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날, 수목원
한요 지음 / 필무렵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스크를 벗고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거닐 던 일상이

이제는 한창 시간이 지나서

기억도 새록새록한 요즘,

#마스크 를 끼고 갑갑하게

지내야 하던 일상 속에서

힐링을 찾을 수 있는 에세이인

<어떤 날, 수목원>을 펼쳤는데요.





책을 펼치는 순간 아름드리 푸르른

#나무 가 가득한 수목원의 모습을

마주하자마자 마음에 편안해지는데요.

수목원의 모습이 드로잉으로 담겨 있어

어느 새 그곳을 걷고 있는 듯한

편안한 느낌이 들어서 자연스럽게

책장을 넘기게 되는 책이더라구요.




수목원 안의 #아름다운자연

그 자연 속에서 만난 사람들의 모습,

자신의 이야기며 그들의 이야기를

드로잉과 함께 담백하니 담아낸

이야기를 보고 있노라면 포근하니

함께 그 곳에서 햇살을 받으면서

거닐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드는데요.



파릇파릇한 봄에서부터 푸르름이

가득한 여름을 지나 다채로운 색상을

가을과 한적해보이는 겨울까지,

수목원을 통해서 사계절은 물론

많은 사람들의 삶 속 소소한 이야기도

만날 수 있어서 참 편안하니

그렇게 #위안 을 받으며 읽은 책이었는데요.

답답한 코로나 시국에 이 순간 만큼은

편안하니 자유롭게 거닐 수 있었던

<어떤 날, 수목원>의 후기였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렇게, 당신에게 가고 있어요
신혜진 지음 / 필무렵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루종일 #독박육아

아이와 시간을 보내느라 정신 없이

매일 보내고 있던 저를 위해서

오랜만에 시간을 내서 읽어본

<이렇게, 당신에게 가고있어요> 라는

그림 에세이 책인데요.


10여년 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또 다른 일을 찾아봐야지 하며 보내던 찰나

고맙게도 찾아온 임신 소식과 함께

뜻하지 않은 #코로나19 의 발현으로

가족들도 쉬이 만나지 못하는 일상 속에서

그 동안 잊고 있었던 기차여행을

이렇게 책을 통해서 하게 되었는데요.


밤새 #설렘 가득해서 뒤척이느라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지만

두근두근한 마음을 안고서

기차를 타고서 '당신'에게 가게 되는데요.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이

바로 우리 곁에 찾아온 봄날의 느낌이라

보는 내내 가슴이 따뜻해지면서도

마음이 편안해지게 되더라구요.


우리네 #인생 이 그러하듯

늘 밝고 아름다운 것들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힘들고 슬픈 일들도 마주하게 되는데요.

차장 너머 풍경 속 푸르른 새싹을 보며

두둥실 떠오르는 두근거림을 느끼다가도

열차를 집어 삼키는 듯한 터널을 보며

때론 두려움을 느끼기도 하며

감정의 소용돌이가 풍경을 따라서

함께 펼쳐지게 되면서 당신에게 가는

그 길 위에서 수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그 수 많은 시련과 역경을 넘은

#여정 속에서 나는 더 단단해져

당신에게 향하게 되는데요.

전 이 책을 읽는 내내 출산 과정 속에서

아이를 만나기까지의 일련의 시간이

책을 통해서 오롯이 떠오르게 되더라구요.


하루하루 두근두근 설레다가도

괜찮을까 하면서 걱정이 되기도 하고

늘 걱정과 근심을 안고 지내다가도

다시 또 웃게 되던 그 끝에

#엄마 가 되어 아이를 만난 모습을

전 이 책을 통해서 다시 돌아봤는데요.

그토록 간절히 바라던 당신이

저에게는 아이였는데, 여러분에게는

또 다른 누구일지, 읽는 내내 아름다운 풍경과

간결하지만 따스한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

이렇게, 당신에게 가고 있어요 에세인데요.


포근한 봄날, 마음도 따뜻하게 해주는

그림 에세이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려봅니다 :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인과 바다 꿈결 클래식 6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흑미 그림, 백정국 옮김 / 꿈결 / 201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득히 오래 전 이 책을 접했던 때에는 망망대해 속의 홀로 고군분투를 하고 돌아온 처량한 노인으로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그의 손에 남은 것은 거대한 청새치가 곁에 있었던 것을 증빙해주는 뼈 조각뿐이니구태여 이 지리멸렬한 시간을 보냈어야만 했던 것인가라며 그의 빈손을 보며 허망하게만 바라보았던 기억이 난다.


