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새움 세계문학
나쓰메 소세키 지음, 장현주 옮김 / 새움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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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얻기 어려운 기회는 모든 동물로 하여금 좋아하지 않는 일도 억지로 하게 한다.’ -50p
직접 보니 생각한 것과는 천지 차이, 상상은 결코 마음대로 해서는 안 된다. -248p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해도 좋은 지혜가 생각나지 않을 때는, 그런 일은 일어날 리 없다고 정하는 것이 가장 안심을 얻는 지름길이다. -277p
걱정하지 않는 것은, 걱정할 가치가 없어서가 아니다. 아무리 걱정해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277p
벌거숭이 한 사람이 말하기를 이렇게 개나 소나 같아서는 공부한 보람이 없다. 애쓴 결과가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든 해서 나는 나다. 누가봐도 나라는 점이 눈에 띄도록 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사라이 보고 앗 하고 놀랄 것을 몸에 걸치고 싶다. -365p
인간의 정의를 말하자면 달리 아무것도 없다. 그저 필요 없는 것을 만들어 스스로 괴로워하는 자라고 하면, 그걸로 충분하다. -51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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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된 인연인지. 왠만하면 재독하지 않는 내가 1년 안에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두 번이나 읽었다. 여긴엔 이런 이유가 있다. 1. 처음 읽을 당시 너무 별로였기 때문에 오히려 ‘다른 출판사에서 번역한 책은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2. 새움 출판사에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가 출간 되었다. 3. 무엇보다 표지가 예뻤고, 여성 번역가이기에 번역이 조금 더 부드럽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들었다. 이러해서 나는 다시 이 책을 손에 들게 되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뻔히 알고 있는 내용에다 이미 ‘싫다’는 생각이 머리를 점령해서 꾸역꾸역 힘들게 읽을 수 밖에 없었는데, 읽으면 읽을 수록 조금씩 빠져들어 담백하게 책 자체에 빠져들어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전보다 훨씬 그 깊이에 감동할 수 있었다. 이번 리뷰는 특별하게 두 번 읽은 경험의 후기를 주로 적어보려고 한다.

-인간의 말을 이해하고, 피부의 접촉을 통해 인간의 마음까지 꿰뚫어 볼 수 있는 이름없는 고양이 ‘나’는 구샤미 선생네서 거주하며 주면 인간들을 관찰한다. 인간들은 관찰하면 할 수록 참 이상한 존재라고 느끼며 자신이 경험한 재미있는 일화를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역시 처음 읽을 때와 엇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조금 우습고 조금 씁쓸한, 어쩌면 우리와 이렇게 닮아있을까 하는 느낌에 기분이 나쁠 정도. 그런데 이건 처음에 느꼈던 ‘불쾌함’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책 자체를, 그 내용 자체를 온전히 느낄 수 있기에 기분이 나빠지는 거였다. 왜그런가 생각해보니 이전에 심하게 느꼈던 여성비하적인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문장문장이 담백해서 오히려 유쾌함과 쓸쓸함은 순수하게 느껴졌지만 불쾌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현대의 독자들에게 맞춰진 (이렇게 말하면 또 웃긴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번역이 아닌가 한다. 오버스럽지 않고 부담스럽지 않으며 인상이 찌푸려지지 않는 번역이었다. 담백하고 깔끔함 그 자체. 아쉬운 점은 주석의 기준 정도?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주석을 달은 걸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기준이 일정하지 않았다.

-새움 출판사에서 출간 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읽어야 하는 이유.
고작 두 출판사의 책만 읽어봤기 때문에 사실 내가 읽어본 두 군데의 출판사를 비교하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추천하고 싶은 이유가 있다.
1. 표지 디자인이 굉장히 잘 나왔다. 양장본이기에 무겁다는 단점을 제외하면, 특히나 책장에 꽂혀 있는 모습은 독보적으로 아름답다. 책 수집가에게 이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2. 여성 번역가. 이건 정말 몇번이고 강조하고 싶다. 성별에 차이를 두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지만.. 여성으로써 이 소설을 읽고자 한다면 번역가 성별을 따지는게 좋을 것 같다. 처음 남성 번역가의 책을 읽었다 기분이 굉장히 나빠져 소세키 작가 자체를 싫어하게 됐었는데, 이 담백함과 부드러운 느낌은 내용 그 자체에 빠져들 수 있게끔 도와준다.
3. 출판 날짜. 많은 출판사에서 고전문학은 계속해서 새로이 출판하는데, 그 이유는 현대의 정서와 번역의 정서가 맞지 않아지기 때문이다. 고전 특유의 특색은 살리되 대도록 현대인의 입맛에 맞추는 것이 좋고, 해석도 새로이 할 수 있는 법이기 때문에 고전은 최근에 출판 된 책일 수록 실패할 확률이 적다.
4. 구샤미 선생네 집 내부와 낙운도와의 경계를 상상하기가 사실 쉽지 않다. 이건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닐거라고 확신할 수 있는데, 새움에서 출판 된 이 책에는 친절하게도 구샤미 선생네 집 내부도와 선생님 집 근처 지도(?)가 친절하게 첨부 되어 있어 상상하기 훨씬 편안하다. 심지어 번역가가 직접 일본에 방문했을 때 알아본 정보이기 때문에 더욱 믿음직 스럽다.

- 새움 출판사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읽으면서 드디어 책의 스토리 자체에 몰입할 수 있었다. 특히 등장인물들의 매력이 느껴지면서 그들이 하는 이야기가 굉장히 흥미롭게 느껴졌다. 거의 10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지극히 ‘인간적’이며 현시대와 전혀 괴리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인간이 얼마나 어리석은 존재인지 느끼는 동시에 전혀 무겁지 않으면서 유쾌하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이 소설은 마지막 페이지가 클라이맥스의 최고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클라이맥스로 다가갈 수록 흥미로움은 점점이 쌓이게 된다. 인간의 욕심. 이기심. 어리석음. 그러다 인생의 덧없음과 결국은 무위,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소름이 돋는다.

-지극히 기본적이면서도 그렇기 때문에 죽기전에 꼭 한 번은 읽어봐야하는 소설이다. 지금도 그렇게 앞으로도 그렇고 이렇게 유쾌하고 가볍게 인간의 어리석음을 낱낱이 표현한 소설은 다시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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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 2020-03-16 14: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른스트 호프만의 작품을 표절한 작품임 소세끼는 서구 문학을 각색한 전문 표절작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