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케도 두 달 연속 이달의 당선작 뽑아주셔서 적립금을 또 받았다. 작년에는 나름 열심히 리뷰 잔뜩 쓰는데도 뉴스레터만 실어주고 적립금 당첨은 안 되서 섭섭했다. 왜 안 주긴 못 써서 안 주지…
알면서도 뭔가 재미있는 상상을 해서 가상의 인터넷 서점 코끼리북스를 둘러싼 유저들의 리뷰 당선 쟁탈전, 서점 엠디들의 속사정을(알지도 못하면서 뇌피셜로ㅋㅋ) 그린 습작을 문화센터 숙제로 써냈다. 유저들은 명예로운 판테온(?)이라는 우수 리뷰 페이지에 오르기 위해 열심히 리뷰를 써 올리고, 그와중에 비밀댓글로 벌어지는 사건과 이어지는 관계망을 엠디들은 관리자모드로 다 지켜보고 있다(…)는 전지적 시점… (제목이 ‘관리자모드’ 입니다.)
같은 수업 듣는 습작생들은 합평하기를, 누가 몇 푼이나 준다고 리뷰에 목숨 거냐고 너무 비현실적이라고 해서 어, 있는데 그런 마을 저어기 있는데…
소설 전문은 나아아아아아중에 제가 글로 성공하면 출판물로 보실 수 있습니다. ㅋㅋㅋㅋㅋ

하여간에 감사하게도 받은 적립금은 당일 탕진해야 제맛! 하고 책은 천천히 내 돈으로 사고 굿즈를 사자! 하고 알라딘 문구점 세일 쿠폰이 마감일이길래 마그넷 세 종류를 질렀다!!!

1) 태양계 마그넷1. 태양 수성 금성 지구 달 (지구형 행성 분류라면 화성이 있어야 하는데…항성 행성 위성 다 섞임ㅋㅋㅋ)
2) 태양계 마그넷2.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매몰차게 명왕성 뺐다가 오백원 더 받고 다시 합류시켜줌…이로써 태양계 행성 및 카이퍼대 친구 하나 세트가 됨)
3) 스누피 만년 자석 달력. 나오자마자부터 가지고 싶었는데 비싸서 망설이다 할인하고 적립금 생긴 김에 지름. 행복한 눈물 ㅠㅠ
그리고 꼬마들 스티커북 사주느라 결국 적립금 초과해서 돈 더 씀…

기쁘게 잘 쓰겠습니다. 네 살 작은 꼬맹이가 천체 자석에 흥분해서 스티커북도 패대기치고 냉장고에 이리저리 붙이며 한참 잘 놀았다. 그래서 아직 받은지 두 시간도 안 되었는데 토성 테두리 벗겨질락말락…내구도는 약한 편입니다. ㅎㅎㅎ

+몇 시간 꼬맹이가 붙였다 뗐다 하고 나니 너덜너덜 ㅠㅠ 예쁜 것들은 왜 약할까.


댓글(20) 먼댓글(0) 좋아요(3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구단씨 2021-09-14 19: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아. 저런 게 있었어요? 저는 처음 봅니다. ㅎㅎ 마그넷 너무 예뻐요.

반유행열반인 2021-09-14 19:05   좋아요 3 | URL
자석들이 예뻐서 책 두 권은 살 걸 다 질러 버렸네요 ㅎㅎㅎㅎ

막시무스 2021-09-14 19:0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완전 꿀 탕진인데요!ㅎ 축하드립니다!ㅎ

반유행열반인 2021-09-14 19:06   좋아요 4 | URL
가끔은 예쁘고 무용한 소비도 좋은데 제맘대로 유용한 소비! 실용적인 소비! 라고 우겨봅니다 ㅎㅎㅎ감사합니다!

새파랑 2021-09-14 19:2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태양계 마그넷 예쁘네요. 저도 예전에 스누피 마그넷 달력 샀었는데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ㅎㅎ
보람찬 적립금 사용일지네요~!!

반유행열반인 2021-09-14 19:41   좋아요 4 | URL
제 달력도 조만간 어디에 있지? 하게 될까요 ㅎㅎㅎ

scott 2021-09-14 20:2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짠돌이 알라딘 이번에 책갈피 구매 하라고 이천냥! 할인쿠폰 주던데 ㅋㅋ 마그넷 행성 마그넷! 생각 보다 크네여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1-09-14 20:31   좋아요 5 | URL
스누피는 코팅된 자석이라 내구도 좋은데 천체 마그넷은 그냥 인쇄된 그림 붙여놓은 형태라 막 다 벗겨져요…하루짜리 내구도치곤 가격이 비싼 편이요…예레기여…

파이버 2021-09-14 20: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태양계 마그넷 고민했는데 역시나 내구도가 약했군요ㅠㅠ
스누피 달력도 화사하니 예쁜데 스누피 달력 옆에 조르주 심농 아저씨 소설책이 눈에 띄네용

반유행열반인 2021-09-14 20:41   좋아요 3 | URL
저 어느 소설에서 저 소설을 계속 언급해서 모아만 놓고 아직 모두 개시전이에요 ㅎㅎㅎ

지유 2021-09-14 22: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스누피 달력 저도 있어요! 근데 시간 지나면 자석이 쪼끔 누리끼리해지더라고요. ㅋㅋ 그래도 한동안 매달 자석붙여서 달력 만드는 재미가 있었어요. ^^

반유행열반인 2021-09-14 22:08   좋아요 3 | URL
그 반짝반짝한 코팅이 누래지는 군요 ㅠㅠ같은 달력 반갑습니다!!!!!

얄라알라 2021-09-14 22: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쉬~~입~~게~~이,

탕진하셨네요. ㅋㅋ상금은 탕진해야 제맛.! 열반인님 어록!

저는 받아봤어야 탕진을 해보죠!###^^ ?

그런데 태양계 시리즈는 탕진하고파지는 디쟈~~인 입니다. 저도 마우스패드 태양계로 바꾸었어요^^

소설 나중에 나오기를 응원 미리 합니다!