 물컵 속 반이 남아있는 물잔을 보며 어떤 이들은 반이나 남았네라고 말하는 이가 있다면 어떤 이는 반 밖에 남지 않았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물 잔 속 물의 양은 동일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에 그 물은 희망과 같은 존재가 될 수도또 다른 이에게는 아쉬움과 절망때론 비극이 될 수도 있는 혜안을 나타내는 말이 아닐까 싶다물론 반 밖에 안 남은 이는 그것을 채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을 취할 수도 있기도 하겠지만어찌되었건 이 소설이 이전의 나에게는 안타까운 시간을 보여주는 것이었다면지금 다시 만난 <노인과 바다>는 동일하게 그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더라고 그 시간이 절대 헛된 것이 아닌 이 시간이 있기 전과 후의 그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그러니까 결론적으로 현대의 우리네 모습과 비유하여 고군분투 속 결국엔 낙방한 수험생이였다손 치더라도 나는 그가 준비해온 시간들을 쉬이 아무것도 아닌시간만 낭비한 것들이라 말할 수 없으며 그는 실패라는 낙인을 받겠지만 분명 이전보다는 더 성장한 사람이 되었다는 것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어부라고 하기엔 그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들이 너무도 남루하여 초라해 보이는 것은 물론 80여일 동안에 한 마리의 고기도 잡지 못한 채 매일 바다로 나가는 노인을 보며 씁쓸함이 감돌았다대체 왜 나의 낚시대에만 고기가 낚이지 않는 것인지타인의 만선을 보며 시샘하기도 하고 현재의 자신의 상황에 푸념을 늘어놓을 만도 하지만 그의 두 눈 만큼은그 안에 담긴 신념만큼은 늘 생기가 돌며 내일은 또 다를 것이라며 희망을 품고서 매일 바다로 나가고 있다누군가가 그의 모습을 보았더라면 한심하다며 혀를 찰지도 모를 일이지만노인 그 자신은자신의 인생을 그렇게 바닥으로 끌어내어 바라보는 것이 아닌 다시 출발점에 서서 나아가게 하며 늘 푸르름 속에서 사는 소나무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미풍은 산산했고 항해는 순탄했다노인은 물고기의 허리 윗 부분만 바라보았다그러고 있으니 희망이 조금 되살아났다.
 
희망을 품지 않는 건 바보짓이야노인은 생각했다더군다나 그건 죄악임에 틀림없어. –본문


  바다 위에 서 있는 푸른 소나무내가 다시 마주한 그의 모습은 그러했다홀로 서 있는 망망대해의 2 3일이란 시간 속에 청새치와 씨름하는 동안에 그는 제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 늙어버린 몸그 중에서도 왼손을 다그치기도 하고 달래기도 하며때론 먹을 것마저 제대로 없어 간도 되지 않은 날 생선을 먹으면서도낚시줄이라는 선 하나에 연결되어 있는 물고기와 그와의 사투 속에서 그는 지칠지언정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이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때론 그는 물고기를 죽여야만 살아갈 수 있는 자신에 삶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하고 물 속에 드러나지 않는 청새치를 보면서 그의 죽음을 바라면서도 가냘프다 못해 곧 독수리의 먹이가 될 것만 같은 바다 새에게는 삶과 죽음의 사투 속에서 자신의 품 안에서만큼은 쉬어가기를 바라며 공상에 빠져보기도 하지만 어찌되었건 그는 다시 남루한 배 위에 낚시대에만 집중하고 있다.

  왼손은 당기는 힘을 전부 받느라 낚시줄 뭉치들을 돌아보았다줄이 술술 풀리고 있었다바로 그때 물고기가 어마어마한 파열음을 내며 바다 위로 뛰어올랐다그리고 육중한 소리와 함께 떨어졌다물고기는 잇따라 계속 뛰어올랐다줄이 쉴 새 없이 풀려나가는데도 배는 빠르게 전진했다노인은 끊어지기 직전까지 줄을 팽팽하게 당겼고줄이 헐거워질라치면 그때마다 반복하여 줄의 긴장 상태를 최고조로 유지했다. –본문

