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 (리커버) - 제19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문미순 지음 / 나무옆의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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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감성적인 제목과 오디오 분량이 길다는 이유로 선택했던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 아무 생각없이 듣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진한 이야기라 조그음 힘겹게 완주했다. 다소 혐오스러울 수 있는 장면으로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한 번에 끌어당기는 이 작품은, 끝내 씁쓸함으로 마무리되는. 처음부터 끝까지 먹먹하고 가슴아픈 작품이었다.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은 감성적인 제목과는 달리 결코 다정하지도 따스하지도 않은, 지독하게도 현실적인 이야기다. 끝나지 않는 계절 속에서 고통받는 이들의 이야기. 지나온 길을 되짚어봐도 금새 눈속에 파묻혀 발자국조차 보이지 않게 되어버리는 폭설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해할 수 없고, 조금은 혐오스러운 주인공의 행동에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다만 독서를 중단할 정도로 혐오스러운건 아니라서 호기심과 의구심으로 계속 듣게 되는데,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주인공을 향한 공감 비슷한 동정심이 생기며,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감정적으로 이해하게 된다. 잔인할 정도로 각박한 현실이 적나라하게 담겨져있는 작품이라는 말 외에는 더 나은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다.
가난은 스스로 벗어나고 싶다고 생각해도,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쉽게 벗어날 수 없다. 오히려 가난은 더욱더 가난을 불러올 뿐이라는 것을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을 들으며 더욱 가슴아프게 느껴야 했다.

-마지막으로 스포일 수도 있는 이야기를 조금 하고싶다. 작품 속에서도, 끝끝내 그들은 겨울을 지나지 못했고, 반전따윈 없었다는 점이다. 마지막에 뒤따라오는 경찰차의 소리가 더욱 암울한 뒷 이야기를 예상하게 할 뿐이다.
코로나 이후로 가계가 완전히 무너져 힘겹게 버티고 있는 나에겐 너무 잔인하고 가슴아픈 작품이었다.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은 그 어떠한 자극적인 요소없이 깔끔하게 자극적인 작품이지만 가난한 현실이라는 소재 자체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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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명의 술래잡기 스토리콜렉터 111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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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으로 아직 읽지 못해서 밀리의 서재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끼고 아끼던 [일곱 명의 술래잡기] 최근 부진한 독서로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다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과감하게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뭐 역시나. 미쓰다 신조 특유의 분위기와 익살맞은 추리, 예상치 못할 반전까지.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다.

-삶을 포기하고 유년시절의 추억이 있는 장소에서 죽음을 결심한 한 남성이 하루에 한 명씩 옛 친구들에게 전화를 건다. 친구들이 전화를 받으면 하루 더 살기로, 혼자만의 ‘목숨을 건 전화게임‘을 한다. 그는 더이상 전화를 걸 친구가 남아있지 않을 때 생명의 전화에 마지막으로 전화를 걸게 되고, 그날 이후로 그가 전화를 걸었던 친구들이 한 명씩 의문의 죽음을 당하게 된다.
호러적인 설정으로 독자들에게 오싹함을 전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야기는 곧 민속학적인 설정에 현재의 스토리를 더해서 미스터리한 흥진지함을 더하고, 그 후 다양한 추리 방향성을 통해 독자가 끝까지 방심할 수 없게 만들며 동시에 무력한 무방비 상태로 만들어버린다. 끝내는 예상하지 못한 반전까지. 이러한 미쓰다 신조 특유의 분위기가 독특하면서도 매력있게 다가오는 작품이었다.