반유행열반인 2021-09-14 23:14   좋아요 1 | URL
응원 감사합니다! 마우스패드는 튼튼하겠죠? 천체 자석은 하루짜리라 (다 합치면 만오천원 넘는데 ㅠㅠ) 조금 아쉬운 내구도네요 ㅠㅠ

Yeagene 2021-09-14 23: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다 이쁜이들로 잘 사셨네요!ㅎㅎ
이런 아이들도 나오다니..정말 끝없는 굿즈의 세계입니다♡

반유행열반인 2021-09-15 07:08   좋아요 2 | URL
이제 그만 지르고 사둔 책을 좀 봐야겠...(이 말만 한 백 번 한 거 같아요 ㅋㅋㅋ)

붕붕툐툐 2021-09-14 23: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이쿠~ 오늘에서야 제가 왜 약한지 알게 되었네요!ㅋㅋㅋ 저는 반열님 글이 나오기를 간절히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꼬마들의 스티커북은 진리죠~ 반열님 댁 냉장고가 우주로 날아갈 거 같습니다!ㅎㅎ

반유행열반인 2021-09-15 07:10   좋아요 1 | URL
붕붕툐툐님은 약하지 않고 강하신데 저에게만 약하신가요?!?? ㅋㅋㅋ 그런데 수학 푼다고 깝쳐서 글 나오는 건 기하와 미적분 뒤로 밀리는 건 아닌지... 스티커북은 옳습니다. 환경엔 미안하지만 지능 소근육 발달에는 좋더라구요. 구매목록 중에 스티커북이 오백권은 될 듯...

syo 2021-09-16 2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귀여운 꼬맹이 손 ㅎㅎㅎㅎㅎㅎ 😍

반유행열반인 2021-09-16 21:07   좋아요 0 | URL
책보는 제 옆에서 자꾸만 자기 보는 책 쪽으로 제 손 꼭 쥐고 안 놔주는 집요한 손입니다 ㅎㅎ
 
[eBook] 에덴의 동산 : The Garden of Eden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김선영 옮김 / 민중출판사 / 201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10912 어니스트 헤밍웨이.

원제 The Garden of Eden

헤밍웨이는 어려서 봤던 노인과 바다 말고는 읽은 작품이 없었다. 작년 여름에 이 책을 전자책으로 사서 보다 말았었는데 얼른 읽어 치우자 하고 다시 펼쳤다. 문득 어쩌다 이 책을 보게 되었는가 되짚어보다가 작가들의 복잡한 연애사를 다룬 ‘미친 사랑의 서’에서 헤밍웨이 결혼사를 다룬 부분이 있던 게 생각나서 거기서 봤나보다, 하고 다시 그 부분만 찾아 읽었다.
헤밍웨이는 네 여성과 결혼했다. 첫 부인 헤들리 리처드슨과 헤어지고 폴린과 살던 중에 스페인 내전 취재 중 친밀해진 마사 겔혼과 살기 위해 폴린을 매정하게 차버린다. 그래놓고는 종군기자로 활동하며 전쟁터를 누비는 마사를 질투하며 커리어를 방해하고, 다른 전쟁특파원인 메리 웰시를 꼬셔서 또다시 결혼한다.
다 읽고 나니 내가 읽던 소설에 대한 건 언급조차 없었다…그렇지, 이제 기억나는데 우연히 삼각관계를 다룬 The Garden of Eden을 소개하는 영문으로 된 페이지를 찾았고, 서점을 뒤져보니 이 소설이 헤밍웨이 사후 발표된 유작이라고 하면서 번역해 2002년에 내놓은 걸 찾았었다. Garden이 왜 정원이 아닌 동산으로 번역되었는지는 갸웃했지만. 어쨌거나 다시 읽다보니…
미처 다 못 읽고 내팽개친 이유를 다시금 새기게 되었다. 번역된 문장이 진짜 엉망진창이었다. 번역기 돌려도 이거 보다는 나을 것 같았다. 대화체로 죽 이어지는데 남자와 여자 대화 구분하는 게 어조가 아니라 여자는 다 존대말 쓰고, 그러다가 갑자기 반말 툭 튀어나오면 읽다가 헷갈려 버리고 ㅋㅋㅋ 으악 역자 서문에도 자기 부족한 번역 언급하던 번역자여…이 정도면 진짜 책으로 내면 안 되는 거 아닐까요… 그래도 결말이 궁금해서 꾸역꾸역 읽었다.

작가인 데이비드와 그의 부인 캐더린은 스페인과 프랑스를 여행한다. 캐더린은 자유분방하고 제멋대로인데다 젠더정체성이나 성적지향도 오락가락 하는 중인 것처럼 보인다. 머리를 아주 짧게 자르고 은발로 염색하고, 데이비드도 미용실로 데려가 자신의 머리모양과 똑같이 만든다. 그리고 여행 중 우연히 마주친 마리타란 여성을 데려와 데이비드에게 선물 안기듯 자꾸만 떠민다. 처음엔 뭐하는 짓이냐고 역정내던 데이비드도 자신의 소설을 이해해주는 마리타의 아름다움에 반하고, 캐더린도 자꾸만 마리타랑 잘해보라고 부추긴다. 그러다가 캐더린이 너 나랑 같이 한 여행에 관한 에세이나 써, 하면서 데이비드가 힘들게 쓴 소설들을 다 불태워버리고 떠나자 데이비드는 기다렸다는 듯 마리타와 밤을 보내고 새로운 관계에 만족한 듯 불태워진 소설을 다시 재생한다.

처음에는 캐더린이 진짜 자기 멋대로네, 싶었지만 중간에 헤밍웨이의 연애사를 훑고 오니 이 인간, 아예 소설 속에서 자기 판타지를 다 실현해 놓았구나 싶었다. 한 결혼 생활이 소진될 무렵 부인이 알아서 다른 여자 데려다 놓고 미워할 구실(목숨 걸고 쓴 소중한 원고를 폄하하고, 아버지를 욕하고, 심지어 아버지에 관해 쓴 소설을 불태우고) 만들어 놓고 자기는 멀리 홀로 휙 떠나버리는 장면이라니, 그게 부인들한테 바랐던 바인가… 하여간에 글 잘쓰는 새끼 치고 온건한 애정관 가진 인간은 참 드물구나…슬프다 인생이여…싶었다.

거지같은 번역문 중에서도 그래도 데이비드가 써나가는 소설 속의 소설, 아프리카에 살던 어린 날 멍뭉이 키보랑 밤에 나갔다가 큰 상아를 지닌 코끼리를 발견하고 아빠랑 쥬마 아저씨에게 말했다가 그 코끼리를 사냥당하게 만들었던 슬픈 일에 관해 쓴 이야기가 인상깊었다. 바깥 이야기는 전에 읽은 뒤라스의 ‘타키니아의 작은 말들’이나 ‘여름 밤 열시 반’이랑 꽤나 비슷한 느낌이었다. 연인 또는 부부가 자동차로 유럽 여행 다니면서 호텔에서 밥 먹고, 술 마시고, 수영하고, 반복. 그와중에 연애 사건. 그렇게 여유적적 지중해 햇볕 즐기면서 아침엔 글쓰고 나머지 시간에는 술먹고 수영하고 혼란한 감정으로 티격태격하는 게 마냥 한가로워 보여 배부른 자식들, 행복한 줄 모르고, 하며 부럽기도 했다. 그치만 나도 한가롭게 책 읽고 이거저거 먹고 독후감 쓰는 주말 보냈잖아? 실컷 사랑하는 날들 보내고 있잖아? 행복한 줄 알자.


