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귀신 부르는 심부름집의 일일 - 이소플라본 연작 기담집 구구단편서가 13
이소플라본 / 황금가지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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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지 구구시리즈가 새로 출간된걸 보자마자 모든 작품을 책장에 담았다. 기존에 읽고있던 종이책을 다 읽은 후 여유있게 즐길 예정이었는데 결국 참지 못하고 펼쳐들었다. 새로운 99시리즈 중에서 [귀신 부르는 심부름집의 일일] 이 가장 흥미로운 제목이라서 가장 먼저 읽기 시작했다.
99시리즈자체가 가볍게 즐기기 좋은 전자책 시리즈라 큰 기대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잘 짜여진 전개와 스토리에 후반부로 갈 수록 감탄을 멈출 수가 없었고, 에피소드가 하나씩 줄어드는게 아쉬운 작품이었다.

-단순히 ‘심부름 센터‘에서 발생되는 에피소드들이 동일한 등장인물에 의해 서술되는 형태의 가벼운 괴담 연작 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읽기 시작하였으나 한 챕터가 끝나갈 때마다 잘 짜여있는 전체적인 스토리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전자책임에도 불구하고 휴대폰 화면 기준으로 1000페이지가 넘어가는 어마어마한 페이지수에 압박감이 조금 들었으나 페이지를 넘길 수록 압박감은 사라지고 점차 줄어가는 페이지수가 아깝다는 마음이 들었다.
이야기의 배경은 ‘심부름 센터‘이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떼인 돈 받아주거나 사람 찾아주거나 하는 심부름 센터가 아닌 조금 특별한 심부름 센터이다. 과학적, 이상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을 겪고있는 사람들이 찾는 심부름 센터이다. 영적인 능력은 없지만 기이한 신통력으로 문제를 빠르게 파악하고 해결하는 사장님과 마찬가지로 영적인 능력은 없지만 다정한 마음과 열정으로 고객의 고민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직원1과 우락부락한 체격과 험악한 인상을 가지고 있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직원2로 구성된 인물들이 등장하여 손님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내용이다.
초반의 몇 편의 이야기는 정말 고민거리를 안고 찾아오는 손님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내용으로 주요 등장인물만 같은 연작 단편의 형식을 취하지만 중간즈음 부터 주요 등장인물들에 대한 에피소드들이 펼쳐지는데, 각각의 에피소드들과 주요 등장인물의 스토리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연작단편보다는 장편소설에 가까운 형태를 취한다. 전체적인 틀 자체가 튼튼하게 잘 짜여져 있으면서 부가적인 스토리들도 어색함없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있는 작품이었다.

-무엇보다 단순 심령,괴이 현상을 다룬 내용이 아니라 우리의 민속학을 활용한 이야기들이라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했고, 신과함께 같은 영화로 나온다면 정말 재미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정말이지 너무나도 즐거운 시간이었고, 뒤로 갈 수록 끝나는게 너무 아쉬운 작품이었다. 필자는 [귀신나오는 심부름집의 일일]의 영화화 기원을 시작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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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 (리커버) - 제19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문미순 지음 / 나무옆의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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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감성적인 제목과 오디오 분량이 길다는 이유로 선택했던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 아무 생각없이 듣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진한 이야기라 조그음 힘겹게 완주했다. 다소 혐오스러울 수 있는 장면으로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한 번에 끌어당기는 이 작품은, 끝내 씁쓸함으로 마무리되는. 처음부터 끝까지 먹먹하고 가슴아픈 작품이었다.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은 감성적인 제목과는 달리 결코 다정하지도 따스하지도 않은, 지독하게도 현실적인 이야기다. 끝나지 않는 계절 속에서 고통받는 이들의 이야기. 지나온 길을 되짚어봐도 금새 눈속에 파묻혀 발자국조차 보이지 않게 되어버리는 폭설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해할 수 없고, 조금은 혐오스러운 주인공의 행동에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다만 독서를 중단할 정도로 혐오스러운건 아니라서 호기심과 의구심으로 계속 듣게 되는데,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주인공을 향한 공감 비슷한 동정심이 생기며,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감정적으로 이해하게 된다. 잔인할 정도로 각박한 현실이 적나라하게 담겨져있는 작품이라는 말 외에는 더 나은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다.
가난은 스스로 벗어나고 싶다고 생각해도,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쉽게 벗어날 수 없다. 오히려 가난은 더욱더 가난을 불러올 뿐이라는 것을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을 들으며 더욱 가슴아프게 느껴야 했다.

