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은 꽃을 좋아한단다.
티브이를 통해 보는 여자들도 꽃을 선물받으면 화났던 마음이 언제그랬냐는듯 눈녹듯 사라지는걸 본다.
솔직히 난 꽃을 들고 다니는것이 어색하고 손을 어떻게 처리해아 할지 난감하여
꽃을 사는걸 꺼린다.
마치 꽃을 들고 다니면 사람들의 시선이 온통 나를 향하는듯하여 부담스럽다는게 정답같다.
시든꽃을 보는 마음도 편하지 않고해서....
그래도 가끔은 여자라고 길을 가다 코끝을 자극하는 프리지아향을 맡을때면
한다발 사서 들고 집에 가고 싶은 생각도 든다.
가을날엔 소국한다발로 집안 분위기를 바꿔보고 싶은 생각도 들고...
하지만 난 끝끝내 꽃에 손이 안간다.
물만주면 자라는 생명력긴 화초엔 눈길이 오래 머물러도...
오늘은 문득 여고때 학교앞 트럭에 안개꽃만 잔뜩 싣고 와서
이렇다할 포장도 않은채 신문지에 둘둘말아 팔던 아저씨가 생각난다.
왜 그렇게 안개꽃을 좋아했는지...
안개꽃을 내가 안을수 없을만큼 받아서
그속에 얼굴을 묻고 사진을 찍어봤으면 하는 생각을 얘기했다가
떡볶이 사먹을 돈을 모아서 친구들과 안개꽃을 사서 정말로 그렇게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난다.
허무하게도 그 필름은 가진 친구가 현상을 맡기기전에 필름을 잃어버려서
지금은 한장의 사진도 남아있지 않지만 말이다.
봄인데도 꽃이 피지 않아서 걱정이라는데..
길가에 개나리가 핀걸 오늘 처음봤다.
이제 서서히 꽃이 피려나 보다.
오늘은 정말 꽃한아름 안고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난다.
꽃향기 가득한 봄을 느끼고 싶어서...
꽃향기 가득한 하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