+밑줄 긋기
-“그래, 나는 당신을 파멸시키고 말 거야. 그러면 아마 사람들이 방 바깥 건물 벽에다 기념패를 붙여 놓을 걸. 한밤중에 일어나서 당신이 듣지도 상상하지도 못한 일을 저지를 작정이야. 어제 밤에도 그러려고 생각은 했지만 너무 졸려서…….”

-“우리가 뭘 천천히 하기 위해서는 그 길 밖에 없어. 그걸 몰랐어? 물론 알고 있었겠지. 지금, 지금처럼. 마치 우리 심장이 함께 두근거리는 것처럼 말야. 그래도 모르겠어? 마찬가지야. 그것 밖에 다른 별 것은 없어. 하지만 결국 우리는 아무 것도 아니야. 그렇게도 귀엽고, 그렇게도 좋고, 그렇게도 좋고, 귀엽고…….”

-한참 만에 그는 만 쪽으로 다시 헤엄쳐 와 검붉은 바위 위로 기어올랐다. 그곳에 앉아 그는 햇볕을 쬐며 바다 속을 들여다보았다. 홀로 있다는 것과 그날의 일을 마쳤다는 것이 기분이 좋았다. 그러자 일을 끝낸 후면 언제나 느끼는 외로움이 꿈틀거리기 시작해서, 그는 그 여자들을 생각하며 그들을 그리워하기 시작했다.
어느 한 사람을 따로 그리워한 것이 아니라, 다만 자기가 그들을 얼마나 그리워하는가에 대해 생각했다.
그는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하여 외로움을 느끼는 동시에 두 사람 모두에 대하여 외로움을 느꼈다. 그리고 두 사람을 다 원했다.
바위 위에서 햇볕을 쬐고 바닷물을 들여다보며 그는 그 두 사람을 동시에 원하는 것이 잘못이라는 것을 깨달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두 사람 중 어느 누구하고의 일도 좋게 끝낼 수 없고 또 너 자신도 이젠 좋게 끝낼 수 없어, 하고 그는 스스로를 타일렀다. 하지만 네가 사랑하는 사람을 탓하려고 하지도 말고, 누구의 잘못인지 가리려고 하지도 마라. 때가 되면 다 가려질 것이고 그것은 네가 할 일이 아니니까.

-캐더린은 방에 있지 않았으며, 아직도 아프리카야말로 빈틈없이 현실이고 그가 지금 있는 이곳에서의 모든 것들은 사실 실재가 아니고 허구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테라스 쪽으로 다시 되돌아가서 마리타에게 말을 걸었다.
안녕, 캐더린 봤어?
어디론가 가 버렸어요. 꼭 돌아오겠다고, 그 말을 전해 달라고 했어요.
갑자기 이것은 허구가 아니었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지?
모르겠어요. 자전거를 타고 갔어요.
큰일 났는데. 우리가 뷔가티를 산 후에는 한번도 자전거를 탄 적이 없었잖아.
그녀도 그렇게 말했어요. 다시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고요. 아침은 잘 보냈어요?
모르겠어. 내일이 되면 알 수 있겠지.

-쥬마가 피투성이가 된 채로 절룩거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찢겨진 이마가 오른쪽 눈을 덮었고 코뼈는 드러나 있었고 귀 하나는 찢겨진 채로 말없이 데이비드에게 총을 낚아채 총구를 거의 코끼리 콧구멍까지 쑤셔 넣고는 성이 난 듯 방아쇠를 연거푸 당겼다.
첫발을 맞자 코끼리 눈은 번쩍 떴다가는 다시 흐려지기 시작했다. 이어 양 귀에서 흘러내리는 새빨간 피는 잿빛으로 주름진 가죽을 적셨다. 그때의 그 피는 전과 다른 것이었고 데이비드는 그 피가 그 전과 다르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이제 모든 위풍, 모든 장엄, 모든 아름다움은 그 코끼리에서 사라져 버렸다. 코끼리는 이제 단지 하나의 쭈글쭈글하고 거대한 덩어리에 불과했다.

-“내 생의 전성기를 이 사람한테 줬다고는 말할 수 없어. 왜냐하면 데이비드와 함께 산 것은 겨우 3월부터니까. 그러나 내 생에서 최고의 몇 달간을 이 사람에게 준 건 틀림없어. 어쨌든 내게는 가장 재미있게 보낸 몇 달이야. 그렇지만 누구든 저 남자가 교양이 없고, 서평 기사들이 가득 찬 휴지통에서 수음을 한다는 것을 발견한다면 기겁을 하겠지. 어떤 여자라도 낙담할 거 아냐. 솔직히 난 그것을 참고 견딜 수 없어.”

-여름이 지나가 버리고 난 뒤 하루하루의 따스한 날들은 여분의 것이니 이 좋은 날을 낭비해선 안 되겠지. 보람 있게, 될 수 있는 한 아껴야 한다고 데이비드는 생각했다.

++이 소설 소개 받은 가디언 기사도 다시 찾아냈다. 이거 보고 헨리와 준 (아나이스 닌)도 샀는데 이것 역시 (더럽게) 재미없어서 읽다 말았는데 역시…조만간 읽어치워야지…

https://www.theguardian.com/books/2009/jun/23/ewan-morrison-menage-trois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cott 2021-09-12 22: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노인과 바다 부터 읽고 헤밍웨이는 바이바이 🖐였다가 단편은 빼어나다는 거! 인정 하지만 울 나라에 헤밍웨이 제대로 번역하는 분이 없는게 아닌지 ㅋㅋㅋ에덴동산은 헤밍웨이의 숨겨진 걸작인데 바람둥이 한때는 행복했던 시절을 이렇게 글로 표현 한 것 같습니다. ^ㅅ^

반유행열반인 2021-09-12 22:34   좋아요 3 | URL
제가 이 소설 알게된 기사 다시 찾아냈는데 같은 소재만 모아도 리스트 길게 뽑히더라구요…

붕붕툐툐 2021-09-12 22: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번역이 이 수준인데 이 와중에도 좋은 부분 찾아내시는 당신은 이 시대의 성인.ㅋㅋㅋㅋㅋ
헤밍웨이가 네 번이나 결혼한 거 첨 알았네요. 전 사실 헤밍웨이 책 읽은게 없는 거 같아요. 이 책도 읽고 싶은데 발번역은 정말 엄두가 안나네용~~

반유행열반인 2021-09-12 22:36   좋아요 3 | URL
읽다보면 화가 나는 와중에도 내가 산 책이니 내가 책임져야지…얘들의 끝도 봐줘야지…하고 일요일 내내 읽었어요. 그런 헤밍웨이라도 좋다고 결혼해준 그분들도 참 뭐에 끌렸을지 마성의 헤밍웨이…

파이버 2021-09-12 22: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표지 디자인 진짜 옛스럽네요… 헤밍웨이 아저씨 막연하게 좋게 생각했는데 좋은 남편은 아니었군요;;

