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평전 - 개정판
조영래 지음 / 돌베개 / 2001년 9월
절판


그늘과 그늘로 옮겨다니면서 자라온 나는 한없는 행복감과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인 서로간의 기쁨과 사랑을 마음껏 음미할 때 내일이 존재한다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이며 내가 살아있는 인간임을 어렴풋이나마 진심으로 조물주에게 감사했습니다.-55쪽

사회는 이러한 인간을 여러 가지 그럴 듯한 표현을 써서 이상적인 인간상으로 미화한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설교는 그 대표적인 예의 하나이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람"이란 물론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의 참된 인간적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공헌하고 봉사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 아니다.
회사원의 경우는 사장이 필요로 하는 사람이 곧 그것이다.. 노동자의 경우는 기업주가 필요로 하는 일 잘하고 말 잘 듣고 부지런한 사람이 바로 그 '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람'이다 말하자면 지배하고 명령하는 강자의 이익에 가장 잘 봉사할 수 있는 사람, 그것이 바로 강자의 사회가 요구하는 이상적인 인간상인 것이다. -164쪽

인간을 비인간으로 만들고 있는 사회는 스스로 인간다운 삶을 되찾으려고 일어서는 사람들을 향하여 조소를 던지고 그들을 바보라고 낙인찍는다. 노예사회에서 벗어나 진정한 인간으로 되려고 발버퉁치는 사람들은 비정상적으로 취급된다-165쪽

근로기준법이 있어서 노동자들이 살 수 있게 된 것이 아니라, 근로기준법이 있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참상은 더욱더 숨겨지고.... 있으나 한 법, 한 장의 휴지조각...... 누구를 위한 법이며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법이란 말인가?

-290쪽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검둥개 2005-08-04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읽으셨어요? 눈 많이 부으셨죠? ^^ 좋은 저녁 되세요! (저는 출근 =3=3=3)

인터라겐 2005-08-04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다 읽었는데 자꾸 다시 보게 되네요... 검정개님 그곳에서도 제 눈이 퉁퉁부은게 보이남요?
 
전태일 평전 - 개정판
조영래 지음 / 돌베개 / 2001년 9월
평점 :
절판


오랜 시간동안 전태일 이라는 한 노동자에 대해 많이 비뚤어진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었던 내 자신이 너무 너무 부끄럽다.

그가 살아왔던 것들에 대해 관심도 없었고 알고 싶지도 않았던것이 사실이었다....그건 아마도 내가 이 책을 읽게 되면  스스로 많이 부끄러워 할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랬나 보다.

읽다가 감정이 격해지면  책장을 덮고.. 마음이 진정되면 다시 꺼내들어 읽기를 반복하다 보니  어떻게 이렇게 까지 할 수 있나 싶어 화도 나고 눈물도 나고.... 그러나  더욱 더 슬펐던건 아직도... 개선된 것이 없어 보이는 열악한 현실이다.

인간을 비인간으로 만들고 있는 사회는 스스로 인간다운 삶을 되찾으려고 일어서는 사람들을 향하여 조소를 던지고 그들을 바보라고 낙인찍는다.   노예사회에서 벗어나 진정한 인간으로 되려고 발버퉁치는 사람들은 비정상적으로 취급된다.

기계가 아닌 사람으로서 살고자 했던 것 뿐인데..   

외국에서 돈을 벌러 온 근로자들의 생활상을 보여줬던 느낌표라는 프로그램이 생각난다.... 우리가 70년대 겪어던 것들을 2000년대를 사는 지금엔 외국인근로자들이 똑같이 겪고 있다는 현실..  그러나 그 열악한 환경은 개선될 기미조차 없이.. 그들은 병들고 지친 몸으로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이 나라에서 추방당하고 있다는게 어쩜 이렇게 기막히는지...

그들이 전태일처럼 목숨걸고 고발하려 하면 역시 노동관청에선 조금만 기다려라 참아라 할것이고.. 연예인 누가 성형수술을 했다는 것은 뉴스거리가 되어도 외국인 노동자 누가 임금도 못받고 거리로 내몰렸다고 하는것은 기사화 되지 않는 현실...

전태일 열사가 분신후 남긴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  그러나 현실은 아직도 그의 죽음을 헛되이 보고 있다...  아마도 하늘에서 내려 보면서 울고 계실런지도 모르겠다..

마치 못사는게 죄인듯 업신여겨 지고 있다.. 우린 왜 그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지 못하는것일까?   돈이 없어 못산다는것은 그저 사는데 불편한것이지 손가락질 받고 사람취급 받지 못할 정도의 것은 아닐텐데..

