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드런 액트
이언 매큐언 지음, 민은영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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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드런 액트

종교와 법의 충돌, 복잡하게 얽힌 가치판단의 문제를 세밀하게 그려낸 이언 매큐언의 강렬한 소설!

《속죄》의 저자 이언 매큐언. 그가 이번에는 법과 종교 간 대립이라는 묵직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열세 번째 장편소설 『칠드런 액트』에서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수혈을 거부하는 백혈병에 걸린 소년과 사흘 안에 아이의 목숨이 걸린 판결을 내려야 하는 고등법원 판사의 이야기를 통해 법정이 맞닥뜨린 난제를 특유의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우아하고 세련된 문체로 풀어나간다.

영국 고등법원의 명망 높은 판사 피오나 메이는 어느 일요일 밤 남편의 갑작스러운 선언으로 인해 결혼생활이 무너질 위기에 처하고, 그와 동시에 법원으로부터 긴급한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된다. 백혈병으로 죽어가는 17세 소년 애덤이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자신의 목숨을 구해줄 의학적 치료를 거부하고, 병원에서는 죽어가는 소년을 살리기 위해 강제로 수혈을 할 수 있도록 허가를 요청한다.

사흘 안으로 판결을 내리지 않으면 애덤의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서 피오나는 애덤이 자신에게 일어날 일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 알기 위해, 그리고 개인의 종교적 신념에 법정이 어떻게 권한을 행사할지에 대한 답을 얻고자 직접 애덤을 만나기로 한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이 만남은 피오나에게는 오래된 아픔을 휘저어놓는 계기가, 애덤에게는 새로운 강렬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되고 두 사람 모두의 인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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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언 매큐언에 대해서, 그의 <속죄>라는 소설보다도 영화 <어톤먼트>를 먼저 알고 있었던 나로서는 그가 그리고 있는 세상에 한번 빠져보고 싶다는 생각을 '빨간책방'을 통해서야 갖게 되었고 그제서야 <속죄>를 넘어 이 <칠드런 액트>를 마주하게 되었다.

 속죄도 속죄이지만 이 칠드런 액트 역시 그가 조용히 건네는 질문은, 책을 읽기 전에 책 소개글을 읽고서는 자명하게 답이 드러나 있는 문제라고 생각했으나 책을 펼치는 순간, 책 소개글에 실린 것은 그저 이 책에 담겨 있는 것 중의 일부만을 표명하고 있을 뿐 그 이상의 의미가 없었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내며 이 문제들을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묵직하게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법의 세계에 있어서 모든 것을 점령한 한 여인이 등장한다. 고등법원의 판사인 피오나는 그 누가 말해도 고개를 끄덕거릴만큼 명망 높은 인물로 그녀의 앞에는 판결을 기다리는 재판들이 매일매일 쌓여있다. 혼신을 다해 써내려가는 판결문은 그녀로 하여금 지금의 그녀가 있게 만든 것들로써 그 판결문을 보고 있노라면 법조계에 문외한인 나로서는 '이런 것이구나.'라며 조용히 그 안에 빠져들게 만든다.

 자기비판. 나는 이기적이고 까다로운 사람, 메마른 야심의 소유자이다. 나만의 목표를 추구하고, 내 직업이 본질적으로는 자기만족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따뜻하고 재능있는 인간 두세 명이 세상에 오는 것을 막은 사람이다.
 
만일 내 아이들이 태어났다면, 그 애들이 없을수도 있었다고 생각하면 아찔하겠지. 그래서 난 이렇게 벌을 받아 이제앙에 홀로 맞서게 된 거겠지. 그래서 난 이렇게 벌을 받아 이 재앙에 홀로 맞서게 된 거겠지. 분별 있는 성인 자식이 없으니 걱정스럽게 전화하고, 하던 일을 팽개치고 달려와 식탁에 둘러앉아 긴급회의를 열고, 바보 같은 아버지에게 정신 차리라고 설득해 집에 돌아오게 하는 아이들도 없는 거야. -본문