반유행열반인 2021-09-12 22:37   좋아요 2 | URL
이름 널리 오래 남긴 이들이 곁의 사람들에게는 좋은 사람인 경우가 아예 없진 않겠지만 아주아주 드물더라구요. 그러니 유명해지지 말고 주변에 잘 하며 살아야겠다 ㅋㅋㅋㅋ(인과의 오류)

페크pek0501 2021-09-12 23: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노인과 바다보다 킬리만자로의 눈을 읽고 뿅 갔어요. 완전히 빠져 들게 하고 이상한 체험을 하게 했어요.
그게 소설의 기술일 듯해요. 감탄했었어요. ^^

반유행열반인 2021-09-13 06:41   좋아요 1 | URL
어느 소설에 오롯이 빠지고 독특한 체험을 하는 경험은 부럽네요 ㅎㅎㅎ잘쓴 소설은 참 좋죠 ㅎㅎㅎ

새파랑 2021-09-12 23: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나름 헤밍웨이 책 많이 읽었는데 이 책은 처음 보는거 같아요 😅 그래도 별 3개준 열반인님은 열반의 경지에 이르신듯~!!

반유행열반인 2021-09-13 06:43   좋아요 1 | URL
많이 읽으셨군요. 죽고나서 86년엔가 유족들이 발굴?해서 출판했나본데 번역은 별 하나 소설 서사랑 구성은 별 네개쯤 되서 평균 셋이요 ㅋㅋ알라딘은 별 반 개 점수가 없는게 늘 아쉬웁네요

Yeagene 2021-09-13 11: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글 읽으니 헤밍웨이 개인의 환타지를 적은 거 맞는 것 같습니다..헤밍웨이가 이런 글도 썼군요...

반유행열반인 2021-09-13 11:41   좋아요 1 | URL
출판이 사후이다 보니 언제 집필한 소설인지는 파악하기가 어려워요. 저는 처음에는 번역이 하도 별로라 굉장히 초기작인가? 했어요. ㅎㅎㅎ
 
죽어가는 짐승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10911 필립 로스.

세 번째 읽는 필립 로스. 얇은 거 먼저 꺼내 야금야금 읽고 있다. 조금만 읽어도 느낌이 뽝 왔다. 이 양반…나같네…아니 늦게 난 내가 이 양반 같은 건가… 인간관, 애정관 가만 보면 빻았지만, 으아니 내가 생각했거나 생각할 걸 벌써 이십 년 전에 써놓았네…싶었다. 문득 궁금했다. 이런 책을 읽는 일이 이런 인간을 만들어내는지, 이런 인간이라서 비슷한 책을 골라 읽고 좋다고 짝짝짝 박수를 치는지. 이제는 뭐가 앞서고 뒤따르는지 알 수가 없다.
2001년 나온 이 소설은 그대로 특정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오늘(2021.9.11.) 같은 날 심상치 않게 읽히는 빈라덴 이름도 말미에 잠시 툭 튀어나온다. 이십 년 전에 삼십 대 초반이던 콘수엘라가 암에게 지지 않았다면 이제는 오십 대 초반이겠다. 그 시간이 데이비드의 욕망의 대상이 되는 젖가슴으로만 결코 남지 않는, 새로운 자기만의 서사와 아바나를 찾는 시간과 결코 오지 않을 줄 알았던 행복으로 가득 찼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칠십 노인네인 화자 데이비드는 그 이야기를 모를 것이다. 나이 덕에 일찌감치 죽을 거니까. 필립 로스 할배도 그새 갔네. 순식간에 암으로 자신이 거친 노화의 시간을 따라잡은 콘수엘라를 보는 데이비드의 마음에는 안쓰러움도 있어 보였지만, 내가 못 되서 그런지 왠지 모르게 이새끼 입꼬리 올라간 거 같아… 너도 이제 나랑 같은 속도야, 하는 느낌이었다. 기분 탓이겠지… 내가 심술쟁이인거지…
야한 소설이라도, 너무나 솔직해서 으이그 대놓고 짐승이네 짐승이야, 하는 인물들만 잔뜩 나와도 잘 쓴다, 잘 써, 하고 압도하는 거장 할배의 소설 사 둔 게 아직 세 시리즈 남아서 신났다. 아껴 읽어야지… 소설을 좋아하는데도 펼칠 엄두가 잘 안 난다. 자꾸 회피스킬 쓰면서 엉뚱한 책만 본다. 좋아하는데 읽기 시작하기가 두려운 소설이라는 세계…너무 빠져 버릴까 봐…

모딜리아니의 누드는 표지 그림으로 써서 바로 확인할 수 있었는데, 길게 묘사된 스탠리 스펜서의 The leg of mutton nude는 검색해서 찾아 보았다. 글로 길게 묘사하고 써 먹을 만큼 강렬했고, 이 소설 속에서 혼인 제도를 강하게 부정적으로 보는 걸 그림 한 장에 다 눌러 그려놓았다 싶었다. 여기 올리면…검열 삭제 당하나… 이거 1937년도의 네오 로맨티시즘 계열의 예술 작품입니다…이 소설의 중요한 모티프로…엣헴…

쫄보니까 링크만 남겨 둡니다…궁금하신 분만 슬쩍…

Double Nude Portrait: The Artist and his Second Wife (The leg of mutton nude)
Stanley Spencer(1937)

https://uploads3.wikiart.org/images/stanley-spencer/double-nude-portrait-the-artist-and-his-second-wife-the-leg-of-mutton-nude-1937.jpg


+밑줄 긋기

-오직 섹스를 할 때만 인생에서 싫어하는 모든 것과 인생에서 패배했던 모든 것에 순간적으로나마 순수하게 복수할 수 있기 때문이야. 오직 그때에만 가장 깨끗하게 살아 있고 가장 깨끗하게 자기 자신일 수 있기 때문이야. 부패한 건 섹스가 아니야-섹스 아닌 나머지가 부패한 거야. 섹스는 단순히 마찰과 얕은 재미가 아니야. 섹스는 죽음에 대한 복수이기도 해. 죽음을 잊지 마. 절대 그걸 잊지 마. 그래, 섹스도 그 힘에 한계가 있어. 나도 한계가 있다는 걸 아주 잘 알아. 하지만 말해봐, 섹스보다 큰 힘이 어디있어?(88)

-성공적으로 관습에서 벗어나는 데에는 네 기질이나 가정교육과 어울리지 않는 과장된 행동이나 괴상한 옷이 필요하지 않아. 전혀 그렇지 않아. 네가 할 일은, 켄, 네 힘을 찾는 것뿐이야. 너한테는 그럴 힘이 있어. 그럴 힘이 있다는 걸 내가 알아-오직 새로운 형태의 곤경이 나타날 때만 그 힘의 동원이 불가능해져. 구호나 검토되지 않은 규칙의 협박을 넘어 영리하게 살고싶으면 너 자신의 것을 발견하기만 하면 돼… (103, 문장만 딱 떼어놓고 보면 겁나 맞는 조언 같지만, 대화의 맥락이 여자친구를 임신시킨 아들에게 책임질 필요가 없다는 말을 하는 아버지의 대사라는 점, 그 아버지가 어린 자기 제자들과 어울리기 위해 이혼한 인간이라는 점이 난감하다…혼란하다 혼란해…)