  그 오랜 사투 끝에 결국 노인은 청새치를 자신의 전유물로 만들게 되지만 그 오롯한 시간은 바다 위에서 쉬이 지켜지지 않는다바다라는 철저한 자연의 힘 안에서 배에 묶어 둔 청새치라는 인간의 표식으로 그저 혼자만의 위안이 될 뿐그 전유물에 수 없이 달려드는 상어떼의 표적이 되게 되는데홀로 바다에 나가 결국에는 승승장구하며 성공의 팡파레를 울리며 돌아서기를 바랐던 우리네 마음과는 달리 그는 돌아가는 길 조차도 험난한 시간을 지나야만 했다

  노인은 고물로 돌아갔다부러진 키 손잡이의 삐죽삐죽한 끝이 그런대로 키 홈에 끼워져 방향을 잡는데 문제가 없었다노인은 포대를 어깨에 두르고 배를 가던 길로 되돌렸다이제 배는 가볍게 움직였다노인은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았다그 어떤 감정도 들지 않았다이제 연연할 게 아무것도 없었다그저 떠나온 포구로 아무 탈 없이 돌아가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수완을 동원해 배를 몰 뿐이었다. –본문

 혹여 그 모든 시간은 허투루 지나버렸어라며 체념할 수도 있겠지만 바다 위에서 매 순간 그가 했던 시간을 되돌아보노라면그는 단 한번도 자신이 있던 그 순간을 최선을 다하지 않은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그리고 그 시간을 되새겨 보는 동안 이 이야기 속 그의 모습을 보며 그저 시간을 부질없이 흘러 보냈다 할 수 없을 것이다자신의 것이었어야 했던 청새치를 만났을 때에도그 청새치와 줄다리기를 하는 순간에도성공의 기쁨도 잠시 상어들에게 그 모든 것들을 빼앗겨야 하는 그 순간까지도 그는 늘 최선을 다해 그 시간을 보내고 있었으니 말이다.

 허망하게만 보이던 그의 빈손이 이제서야 그토록 묵직하니 위대해 보일 수가 없다그저 포기하고 돌아올 수도 있었던 2 3일을 시간을상어떼를 만나 청새치를 잃는 순간까지도 자신을 삶을 내려놓지 않고서는 계속 나아가려 하는 그의 모습은 다시 내게 바다 속에 피어있는 소나무로 인식되어 남아있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빈방
박완서 지음, 이철원 그림 / 열림원 / 201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직 책에 대한 뚜렷한 취향이 있다거나내 인생에 이 책만큼은, 혹은 이 작가만은 이라는 나만의 것이라 말할 수 있는 것들이 없기에 언젠가책장 하나에 내가 그토록 염원했던 책만을 모아두는 것이 소망이기에 지금도 조금씩이나마 책을 읽고는 있다지만, 그중에서도 웬만해서는 손을 대지 못하는 것이 있었으니 자기계발서와 경제, 경영, 종교에 관한 이야기다.

 원채외고집이 강한터라 자기계발서를 읽으면서도 그는 그의 삶은, 나는 나의 삶을 이라는 생각에 그 안에 내용들을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기에, 경제/경영분야는 아직 아는 것이없기에 읽기 버거운 이유로 회피하고 있다면 종교에 관한 내용은 감히 그 분야에 대해서 무엇이라 왈가왈부 해서는 안될 것 같은 영역이기에 좀처럼손을 대지 않고 있다.


 제가 예수에게 사로잡힌 건 바로 그 말도 안 되는 대목에서였습니다.사로잡혔다고는 하나 곧이곧대로 믿은 건 아니었습니다. 이건 분명히 위선일 것이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예수의 위선을 까발리기 위해서 성서를 통독했다고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저는 그분이 위선을 부렸다는 증거를 끝내 잡아낼 수 없었습니다. 그분은 처음부터 끝까지 보통 사람, 병든 사람, 미천한 사람, 천대 받는 사람과 진정으로 더불어 계셨습니다.
 