 그렇다. 그녀는 법의 세계 안에서 모든 이들의 신망을 받고 있는 사람이자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이다. 기사나 뉴스를 통해서도 쉬이 만나볼 수 있는 그녀는 내일을 위해서 판결문을 가다듬고 있었고 그와 동시에 남편과의 간헐적인 대화는 그녀로 하여금 일과 가정 사이에서 풍랑을 맞았음을 조심스레 드러내고 있다. 그러니까 모든 것이 완벽해보였던 그녀의 삶 뒷편에는 누구에게도 드러낼 수 없던 가정사의 위태로움이 자리하고 있었고 노년의 부부에게 드리운 이 문제는 그녀가 수 십번, 수백 번도 더 마주했던 사건들과 비슷한 맥락이지만 그들의 사회적 지위의 이유로 그 누구에게도 쉬이 드러낼 수 없는 것으로 변모해 버린다.

 피오나가 자신에게 닥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몰라하면 현관의 키를 바꾸며 오지 않은 남편 잭의 연락을 기다리기를 멈추고서는 백혈병을 앓고 있는 한 소년의 이야기를 통해서 그녀를 둘러싸고 있던 문제는 또 다른 국면으로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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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수술실에서 일어난 일은 의료과실인가 피할 수 없는 숙명인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장편소설 『사명과 영혼의 경계』. 히가시노 게이고가 선보이는 의학 서스펜스로 미스터리 소설의 밀도 있는 긴장감과 사회의식의 대대적인 환기가 융합된 작품이다. 제아무리 커다란 사회문제라 해도, 그 근저에는 ‘사명’을 잊은 소수의 개인이 있다는 명제에서 출발해 현대 의료 시스템과 의료과실 문제, 그리고 이에 얽힌 의사와 환자, 유족들의 관점을 심도 있게 제시하며 의료사고 및 기업윤리 등 사회의식의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

어느 날 데이도 대학병원에 날아든 의문의 협박편지. “의료과실을 공개하라. 그렇지 않으면 병원을 파괴하겠다.” 병원 측은 의료과실은 없다고 하지만 중학생 시절 심장 수술 실패로 아버지를 잃고, 당시의 수술을 집도했던 외과의사 니시조노 요헤이를 새아버지로 맞게 된 심장혈관외과 수련의 히무로 유키는 이 사건에 주목한다. 니시조노가 아버지의 수술을 ‘의도적’으로 실패한 건 아닌지 파헤치던 그는 협박편지를 발견한 주인공이 되면서 사건의 한가운데에 서게 되고, 아버지와 니시조노 사이의 또 다른 비밀을 마주하게 되는데…….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독서 기간 : 2015.08.20~08.22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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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 - 전2권
앤서니 도어 지음, 최세희 옮김 / 민음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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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아이가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을 미니어쳐로 만들어 놓은 것을 더듬더듬 만지며 그 안의 공간을 손으로 익히고 있다. 열병을 앓은 이후로 앞을 볼 수 없는 소녀를 위해서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 스스로 집을 넘어서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방안으로 그녀만을 위한 세계를 구축해 준 것이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소년은 광부였던 아버지를 여의고 나서 동생과 함께 보육원에서 지내고 있다. 그의 아버지와 같이 열 다섯 살이 되면 광부로서의 살아야 하는 삶이 정해져 있지만 그는 라디오를 듣고 기계를 만지는 것에 더 흥미를 가지고 있다.

 누군가가 이 이야기를 내게 들려줬다면 이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현재의 그들이 처해있는 상황이 더할 나위 없이 최상의 현재는 아니지만 앞을 볼 수 없는 이 소녀에게 그녀만의 희망을 가지고서는 거리를 활보할 수 있기를, 광부로 살아가야 하는 삶이 정해져 있는 소년에게 자신이 원하는 또 다른 삶이 주어지길 바랐을 것이다. 이름도 모르는 그들이지만 그들에게도 희망이라는 불씨가 내려질 수 있길 말이다.