마음이 무겁고 답답해 진다..   사진들을 보면 폼잡고 싶어 안달하는 한 젊은 청년의 모습인데....  그에게서 목숨까지 뺏아간 현실이...너무도 안타깝다.  행복한 하루를 L.J.Y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5-08-05 17: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돌바람 2005-08-18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등학교 시절을 버티게 해준 성전을 꼽으라면 저는 주저 않고 <어린왕자>와 <전태일평전>을 꼽을 겁니다. 전태일은 내게 어린왕자였으니까요.

인터라겐 2005-08-19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바람님은 일찍 읽으셨네요.. 참 제가 많이 어두웠던 사람같아요.. 왜 그당시엔 이런책 읽으면 큰일 나는 줄 알았을까요?
 
19세
이순원 지음 / 세계사 / 1999년 6월
구판절판


사람이 늘 그렇게 살 것도 아닌데 편한 걸 알면 꾀가 나게 된다..편한 걸 알게 되면 지 사는 데가 싫어지고 며칠 살아본 편한 곳만 자꾸 생각하게 돼. 니 거기 가서 공부 잘했다니 애비도 좋긴 하다만, 불편하게 사는 사람은 불편한 게 무엇인지도 알고 또 참고 커야 한다.. 지금 그게 그렇게 돼 있는 니 몫이면 말이지.

-48쪽

그런 저런 생각 속에서도 가장 궁금한 것이 저 산 너머엔 무엇이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늘 바라보면서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세계여서 더 궁금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 세계 각처의 나라들에 대해 역사와 산업과 기후와 지형을 배우면서도 정작 내가 내 발로 딛고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곳은 그런 바다 건너의 나라들이 아니라 걸어서도 하루면 오를 저 산 너머의 세계였다.
....마음먹고 하루만 걸어도 오를 저 산은 이제까지 내게 그 산 너머로 품을 팔러 가거나, 형처럼 대처 학교로 가거나, 또는 돈을 벌러 떠나는 어른들만 넘을 수 있는 어른들만의 세계였던 것이다.
이제 저 산을 넘고 싶다... 아닝 그곳이 어떤 곳인지 그것만이라도 확인하고 싶다..
그날밤, 나는 어린시절 잠시 기르다 날려버린 한 마리의 파랑새를 다시 내 마음속에 가두었다.

→ 내 어릴적엔 버스를 혼자서 타는것이 어른이 되는 길이라고 여겼던 적이 있었다. 버스 안내양언니 옆에 붙어 앉아 언니 아직 멀었어요를 외치던 그 마음엔 나는 어른이다 하는 마음.. 잊혀지지 않는다. 초행길에 불안에 떨면서도 나 혼자 갈 수 있다고 큰소리 치며 버스에 오르던 7살의 기억...나 아마도 그때부터 어른이고 싶어 안달을 했나 보다..-63쪽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공부 많이 한 사람과 적게 한 사람의 차이는 그렇게 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책을 많이 읽은 사람과 적게 읽은 사람의 차이는 몇 마디 얘기만 나눠봐도 금방 눈에 보인다.

....

학문이든 뭐든 세상살며 한두 해 무얼 늦게 시작한다고 해서 마지막 서는 자리까지 뒤처지는 것도 아니고...-163쪽

내가 정수 그 말 가슴속에 간직할게.. 정수도 오늘 내게 했던 말 영원히 잊지 말고. 우리는 거기까지야.. 지금 정수가 한 말이 아름다운 건 정수가 지금 내게 한 말도 아름답지만 그 말을 하는 정수의 나이가 아름답기 때문인 거야. 아마 스물 살만 지나가도 그 말이 스스로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을지도 몰라.. 내 열여덟 살도 그랬거든 선생님에게든 누구에게든, 어떤 때는 결혼한 선생님에게까지 내 가슴속에 품고 있던 생각들 다 아름다웠을 거야.. -229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9세
이순원 지음 / 세계사 / 199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구나 성장통을 느낀다..

어렸을땐 그저 어른이 되고 싶어 안달을 하고 어른이 되고 나면 어려지고 싶어 지나간 것들에 대해 그리워하고 추억하고... 

조카가 내 빼딱구두를 신고 몰래 대문을 나서는걸 보면서 발목이라도 삐면 어쩌나 싶어 말리고 싶다가 나 역시 어렸을때 손님이 오면 그 손님이 신고 온 빼딱구두를 신고 집 마당을 왔다 갔다 했던 기억이 있어 냅두곤 했다...  마치 굽높은 하이힐을 신으면 내가 어른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내가 어렸을때나 지금은 아이나 똑같은걸....

