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왜였을까
2년 전에 한 번 그만뒀던 피아노가
또 다시 치고 싶어졌던 이유는
딩동댕동 딩굴댕굴
오늘 찬양연습 마치고
약 세시간 정도 반주 연습을 하면서
비록 C코드밖에 못치는 검은건반 공포증이지만
그래도 어찌나 기쁘고 즐겁던지
혼자서 막,
찬양팀 그만둔 김에 2010년에는
반주자로 복귀해보는 건 어떨까
생각하고, 혼자 좋아하고. 하하.
2
그러니까,
아직 공개되지 않아 밝히지는 못했지만
오늘은 마지막 찬양연습이었던 셈
마지막 아동부 파워포인트 작업
그리고 내일은 마지막 아동부 딩동 진행
싫다고 그만둬놓고는 아쉬운 심정은 뭐래니
그리고, 며칠 후면
이십대의 마지막날도 맞이하게 되는구나
이런. 반갑지 않은.
삶에 즐비해 있는 이런 수많은 '마지막들'
그리고 그와 함께 맞닿아 있는 '처음' '시작'이라는 말
3
호두까기 인형은, 굳이 따로 후기를 남길 건 없구,
예쁜 무대, 예쁜 옷, 예쁜 몸짓들, 익숙한 음악,이런 것들에
연말 분위기가 물씬 묻어나 있어 들썩들썩하던 가운데,
나는 연말에 사람들이 호두까기 인형을 보는 건
새해 다이어트 다짐을 굳게 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 그 하늘하늘한 바람에 날리는 나뭇가지같은 몸들이
그만 너무 부러워져버렸다고요
4
재밌는 건,
인터미션 때 로비에 나와서 막 뛰어다니며
발레 동작을 따라하던 아이들
그러고보니 뮤지컬을 보면서는
들썩들썩 춤을 추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발레는 그저 마냥 부러울 뿐,
감히 따라할 생각은 해보지도 못했다
아이에서 어른이 되면서,
이렇게 꿈꿀 수 있는 범위가 하나씩 줄어들어가는 거구나,라는,
절대 호두까기 인형 감상스럽지 않은 감상으로 마무리
(호두까기 인형 보고 이런 감상 남기는 사람은 나밖에 없겠다)
5
이렇게 긴 휴가가 끝나가는구나 ^_^
이번엔 정말 잘 쉬고, 잘 놀았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