여기에서는, 사람들이 속닥이길, 독일군이 중세 성벽 아래 2킬로미터에 달하는 지하 복도를 보수했다고 한다. 독일군은 새로운 방어 시설, 새로운 전선관, 새로운 탈출로, 어리둥절해질 정도로 복잡한 지하 단지를 지었다고 한다. 시테 요새 아래, 구시가에서 강을 건너면 붕대를 쌓아 놓은 방, 탄약을 쌓아 놓은 방이 여러 개 있는 것은 물론이요, 심지어는 병원까지 있다고 한다. 아니, 그렇다고 사람들은 믿는다. 에어컨이 가동되고, 20만 리터짜리 물탱크, 베를린 직결선도 있다고 한다. 불길을 내뿜는 폭탄이 숨겨져 이쏙, 사방 시야를 확보한 사격 진지가 있다고 한다. 그들은 하루 종일, 매일, 일년 내내 바닷속으로 포탄을 퍼뜨릴 수 있는 대포를 다량 비축해 놓았다고 한다.
 
이곳에서, 1000명의 독일군은 죽을 각오로 사람들은 속닥거린다. 5000명일지도 모른다. 아니, 더 될지도 모른다. –본문

 그러나 이 안의 책을 통해서 마주하는 세상은 우리가 바라는 평화로운 세계가 아닌 이념의 상이가 불러온 전쟁의 시작으로 누군가는 가해자, 누군가는 피해자의 구도로 변모하게 되지만 실상 이 안에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모두가 피해자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니까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 속에서 아이들은 그 어떠한 선택도 할 수 없이 거대한 파도 속에 휘말려 버리게 되는 것인데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측은함을 넘어 먹먹함이 밀려들게 된다.

독일군이 급습할 것이라는 소식에 파리 국립 자연사 박물관의 자물쇠 담당으로 일하고 계신 아버지와 함께 그의 삼촌이 계신 생말로로 이동하게 되지만 그의 아버지에게 주어진 임무인 불꽃의 바다라는 다이아몬드는 그 다이아몬드가 품고 있는 전설처럼 이 부녀를 함께하지 못하게 만든다. 아마도 그 전설은 이 다이아몬드를 탐하는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 낸 허상이자 룸펠과 같은 이들에게 펼쳐지는 현실이 만들어낸 환상이겠지만 그 불꽃의 바다는 전쟁을 넘어 또 다른 아픔을 마미로르에게 전해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티엔과 함께 하는 나날 동안에 에티엔마저도 전쟁의 아픔으로 인해서 집안에서만 생활하지만 마네크 부인을 통해서 그들은 전쟁 속에서도 살아남은 이들과의 소통의 끈을 놓지 않는 법을 배우게 된다.

 

 

 

 

 

 

뢰델은 호스를 내려다본다. 검은색에 길이는 1미터 남짓하고, 추위에 뻣뻣하게 굳어 있다. 몇 초 지났을까 싶은 시간이 베르너에겐 몇 시간은 지난 것처럼 느껴지는데, 얼어붙은 잔디 사이를 바람이 가르며, 사이렌을 울려 대는 서풍과 눈발을 설원 너머로 몰아내자, 갑자기 졸페라인을 향한 그리움이 그의 마음속으로 파도쳐 흘러 들어온다. 오후가 되면 검댕으로 얼룩진 밀집 지역을 정처 없이 오가며, 어린 여동생을 수레에 태워 끌고 다니던 소년 시절의 오후. 뒷골목 쓰레기, 작업반 인부들의 목쉰 고함 소리, 벽에 코트와 바지가 걸려 있는 공동침실에서 완전히 곯아떨어진 소년들. 자정 녁 침상 옆을 천사처럼 지나가며 중얼거리듯 말하던 엘레나 아주머니. –본문

 그리고 그들과는 또 다른 전쟁의 가해국의 입장에 속해 있는 베르너는 작은 체구와 흰 머리카락을 가진 소년이다. 광부였던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나고 나서는 동생 유타와 함께 아이들의 집에서 살고 있는 그는 라디오를 듣고 세상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유일한 낙이다. 라디오를 좋아하는 만큼 라디오를 고치는 대에도 으뜸이었던 베르너는 그가 가진 재주를 높이 사는 이를 만나게 되면서 광부가 아닌 군사 학교에 입학하게 되지만 그 안에서 만난 친구 프레데리크가 약하다는 이유로 사람들의 구타를 받으며 일어날 수도 없는 지경에 빠지는 것을 보고서는 끔찍한 학교의 현실과 친구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빠져 살게 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베르너는 나이를 속였다는 이유로 전쟁에 강제 징집 당하게 되는데 이 과정 속에서 프랑스의 소녀 마리로르와 독일의 소년 베르로가 만나게 된다.  