-내 아들은 오직 올바른 도덕적 자격을 갖춘 여자하고만 씹을 할 수 있어. 제발, 나는 아들한테 말해. 그것도 도착이구, 다른 도착보다 나을 것도 못할 것도 없어. 그저 그걸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렇게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마. (110)

-하지만 60년대? 그 유치함의 폭발, 그 천하고 생각 없는 집단적 퇴향, 그게 모든 걸 설명해주고 모든 걸 변명해준다고요! 더 나은 알리바이는 내놓을 수 없나요? 무방비 상태의 학생들을 유혹하고, 다른 모든 사람을 잃어가면서 자신의 성적 이익을 추구하고- 정말 불가피한 일이었겠네요. 네? 아니죠, 불가피한 건 어려운 결혼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어린 자식을 기르고 어른의 책임을 마주하는 거예요. 나는 그 오랜 세월 동안 어머니가 과장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과장이 아니었어요. 오늘밤까지도 난 어머니가 어떤 걸 겪으며 살아왔는지 잘 몰랐어요. 아버지가 어머니한테 준 고통, 왜 그런거예요? 아버지가 어머니한테 안긴 짐-아버지가 나한테, 어린아이한테 넘긴 짐, 어머니에게 세상의 모든 것이 되어주라는 짐, 왜 그런 거예요? 아버지가 ‘자유로워지려고’? 나는 아버지를 견딜 수 없어요. 절대 못 견딜 거예요. (112, 이야 도덕적 자식한테, 미래 세대에게 혼나는 게 이런 거로구나…제일 무섭네.)

-봐, 나는 이 시대에 속하지 않아. 네 눈에도 그게 보이잖아. 네 귀에도 그게 들리잖아. 나는 무딘 도구로 내 목표를 이루었어. 나는 가정생활과 그것을 보호하려고 일어서는 사람들에게 망치를 들었어. 또 케니의 삶에도. 내가 여전히 망치를 든 사람이라는 건 놀랄 일이 아니야. 나의 고집 때문에, 지금 시대에 속해 있고 지금까지 이것들 중 어떤 것도 고집할 필요가 없었던 네게, 내가 마을의 무신론자 비슷한 희극적인 인물이 된다는 것도 놀랄 일이 아니야. (137)

-내가 그랬지. “여기 와서 이 모든 걸 볼 수 있어 좋네요.” “네, 대단했죠, 안 그래요?” 케이트가 말했어. 그러더니 피로한 미소를 띠며 덧붙이더군. “조지가 날 누구로 생각했을지 궁금하네요.”(148-149)

-나는 카메라, 줌렌즈가 달린 라이카를 가져왔고 아이는 일어섰어. 우리는 커튼을 쳤고, 우리는 모든 불을 켰고, 나는 적당한 슈베르트를 찾아 틀었고, 아이가 춤을 추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옷을 벗기 시작했을 때 그 움직임은 약간 이국적이고 동양적이었어. 아주 우아하고 아주 무너지기 쉬워 보였지. 나는 소파에 앉아 있었고 아이는 서서 옷을 벗고 있었어. 아이가 옷을 벗어 하나씩 내려놓는 동작은 마법을 부린 듯 매혹적이었어. 마타하리. 장교를 위해 옷을 벗는 스파이. 그러는 동안에도 내내 당장이라도 부서져버릴 것 같았어. 아이는 먼저 블라우스를 벗었어. 이어 신발. 여기에서 신발을 벗는다는 것이 특별했어. 그다음에는 브라를 벗었어. 그러자 마치 옷을 벗은 사람이 양말을 벗지 않은 것처럼, 약간 익살맞아 보이는 느낌이었어. 가슴을 드러내고 스커트는 입은 여자는 나에게 에로틱하지 않아. 어쩐 일인지 스커트가 그림에 커다란 혼란을 일으켜. 가슴을 드러내고 바지를 입었을 땐 아주 에로틱하지만 스커트만 입었을 때는 효과가 없어. 스커트를 입으려면 브라를 그대로 차고 있는 게 차라리 더 낫지. 젖가슴은 드러낸 채 스커트만 입고 있으면 누구한테 젖을 먹이려는 것 같아. (160)

-사진. 콘수엘라가 나한테 사진을 찍어달라고 한 걸 결코 잊지 못할 거야. 밖에서 훔쳐보는 사람에게는 포르노그래피의 한 장면처럼 보일 뿐일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것은 포르노그래피와는 가장 거리가 멀어. “카메라 있어요?” “카메라 있지,” 나는 말했어. “저 좀 찍어주실래요? 선생님이 아시던 제 몸을 사진으로 갖고 싶어서요. 선생님이 보시던 대로. 곧 달라질 테니까요. 이런 일을 부탁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은 알지 못해요. 다른 남자한테는 이걸 부탁할 수가 없어요. 그럴 수 있었으면 선생님을 귀찮게 하지도 않았을 거에요.” “그래,” 나는 아이에게 말했어. “해보자. 뭐든지. 원하는 대로 말만 해. 뭐든지 해달라고만 해. 나한테 다 말해.” “음악 좀 틀어주실래요?” 아이가 말했어. “그러고나서 카메라를 가져오세요.” “어떤 음악을 원해?” 내가 물었어. “슈베르트요. 슈베르트의 실내악.” “알았어, 알았어.” 나는 그렇게 대답했지만 속으로, 하지만 <죽음과 소녀>는 안 되지, 하고 중얼거렸어. (168)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파랑 2021-09-11 21: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39금 느낌이 나네요 🙄

반유행열반인 2021-09-11 21:40   좋아요 4 | URL
저 아직 그나이 안 되었는데…너무 일찍 읽었습니까…

scott 2021-09-11 21: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안돼 ㅋㅋ 열반인님 로스옹이 최애로 자리 잡으시면 ㅎㅎㅎ
정영목님의 번역이랑 찰떡인 로스옹,,
열반인님 네미시스 사알짝 추천 ^ㅅ^


반유행열반인 2021-09-11 21:43   좋아요 3 | URL
왜 안 되나요… 왜죠… (빻은) 소설 세상을 떠받치는 산 기둥 쿤데라 할배랑 죽은 로스 할배랑… 유럽 할배 미국 할배 골고루 재밌네요ㅎㅎ 네메시스도 다른 쟁인 책 다 소진하면 모셔보도록 하겠슙니다!

