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정읍 시댁을 가기 위해 엄청 바빴다. 오전에 수영 강습 다녀와서 짐챙겨서 출발한것이 2시..
고속도로 막히는 시간이라고 남편은 옆에서 궁시렁대고..
퇴근차가 많았는지..초반에 막혔다. 그나마 충청도 지나서는 잘 달려서 시댁에 도착..

일요일 점심엔 곰소를 가서 회도 먹고 놀다가 4시 넘어서 출발했는데..
차가 막혀서 이리 저리 피한다는게 더 막히는 길을 찾아다닌 꼴이 되어..
밤 11시에 도착을 했다. ㅠ.ㅠ

어머님이 싸주신 보따리들을 들고 집에 들어왔는데..뭔가 이상한 냄새가.
순간 화들짝 놀라서 부엌으로 가보니 토요일에 삶기 시작한 빨래가 검은 부스러기로 남아있고..
가스불은 계속 타오르고 있었다.
너무 놀라 불을 끄고 삶던것들은 베란다로 옮기고 창문을 열어서 환기를 했다.

남편은 나머지 짐도 챙기고 차도 주차하느라 늦게 들어와서 그장면을 못 보았다.
다만 집안에 가득한 매케한 냄새에 "가스 냄새가 나는데?" 한다.
못들은척 무시하고 라면을 열심히 끓였다.
밤 11시30분에 아이들 라면 먹이고 다 재운후에..남편도 잠들길 기다려서
나혼자 옷 껴입고 창문들 다 열고 환기를 시켰다.

보통 남자라면 그냥 넘어갈수 없는 냄새인데도..
무난한 남편인지라..부인의 무시로 아무말도 안하고 넘어가 버렸다.

사실은 시댁 갈때 고속도로 위에서 내가 한마디 했었다.
"자기야..나 아무래도 빨래 삶던거 가스불 껐나 안껐나 기억이 안나..
 설마..불 끄고 왔겠지?"
우리집은 비밀번호로 열리기에 아는 사람에게 비밀번호 가르쳐주고 확인해 달라고 하면 되지만..
(전에도 그런 경우가 있었다..^^)
이번엔 수영장 다녀온답시고 청소도 안하고..여기저기 엄청 늘어놓고 출발한지라
부탁할 엄두가 안났다.

삶는다고 올려둔것은 바로 은영이 속옷과 수건들..
요충의 공격으로 위험해진 속옷을 그냥 두고 갔다오기 찝찝해서
잠깐 삶아두고 간다는것이 이런 사태를..

어쨋든 토요일 낮 1시부터 타오른 가스불은 하루를 넘기고도 10시간이 더 흐른 시간까지..
우리집을 태우진 않고 은영이 속옷을 가루를 만들고는 꺼졌다.
아직도 진실을 모르는 우리남편..부인을 너무 믿는건가? 둔한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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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5-05-09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참 다행입니다..정말 큰일날뻔 했습니다.....토욜부터 일욜까지.....잘도 참아주었네요.....십년감수 하셨겠어요~

조선인 2005-05-09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숙이를 쓰시나보군요. 그게 정말 짱이더라구요. 불은 안 나고 옷만 태워먹더라구요. 저도 그런 적 있거든요. 자랑 자랑? ㅋㅋㅋ

sooninara 2005-05-09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숙이는요??
전 그냥 양은대야에다가 삶는답쇼??

세실님..어제 정말 얼마나 무서웠다구요..흑흑..
착하게 살라고 다시 한번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살려구요(너무 거창하다??)

chika 2005-05-09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집을 하루 비울때는 식구들이 돌아가며 집안을 훑어봐야된다구요!!!
근데 정말 다행이예요. 진짜로 집 태워버릴뻔 하신거쟎아요. 와~ 뭐라 말해야할지...
수니나라님이 이렇게 글을 올릴 수 있는 만큼만 탄것에 감사드려야겠어요~ ^^

sooninara 2005-05-09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명심하겠습니다..

새벽별님..지금도 환기하느라 문 다 열어놓았어요..
아마 우리집 산소농도가 엄청 적었을걸요? 그래도 사태를 모르고 잘 자고 출근한 남편이 용하죠? 도저히 정상이라고 판단할수 없는 상태였는데..부인의 무응답에 그냥 넘어가다니..ㅋㅋ

물만두 2005-05-09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행입니다. 어휴... 정말 큰일 날 뻔하셨어요...

파란여우 2005-05-09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도 더워지는뎅, 아무리 이열치열이라고 해도 그렇지 조심....^^
그나저나 올 여름엔 비키니 수니님을 만날 수있나요?^^

nugool 2005-05-09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아니.. 정말 큰일 날 뻔 하셨군요. 그정도에서 끝났으니 얼마나 다행인지요..

미누리 2005-05-09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이틀이나요? 어휴~ 정말 천만 다행입니다.

짱구아빠 2005-05-09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운이 좋으셨군요... 저희 아부지가 예전부터 가스,전기,문단속으로 잔소리를 끊임없이 하셨는데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차원에서 집에 이런 분이 계시는 게 오히려 좋을 듯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나깨나 불조심임다!!! ^ ^

울보 2005-05-09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큰일 날뻔한 아찔한 순간이었군요,,
정말 다행이예요,,

진주 2005-05-09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워.........!

미설 2005-05-09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천만다행입니다.. 그렇게 오래도록 불이 안나고 타고만 있었다니.. 하늘이 도우신게죠.. 사실은 저도 약한불에 콩 삶는것 두고 외출한 적이 있었지요..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ㅠㅠ

날개 2005-05-09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나~ 큰일날뻔 하셨군요...!! 천만다행입니다..

깍두기 2005-05-09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님, 새로운 인생이라고 생각하시고 사셔야겠수^^

sooninara 2005-05-09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걱정해주신 여러분들..감사합니다.
따우님.맞아요..탄내가 안없어져요^^

마냐 2005-05-09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정말 새 인생임다. 이틀이나 버텨준게 신기하고, 그 매캐함에 그냥 넘어가준 옆지기님도 신기하고...다 하늘이 수니나라님을 도우신 듯.

마태우스 2005-05-09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큰일날 뻔 했어요. 와, 하루를 꼬박 탔으니...생각만 해도 아찔... 역시 나가기 전에 가스불은 반드시 봐야겠어요.

인터라겐 2005-05-09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래가 넘으면 그걸루 인해 자동으로 까스가 꺼지던데...넘지도 않고 탔나봐요..생각할수록 아찔해요

panda78 2005-05-09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유유유유... 정말 아찔하기 짝이 없습니다. 자나깨나 가스 조심.. 와... 천만다행입니다. 깍두기님 댓글에 한 표!

어룸 2005-05-09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악!!! 정말 다행이어요, 옷태운것 말고는 아무일 없어서!! 아이고...!
생각해보니 비밀번호 자물쇠가 비상시에 유용하겠군요!!

sooninara 2005-05-10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달콤한 냄새가 집안을 진동해요.....윽...탄내가 면제품이라서인지 달착지근해요..은영이가 유치원에서 오면서 엄마 무슨 냄새가 나요? 하는군요..
이거 냄새가 금방 빠지질 않네요..ㅠ.ㅠ
청정기도 돌리고 촛불도 켜놓고 하는구만..

ceylontea 2005-05-13 0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천만다행이었어요...

로드무비 2005-08-31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사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