 전쟁터로 징집된 베르너는 주변에서 비밀리에 전해지는 송신들을 찾아내어 보고하는 임무를 맡게 되는데 전쟁의 참혹함과 광기 어린 현상이 그의 눈앞에 고스란히 펼쳐지게 된다. 독일군과 그들을 포위하려는 연합군과의 대치 속에서 어린 베르너는 호텔의 지하에 고립되게 되고 그 과정 속에서 어린 시절 그가 들었던 방송의 주파수를 들으며 마리로르의 목소리를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동료의 도움으로 겨우 호텔에서 탈출한 베르너는 마리로르의 목소리를 찾아 생말로로 향하게 되지만 마리로르 역시 롬펠의 포위망 안에서 점점 죽음의 구렁텅이로 빠질 위험에 빠지게 된다.  

아버지와 엔티엔 작은할아버지와 마네크 아주머니와 이름이 베르너 페닝이었던 그 독일 소년이 왜가리처럼, 제비갈매기처럼, 찌르레기처럼 무리 지어 다니며 하늘을 들쑤실지도 모른다는 것을? 영혼을 실은 그 거대한 셔틀이 주변을 날아다닐지도 모르며, 희미하지만 귀를 바짝 가져다대로 들으면 들을 수 있다는 것을?(중략)
 
그녀는 생각한다. 매시간, 전쟁을 과거의 기억으로 간직한 뿐인 누군가가 세상 밖으로 떨어져 나가고 있다. –본문

베르너와 마리로르가 마주할 수 있었던 그 짧은 찰나를 보며 그들의 바람대로 전쟁이 끝날 때까지, 그저 모든 사람들이 조용히 어느 한 장소에서 숨어서 지낼 수는 없었던 것일까, 란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아니, 전쟁이 발발되지 않았더라면 생각을 멈출 수가 없다. 물론 그랬다면 이 아련한 이야기도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지만 이 먹먹함을 느끼기 보다는 당시의 수 많은 사람들의 웃음이, 그리하여 그 평범한 나날들의 그들의 앞에 펼쳐졌더라면 이 아득함은 애당초 존재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앞이 보이지 않는 마리로르는 그 나름의 삶을 아버지가 이끄는 손을 따라 지냈을 것이고 베르너 역시 광부가 되었던 아니면 또 다른 인생을 지냈을 것이다. 물론 그들이 만났을 확률은 희박하겠지만, 전쟁 속에서 모두가 피해자의 자리에 서서 아련하게 이 모든 것들을 바라보며 모든 것이 끝나기를 바랐던 어린 아이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왜 이 시간 속에 그들이 있어야만 했는지 서글픔이 밀려든다.

한 세대가 지나고 나서 마리로르가 서 있는 현재의 모습 속에서는 전쟁이라는 단어가 그들에게 그저 역사 속에나 등장하는 이야기로만 들리고 있다. 이미 과거가 되어 버린 그날들이 다시금 걸어오며 그 아득했던 시간을 건너 온 그녀가 전해주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이 안의 이야기들은 한동안 오랜 여운으로 내게 남아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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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다리 / 줄리 오린저 저

 

 

 

독서 기간 : 2015.07.25~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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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15,000km, 두 바퀴의 기적 - 베를린-서울, 100일간의 자전거 평화대장정
조선일보 원코리아 뉴라시아 자전거 평화원정단 엮음 / 21세기북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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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고서는 유라시아를 횡단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는 어떻게 그 긴 여정을 자전거로 건너려 했을까, 라는 생각과 동시에 무엇을 위해 그들은 이 고된 여정을 시작한 것일까 라는 물음이 떠올랐다. 기회가 된다면 어느 곳이든 해외로 나가고 싶다, 라는 생각만 막연하게 하고 있는 나로서는 그들의 이 엄청난 여정에 먼저 압도되어 책을 펼치기 시작했을 때 그들은 평화 통일을 위한 염원을 담아 그들이 페달을 힘차게 밟는 것으로 이 여행의 서막을 올리게 되었다 말하는 것을 보면서 그저 엄청난 열정이구나, 라는 생각에 경외심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통일은 언제 되나요?”
 