-나는 이미 미쓰다 월드에 거주중이며, 그의 광팬이기에 즐겁지 않은 작품이 없지만 밀리의서재 한줄평에 이 작가 특유의 분위기가 장점도 단점도 될 수 있다는 글에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했다. 사랑에 빠지면 이렇게 어리석어 진다. 추리, 미스터리, 호러가 융합 된 흥미로운 소설이지만 그 말은 반대로 추리로도 미스터리로도 호러로도 제대로 즐길 수 없는 애매모호함이라는 뜻이기도 하다는걸 이제서야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조금 속상하지만 나에게는 만점짜리 도서지만, 아쉽게도 모두에게 그럴 수는 없는 작품이라는걸 말씀드려야겠다. 흥미로운 작품을 찾는다면 만족하겠지만 한 가지 장르의 특색을 원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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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어떻게 말하는가 - 스탠리 코렌 교수의 동물행동학으로 읽는 반려견 언어의 이해 Pet's Better Life 시리즈
스탠리 코렌 지음, 박영철 옮김 / 보누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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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고양이와 동거동락했기 때문에 처음 강아지를 데려올 때 잘 키울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부딪혀보니 강아지는 고양이와는 달라도 너무 달랐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벌써 몇 번이나 울었는지 모른다. 함께 부딪히며 살아가면서 서로에대해서 점차적으로 알아가고 맞춰갈 수도 있겠지만, 그러자기엔 아이에게 너무 몹쓸짓을 하는 것만 같았다. 특히 강아지는 사람과 유대관계가 더욱 깊은 동물이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더욱 중요하게 느껴졌다. 아이를 데려오고나서 강아지 관련 유튜브를 정말 많이 찾아봤는데, 유튜브로는 이 언어장벽을 부수는데 한계가 있었다. 그러다 밀리에서 발견한 [개는 어떻게 말하는가] 당연히 망설임없이 바로 읽기 시작했고, 다 읽고난 후 종이책으로 구입해서 두고두고 펼쳐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강아지에게 언어가 있다고 할 수 있을까? [개는 어떻게 말하는가] 는 이 질문을 중심으로 강아지가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방법과 강아지의 표현법에 대해서 동물행동학 관점으로 이야기하는 책이다.
나는 앞선 질문에 대해서는 강아지는 구강구조 때문에 사람과 같은 단어를 사용하여 의사소통을 하지는 못하지만, 배가 고플 때, 배변활동을 하고 싶을 때 등 본인이 필요로하는 의사를 정확하게 전달하며 매일 규칙적인 생활을하다보면 조금 있다 본인이 하게 될 행동을 예측하기까지 하는 것을 보면 분명하게 언어를 가지고 있으며, 확실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동물행동학을 바탕으로 강아지 언어에 대한 깊은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아쉽게도 이리에 가까운 원초적인 강아지의 언어에 대한 정보가 더 많아서 요즘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종자들에 맞춰 해석하기에 어려움이 다소 있다. 그러나 사실 어려서부터 다른 강아지를 전혀 만나지 않아 강아지들끼리의 사회성이 전혀 없는 경우 등 강아지에 따라서 언어표현도 당연히 다르기 때문에 나의 강아지에 맞춰서 표현을 해석해야하니 큰 아쉬움은 아닐지도…

강아지 언어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도 많이 알 수 있으며, 그림과 상세한 글로 강아지의 표현법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알차고 큰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나는 강아지를 키운다면 한 번쯤은, [개는 어떻게 말하는가]를 꼭 읽어보시라 권하고 싶다.

-우리집 강아지는 시바견으로 꼬리를 제외한다면 늑대와 생김새도 습성도 비슷하기에 정말 큰 도움이 많이 되었다. 간혹 무작정 말하고 혼내기보다, 조용히 인상쓰며 이빨을 드러내는 (남이 보면 우습겠지만) 등 행동이 더 큰 효과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저 말이 통하지 않는 ‘동물’로써 함께 살아가는 것이 아닌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는 의사소통을하면 더욱 행복하게 함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개는 어떻게 말하는가] 가 우리에게 그 길을 열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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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의 서재에 새로운 오디오북 올라온게 있나 보다가 발견한 [도파민 뿜뿜 단편선] 제목도 호기심이 생기는데 심지어 호러 소설이라니! 거기다 시리즈라니! 마침 최대한 가벼운 작품으로 듣고싶던 참이라 고민없이 바로 듣기 시작했다. 아무 생각없이 가볍게 즐기기 좋으면서 퀄리티도 나쁘지 않은 시리즈라 즐겁게 들을 수 있었다.