라로 2021-09-11 22: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저도 그게 궁금해요, 어느 것이 먼저인지,,,건 그렇고, 저는 에브리맨하고 울분 좋았어요. 죽어가는 짐승은 안/못 읽어봤는데 읽어봐야겠다요.

반유행열반인 2021-09-12 08:39   좋아요 1 | URL
같은 작가 읽은 거 보니...저희 비슷한 과?!?! ㅋㅋㅋ(맘대로 엮는다...) 읽은 게 안 겹치셔서 저도 그 두 권이 궁금해지네요 ㅎㅎ여태 읽은 포트노이 전락 짐승 보면 꽤나 일관성 있는 할배 그리고 소설로 보이긴 합니다 ㅋㅋㅋ반가운 라로님!!!

Yeagene 2021-09-13 11: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 표지보고 깜짝 놀랐는데,링크 걸어주신 그림 보고는 더 놀랐네요 ㅎㅎㅎ

반유행열반인 2021-09-13 11:40   좋아요 2 | URL
실례가 많았습니다...후방주의라도 달아놓을 것을...그런 깜짝 놀랄 소설입니다...

blanca 2021-10-28 15: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고 거의 실신했던 기억이...정말 잘 썼죠. 여러 문장이 아직도 기억에 남을 정도로 너무 잔상이 길었던 작품이에요.

반유행열반인 2021-10-28 17:30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blanca님 같은 책을 인상 깊게 읽으셨다니 반갑습니다. 속내와 경험을 이토록 섬세하게 까발리는 작가가 귀한 것 같습니다 ㅎㅎㅎ
 
[eBook] 귀여워서 또 보게 되는 물고기도감 - 알아두면 꽤 행복해질 현대판 자산어보
임현 지음, 김지민 감수 / 브레인스토어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10910 임현.

브로콜리너마저-공업탑
https://youtu.be/eXTCcqNudlQ

고래 고기를 먹을 뻔했었다. 벌써 칠 년 전이다. 자기 고향의 성당에서 혼인하는 음악가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하려고 서울 친구들이 고속철도를 타고 울산에 갔다. 허니문을 다녀오면 서울에서 공연장을 빌려 파티 형식으로 피로연을 또 하기로 했다. 찬 겨울 아침, 혼례용 장갑을 서울집에 두고 왔다는 신부의 심부름을 하러 남의 빈집 도어락 따다 비밀번호를 틀려 혼비백산하고, 열차 놓칠 새라 조마조마하다 다행히 제 시간 맞춰 성당에 도착했다. 축의금은 받지 않고, 쌀화환은 성당에 기부한다고 했다. 수녀님들이 말아주시는 잔치국수를 먹고 성당을 배경으로 야외에서 단체 사진을 찍었다.
그러고나서 서로 건너건너 아는 사람들이 어쩌다 모였다. 식 끝나고 저희랑 대중교통으로 여행하실 분, 딱 여섯 분 모십니다. 코스는 울산 반구대-저녁 언양 불고기-양산에 6인용 펜션에서 함께 술파티하고 자고 아침에 해장 사발면 먹고 통도사(교인분들을 위해 근처 교회도 검색해놨으니 택1)-점심 대충 먹고-버스 환승환승하며 장생포 고래박물관 관람-저녁으로 고래박물관 근처 고래고기집 들렀다 상경하는 코스입니다. 내가 짜놓은 여행 계획 썰을 풀자 몇몇이 뭉쳤다. 드러머 한 명, 일렉기타 한 명, 베이스기타 한 명, 음향 엔지니어 한 명, 전직 일렉기타 한 명과 전직 보컬 한 명인 우리 커플까지. 이 사람들끼리만 모여도 밴드 하나 했겠네…(그런 일은 없었지만…) 하여간에 적당히 지인과 그날 처음 본 사람이 섞여 1박2일 여행을 했다.
반구대의 고래 그림은 왠지 마음으로 보아야 할 것처럼 잘 안 보였고, 핸드폰으로 사진 열심히 찍어서 나중에 집에 와서 확대해 보니 보일락말락하는 기분이 들었다. 언양 불고기는 원래 가려던 집이 공사중이라 택시기사님이 데려다준 곳으로 갔는데 친구가 갑자기 육회를 시킨다고 해서 내가 예산 초과라고 저지하자 친구가 내돈 내고 내가 먹는다고! 하고 버럭해서 잠시 분위기가 썰렁해졌다. ㅋㅋㅋㅋ(왜 그랬니 나여 먹는거 가지고...) 펜션에서는 그럭저럭 화기애애하게 술 잘 먹고 잘 놀다가 내가 좀 취해가지고 섹드립에 패드립에 처음 본 사람한테 쌍욕도 하고(죄송합니다…) 겨우 서른하나였는데 그쯤 중년의 위기? 늦게온 사춘기? 같은 걸 겪는 중이었는지 꼬장을 너무 부려서 만날 너그럽던 곁의 사람한테도 살짝 혼구녕이 났다. 나는 조금 울다가 취중에 더디 잠들었다.
쿨쿨 자고 일어나서 다같이 통도사 가서 감말랭이 사서 먹으며 종종 걸어가서 간지나는 금강계단을 구경하고 한참을 이동했다. 중간에 김밥 몇 줄 사서 길에서 대충 나눠 먹고 노래로만 듣던 공업탑도 지나가다 보고 해가 질 무렵에야 장생포에 도착했다.
거기에 고래들이 수조 안에 있었다. 정확히는 돌고래들, 처음 마주한 사람에게만 가까이 다가와서 눈을 맞춰주고 우웅-하고 소리내어 인사하고 두 번은 인사 안하더라…다들 고래 만나는 시간을 즐기는 듯 보였다.

그러고나서 누구도 고래고기집에 가자는 소리를 하지 못했다. 곧장 터미널로 가서 롯데리아에서 한우 버거 하나씩 시켜 먹고 (송아지도 우리의 친구지예!!!인간의 이중성 ㅋㅋㅋㅋ) 서울행 버스를 타고 쿨쿨 자며 올라와서 늦은밤 고속터미널 앞에서 다들 다음 피로연 파티 때 또 만나요 빠이빠이하고 헤어졌다.