대원들은 여전히 모른다. 오늘 땀을 흘리며 페달을 밟지 않으면 내일 그곳에 가까이 가지 못한다는 것은 안다. 원코리아 로드에는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남북이 함께 두만강과 압록강을 자전거로 달리고, 한반도의 등줄기 백두대간을 걷고,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산 정상에 오르는 꿈을 꾼다. –본문

물론 그들의 이 행보가 지금 당장 우리에게 통일을 가져다 주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 평화 통일을 꿈꾸며 그것을 위해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그 작은 움직임은 언젠가는 큰 파도처럼 이 모든 것들을 변화시키는 힘이 되지 않을까. 그렇기에 그들은 이 여정의 시발점을 독일에서 처음 시작하고 있었고 한때는 분단국가였던 서독과 동독이 이제는 독일이라는 이름으로 하나되어 평화롭게 지내고 있듯이 우리나라 역시 그러기를 바라면서 브란덴부르크의 문을 넘어서 이 고된 여정을 펼치게 된다.

나폴레옹은 1806년 프로이센 전쟁에서 승리한 뒤 브란덴부르크 문을 지나 베를린에 입성했다. 1933년 집권한 히틀러는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섬뜩한 친위대 횃불 퍼레이드를 벌였다. 1987년 레이건은 브란덴부르크 문을 가린 베를린 장벽에서 연설했다. 소련 서기장 고르바초프를 향해 진정 평화와 자유를 추구한다면 이 문을 열고 이 장벽을 허물어버리라고 했다. 2년 뒤 장벽은 제풀에 무너졌다. 콜 서독 총리가 모드로 동독 총리의 환대를 받으며 들어서는 순간 브란덴부르크 문은 통일의 문이 되었다. 장막을 걷고 냉전을 끝냄으로써 현대사의 큰 매듭 하나가 지어졌다. –본문

 베를린을 시작으로 폴란드를 거쳐 가면서 폴란드의 역사 안에서도 주변국들의 침략으로 인해 아픈 시간들이 있었는데 그 안에서도 쇼팽의 이야기는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러시아, 오스트리아, 프로이센에게 영토가 분할됨에 따라서 폴란드라는 국가가 없을 때 태어난 쇼팽은 그럼에도 자신의 조국에 대한 애정은 그 누구보다도 깊었으며 죽음을 넘어서라도 그는 조국에 묻히기를 원했다. 그렇기에 그는 파리에 있을 지 언정 자신의 심장은 폴란드로 옮겨 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눈을 감은 그의 마지막은 민족의 언어와 예술이 살아 있는 한 언젠가는 다시 그들의 이름을 꽃피울 수 있다는 희망을 대원들에게 전해주고 있었다.

지금은 대학 아시아연구소와 함께 스기하라의 집이 됐다. 2차대전 초기 1939년 여기에 살며 일했던 일본 영사대리 스기하라 지우네를 기린다. 리투아니아에는 폴란드 유대인 12만 명이 나치를 피해 와 있었다. 리투아니아 유대인도 20만 명에 이르렀다. 이들은 곧 닥칠 나치로부터 탈출해야 했지만 비자를 내주는 공관이 거의 없었다. 이듬해 소련이 리투아니아를 차지하고 외국 공관을 쫓아내면서 사정이 더 급박했다. 일본 영사관에도 유대인이 몰려왔다.
 
스기하라는 이들이 일본을 거쳐 3국으로 갈 수 있는 통과 비자를 주기로 마음먹었다. –본문

독일인들은 나치의 만행과 더불어 그 당시 피눈물을 흘리며 세상을 떠나야 했던 수많은 유대인들을 기리며 계속해서 당시의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며 전범에 대한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이것은 과거에 자신들의 반성이자 그 반성을 기반으로 하여 앞으로 더 나아가고자 함 일텐데 일본은 스기하라가 펼친 이 위대한 업적만을 기리며 그들 자신이 저지를 만행을 스기하라의 이름으로 가리려고만 하는 것을 보노라면 억장이 무너지게 된다. 하늘을 무너뜨린 이들이 손바닥으로 그것을 가린다고 가려질까 만은 여전히 그들의 목소리는 한결같이 울려퍼지고 있다는 것에서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모두에게 어제 오늘 달린 길은 하나같이 초행길이었다. 오로지 내비게이션 하나에 의지해 낯선길에 나서는 것은 때로는 신선하고 때로는 비장했다. 모스크바와 니즈니노브고로드 구간에서는 선도차와 자전거 대열 사이에 사인이 맞지 않아 서로 다른 길을 간 적도 있었다. 선도차의 역할은 몇 킬로미터쯤 앞서 가며 교통량이나 도로 상태 등을 점검해 자전거 대열에 알려주는 일이다. 길 안내뿐 아니다. 그날그날 점심식사를 할 수 있는 장소를 미리 물색해놓는 것도 맡겨진 일이다. –본문

