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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
한홍구 지음 / 한겨레출판

"<대한민국史> 한홍구, 유신에서 오늘을 읽다"
<대한민국史>로 한국현대사 교양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고 평가 받는 한홍구 교수가 박정희 시대 유신체제의 전모를 밝히는 신작으로 돌아왔다. 유신이 잘못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거의 없다. 박근혜 대통령도 후보 시절 “5.16, 유신, 인혁당 사건 등은 헌법 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경제 개발 등 빛난 부분을 함께 말할 수는 있겠지만 유신이 민주주의에 드리운 그늘에 대해서는 다시 논할 필요가 없다 하겠다.

한홍구 역시 민주화와 경제 개발을 동시에 달성한 건 놀라운 일이라 평가한다. 하지만 70년대를 경부고속도로 개통으로 기억하는 이와 전태일의 불길로 기억하는 이의 역사는 쉽게 하나가 될 수 없다고 고백한다. 나아가 박정희를 지지하는 이들이 그가 실시한 평준화, 그린벨트, 의료보험을 약화시키려 하고, 박정희를 비판하던 이들이 이를 지키려고 하는 역사의 모순과 갈등에 주목한다. 아마도 우리가 마주한 현실 문제의 뿌리가 그곳에 있다는 역사가의 직관 아닐까. 이 책은 그 직관의 증명 과정이자 주장이라 하겠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연재할 때의 제목은 ‘유신과 오늘’이었지만, 지금은 ‘유신이 오늘’이 되어버렸다. 나를 포함한 민주화운동 세대는 상실감만이 아니라 통렬한 책임을 느껴야 한다. 그 시절 청년학생들은 자신들이야 불행한 시대에 살지만, 자식들만큼은 민주주의가 만개한 사회에서 살게 하리라는 생각으로 유신에 반대했다. 그런데 유신이 오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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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루스 이야기
세스 고딘 지음 / 한국경제신문

"<보랏빛 소가 온다> 이후 10년 만의 역작"
밀랍 날개를 달고 태양까지 날다가 밀랍이 녹아 결국 추락한 이카루스의 이야기, 이 이야기가 주는 교훈의 정석은 이제까지 이랬다. 왕의 뜻을 거역하지 말라. 아버지의 말씀을 어기지 말라. 자신에게 신의 능력이 있다고 자만하지 말라. 그러나 세스 고딘은 묻는다. 왜 오늘날, 이 신화에서 너무 낮게 날지 말라는 경고는 빠져 있을까?

<보랏빛 소가 온다>로 잘 알려진 세스 고딘의 최신작이다. 그는 이카루스 신화를 꺼내며 말한다. 사방이 막힌 산업사회 시스템 안에서 '세상은 위험한 곳'이라는 소문은 점차 부풀었고, 자신의 존재를 적극적으로 드러내거나 소란 피우다가는 위험에 빠질 것이라는 불안이 우리를 잠식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제 의례적으로 회의를 하고, 양식에 따라 이력서를 제출하고, 출근카드를 찍고, 줄을 맞춰 지시대로 움직이는 것을 그만둬도 괜찮다고 이야기하며 두려워 말고 태양을 뚫고 더 높이 날아보라고 조언한다. 평범한 사람들의 사례와 방법을 들며 그 어느 때보다도 도전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고 관계가 없는 것들을 서로 잇는 용기가 필요한 시대라고 설명한다. '용기를 내면서 용기 내는 법을 배우기'에, 충분히 좋은 시대에 살고 있다고 확인시켜준다. 지난 백 년 동안의 세뇌를 떨치고 결국 태양을 넘어설 수 있도록, 이 책이 도움을 줄 것이다. - 자기계발 MD 채선욱

책속에서 : 
불안한 소비자는 좋은 소비자다. 확신이 없는 직원은 착한 직원이다. ...재능이 부족하다거나 주장을 내세울 만큼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느낄 때 그리고 학벌이 부족하다거나 변화를 이끌 만한 재목이 못 된다는 지적을 그냥 받아들일 때, 당신은 권위 있는 누군가에게 자신의 영향력을 그냥 넘겨버리고 있는 것이다. 아무것도 바꾸지 못할 것이라며 투표를 거부하는 냉소주의자들은 정말로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 실패의 대가가 때로 혹독하기는 하지만, 무엇도 하지 않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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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관집 이층
신경림 지음 / 창비

"팔순 시인 신경림의 아름다운 인생"
1935년에 태어난 시인 신경림은 올해로 팔순을 맞았다. <낙타> 이후 6년 만에 펴내는 시집. 시인의 시선은 소박하고 깊다. '정릉동 동방주택'과 '길음시장, '안양시 비산동 489의 43', '서대문구 홍은동 산 일번지' 같은 공간. '죽어서도 떠나지 못할 산동네'에서 시는 가난하지만 초라하지 않은 삶을 이야기한다. '하얀 찔레꽃은 피고, 또 지고'(찔레꽃은 피고 中) 시간은 살뜰히 흘러 고졸한 깨달음을 남겼다.