그래서 나는 아직 고래 고기를 먹어본 적이 없고, 왠만하면 앞으로도 먹을 일이 없을 것 같다.
초밥은 좋아하는데 생선 요리를 아주 즐기지는 않는다. 비린 것이나 가시나 비늘 같은 걸 두려워한다. 그래도 물고기는 궁금하니까, 도감은 재미있잖아, 하고 빌려 읽었다. 그런데 물고기, 어류라는 생물에 관한 책이라기보다 식재료로서 어류, 패류, 기타 수상생물에 관한 음식도감에 가까웠다. 제목에 그런 힌트를 주었다면 좋았을 텐데. 맛있어서 또 먹게 되는 물고기 도감 이라든가… 읽으면서 식재료 고르는 법이나 조리법 소개하는 게 재미있긴 했지만 이거 정말정말 인간 중심적인 책이네…먹보 인간은 왜 이리 잔인할까…태어난 게 원죄…이런 기분이 드는 건 내가 생선먹는 걸 안 좋아해서 그렇겠지…
그리고 이런 비슷한 형식의 만화에 가까운 도감류를 몇 권 보았는데, 이런 건 일본이 잘한다. 그리고 이 책의 형식은…책 자체가 나쁜 건 아닌데 기획이나 형식 자체가 너무 일본 비슷한 책 그대로 베껴다 놓은 것 같아서 아쉬웠다. 뭐 편집 형태 같은 게 저작권 붙이기 애매하지만 그래도 너무 갖다 베낀 느낌이라… 그래도 물고기 그림은 귀여웠어. 맛에 대해 음식에 대해 설명, 묘사하려고 애쓰는 점도 수산물 좋아하는 사람들은 흥미롭게 볼 것 같다.

장생포의 고래 한 마리는 임신 중이었는데, 여행 얼마 후 새끼를 낳았다는 소식에 반가웠다. 그런데 새끼 고래가 금세 폐사했다는 소식에 우울했다. 고래가 놀기에 박물관의 수조는 너무 좁다고 했고, 그치, 우리가 갔을 때도 세 마리 돌고래들이 수조 안을 빙빙빙빙빙빙 돌았다. 돌고래쇼 같은 동물쇼만 안 한다고 동물친화적인 장소는 아닌 것이다. 연구 목적이라고는 하지만 좁은 곳에 갇혀 여생 보내는 고래들은 무슨 감정과 생각을 가지고 살아갈까. 포획 전 바깥 바다를 고래들은 기억할까. 인간이 미안해 고래야. 소야. 돼지야. 닭아. 다음 생이 있다면 내가 고래로 소로 돼지로 닭으로 태어날게. 아니면 멸치로 새우로 풀로 옥수수로 콩으로 태어날테니 맛있게 먹으렴.

사진은 순서대로

그날의 반구대 암각화(착한 사람한테만 고래 그림, 고래 사냥꾼 그림 보임)

그날의 통도사 가는 아침

그날의 돌고래 세 마리

그날의 장생포 돌고래 가로등


댓글(22)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이버 2021-09-10 19: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물고기 그림 정말 귀엽네요… 저는 통도사만 가봤습니다. 고래박물관은 휴관일이라 못봤었어요… 표지에 물고기들이 수산시장처럼 누워있는게 힌트였을까요ㅠㅠ

반유행열반인 2021-09-10 19:29   좋아요 2 | URL
그러게요 그래도 설마 맛이 귀여워…일 줄은… ㅋㅋ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1-09-10 19:31   좋아요 2 | URL
제가 전자책 보다보니 표지 신경 안 썼는데 조그맣게 빨간 배경 흰글씨로 맛있어서! 도 써 있었네요…내가 잘못했네 ㅋㅋㅋ

파이버 2021-09-10 19:32   좋아요 2 | URL
[맛있어서!]스티커가 너무 작아서 잘 안보이니 반님께서는 잘못 없으십니다ㅎㅎ

얄라알라 2021-09-10 19: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언젠가 슬리퍼 나갔을때(빠이했을 때) 제가 우연의 일치...뭐 이러면서 댓글 달았는데, 저 조금 전까지 일본 고래잡이, 이누이트 고래잡이 관련해 글 뒤지고 사진 살피고 있었어요. ^^ 더욱 즐거운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반유행열반인 2021-09-10 20:06   좋아요 3 | URL
고래 나오는 책 보셨군요 ㅎㅎ이 책엔 고래는 아주 조금 나오는데 이누이트 그림도 하나 있긴 하네요. 즐겁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scott 2021-09-10 21: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한반도 고래 흔적을 찾아~ 이렇게 실물 사진 까지!!

전 고딩때 봤습니다! 지구과학 샘도 착한 사람 눈에 만 보인다고 했어요 ㅎㅎ
수족관속 돌고래 보는것도 애처로운데
고기라니 !ㅎㅎ

마무리는 명태로 ~

반유행열반인 2021-09-10 21:40   좋아요 2 | URL
명태 총정리는 이미 아는 거래도 잘해놨더라구요 ㅎㅎㅎ

막시무스 2021-09-10 21: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난 나뿐 사람인가 봅니다!ㅠ 그냥 돌덩이만 보이네요!ㅠ

반유행열반인 2021-09-10 21:41   좋아요 3 | URL
저게 돌덩이인 것도 맞습니다! 그저 돌덩이에 선 몇 개 쪼아둔 것일뿐 ㅎㅎㅎ

syo 2021-09-10 21: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노가리 귀여워..... 🥰

반유행열반인 2021-09-10 21:45   좋아요 1 | URL
노가리 까다의 어원 같은 걸 그려놔서 공신력은 잘 모르겠는 ㅋㅋㅋㅋ노가리 껍질까는 일 하며 대화하는 여성들보고 그러다 노가리는 언제까냐! 하고 나무라는 남편들 어쩌고 하며 설명한 장면이 좀 ㅋㅋㅋ그랬습니다... 노가리 먹어본 적은 없네요. 어려서 치킨집 직접 사러갔더니 치킨집 아저씨가 노가리 안주 시킨 사람들 구워주느라 기다리라고 했던 기억은 나네요...

syo 2021-09-10 21:48   좋아요 2 | URL
근데 진짜 책 되게 알차보이는데요? 읽을 만하겠어!

반유행열반인 2021-09-10 21:51   좋아요 1 | URL
먹는 이야기나 식문화 등등 기대하고 보신다면 좋아요. 다채로운 생선의 세계…동물이나 생물에 관한 이야기 기대하시면 조금 갸우뚱 ㅎㅎ저는 후자였네요…

붕붕툐툐 2021-09-10 22:24   좋아요 1 | URL
syo님 노가리 귀여워서 먹을거죠?ㅠㅠ

반열님 전 전자니까 읽어볼래요!ㅎㅎ

반유행열반인 2021-09-10 22:32   좋아요 1 | URL
귀여운 건 먹는 사람...무섭다...먹는 책으로는 즐거운 독서 되실 거에요. 식탐정 같은 만화 좋아하시면 ㅋㅋㅋ

붕붕툐툐 2021-09-10 21: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저거 맛있어서 작은 글씨로 써놓은 거 뭐냐? 저에겐 웃픈 느낌이네요~
고래고기 올해 첨 먹어봤지요~ 저는 뭐든지 인간이 먹는 건 다 먹어보고 싶다 주의라서요!ㅎㅎ 제돈주고 사 먹을 일은 없겠지만요! 저도 생각해보면 생선을 그닥 좋아하지는 않는 거 같아요. 고기도요...ㅎㅎㅎ