 니즈니노브고로드에 다다른 일행은 우리의 역사 속 아관파천의 나날을 떠올리며 민영환의 안타까운 죽음과 힘이 없던 우리의 안타까운 현실을 다시금 목도하게 되는데 그 때의 기억이 있어서 일까. 나에게 있어서 니즈니노브고로드는 왠지 서글프게만 다가왔다.

수 많은 우여곡절을 넘어서 러시아를 넘어 강원도의 철원에서 마지막 야영을 하면서 베를린에서부터 시작된 그들의 여정은 점차 끝을 향해 가고 있다. 우리가 얼마나 평화를 바라며 그 평화를 기반으로 하나가 되길 원하는지를 담을 한 발 한 발의 페달이 닫은 그 모든 도로에서 전해졌으리라 믿기에 그들의 긴 여정이 여느 때보다도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긴 여정 속에서 각 나라마다 담겨 있는 역사적 배경과 그 도시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이야기들, 그곳을 통과하며 이들이 남겨 놓은 하나하나의 추억을 모아보는 재미가 꽤나 쏠쏠하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문장의 흐름이 너무 짧아서 전체적인 흐름이 끊기는 경우가 꽤나 있다는 점이었다. 문장과 문장을 연결해서 호흡이 조금만 더 길었더라면 더 집중해서 이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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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신화 기행』 / 공원국저

 

 

 

독서 기간 : 2015.07.28~07.29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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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미의 반딧불이 - 우리가 함께한 여름날의 추억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이덴슬리벨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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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방학이 되면 늘 찾아가던 외할머니댁으로의 방문은 그 시절의 나로서는 기차를 타고 아주 먼 곳으로 여행을 간다는 설렘과 무엇을 해도 지긋이 웃으시며 마음껏 밭을 뛰어놀게 해주시던 할아버지의 모습과 마당 한 켠에 자리하고 있던 새끼염소를 만날 수 있다는 기쁨, 무엇보다도 우리가 내려가면 상다리가 부러질 만큼 가득한 음식을 해주시던 외할머니를 뵈러 간다는 것이 마냥 설레기만 했다. 매년 여름 방학이 되면 바리바리 싸들고서 시골로 향하던 연례행사는 두 분이서 당신들만의 힘으로 움직이기 버거워지기 시작하면서 시골로의 귀향은 점차 횟수가 줄어들더니 그들이 이 세상을 떠난 지금은 나에게 더 이상 시골이란 곳도 기억으로만 남아있는 추억이 되었다.

 그렇게 한동안은 시골이라는 장소를 기억 한 켠에 밀어 넣고서는 꺼내볼 생각도 하지 않은 채 꽤나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래서 지금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을때나 ', 나도 어릴 때 그런 적이 있었지.' 라는 생각에 잠시 잠기곤 하지만 어느 새 현실로 돌아오는 것이 자연스런 요즘, 아주 오랜만에 그 때의 향수에 푹 빠져 보게 된 것이 바로 이 <나쓰미의 반딧불이>라는 책이었다. 아쉽다고 해야할지,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바깥에서 읽었던터라 마음껏 울지도, 웃지도 못한 채 눈물을 머금으며 열심히 책을 넘기며 그들의 이야기를 넘어 어린 시절의 나의 모습을 떠올리고 있었다.

 오토바이의 스피드를 즐기는 나쓰미와 조용조용 이야기를 건네는 싱고는 잠시 들린 '다케야'를 통해서 그들의 일상은 조금씩 변화하게 된다. 유치원교사인 나쓰미와 사진학과에서 졸업전을 준비하고 있던 싱고에게 이 다케야는 그들이 서 있던 바쁜 나날 속의 일상과는 다른, 이전에는 미처 모르고 있었던 또 하나의 세상이 나쓰미와 싱고의 눈 앞에 펼쳐지게 된다.

