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딸이 운동회 끝나고 학교 앞에서 파는 걸 사왔으니 키운지 두달 쯤 되었나 보다.
딸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살고 있는데
좁은 공간에서 살다보니 운동부족인지 살이 장난 아니게 쪘다.
엄마, 얘 이러다 비만 되서 죽으면 어떡해, 라는 작은 딸의 걱정에
어제 마트에 가서 쳇바퀴를 사 주었다.
근데, 쳇바퀴를 넣어주면 신나라 하면서 들들들들 돌리고 놀 것이다, 라는 예상과 달리
요놈은 톱밥 속에 숨어서 나올 줄을 모르고
억지로 쳇바퀴 속에 넣어주어도 화들짝 놀라 튀어나온다.
너무 오래 게으른 삶을 살아서 버릇이 되어버린 걸까?

 

깜짝 퀴즈 : 우리집 두 딸이 정성스레 기르고 있는 이 햄스터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힌트ㅡ 이름만 부르면 술이고, 성까지 합쳐서 부르면 약입니다.(너무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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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6-12-13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마 개소주?

sooninara 2006-12-13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이름이 뭘까요?? 마로엄마 ..설마???
재진이는 학교 작품전시회때 금붕어 샀는데 다음날 죽어버렸어요.ㅠ.ㅠ

깍두기 2006-12-13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조선인님, 그것도 말 되네요!!!!!
근데 그건 아니예요. 잘 생각해 보세요.
ㅎㅎ 생각보다 어려운 듯. 신난다.

paviana 2006-12-13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름만 부르면 쇠주. 성까지 부르면 백세주..
(백세주는 술이 아니라 보약이라고 굳건히 믿고 있는 파비-_-;;;)

깍두기 2006-12-13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파비님.
우리집 애들은 아직 그 경지까지 이르지 못했다오.
참고로 이 이름은 큰딸이 지은 것.

엔리꼬 2006-12-13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 카 스 ~~~~ 난 왜 상품 없는 퀴즈에 목매는걸까..

깍두기 2006-12-13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서림님! 정답입니다!!!
언제 만나면 박카스 한병 드릴게요^^

sooninara 2006-12-13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이런...박카스구나..
성님 전 카스 사주세요^^

날개 2006-12-13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어쩌다가 이름을 박카스로.......ㅋㅋㅋ

깍두기 2006-12-13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님, ㅎㅎ 만나면~

날개님, 우리 큰애가 지은 이름이랍니다. 요즘 애들은 참 센스있기도 하지, 라고 생각했더랍니다^^
카스야, 카스야~~ 이렇게 부릅니다.

마늘빵 2006-12-13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햄스터 무서워요.

깍두기 2006-12-13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어찌 이리 연약한 모습을.....^^

하루(春) 2006-12-13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재밌다. 박카스

아영엄마 2006-12-13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름 맞히기 문제를 내신 깍두기님도 센스가 있으신데용~ ^^ 햄스터가 아직 챗바퀴에 익숙하질 않아서 그런가 봐요. 전에 길러 보니 낮에 사람 볼 때 보다 밤에 주로 돌리곤 하던데요..

하늘바람 2006-12-13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키운적있는데 너무 귀여워요

2006-12-14 1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딸기 2006-12-14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깍두기님, 제 서재에 주소 좀 남겨주세요. :)

2006-12-14 14: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12-14 14: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깍두기 2006-12-14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 우리 딸 센스가 좀 있지 않습니까?^^

아영엄마님, 그럼 며칠 놔두면 지가 알아서 돌릴라나요....

하늘바람님, 전 싫었는데 며칠 보니까 눈도 또랑또랑하고 꽤 귀엽더군요^^

딸기님, 무슨 일이신지....나쁜 일은 아니겠죠. 금방 달려갑지요^^
 

오늘의 주제는 '미래의 직업'이었다.
미래의 사회변화를 예상하고, 그에 따라 생기는 신종직업을 알아보는 시간이다.
아이들이 생각하는 미래는 주로 과학 기술의 변화에 따른 것인데 그 폐해를 생각하기보다는 주로 장밋빛 미래를 예상한다.