반유행열반인 2021-09-10 21:52   좋아요 1 | URL
탐식하지만 않으면 맛보고 맛 알아보는 경험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아요 ㅎㅎ역시 요기 붕붕툐툐님 구루시여~~~ㅎㅎㅎ

Yeagene 2021-09-10 21: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 음식도감에 가까웠군요.저도 제목만 봤을 때는 어류도감인 줄 알았는데..ㅎㅎ 위의 암각화는 아무리 봐도 그냥 돌덩이같아요..ㅠㅠㅠ

반유행열반인 2021-09-10 21:59   좋아요 2 | URL
저도 가서 눈빠지게 한참 보다가 그냥 옆에 전시관에 가이드라인으로 돌사진 위에 그려준 그림 보고 아아…했어요 ㅎㅎㅎㅎ 횟집도감 쯤 되요. 감수하신 분도 유명 낚시 어류 블로거 ㅋㅋ

munsun09 2021-09-14 00: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울산 다녀가셨군요. 반갑습니다 ^^

반유행열반인 2021-09-14 07:04   좋아요 0 | URL
오래전이지만 반갑습니다 ㅎㅎㅎㅎ
 

남이 사준 책이 맘에 들긴 어렵다. 내 취향 아는 이가 안겨주는 소설 시집 아니라면 책 선물은 대부분 잊힌 채 책꽂이에서 시간을 견디는데...
직장에서 콕 찝어 똑같이 사준 책도 웩 하고 한 번도 읽은 적 없다.
얼마치 책 사 줄테니 직접 골라라, 하면 신이 난다! 물론 희한하게 내 돈 안 내고 산 책은 더디 읽히는 것도 사실...(내 돈 내고 산 책도 쌓여만 가고...)
작년에 회식 취소되고 돈 남은 걸로 책 엄청 사 줘서 신나게 모아뒀는데 올해도 책 사줬다. 가지고는 싶은데 왠지 읽으려면 많은 시간이 지나야 할 것 같은 두 권, 받아서 신나서 집으로 모셔왔다 ㅋㅋㅋ
그렇지만 작년에 사준 책들도 대부분 안 봤지...

사진은 순서대로 올해 사 준 책, 작년에 사 줬(지만 거의 안 봤)던 책 쌓기.
쌓고 보니 좋은 직장...욕 그만 하고 열심히 다녀야겠다. ㅋㅋㅋ


댓글(20)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파랑 2021-09-09 18:2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멋진 직장이네요. 저렇게 많이 사준 직장에는 충성을 다해야 합니다~!!
<나의 사랑 메기>가 눈에 들어오네요 ^^

반유행열반인 2021-09-09 18:39   좋아요 6 | URL
저 중에서 유일하게 본 책이에요 ㅋㅋ김금희 소설은 사랑입니다. ㅎㅎㅎ

오거서 2021-09-09 19: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 아니라도 남돈내산 최고죠! ^^
그러나 세상에 완전 공짜는 없는 것 같아요…

반유행열반인 2021-09-09 19:57   좋아요 3 | URL
오거서님 안녕하세요? 그렇죠? 저도 잘 몰랐는데 작년 올해 책 받고나니 괜히 좋아서ㅋㅋㅋㅋ 책 대신 월급을 올려주는 편이 더 좋을지도요 ㅋㅋㅋ

오거서 2021-09-09 20:05   좋아요 4 | URL
인사가 늦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물론 책 받아서 좋지 않을 수 있겠어요. 그 마음을 잘 알지요. 부럽기도 하구요.
제 경험 상 말씀 드리지만, 돈을 주는 대신 물건을 준다든지 비슷한 값어치에 해당하는 것으로 퉁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완전한 공짜는 아닐 수 있다. 아니면 앞으로 빡세게 당할지도 모르고요.
지금 저도 부러워서 말을 건네는 것이니 마음에 담아두지는 마시길! 제 장바구니에 <원소의 이름> 담겨 있는데 반갑네요. ㅎㅎ ^^

반유행열반인 2021-09-09 20:52   좋아요 1 | URL
네 사실 이미 직장에서 스트레스가 많아서 사탕발림 같은 선물이긴 합니다 ㅠㅠ

2021-09-09 2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09 2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09 2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syo 2021-09-09 20: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 모서리들 빳빳한것 좀 보소..... 아 이쁜것들 😍

반유행열반인 2021-09-09 20:53   좋아요 2 | URL
내가 고른 새 책은 언제 봐도 예뻐요 ㅎㅎ

얄라알라 2021-09-10 19:56   좋아요 0 | URL
ㅋㅋㅋsyo님 부러움이 느무 노골적이시구마. ㅋ

붕붕툐툐 2021-09-09 23: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그러구 보니 저도 어디서 책 사준다고 하면 고를 땐 완전 신나서 고르는데 막상 내 손에 들어오면 읽게가 안 되는 거 같아요~ 내 돈 내고 살 수 없는 애매한 책을 골라서 그러는 걸까요? 갑자기 급 궁금!ㅎㅎ

반유행열반인 2021-09-10 06:26   좋아요 1 | URL
당장 내 돈이라도 내고 사 보겠어! 하는 절실함보다 소장각이지만 덜 급한(?) 그리고 왠지 간지나는(?)걸 골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ㅋㅋㅋ

Yeagene 2021-09-09 23: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직장인 것 같습니다.요 며칠 열반인님 글이 안올라와서 궁금했네요ㅎㅎ이제는 열반인님 글을 매일 봐야하는 1인이 됐나봐요...

반유행열반인 2021-09-10 06:27   좋아요 1 | URL
예진님 이렇게나 아껴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게 감사합니다 ㅎㅎㅎ책을 읽어야 뭐라도 쓰는데 읽기가 게으른 날들인가 봅니다. 부지런히 읽고 쓸게요!!!!

닷슈 2021-09-10 00: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종의 기원 멋집니다

반유행열반인 2021-09-10 06:28   좋아요 1 | URL
원래 중고로 사둔 을유문화사 옛날판(누가 볼펜 막 그어둠 ㅋㅋㅋ) 읽다 포기했었는데 새 책이 완전 예쁘게 나왔더라구요. 저거랑 다이제스트판, 정유정 종의 기원(?)까지 종의 기원만 네 권 가지고 안 읽은 기록을 세워 버렸습니다 ㅋㅋㅋ

얄라알라 2021-09-10 1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할매의 탄생이 가장 읽고 싶네요~~ 요즘 할줌마란 낮춤말도 새로 떴던데, 할매는 그래도 어감이 사뭇 달라요^^

반유행열반인 2021-09-10 20:07   좋아요 0 | URL
이 책 경상도 방언이 생생하게 살아 있어서 흥미 가졌는데 초반 조금 보고 일 년 가까이 쉬고 있어요 ㅎㅎㅎㅎ표지 할매들 복장이 참 현란하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