19세를 읽는 동안 나는 눈물을 훔치게 되었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정수가 선생님과 가족의 만류에도 상고로 진학하고.. 그곳에서 겪는 시행착오를 보면서 해도 안되는것에 대해 공감하고 그걸 겪어 보았던 내겐 상처난 곳에 소금을 뿌려 놓듯 지나간 것들에 대한 아픔으로 와 닿았다.

어른이 된다는것은 그렇게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는것임을 ... 또 그렇게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어른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을 이해 못하는 어른들의 시선이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믿음으로 지켜 보는것이려나...

어른들은 내가 겪어 보았으니 바른길을 알려 주려는것이고 아이들은 내가 겪어 보지도 않은것에 대해 바르다 틀렸다 말을 하는 어른이 이해 안되고.... 내가 가야 하는 길은 험하다 해도 지나봐야 그것이 아름다웠는지 후회스러웠는지 아는것일텐데..... 결과가 나쁘다 해도 그것은 어른이 되야 할 성장의 과정일테니 하면서 손놓아 버리는게 옳은것일까..

내가 해보지 못했기에 평생에 후회가 된다면 그것은 바르게 키우기 위해 애쓴 어른의 몫은 원망으로 남을테니깐...  혼란스럽다..

남자들은 다 이런 성장기를 거치나?   돌이켜 보건데 내 성장기엔 이런것에 대해선 궁금해 하지 않았던것같다..  초등학교 6학년때 야한 사진을 가져와서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돈을 받던 우리반 남자애가 생각난다.. 그애의 성장에 있어 그때가 <어느 날 나는 친구집에 놀러 갔다...>였나 보다라고 생각되니 웃음이 난다..

한 여름 소낙비 처럼...세차게 내리고 나면 지나가는 것이 성장통이려니 한다... 조용히 아무탈 없이 지나가 버린게 고마운건 왜일까?  행복한 하루를 L.J.Y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랑가족
공선옥 지음 / 실천문학사 / 200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집 사람들의 삶의 흔적이,  내력이, 역사가 고스란히 흙바닥에 버려져 있다.  

 "꼭 이렇게까지 하고 떠나야 했을까? " 

"집과 대지 몇 평에 얼마, 전답 몇 평에 얼마, 과수나무 몇 그루에 얼마가 중요하지,  이런 사진첩, 이런 상장 나부랭이, 이런 지나간 고지서 영수증 따위가 새생활을 시작하는 데는 그다지 필요 없는 물건들일 수도 있지.. 흔적이나, 내력이나, 역사 따위들은 돈이 되지 않아"

이 얼마나 슬픈 현실인가.. 돈에 짓눌려 내 삶이 지나온 길은 중요치 않다니..

가난은 극복하려 들면 더 수렁으로 빠져 든다고 한다.. 소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 하듯이  가난을 이겨내려면 어디 조금이라도 비빌곳이 있어야 하건만 왜 그들에겐 이다지도 가혹하기만 한 것인지 모르겠다.

난 예전에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은 가난하게 사는 이유가 있다고.. 그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허황된것을 찾아 다니는 그들은 평생 가난을 면치 못할꺼야 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뉴스를 통해 나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대부분 가난에 쫓겨 일으킨 사고들이었다는 점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크면서 돈있는 사람들은 그 마저도 기사화 시키지 않기 위해 돈으로 해결하는걸 알게 되었다...

비참하다...유전무죄 유전무죄를 외치던 지강헌이란 사람이 생각나는것은 왜일까...

서울대 신입생중 상당수가 강남의 8학군 출신이라는 보도가 씁쓸한 것은 왜일까?   이젠 가난하면 공부도 못하는 세상이 왔다는 소리라서 그런가.

공선옥의 책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가슴을 에리게 한다... 작가 한처럼.. 그 개인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것들을 나라에서 대신 해주어야 함에도 우린 그것을 기대할 수 없기에 더 마음 아픈것은 아닐까도 싶다.  행복한 하루를 L.J.Y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늘빵 2005-07-26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저거 어캐해요? 마지막 도장... 쿵

인터라겐 2005-07-26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장 쉬운것은 그냥 저걸 긁어다 붙여 넣고 테두리 안에 글씨만 바꿔 주심 됩니다...
그리고 제 카테고리 공부합시다 태그방에 도장만들기 있답니다..