1. 기상을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을 것이다.(그래서 이 지구가 엉망진창이 되면 어쩌라구)
2. 인간을 냉동했다가 다시 살려낼 수 있을 것이다.(과연~~~?)
3. 로봇이 힘든 일을 다 해줄 것이다.(인간은 뭐 하고 사나? 편하면 좋은 건가?)
4. 유전자 변형식품(쌀 한톨이 왕따시만하다든지)을 먹을 수 있어 배고픔이 없어질 것이다.
    (유전자 조작의 위험성을 모르고 있다)
5. 자가용 비행기로 교통체증을 없앨 것이다.(영화에서 봤구나)
6. 옛날에 멸종한 동식물을 되살릴 것이다.(쥬라기 공원을 봤군)

설왕설래하다가 한 녀석이,

"알약 하나만 먹으면 배가 부를 거예요. 피자맛 나는 알약, 치킨맛 나는 알약......"

다른 얘기는 다 응, 그래 그래, 하고 넘긴 내가
이 시점에서는 왜 참지 못했던 것일까? 갑자기 정색을 한 나.

"얘들아, 너흰 진정 그렇게 되길 원해?"

"??????"

"너네는 피자맛 나는 알약으로 만족할 수 있어? 난 싫은데.
난 피자 그 자체를 원해!! 피자맛, 을 원하는 게 아니라!! 그렇지 않냐?"(이 줄은 절규하듯 읽어야 함다^^)

그제서야 이해한 아이들.

"맞아요~~~ 그건 싫어요~~~~"

이래서 알약은 캔슬.(정말 평소에 얼마나 먹을 것에 목숨걸고 살고 있는지 알 수 있는........ㅡ,,ㅡ;) 

 

어쨌든, 미래의 사회변화를 예상했으니 이제 신종 직업을 예상할 차례.
이런 저런 발표가 나오다 한 녀석 왈

"나라를 위해서 전투로봇을 만드는 사람이 생길 것 같아요"

여기서 반짝 하고 떠오른 단편소설 하나.

"얘들아. 그런 로봇 생기면 좋을 것 같지? 내가 소설얘기 하나 해 줄게.
미래의 지구에 전쟁이 나서 사람들이 전투로봇을 만들었어. 상대편을 보면 무조건 죽이게 프로그래밍된 로봇이야. 그런데 한쪽 편이 그런 로봇을 만드니 다른 편이 가만 있겠어? 똑같이 상대를 죽이는 로봇을 만들었겠지? 그래서 서로 죽고 죽이고 했는데, 처음에는 사람이 로봇을 만들었지만 나중에는 로봇들이 지능이 발달해서 자기들이 업그레이드된 로봇을 만들기 시작했어. 로봇이 로봇을 만들기 시작한 거야.
그런데 얘네들이 어떤 로봇을 만들었냐면, 멀리서 봐도 로봇이다 알 수 있는 로봇을 만들면 좀 좋아? 보고 도망갈 수가 있잖아? 글쎄, 사람하고 똑같이 생긴 로봇을 만든 거야. 나중에는, 아주아주 불쌍한 아이들처럼 보이는 로봇을 만들었어. 군인들이 불쌍해서 돌봐주려고 다가가면 목을 싹둑~~~~(아이들 경악)
그래서 지구에는 이제 사람이 하나도 없고, 마지막 남은 사람들이 달 기지로 우주선을 타고 피난을 가려고 했는데, 거기 사람처럼 생긴 로봇이 사람인 척 하고 탔어.......그리고.........이 얘기는 끝이야.............."

(아이들 한동안 멍~)

"무섭다........"
"선생님, 이 얘기 영화로 만들어요. 대박이에요"

"내가 쓴 소설이 아니라서 말이야. 내맘대로 못하지."