-마지막으로 스포일 수도 있는 이야기를 조금 하고싶다. 작품 속에서도, 끝끝내 그들은 겨울을 지나지 못했고, 반전따윈 없었다는 점이다. 마지막에 뒤따라오는 경찰차의 소리가 더욱 암울한 뒷 이야기를 예상하게 할 뿐이다.
코로나 이후로 가계가 완전히 무너져 힘겹게 버티고 있는 나에겐 너무 잔인하고 가슴아픈 작품이었다.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은 그 어떠한 자극적인 요소없이 깔끔하게 자극적인 작품이지만 가난한 현실이라는 소재 자체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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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명의 술래잡기 스토리콜렉터 111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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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으로 아직 읽지 못해서 밀리의 서재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끼고 아끼던 [일곱 명의 술래잡기] 최근 부진한 독서로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다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과감하게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뭐 역시나. 미쓰다 신조 특유의 분위기와 익살맞은 추리, 예상치 못할 반전까지.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다.

-삶을 포기하고 유년시절의 추억이 있는 장소에서 죽음을 결심한 한 남성이 하루에 한 명씩 옛 친구들에게 전화를 건다. 친구들이 전화를 받으면 하루 더 살기로, 혼자만의 ‘목숨을 건 전화게임‘을 한다. 그는 더이상 전화를 걸 친구가 남아있지 않을 때 생명의 전화에 마지막으로 전화를 걸게 되고, 그날 이후로 그가 전화를 걸었던 친구들이 한 명씩 의문의 죽음을 당하게 된다.
호러적인 설정으로 독자들에게 오싹함을 전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야기는 곧 민속학적인 설정에 현재의 스토리를 더해서 미스터리한 흥진지함을 더하고, 그 후 다양한 추리 방향성을 통해 독자가 끝까지 방심할 수 없게 만들며 동시에 무력한 무방비 상태로 만들어버린다. 끝내는 예상하지 못한 반전까지. 이러한 미쓰다 신조 특유의 분위기가 독특하면서도 매력있게 다가오는 작품이었다.

-나는 이미 미쓰다 월드에 거주중이며, 그의 광팬이기에 즐겁지 않은 작품이 없지만 밀리의서재 한줄평에 이 작가 특유의 분위기가 장점도 단점도 될 수 있다는 글에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했다. 사랑에 빠지면 이렇게 어리석어 진다. 추리, 미스터리, 호러가 융합 된 흥미로운 소설이지만 그 말은 반대로 추리로도 미스터리로도 호러로도 제대로 즐길 수 없는 애매모호함이라는 뜻이기도 하다는걸 이제서야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조금 속상하지만 나에게는 만점짜리 도서지만, 아쉽게도 모두에게 그럴 수는 없는 작품이라는걸 말씀드려야겠다. 흥미로운 작품을 찾는다면 만족하겠지만 한 가지 장르의 특색을 원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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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어떻게 말하는가 - 스탠리 코렌 교수의 동물행동학으로 읽는 반려견 언어의 이해 Pet's Better Life 시리즈
스탠리 코렌 지음, 박영철 옮김 / 보누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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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고양이와 동거동락했기 때문에 처음 강아지를 데려올 때 잘 키울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부딪혀보니 강아지는 고양이와는 달라도 너무 달랐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벌써 몇 번이나 울었는지 모른다. 함께 부딪히며 살아가면서 서로에대해서 점차적으로 알아가고 맞춰갈 수도 있겠지만, 그러자기엔 아이에게 너무 몹쓸짓을 하는 것만 같았다. 특히 강아지는 사람과 유대관계가 더욱 깊은 동물이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더욱 중요하게 느껴졌다. 아이를 데려오고나서 강아지 관련 유튜브를 정말 많이 찾아봤는데, 유튜브로는 이 언어장벽을 부수는데 한계가 있었다. 그러다 밀리에서 발견한 [개는 어떻게 말하는가] 당연히 망설임없이 바로 읽기 시작했고, 다 읽고난 후 종이책으로 구입해서 두고두고 펼쳐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강아지에게 언어가 있다고 할 수 있을까? [개는 어떻게 말하는가] 는 이 질문을 중심으로 강아지가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방법과 강아지의 표현법에 대해서 동물행동학 관점으로 이야기하는 책이다.
나는 앞선 질문에 대해서는 강아지는 구강구조 때문에 사람과 같은 단어를 사용하여 의사소통을 하지는 못하지만, 배가 고플 때, 배변활동을 하고 싶을 때 등 본인이 필요로하는 의사를 정확하게 전달하며 매일 규칙적인 생활을하다보면 조금 있다 본인이 하게 될 행동을 예측하기까지 하는 것을 보면 분명하게 언어를 가지고 있으며, 확실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동물행동학을 바탕으로 강아지 언어에 대한 깊은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아쉽게도 이리에 가까운 원초적인 강아지의 언어에 대한 정보가 더 많아서 요즘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종자들에 맞춰 해석하기에 어려움이 다소 있다. 그러나 사실 어려서부터 다른 강아지를 전혀 만나지 않아 강아지들끼리의 사회성이 전혀 없는 경우 등 강아지에 따라서 언어표현도 당연히 다르기 때문에 나의 강아지에 맞춰서 표현을 해석해야하니 큰 아쉬움은 아닐지도…