-가장 짜릿한 이야기는 공포 이야기만 수록되어있고, 오싹설렘감동편은 제목 그대로 공포와 감동, 설렘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들이 섞여있다. 가볍고 편하게 듣기 좋은 이야기들이었지만, 그렇다고 작품성이 아예 없는 이야기들은 아니었다. 다소 아쉽고 허무한 이야기도 있었지만 무서운이야기를 많이 읽어온 나에게도 대다수는 새로운 이야기들이었고, 거슬리는 것 없이 들을 수 있는, 어느정도 작품성이 있는 작품들이었다. 몇몇 작품은 조금 더 긴 이야기를 듣고싶다는 생각이들기도 했다.

-높은 작품성을 기대하고 듣는다면 당연히 아쉽고 실망스럽게 느껴지겠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편안하게 듣는다면 정말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시리즈다. 다만, [도파민 뿜뿜 단편선] 시리즈는 오디오북으로만 출간되었다는 점이 조금 아쉽다. 글로 즐기고 싶어도 즐길 수 없는 것이고, 그렇다면 [도파민 뿜뿜 단편선] 시리즈를 ’소설‘로 분류해도 괜찮은가에 대해서도 약간의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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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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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인 제목이라 출간되었을 때 부터 호기심이 생겼던 작품 [죽여 마땅한 사람들] 어떤 사람들이 죽여 마땅한 사람인 것일까. 어떤 사람을 어떻게 죽이는 걸까. 하는 호기심이 이는 제목이었다. 그러다 밀리의 서재에 오디오북이 올라왔길래 망설임없이 바로 듣기 시작했다.

-두 남녀가 비행기 라운지에서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다소 잔잔한 로맨스풍의 분위기로 스릴러가 아니었나 하는 당혹감과 실망감이 드는데, 릴리의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분위기가 확 바뀐다. 어렸을 적 그녀가 받은 정신적인 학대는 그녀의 신념을 잘 못 된 방향으로 이끌게 되고, 그녀가 하는 생각과 행동은 독자를 경악하게 만들면서도 독자들은 묘하게 그녀의 생각에 공감을 하게 된다. 그러다 미란다라는 여자가 이야기의 중심에 들어오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정신나간 사람들의 정신나간 싸움이 시작된다. 혀를 내두르면서도 박력있고 흥미진진한 전개에 눈을 뗄 수가 없는 이야기였다.
[죽여 마땅한 사람들]은 자극적인 제목에 자극적인 내용으로 호불호가 다소 갈릴 수도 있을 것 같은 작품이었다. 그러나 흥미와 재미는 둘째치고 이 작품이 담고 있는 것을 그냥 지나치기는 힘들다. 제목부터 “죽여 마땅한” 사람에 관해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죽여 마땅한 사람이란 개인마다 그 기준이 다 다를 것이다. 정말로 모두가 동의하는 죽여 마땅한 사람이라고 해도 ‘사회’ 속에서 ‘개인’이 처벌해도 되는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할 것이다. 개인이 처벌하는 것이 허용되는 순간부터 사회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러나 누구나 마음속에는 “죽여 마땅한” 사람이 존재할 것이다. 그렇기때문에 우리는 너무 자극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릴리에게 쉽게 동화되는 아이러니를 겪게 된다. 이 작품이 가진 진짜 매력은 이것이 아닐까?

-실망과 흥미 스릴과 짜릿함 허무함과 경악을 차례대로 선사하며 마지막 한 줄 까지 즐거운 작품이었다. 마지막 한 줄의 임팩트가 특히 강해서 책의 잔상이 더 깊게 머리에 남게 된다. 저절로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결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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