 

필립 K.딕 덕분에 나는 장밋빛 미래를 꿈꾸는 아이들에게 디스토피아에 대한 경종을 울려주었다.
(좋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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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12-12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들아~!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꿀까?" 하면서 기계적인 웃음을 한번
날리시면..더더욱 공포스러웠을텐데요..^^

물만두 2006-12-12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아이들이 더 잘 이해하게 되니 결과적으로 좋으리라 생각됩니다.^^

마늘빵 2006-12-12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깍두기 2006-12-12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애들한테 블레이드 러너를 보여주는건.....안되겠죠?^^

물만두님, 앗! 만두님. 20만 축하부터 하구요!!!!
뭐 저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으리라 생각해요^^

아프락사스님, 오랜만에 오셔서 웃고만 가시네^^

바람돌이 2006-12-12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딩들은 대답 잘해서 좋겠습니다. 이놈의 중딩들은 수업시간에 대답하면 죽는줄 안다니까요? ㅠ.ㅠ

깍두기 2006-12-12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저는 벌떼같이 손들어서 누굴 시킬까 고민인데.....
안 시켜주면 또 얼마나 원망들을 하는지.
제 고민은 행복한 고민이군요. 염장인가^^

sooninara 2006-12-13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이런 이야기 해주시는 선생님. 넘 멋져요.^^

깍두기 2006-12-13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정말요?^^
 

쉬는 시간에 잠시 나갔다 들어왔더니 두 넘이 교실 앞 빈 공간에서 레슬링을 하고 있다.

"그만 하고 앉아라"

점잖게 한 마디 건넸는데 들은척만척, 더 좋아서 붙들고 있다.

"니네 사귀냐?"

"어우~~~~~~~"

반 아이들의 야유가 진동을 하는데, 오히려 이 녀석들은 그 상황을 즐기는 듯 떨어질 줄 모른다.

이때 평소 점잖기로 알려진 우리반의 현돌이 왈

"야, 느낄려면 집에 가서 니네끼리 느껴. 왜 교실에서 느끼고 난리야."

 

헉......... $%^#@&*@#!!!!!!!!

할 말을 잃은 나.
멋적어져서 자리로 돌아가 앉는 두 넘.
그 넘들의 뒤통수에 대고 현돌이 점잖게 다시 한 마디.

"어디, 공부하는 교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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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inara 2006-12-11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돌이는 뭐를 알고 있을까요???????????????????????
궁금혀...

Mephistopheles 2006-12-11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혹시 현돌이라는 학생...범상치가 않군요...ㅋㅋㅋ

부리 2006-12-11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느껴요

해리포터7 2006-12-11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느끼다니...그 표현이 정말 참하네요.하핫!

BRINY 2006-12-11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저희 학교에서도 가끔 펼쳐지는 상황입니다.

깍두기 2006-12-11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님, 글쎄 말이야, 쬐끄만 것이.....^^

메피스토님, 혹시 뭐요? 그 뒷말이 궁금해요^^

새벽별님, 정말 강적이지 않습니까^^

부리님, 그러니까 뭘요?

해리포터님, ㅎㅎㅎ 참하다 하시니.....^^

BRINY 님, 님 계신 곳은 중학교 아님 고등학교 아니었던가요? 여기는 초등학교 4학년 교실이어요.....^^;;;

BRINY 2006-12-11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초딩이요??
하긴 제가 저희 아이들에게 제일 잘 하는 소리가 '니네 초딩이냐!'이니까...뭐...

Mephistopheles 2006-12-11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돌군의 학교에서의 모습이 아닌...일상생활이 궁금할 따름입니다..^^
저런 단어를 구사할 정도면...하하핫..!! ^^

산사춘 2006-12-12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깍두기님한테 느껴여...

2006-12-12 1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깍두기 2006-12-12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RINY 님, 우리 딸이 중학생인데, 초딩이냐, 라는 게 가장 큰 모욕이라던데요^^

메피스토님, 일상생활 매우 평범합니다. 우리반에서 바느질도 제일 잘해요^^

산사춘님, 이리와~~응~~?(어우, 느끼)

속삭이신 님, 알겠사옵니다^^
 



해송이가 얼마 전에 심심해하며 뚝딱 그려놓은 그림인데
괜히 마음에 들었다.

