 채로 살아가게 만든다. 가진 것이 없는 삶에 만족하라는 것이 아니다. 언제든지 가벼운 마음으로 떠날 수 있는 삶이 가볍고, 편안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또 어느정도의 저축이 있어야 울고 싶을 때, 웃고 싶을 때, 화내고 싶을 때 돈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껏 감정을 표출할 수 있기도 하다. [소비단식 일기]는 독자가 자발적으로 생각하고, 움직이게 만드는 묘한 마력이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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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중심의 행성에서 살기 위하여 - 인류세 리뷰
존 그린 지음, 이진경 옮김 / 뒤란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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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전에 뒤란 출판사에서 <인간 중심의 행성에서 살기 위하여 _ 인류세 리뷰> 가제본을 선물 받았다. 중간에 읽다가 흐름이 끊기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책을 구입한 다음에 읽어볼 생각이었는데, 밀리의서제에 <인간 중심의 행성에서 살기 위하여 _ 인류세 리뷰>가 있는걸 발견하고 바로 읽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이거 신선하니 재밌겠는데?‘라는 생각으로 읽었다. 이 책은 일반적인 방식의 에세이가 아니라 무엇에든 점수를 매기는 요즘의 세상에 착안하여 장소,동물,식물,대회,질병 등 온갖것에 대해서(정말 온갖것) 이야기하고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단순히 자신의 생각을 토대로 점수를 매기기만하는 이야기도 재미있었겠지만, 이 작품은 존 그린의 매력이 고스란히 담겨져있는 에세이로 이야기 하나하나를 허투루하지 않는다. 때문에 저자가 쓰는 온갖것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지적 충만감까지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단순히 공감받고 위로받으며 힐링하는 에세이를 읽고 싶다면 이 책의 책장을 넘기는걸 추천하고 싶지 않다. 저자 존 그린이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것에 대해서 (가령 캐나다 기러기나 테디베어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는지, 또 그 어떤 것들의 역사나 전문적인 지식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책이지만 그만큼 읽는데 품이 좀 드는 에세이이기 때문이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에 대한(가령 황색포도상구균이나 시카모어 나무에 대해서) 정보와 이야기를 듣고 새로운 지식을 쌓아갈 수 있어서 지적 충반감이 풍부한 작품이다. 또 이런 파편들을 하나로 합쳐보면 결국은 저자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지, 그는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어서 평소 존 그린의 팬인 분들에게는 강력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아무런 생각 없이 시작했다가, 한 챕터를 읽을 때마다 그 챕터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기 위해서 서핑하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때문에 정말 오래도록 읽어야 했다. 개인적으로 <2005년5월25일 예지 두덱의 활약> 편을 읽고는 그날의 영상을 찾아보며 실제적인 감동을 느껴서 눈물까지 흘렸다. 책에서 묘사한 ‘마치 그가 아닌 것 처럼 춤을 추듯 흔들거리며 골대를 지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직접 보면서 감동을 느낄 수 있어서 재미와 감동을 두 배로 느낄 수 있었다. <인간 중심의 행성에서 살기 위하여 _ 인류세 리뷰>는 그런 작품이다.



-단순한 에세이가 아니라 요즘 무엇에든 점수를 매기는 우리들의 생활 방식을 그대로 따르는 센스에 저자가 ‘리뷰‘하고자 하는 것에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에 더불어 역사와 정보를 함께 찾아서 서술하기 때문에 지적 충만감까지 느낄 수 있으며 독자가 직접 그 모든 것들에 대해서 검색하며 읽을 수 있어 단순히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이 아닌 직접 보고 느끼는 경험을 할 수 있어 여러모로 새롭고 진귀한 작품이다. 그리고 이 작품을 존 그린이 썼기 때문에, 그의 글이기 때문에 독자들이 더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리라 생각한다. 그는 (나의 기준에서는) 올바른 생각과 행동으로 살아가는 사람이기에 그가 생각하는 것과 그가 점수를 매기는 방식에서 우리는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고 그렇게 또 다른 것들을 얻을 수 있다. <인간 중심의 행성에서 살기 위하여 _ 인류세 리뷰>는 지적이면서 아름다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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