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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가족
공선옥 지음 / 실천문학사 / 2005년 3월
평점 :
이 집 사람들의 삶의 흔적이, 내력이, 역사가 고스란히 흙바닥에 버려져 있다.
"꼭 이렇게까지 하고 떠나야 했을까? "
"집과 대지 몇 평에 얼마, 전답 몇 평에 얼마, 과수나무 몇 그루에 얼마가 중요하지, 이런 사진첩, 이런 상장 나부랭이, 이런 지나간 고지서 영수증 따위가 새생활을 시작하는 데는 그다지 필요 없는 물건들일 수도 있지.. 흔적이나, 내력이나, 역사 따위들은 돈이 되지 않아"
이 얼마나 슬픈 현실인가.. 돈에 짓눌려 내 삶이 지나온 길은 중요치 않다니..
가난은 극복하려 들면 더 수렁으로 빠져 든다고 한다.. 소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 하듯이 가난을 이겨내려면 어디 조금이라도 비빌곳이 있어야 하건만 왜 그들에겐 이다지도 가혹하기만 한 것인지 모르겠다.
난 예전에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은 가난하게 사는 이유가 있다고.. 그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허황된것을 찾아 다니는 그들은 평생 가난을 면치 못할꺼야 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뉴스를 통해 나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대부분 가난에 쫓겨 일으킨 사고들이었다는 점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크면서 돈있는 사람들은 그 마저도 기사화 시키지 않기 위해 돈으로 해결하는걸 알게 되었다...
비참하다...유전무죄 유전무죄를 외치던 지강헌이란 사람이 생각나는것은 왜일까...
서울대 신입생중 상당수가 강남의 8학군 출신이라는 보도가 씁쓸한 것은 왜일까? 이젠 가난하면 공부도 못하는 세상이 왔다는 소리라서 그런가.
공선옥의 책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가슴을 에리게 한다... 작가 한처럼.. 그 개인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것들을 나라에서 대신 해주어야 함에도 우린 그것을 기대할 수 없기에 더 마음 아픈것은 아닐까도 싶다. 행복한 하루를 L.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