제목은 <캬~!>라고 한다.
아마 술 한잔 걸쳤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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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6-12-10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깍두기님은 좋겠다.. 재능있는 딸래미 있어서....^^

하늘바람 2006-12-10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귀여운데요. 좋으시겟어요

깍두기 2006-12-11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네, 좋습니다.
위엣것은 뭐 특별히 재능이랑 것도 없지만.....

sooninara 2006-12-11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엽당...성님은 여우같은데..ㅎㅎ

깍두기 2006-12-12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이게 무슨 말이야.
나도 여우면 좋겠는데, 아무래도 곰이지 싶음.
 

 

 

 

 

 

부처는 한때에 꼬삼비의 싱사빠나무 숲에 머문 적이 있었다. 그는 몇 개의 잎사귀를 손에 들고 제자에게 질문하였다. '오! 비구들이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떤 것이 더 많은가? 내 손 안에 잎사귀 몇 개와 여기 숲 전체의 잎사귀 중에서.'
'선생님, 세존의 손 안엔 아주 적은 잎새가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 싱사빠나무 숲 전체에 있는 잎들이 정말로 훨씬 더 많습니다.'
'그와 같다. 비구들이여, 내가 아는 것 중에 너희에게 이야기해 준 것은 아주 적은 것에 지나지 않다. 내가 너희에게 이야기하지 않은 것은 매우 많다. 그러면 왜 이야기하지 않았는가? 그것은 쓸데가 없기 때문이다. ....열반에 인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들을 이야기하지 않은 이유가 그것이다.'

어떤 학자들이 헛되이 시도하는 것처럼, 부처가 알면서도 말하지 않은 것을 추측하려는 것은 우리에게 무익하다.
순전히 사변적이고 비현실적인 문제만을 만들어 내는 쓸데없는 형이상학적 질문을 논하는 것에 부처는 관심이 없었다. 그는 그것들을 "견해들의 황무지"라고 여겼다. 부처 자신의 제자들 중에도 이런 태도가 못마땅한 자가 좀 있었던 것 같다. 그런 예의 하나로 말룽꺄뿟타를 들 수 있다. 그는 형이상학적 문제인 유명한 고전적 질문들을 부처에게 던지고 대답을 요구하였다.

하루는 말룽꺄뿟따가 오후 일과의 '명상'수행에서 일어나, 부처에게 와서 인사하고는 한쪽 켠에 앉아서 말하였다.
'선생님, 제가 홀로 명상을 하다가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세존께서 제쳐 놓으시고 거부하시어 설명되지 않은 문제들이 있습니다. 즉, (1)우주는 영원한가? 아니면 (2)영원치 않은가? (3)우주는 유한한가? 아니면 (4)무한한가? (5)영혼과 몸은 같은 것인가? 아니면 (6)영혼과 몸은 제각각인가? (7)여래는 죽은 뒤에도 존재하는가? 아니면 (8)죽은 뒤에는 존재치 않는가? 아니면 (9)죽은 뒤에 존재하면서 (동시에) 존재치 않는가? 아니면 (10)존재치 않으면서 (동시에)존재치 않은 것도 않은 것인가? 이런 문제들을 세존께서는 제게 설명해 주지 않으셨습니다. 이는 제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저는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세존께 와서 이 문제들에 대해 여쭈어 보려 하였습니다. 세존께서 그것들을 제게 설명해 주신다면 저는 계속 세존 밑에서 거룩한 삶을 따를 것입니다. 만약에 그것들을 설명해 주지 않으신다면 저는 이 "동아리"를 떠나가 버리겠습니다. 세존께서 우주가 영원한 것을 아신다면 제게 그렇다고 설명해 주십시오. 만약 세존께서 우주가 영원치 않다는 것을 아신다면 그대로 설명해 주십시오. 만약 세존께서 우주가 영원한가 그렇지 않은가 등등에 대하여 모르신다면 모르는 사람으로서 솔직히, "나는 모른다. 나는 보지 못하였다"라고 말하십시오.'