이제야 알겠습니다. 어떤계층의 사람과도 입장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하느님의 아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하느님이그를 보내심은 보통 사람을 하느님의 자녀로 편입시키기 위한 큰 역사였음을. –본문


 제작년이었던가, 천주교 세례를 받은 이후 몇 달은 꽤나 열심히 성당을 나섰지만 그 이후에는 냉담하고 있는나로서는 여전히 하느님의 존재에 대해서 명확하게 인식을 하고서는 그의 말씀을 따라서 온전히 움직이고 있다기 보다는 그저 잠시 그 안에서 쉬어가는사람처럼, 성당에 들러 미사를 드리고서는 조용히 홀로 나오는 그런 사람이기에 제대로 알지도 못할뿐더러종교라 함은 무언가 함부로 이야기해서는 안될 것 같은 생각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외면하기 일쑤였다. 아마도박완서선생의 이 <빈방>이라는 책이 아니었다면어떤 식으로든 종교를 기반으로 한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볼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인데 그녀의 이야기라는 말에 용기를 가지고서는 이 책을 마주해본다.


 예수를까발리기 위해서 성서를 통독했다, 라는 말을 담대히 하는 그녀를 보면서 이토록 용기있는 발언이 있을수 있다니, 라는 생각이 머리 속을 그득히 맴돈다. 제대로알지 못하기에, 혹은 그게 맞는 건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을 때 조차도 종교라는 이름 하에 성서에 적힌그의 말씀에 대한 의구심을 가져서는 안 되는, 그러니까 무조건적인 믿음으로 따라야 할 것만 같은 무언의압박감에 그저 고개를 돌리고서는 아직은 아니야, 라는 생각으로 멀게만 느껴졌으나, 그녀는 반항과 같은 마음으로 어떻게든 성서에 말씀을 읽고서는 그를 반박하겠다며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읽기 시작한다. 나는 그저 외면하고 모른 채 돌아섰다면 그녀는 예수와의 정면 돌파로 이 안에 깨달음을 얻은 것을 보며 다르지않은 출발선에서 전혀 다른 도착지를 보여주는 나와 그녀의 모습에 겸허히 이 안의 이야기를 들여다보게 된다.


 생명치고 귀중하지 않은 생명이 어디 있을까마는 효도 관광과 가족 단위의 여행이 많아 어린이가 희생되었다는사실이 우리를 참담하게 합니다. 이런 경우 우리가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우너망의 소리는 하느님은 없다는말입니다. 하느님이 계신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겠느냐는 거죠.
 
그러나 주님, 당신을믿고 당신을 닮겠다고 약속한 저희는 압니다. 당신은 거기에도 계셨으리라는 것을. 그리하여 마지막까지 가장 고통받는 사람의 고통까지 함께하셨으리라는 것을.
 
그걸 믿지 않고 어찌 이 참담한 슬픔을 견디리이까. –본문


 뉴스를통해서 여전히 지구 상에 전쟁이며 기아, 학살 등의 참혹한 현실이 드러나는 모습을 보노라면 어찌하여그들에게 그토록 가혹한 아픔을 시간만이 드리우는 것인지, 누구를 향해야 할지 모를 이 슬픔과 분노를보며 하느님이 계시다면, 이대로 이렇게 내버려 두시기만 하시는 건지,라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전재전능한 그가 있다면, 이상황을 어떻게든 종식시키거나, 아니 그 전에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주셔야 하는 것을 아닐까, 에서부터 시작하여 대체 종교의 힘은 무엇에서 기반으로 하여 시작되며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종교에 대한 믿음을가질 수 있는 것인가, 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기도 한다. 이모든 것을 그저 방관하고서는 바라만 그의 모습에서 만질 수도, 볼 수도 없는 그의 존재를 남겨진 활자를통해서만 받아들여야 하기에 늘 그를 향한 내 신념은 위태롭기까지 하다.


 주님을향한 신념과 믿음이 흐려진다고 한다면 나보다는 그녀가 먼저였을 것이다. 그토록 사랑하던 이들을 먼저떠나 보내야만 했던 그녀의 가슴은 냉가슴을 넘어서 꽁꽁 얼어붙어 그를 향한 분노만이 남았을지 모를 일이다. 그렇기에그녀는 하느님의 모습에 대한 반박을 위해 성서를 읽기 시작했다는 고백을 하지만 결국에 다시 그의 품 안에 자리하고 있다. 여전히 나에게는 의문 덩어리인 그 시간을 지나온 그녀의 이야기는 생경하면서도 또 하나의 세계로 접어드는 문을열어주고 있다.


 그때 문득 이 문명의 이기로 가득 찬 도시가 문명 이전의 광야로 변한 것 같아 섬뜩해졋다. 서울 한복판이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이 맹수만 으르렁거리는 불모의 광야나 다름없어 보이다니.
 