시인 박성우가 남긴 글처럼, 신경림의 사진첩에는 '꽃 같은 생애와는 무관할 것 같은 민중의 일상이 작약과 들국화와 쑥부쟁이와 찔레꽃과 매화꽃과 복사꽃과 개나리꽃과 양귀비와 해바라기와 민들레로 피어 있다.' 정릉동 오르막길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힘겨우리만치 꽃을 단 살구나무', '한밤에도 덜커덩덜커덩 기차가 지나가는', 역전 사진관집 이층. 그곳에서 '낙타와 고래를 동무로' 찍고 싶었던 사진 같은 것들. 서럽고 아름다운 것들이 마음을 울린다. - 소설/시 MD 김효선

책속에서 : 

나이 들어 눈 어두우니 별이 보인다
반짝반짝 서울 하늘에 별이 보인다

하늘에 별이 보이니
풀과 나무 사이에 별이 보이고
풀과 나무 사이에 별이 보이니
사람들 사이에 별이 보인다

반짝반짝 탁한 하늘에 별이 보인다
눈 밝아 보이지 않던 별이 보인다

(별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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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의 러시아 문학 강의
이현우 지음 / 현암사

"
로쟈 이현우의 고향, 러시아 문학으로의 초대"
인터넷 서평꾼 로쟈 이현우의 러시아 문학 강의가 책으로 나왔다. 필명 ‘로쟈’가 <죄와 벌>의 주인공 라스콜니코프의 애칭에서 왔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리고 조금 덜 알려졌을지도 모르지만 그가 러시아문학 전공자라는 사실을 함께 떠올려보면, 이 책은 로쟈 이현우가 언젠가는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지점이었다는 걸 알 수 있다. 다행히 그는 대학 바깥에서 대중과 마주하며 러시아문학을 강의할 기회를 꾸준히 가졌고, 이를 바탕으로 딱딱하고 장황한 ‘러시아 문학개론’보다 부드럽고 간명한 ‘러시아 문학 강의’를 완성할 수 있었다.

19세기 푸슈킨에서 체호프까지, 20세기 고리키에서 나보코프까지 두 권으로 완성될 시리즈는 러시아의 땅과 사람 그리고 둘이 한데 엮여 만들어낸 풍토와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러시아적 정체성과 러시아 문학의 계보를 간단히 정리하고 나면, 본격적인 작가와 작품 이야기로 들어서는데, 푸슈킨, 고골, 투르게네프, 도스토예프스키, 톨스토이 등 일곱 작가의 삶과 작품 세계를 넓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대표작이라 할 작품 속으로 들어가서는 앞선 짐작의 구체적 현장을 포착한다. 입말체를 옮긴 본문은 술술 읽히고, 설명과 분석 역시 매끈하게 진행된다. ‘이런 러시아 문학 강의는 없었다.’고 말하긴 어렵겠지만, ‘이만한 러시아 문학 강의도 없었다.’고 평가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러시아 문학 전도사 역할을 해왔다고 할까요. 얼마만큼 성공적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강의에서 핵심적으로 전달하고자 했던 내용은 이제 이 책에 담기게 됐습니다. 당연히 러시아 문학의 모든 것을 담지는 않았지만, 러시아 문학으로 가는 길을 열어줄 수 있다면 기쁘겠습니다.'네 친구가 김밥 사와서 같이 먹었어. 이 학생 덕분에 이렇게 맛있는 커피도 먹고. 윤진이, 너랑 제일 친한 친구라고 그러던데.'
윤진이 엄마를 따라 시선을 돌렸다. 윤진의 엄마는 옆에 앉은 삼천포와 삼천포가 건넨 보온병 컵을 눈으로 가리키고 있었다. 삼천포의 무릎 위로 필담을 나눈 종이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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