말룽꺄뿟따에세 해준 부처의 대답은 오늘날 세계에서 그런 형이상학적 의문으로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불필요하게 마음의 평화를 뒤흔들어 버리는 수백만의 사람들에게 정말 유익하다 아니할 수 없다.

'말룽꺄뿟따야, 내가 너에게 "이리 오너라. 말룽꺄뿟따야. 내 밑에서 거룩한 삶을 따르라. 그러면 네게 그 문제들을 설명해 주겠노라"라고 말한 적이 있더냐?'
'없었습니다, 선생님'
'그렇다면 말룽꺄뿟따야, 네가 "선생님, 저는 세존 밑에서 거룩한 삶으로 따르려 합니다. 그러면 세존께서는 그 문제들을 제게 설명해 주시리라 믿습니다"라고 내게 말한 적이 있었느냐?'
'없었습니다, 선생님'
지금 이순간에도 나는 네게 "이리와서, 내 밑에서 거룩한 삶을 따르라. 그러면 네게 그 문제들을 설명해 주겠노라"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너 또한 내게 "선생님, 저는 세존 밑에서 거룩한 삶으로 따르려 합니다. 그러면 세존께서는 그 문제들을 제게 설명해 주시리라 믿습니다"라고 말하고 있지 않다. 어리석은 자여, 이런 마당에 누가 누굴 거부하느냐?'

'말룽꺄뿟따야, 만약에 누가 "나는 그 문제들을 설명해주기 전에는 세존 밑에서 거룩한 삶을 따르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한다면 그는 여래에게서 이 질문들의 답을 듣지 못하고 죽을 것이다. 생각해 보아라, 말룽꺄뿟따야. 어떤 사람이 독화살에 부상을 입었다. 그래서 친구와 친척이 의사에게 데려갔다. 그 사람이 이렇게 말한다고 생각해보아라. "누가 내게 활을 쏘았는지를 알기 전엔 이 화살을 뽑아내지 않겠다. 끄샤뜨리야일까, 아니면 바라문일까, 바이샤일까, 아니면 수드라일까? 이름이 무엇이고 성씨가 무엇일까? 키가 클까, 작을까, 중간일까? 피부 색깔은 까말까, 갈색일까, 아니면 누런색일까? 그 작자는 촌사람일까? 읍내 사람일까? 아니면 도회지 사람일까? 무슨 활로 나를 쐈는지 알기 전에는 이 화살을 뽑아내지 못하겠다. 어떤 종류의 활시위를 썼을까? 어떤 화살일까? 무슨 깃털이 화살에 쓰였나? 살촉을 뭘로 만들었나?" 말룽꺄뿟따야, 그 사람은 이런 것들 중에 어떤 것도 알지 못하고 죽을 것이다. 말룽꺄뿟따야, 그와 같이 어떤 이가 "나는 세존께서 우주가 영원한가 아니면 연원치 않은가 따위의 질문에 대답해 주시기 전에는 그분 밑에서 거룩한 삶을 따르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한다면 여래에게서 이런 의문들에 대한 답을 듣지 못하고 죽을 것이다.'

그리고 나서 부처는 말룽캬뿟따에게 거룩한 삶은 그런 견해들과 무관하다고 설명하였다. 누가 그런 문제에 대해 어떤 주의주장을 갖더라도 태어남과 늙음과 병듦과 죽음, 슬픔과 비애, 아픔, 통한, 고통이 있다. "내가 밝힌 것은 바로 이 삶에서 이런 것들이 그치는 것(즉, 열반)이다."
'그러하니 말룽캬뿟따야, 내가 설명해야할 것을 설명하고 설명하지 말아야될 것을 설명하지 않았다는 것을 명심하거라. 내가 설명하지 않은 것이 무엇인가? 우주는 영원한가, 영원치 않은가? 등등(열 가지 견해 : 十無記)을 설명하지 않았다. 말룽꺄뿟따야, 왜 나는 그것을 설명치 않았는가? 그것들은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그것들은 정신적인, 거룩한 삶에 근원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들은 [더러움에 대한] 혐오와 [집착을] 여읨, [둑카(苦)의] 그침, 평안, [지혜를] 깊이 꿰뚫음, 완전한 깨달음과 열반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이 네게 그것들을 말하지 않은 이유이다.'