이럴 땐 누구라도 외쳐야 하지 않을까. “조금만 더 느리게, 조금만 더 못살자.”라고. 이렇게 급하게 이렇게 잘 먹고 잘 살기만 하다 우리는 도대체어떻게 되는 걸까? 나중엔 인간이 아니게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은 실은 우리 내부의 아직은 희미하지만다급한 외침이다. -본문


 이안의 모든 이야기가 종교와 관련된 것이었다면 그녀의 부드러운 어조에도 나는 넘을 수 없는담을 앞에 둔 기분으로 막막함을 느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녀가 보고 느끼고 생각했던 일상 속의 이야기들은 이 묵직한 이야기 속에 또 하나의 샘물 같은 느낌이었는데, 아이들의 동심을 무너뜨리면서도 그것이 더 큰 어른이 되는 길이라고 말하는 우리의 모습이라든가, 운전대 안에서 변모하며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든가, 이전보다나은 삶을 위해서 만들어 내는 것들이 사실은 우리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는 등의 그녀의 날카로운 시선이 담긴 이야기들을 보며 묵직한 이야기를 넘어우리네 삶을 들여다보게 한다.


 나에게이 책은 그저 한번 읽어서는 모든 것을 내 것으로 만들었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오랜만에 다운받았던 성서 어플을 보면서 그녀와 같이 조금씩 성경을 읽으며 상념에 잠길 즈음, 다시금 그녀와 함께책을 통해 대담을 나누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라시아 15,000km, 두 바퀴의 기적 - 베를린-서울, 100일간의 자전거 평화대장정
조선일보 원코리아 뉴라시아 자전거 평화원정단 엮음 / 21세기북스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르's Review

 

 

   

자전거를 타고서는 유라시아를 횡단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는 어떻게 그 긴 여정을 자전거로 건너려 했을까, 라는 생각과 동시에 무엇을 위해 그들은 이 고된 여정을 시작한 것일까 라는 물음이 떠올랐다. 기회가 된다면 어느 곳이든 해외로 나가고 싶다, 라는 생각만 막연하게 하고 있는 나로서는 그들의 이 엄청난 여정에 먼저 압도되어 책을 펼치기 시작했을 때 그들은 평화 통일을 위한 염원을 담아 그들이 페달을 힘차게 밟는 것으로 이 여행의 서막을 올리게 되었다 말하는 것을 보면서 그저 엄청난 열정이구나, 라는 생각에 경외심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통일은 언제 되나요?”
 
대원들은 여전히 모른다. 오늘 땀을 흘리며 페달을 밟지 않으면 내일 그곳에 가까이 가지 못한다는 것은 안다. 원코리아 로드에는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남북이 함께 두만강과 압록강을 자전거로 달리고, 한반도의 등줄기 백두대간을 걷고,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산 정상에 오르는 꿈을 꾼다. –본문

물론 그들의 이 행보가 지금 당장 우리에게 통일을 가져다 주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 평화 통일을 꿈꾸며 그것을 위해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그 작은 움직임은 언젠가는 큰 파도처럼 이 모든 것들을 변화시키는 힘이 되지 않을까. 그렇기에 그들은 이 여정의 시발점을 독일에서 처음 시작하고 있었고 한때는 분단국가였던 서독과 동독이 이제는 독일이라는 이름으로 하나되어 평화롭게 지내고 있듯이 우리나라 역시 그러기를 바라면서 브란덴부르크의 문을 넘어서 이 고된 여정을 펼치게 된다.

나폴레옹은 1806년 프로이센 전쟁에서 승리한 뒤 브란덴부르크 문을 지나 베를린에 입성했다. 1933년 집권한 히틀러는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섬뜩한 친위대 횃불 퍼레이드를 벌였다. 1987년 레이건은 브란덴부르크 문을 가린 베를린 장벽에서 연설했다. 소련 서기장 고르바초프를 향해 진정 평화와 자유를 추구한다면 이 문을 열고 이 장벽을 허물어버리라고 했다. 2년 뒤 장벽은 제풀에 무너졌다. 콜 서독 총리가 모드로 동독 총리의 환대를 받으며 들어서는 순간 브란덴부르크 문은 통일의 문이 되었다. 장막을 걷고 냉전을 끝냄으로써 현대사의 큰 매듭 하나가 지어졌다. –본문