 나는 할아버지의 말을 떠올리며 모래무지가 숨은 곳 부근을 위에서 꾹 눌러 보았다. 양손으로 모래째 살짝 들어 올렸을 뿐인데, 15센티나 되는 훌륭한 모래무지가 내 손안에 있었다. 그 순간 느꼈던 궁극의 희열. 내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강을 즐기고 있었다. 이 모래무지도 황어처럼 잉엇과에 속하는데, 소금구이로 먹으면 꽤 맛있는 흰 살 생선이다. 특히 껍질이 별미다. 지장 할아버지는 이 껍질을 대꼬챙이에 뱅글뱅글 감아서 소금을 뿌리고 불에 구워 먹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먹을 수 있는 양은 적지만 술과 함께라면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운 안주가 되었다. -본문

 다케야에서의 시간이 점점 흘러갈수록 나쓰미와 싱고는 그 안에 하나가 되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처음에 이 곳에 들린 그들은 지나가는 여행자의 느낌이었다면 하루하루를 지내며 강에서 시간을 보내며 지장할아버지와 야스할머니, 히토미와 다쿠야와의 추억을 하나씩 만들어 가는 동안, 그들이 걸어둔 달력은 점차 날씬해지지만 그들의 웃음 소리는 점차 깊어져만 간다.

 그렇게 점차 가족과 같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들은 이제 서로가 가슴 속 깊이 숨겨 놓았던 아픔들도 서로에게 꺼내어 보여주게 된다. 그리하여 지장 할아버지에게 아내와 헤어져야만 했던 안타까운 사연이 있었다는 것도, 그가 왜 그토록 민들레를 사랑하게 되었는지, 싱고와 나쓰미에게 차갑기만 했던 운게쓰가 품고 있던 아픔은 무엇인지, 지장 할아버지가 쓰러진 이후 이들은 더욱 서로를 위로하며 하나가 되어 가고 있다.

 시간이라든지, 마음이라든지, 추억이라든지.....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확실히 존재하는 것이 있다. 그런 건 아무리 튼튼한 쇠사슬로도 묶어 둘 수 없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내 안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것으로만 접할 수 있고 조절할 수 있다. 내 안의 '생각'이라는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과 더불어 살아가야겠지. -본문

 이제 지장할아버지와 야스할머니가 안계시지만 그들과 함께 했던 나날은 나쓰미와 싱고를 넘어 나에게도 고스란히 남아 있을 것이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어린 날의 추억을 다시금 되새기게 해주는 이 이야기를 보면서 울컥하며 눈물을 쏟으려 했던 그 순간은 활자를 넘어서 오랜 동안 가슴에 남아있을 것 같다. 지장보살이 자리를 다해 그 곳을 지키는 동안 이 따스한 이야기가 더 많은 이들에게 휴식과 같은 위안을 전해다주길 바라본다.  

 

아르's 추천목록


‘무지개 곶의 찻집’  / 모리사와 아키오저

 

 

 

독서 기간 : 2015.07.31~08.01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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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묻다 첫 번째 이야기 - 지성과 감성을 동시에 깨우는 일상의 질문들 문득, 묻다 1
유선경 지음 / 지식너머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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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너무나 당연하기에, 때론 그저 스쳐 보내면서도 구태여 그것에 대해 의구심을 가진 적이 없던 것들을 이 책 안에서 만나면서 왜 한 번도 이런 것들에 의문을 갖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파란 하늘을 보면서 왜 하늘이 파란 것인지, 녹색 신호등을 보면서 파란 불일 때 건너야 한다라는 어른들의 말씀을 들으면서도 파란색을 엄연히 다른 것임에도 파란색과 녹색을 모두 파랗다고 말하는 그들을 이야기에 대해서 갸웃거리면서도 그저 그것이 하나의 정형화된 것이려니 생각하고서는 그 이상의 물음은 하지 않은 채 지금까지 지내왔다. 그렇게 지내온 지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기에 별달리 궁금하다고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을 이 안에서 마주하는 순간, 그 동안 왜 나는 단 한번도 누군가에게 이 안의 것들을 물어보지 않았던 것인지, 라며 스쳐 지나갔던 찰나의 시간들이 아쉽게만 느껴져 그 여느 때보다도 부지런히 이 안의 이야기들을 탐독해 나가기 시작했다.