그러면 말룽꺄붓따야, 내가 설명한 것은 무엇인가? 나는 둑카(苦), 둑카의 생겨남, 둑카가 그침, 둑카가 그치도록 인도하는 길을 설명하였다. 말룽꺄뿟따야, 내가 왜 그런 것들을 설명하였는가? 그것에 쓸모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정신적인 거룩한 삶에 근원적으로 이어지는 것이기 땨문이다. 그것들은 [더러움에 대한] 혐오와 칩착을 여읨, 중지, 안정, [지혜를] 깊이 꿰뚫음, 완전한 깨달음과 열반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것을 설명하였다.'

 

1.'나'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는 사실이 있다ㅡ 제목에 꽂혀서 이 책을 산 것 같다.

2. 교정을 어떻게 봤는지 오자 및 띄어쓰기 잘못된 것이 내가 저 위의 구절을 치는데만도 몇 군데나 눈에 띄었다. 나도 띄어쓰기에 심히 약하긴 하지만 내가 보기에도 틀린 것이 보일 정도니. 그러나 내용이 좋아서 다 용서가 된다. 원제가 <What the Buddha taught>인데 불교를 공부하면 처음 배우게 되는 중요한 내용들-사성제, 無我, 수행 등-에 대한 핵심적이고 간략한 설명이 일목요연하게 되어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3. 위의 인용구절을 읽으면서

(1) 부처님은 꽤 유머감각이 있으셨던 분이라고 생각해도 될까?

말룽꺄뿟따 : 스승님, 우주가 무한한지, 유한한지, 영원한지, 영원하지 않은지 가르쳐 주시지 않는다면 저는 스승님 곁을 떠나버리겠습니다.

부처님 : 내가 언제 가르쳐 줄 테니 있으라고 한 적 있느냐? 네가 언제 가르쳐 주면 있겠다고 한 적 있느냐?
그런 마당에 안 가르쳐 주면 가겠다는 건 뭔 헛소린고?

위의 파란색 부분을 짧게 줄이면 이렇게 될 것 같은데, 심각하게 결심하고 질문했던 제자 말룽꺄뿟다는 저 대목에서 허망해서 무릎이 꺾였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든다.

(2)내가 만일 부처님과 동시대, 같은 곳에 살아서 부처님의 제자가 되었다면 저 말룽꺄뿟따(이름도 어렵네. 타이핑 진짜 힘들다) 같은 제자가 되었을 것 같다. 이 글을 읽으면서도 '부처님은 아셨을까, 모르셨을까? 완전한 깨달음을 얻으면 저 열가지는 저절로 알아지는 것 아닐까?' 요러고 있으니.
'지적 호기심'이란 좋은 것, 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그것이 한발만 삐끗 잘못 나가면 '쓸데없는 지적 유희'가 될 수도 있다는 경고를 요즘 여기저기서 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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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천자문 2006-12-10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룽꺄뿟따라면 한문 경전에 '만동자' 라고 나오는 그 양반이네요. 십팔불공법에 분명히 붓다는 '모든 것을 아는 자' 라고 명시하고 있으니 말룽꺄뿟따가 품은 의문에 대한 답을 고타마 붓다도 당연히 알았을 것이라고 교리적으로 추측할 수 있지만 거기에 대해서 고타마 붓다가 확실하게 대답을 안 해주고 떠났으니 뭐 증거는 없고 그렇게 추측만 할 뿐이죠. ㅎㅎ

깍두기 2006-12-11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글자가 '만'자 였군요. 뭔 동자라고 써있는데 당최 어려워서 읽을 수가 있어야지요^^
그거 궁금해 할 시간에 열심히 수행해도 성불할까말까다, 부처님 말씀 간단히 요약하면 그것인 것 같은데, 그래도 궁금해 하는 중생을 위해 한 말씀만 해 주시지.
아마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언어로 할 수 없는 그런 진리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