강아지 언어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도 많이 알 수 있으며, 그림과 상세한 글로 강아지의 표현법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알차고 큰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나는 강아지를 키운다면 한 번쯤은, [개는 어떻게 말하는가]를 꼭 읽어보시라 권하고 싶다.

-우리집 강아지는 시바견으로 꼬리를 제외한다면 늑대와 생김새도 습성도 비슷하기에 정말 큰 도움이 많이 되었다. 간혹 무작정 말하고 혼내기보다, 조용히 인상쓰며 이빨을 드러내는 (남이 보면 우습겠지만) 등 행동이 더 큰 효과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저 말이 통하지 않는 ‘동물’로써 함께 살아가는 것이 아닌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는 의사소통을하면 더욱 행복하게 함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개는 어떻게 말하는가] 가 우리에게 그 길을 열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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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의 서재에 새로운 오디오북 올라온게 있나 보다가 발견한 [도파민 뿜뿜 단편선] 제목도 호기심이 생기는데 심지어 호러 소설이라니! 거기다 시리즈라니! 마침 최대한 가벼운 작품으로 듣고싶던 참이라 고민없이 바로 듣기 시작했다. 아무 생각없이 가볍게 즐기기 좋으면서 퀄리티도 나쁘지 않은 시리즈라 즐겁게 들을 수 있었다.

-가장 짜릿한 이야기는 공포 이야기만 수록되어있고, 오싹설렘감동편은 제목 그대로 공포와 감동, 설렘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들이 섞여있다. 가볍고 편하게 듣기 좋은 이야기들이었지만, 그렇다고 작품성이 아예 없는 이야기들은 아니었다. 다소 아쉽고 허무한 이야기도 있었지만 무서운이야기를 많이 읽어온 나에게도 대다수는 새로운 이야기들이었고, 거슬리는 것 없이 들을 수 있는, 어느정도 작품성이 있는 작품들이었다. 몇몇 작품은 조금 더 긴 이야기를 듣고싶다는 생각이들기도 했다.

-높은 작품성을 기대하고 듣는다면 당연히 아쉽고 실망스럽게 느껴지겠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편안하게 듣는다면 정말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시리즈다. 다만, [도파민 뿜뿜 단편선] 시리즈는 오디오북으로만 출간되었다는 점이 조금 아쉽다. 글로 즐기고 싶어도 즐길 수 없는 것이고, 그렇다면 [도파민 뿜뿜 단편선] 시리즈를 ’소설‘로 분류해도 괜찮은가에 대해서도 약간의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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