 베를린을 시작으로 폴란드를 거쳐 가면서 폴란드의 역사 안에서도 주변국들의 침략으로 인해 아픈 시간들이 있었는데 그 안에서도 쇼팽의 이야기는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러시아, 오스트리아, 프로이센에게 영토가 분할됨에 따라서 폴란드라는 국가가 없을 때 태어난 쇼팽은 그럼에도 자신의 조국에 대한 애정은 그 누구보다도 깊었으며 죽음을 넘어서라도 그는 조국에 묻히기를 원했다. 그렇기에 그는 파리에 있을 지 언정 자신의 심장은 폴란드로 옮겨 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눈을 감은 그의 마지막은 민족의 언어와 예술이 살아 있는 한 언젠가는 다시 그들의 이름을 꽃피울 수 있다는 희망을 대원들에게 전해주고 있었다.

지금은 대학 아시아연구소와 함께 스기하라의 집이 됐다. 2차대전 초기 1939년 여기에 살며 일했던 일본 영사대리 스기하라 지우네를 기린다. 리투아니아에는 폴란드 유대인 12만 명이 나치를 피해 와 있었다. 리투아니아 유대인도 20만 명에 이르렀다. 이들은 곧 닥칠 나치로부터 탈출해야 했지만 비자를 내주는 공관이 거의 없었다. 이듬해 소련이 리투아니아를 차지하고 외국 공관을 쫓아내면서 사정이 더 급박했다. 일본 영사관에도 유대인이 몰려왔다.
 
스기하라는 이들이 일본을 거쳐 3국으로 갈 수 있는 통과 비자를 주기로 마음먹었다. –본문

독일인들은 나치의 만행과 더불어 그 당시 피눈물을 흘리며 세상을 떠나야 했던 수많은 유대인들을 기리며 계속해서 당시의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며 전범에 대한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이것은 과거에 자신들의 반성이자 그 반성을 기반으로 하여 앞으로 더 나아가고자 함 일텐데 일본은 스기하라가 펼친 이 위대한 업적만을 기리며 그들 자신이 저지를 만행을 스기하라의 이름으로 가리려고만 하는 것을 보노라면 억장이 무너지게 된다. 하늘을 무너뜨린 이들이 손바닥으로 그것을 가린다고 가려질까 만은 여전히 그들의 목소리는 한결같이 울려퍼지고 있다는 것에서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모두에게 어제 오늘 달린 길은 하나같이 초행길이었다. 오로지 내비게이션 하나에 의지해 낯선길에 나서는 것은 때로는 신선하고 때로는 비장했다. 모스크바와 니즈니노브고로드 구간에서는 선도차와 자전거 대열 사이에 사인이 맞지 않아 서로 다른 길을 간 적도 있었다. 선도차의 역할은 몇 킬로미터쯤 앞서 가며 교통량이나 도로 상태 등을 점검해 자전거 대열에 알려주는 일이다. 길 안내뿐 아니다. 그날그날 점심식사를 할 수 있는 장소를 미리 물색해놓는 것도 맡겨진 일이다. –본문

 니즈니노브고로드에 다다른 일행은 우리의 역사 속 아관파천의 나날을 떠올리며 민영환의 안타까운 죽음과 힘이 없던 우리의 안타까운 현실을 다시금 목도하게 되는데 그 때의 기억이 있어서 일까. 나에게 있어서 니즈니노브고로드는 왠지 서글프게만 다가왔다.

수 많은 우여곡절을 넘어서 러시아를 넘어 강원도의 철원에서 마지막 야영을 하면서 베를린에서부터 시작된 그들의 여정은 점차 끝을 향해 가고 있다. 우리가 얼마나 평화를 바라며 그 평화를 기반으로 하나가 되길 원하는지를 담을 한 발 한 발의 페달이 닫은 그 모든 도로에서 전해졌으리라 믿기에 그들의 긴 여정이 여느 때보다도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긴 여정 속에서 각 나라마다 담겨 있는 역사적 배경과 그 도시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이야기들, 그곳을 통과하며 이들이 남겨 놓은 하나하나의 추억을 모아보는 재미가 꽤나 쏠쏠하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문장의 흐름이 너무 짧아서 전체적인 흐름이 끊기는 경우가 꽤나 있다는 점이었다. 문장과 문장을 연결해서 호흡이 조금만 더 길었더라면 더 집중해서 이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 든다.

 

 

아르's 추천목록


『유라시아 신화 기행』 / 공원국저

 

 

 

독서 기간 : 2015.07.28~07.29

by 아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