김유정은 소설에서 노란 동백꽃이라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동백꽃은 붉은색입니다.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에 나오는 동백꽃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동백꽃이 맞을까요?
 
붉은 동백꽃에 아무리 코를 바짝 대고 맡아봐야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냄새는 도무지 나지 않습니다. 그런 희한한 냄새를 풍기는 꽃의 이름은 생강나무꽃입니다. 잎이며 꽃을 비비면 생각 냄새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생강나무. 그래서 김유정이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냄새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본문

동백꽃을 사진 혹은 그림으로만 보았던 나로서는 동백꽃이 붉은 색이라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여전히 내가 모르는 또 다른 종류의 동백꽃, 그러니까 예쁜 노란색의 동백꽃이 또 있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사실 이러한 생각을 한 것도 이 책을 보면서 한 것이지 그저 동백꽃이라는 소설 속에 담겨 있는 의미나 이 안에서 나올 수 있는 문학의 문제들에 대해서만 생각했을 뿐인데 동백꽃이 사실은 우리가 알고 있던 그 꽃이 아닌 생강나무꽃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피식 웃음이 난다. 단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동백꽃의 진짜 주인공은 생강나무꽃이었다니. 그것이 강원도의 기후와 그가 자랐던 동네의 특색이었다니, 이것을 알고 나니 소설 동백꽃이 또 다르게 전해지게 된다.

 당 태종이 보냈다는 나비가 없는 모란도에 대한 일화가 사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의미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넘어 생채기가 있어야만 발아할 수 있는 연꽃의 생애를 바라보며 진흙에서 한 평생 지내고 있었지만 그 무엇보다도 청아한 꽃을 피우는 것을 보며 우리 내 생애도 그러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조선왕조실록>이나 <승정원일기>가은 공식문서에 영조가 직접 탕평채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기록이 없습니다. 다만 탕평채라는 음식의 이름이 처음 등장한 것이 영조 때인 것은 사실이고 다음 왕인 정조 때 사람, 유득공이 봄철 음식으로 추천한 것인데요. 음식 이름에까지 탕평, 즉 공평하게 고루 인재를 등용하는 뜻이 담긴 걸 보면 역설적이게도 당쟁이 얼마나 극심했는지, 또 그로 인해 한 정치적인 비극을 막고 화합을 이루고자 하는 염원이 얼마나 간절했는지 짐작할 수 잇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당쟁에 희생당한 사도세자의 아들 정도의 염원이 담긴 음식이 있습니다. –본문

 탕평채라는 음식에 대해서 들어보았으면서도 그 음식이 정조의 정치적 바람이자 자신의 아버지를 잃었던 비극적인 참사를 회고하며 올린 음식이라는 것 역시 이 안에서 처음 배우게 된다. 그러니까 이전에 내가 알던 탕평채는 그저 하나의 요리였다면 이 책을 통해 알고 난 탕평채는 그저 한 접시의 음식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많은 가슴 어린 사연이 담긴 음식으로 애잔하게 다가오게 되는 것이다.

 막연하게 알고 있었던 것들에 대해서 다시금 제대로 된 의미를 배우게 되면서 흘려 보냈던 것들 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마누라라는 어감이 왠지 가벼워 보여 나중에 결혼하게 되면 여보, 라고 불러주기를 바랐던 나로서는 마누라의 어원이 마노라로 조선시대의 궁중에서 사용했던 극존칭의 호칭이었다는 것에서 새삼 다르게 전해지며 마누라가 낮게 부르는 것이 아니었구나, 도 배우게 된다.

 아마 이 책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나는 내가 알고 있는 세상이 그저 전부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단편의 이야기들 속에 담겨 있는, 그 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것들을 넘어선 숨겨진 것들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아르's 추천목록


우리가 일상에서 부딪히는 철학적 질문들 / 앤서니 그레일링

 

   

 

독서 기간 : 2015.07.15~07.17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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